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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편성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중동 정세
한 세기 동안 중동은 전 세계의 화약고였다. 정치가 종교의 이데올로기에 ...



  • 한 세기 동안 중동은 전 세계의 화약고였다. 정치가 종교의 이데올로기에 좌우되는 이 지역에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테러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새로운 바람이 중동을 세계의 일원으로 참여시킬 수 있을까? 현재 중동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최근 ‘이스라엘’과 ‘바레인 및 아랍 에미리트와 같은 걸프만 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가 가져올 게임 체인처 수준의 영향력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아랍권의 의식에서 거의 신화적인 역할을 했던 팔레스타인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가진 함의는 상당한 것이다.

    20세기의 아랍인들의 정치적, 종교적 마인드에, 팔레스타인은 그 자체로 모든 것이었다. 아랍임(Arab-ness)이 그 자체인 아랍 민족주의의 꿈과 이슬람주의의 숭배는 모두 팔레스타인을 최고로 중요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는 본질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아랍의 정체성’과 ‘이슬람’ 사이의 심리적 연대로 이끌었다. 그러나 조지 워싱턴대에서 국제문제를 연구하는 후세인 아부바크르(Hussein Aboubakr)에 따르면 지형이 변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제 시대는 ‘포스트-팔레스타인 중동’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포스트-팔레스타인 현실 세계로 진입함에 따라 이제 세계는 포스트-이슬람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슬람 자체는 국제 정치에 이전보다 더 적은 영향력만 미칠 것입니다. 예루살렘, 텔아비브, 암만, 베이루트, 카이로, 런던, 마드리드, 뉴욕에서 한때 테러를 일으켰던 이데올로기 세력은 역사의 뒤안길로 가는 길에 들어섰습니다.”

    정치에 있어 포스트-팔레스타인 현실 세계 혹은 포스트-팔레스타인 시대는 아랍의 정치적 상상력을 지배해왔던 끊임없는 심리적 현상인 ‘팔레스타인의 사고’와 비견된다. ‘팔레스타인의 사고’는 연속적이고 다양한 정치 프로젝트를 통한 일관적 존재였다. 따라서 그것은 아랍 민족주의, 대중적인 아랍 혁명 이데올로기, 무슬림 형제단(the Muslim Brotherhood), 살라피스트 지하디즘(Salafist jihadism), 이란 이슬람주의(Iranian Islamism) 등의 핵심으로 존재해왔다.

    아랍의 정치 비전에서 팔레스타인은 도덕적 진리의 구현체였다. 매일 새로운 쿠데타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어제의 영웅이 갑자기 오늘의 반역자가 되는 항상 변화하는 중동에서 팔레스타인은 하나의 닻이 되었다. 불안한 아랍과 무슬림 지식인들이 원하는 대상이자, 아랍과 무슬림의 모든 사람들을 속하게 하는 수단이었다. 팔레스타인의 지위는 유대인 전통에서 메시아의 지위와 비슷했다.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는 ‘메시아가 오실 때’와 유사한 구어체의 현대식 아랍어 표현이었다.

    바스당 아랍주의(Baathist Arabism)의 건축가, 나세르주의(Nasserism)의 엔지니어, 무슬림 형제단의 선지자들, 지하디즘(이슬람원리주의 무장 투쟁 운동의 총칭이자 사상)의 선구자들이 그들 각자의 경쟁적인 주장들을 적어도 팔레스타인 앞에서는 모두 포기했다. 각각에게 있어, 팔레스타인은 아랍과 이슬람의 유일하고 최종적인 본질을 대표하는 것이었다. 

    팔레스타인의 신화적인 힘은 더 나아가 수많은 아랍인과 무슬림들이 쏟아 부은 기괴한 양의 피에 의해 더욱 강화되었다. 해방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운명을 선택했다. 이들은 모두 1차, 2차 인티파다(intifada,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반이스라엘 저항운동)의 기간 동안 자살 폭탄 테러범의 허용을 이야기했다. ‘알 악사 순교자 여단(Al Aqsa Martyr’s Brigade)과 같은 이스라엘 내 이슬람 테러리스트 조직들은 예루살렘, 카이로, 다마스커스, 베이루트, 암만, 메카, 바그다드, 테헤란, 앙카라뿐만 아니라 버밍엄, 런던, 디트로이트, 미니애폴리스, 뉴욕 및 남부 캘리포니아의 아랍인과 무슬림들에게도 존경을 받았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70년 동안 모든 아랍의 쿠데타와 반 쿠데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의 커피 숍, 버스, 식당을 황폐화시켰던 것과 동일한 이유였다. 이는 1970년 암만에서 후세인 국왕의 생명을 위협했고, 1981년 카이로에서 안와르 사다트(Anwar Sadat) 이집트 대통령의 생명을 앗아갔다. 상당수가 문맹 농민들이었던 이라크 군인들이 1990년에 쿠웨이트로 진군했던 것도 팔레스타인을 위한 것이었다. 1998년 나이로비와 다르에스 살람(Dar-es-Salaam)을 찢어 놓은 성지해방을 위한 이슬람 군대(The Islamic Army for the Liberation of Holy Places)에 영감을 준 것도 팔레스타인의 비전이었다. 알-카에다(al-Qaida) 테러리스트들(한때 유대인과 십자군에 대항하는 지하드 세계 이슬람 전선으로 알려진)을 2011년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 하늘로 보낸 것도 그 뿌리는 이 성스러운 팔레스타인이었다. 오늘날 이란의 이슬람 혁명 수비대에 영감을 불어 넣은 것 역시 팔레스타인이다.

    수많은 죽음, 피의 바다, 끝없는 인간의 고통이 팔레스타인의 신화를 강화하기 위해 영웅적인 순교 이야기로 비뚤어지게 짜여졌다. 중동의 모든 종교적, 지적, 정치적 질병은 필요에 따라 종교 및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 신속하게 정당화되어 왔다.

    황폐하고 광신적인 폭력에 대한 이렇게 압축된 요약은 왜 아부다비의 왕세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Sheikh Mohammed bin Zayed)가 오늘날 중동의 모래 위를 걸었던 사람들 중 가장 용감하고 영웅적인 인물 중의 하나인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20년 8월, 빈 자예드가 이끄는 아랍 에미리트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발표했다. 이슬람 주의자의 눈에 그는 이슬람 자체를 배신하고 이슬람 세계 전체를 뒤에서 찌른 것과 같다. 그리고 아랍 민족주의자에게 그는 아랍의 존엄성을 시온주의에 싸게 넘긴 것과 같다. 하지만 아랍의 아이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랍인들에게 이는 평화를 위한 최고의 희망이며 더 나은 내일이 될 것이다.

    이 지역 아랍 세력에게 있어, 이스라엘이라는 유대인 국가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이 지역을 황폐화시킨 자멸과 재앙을 향한 아랍의 긴 행진에 종언을 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빈 자예드의 약속은 테헤란, 도하, 앙카라, 그리고 이 이상의 지역에서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그 약속은 잔혹했던 세력으로부터 이 지역을 구하고, 아랍 국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일부 이슬람의 광기로부터 이슬람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역사 서적에, 1948년과 2020년의 시간은 ‘팔레스타인의 시대’로 간주될 것이다. 이 시기에 우리가 본 것은 아랍 민족주의, 이슬람주의, 지하드주의, 세계 이슬람 테러리즘, 신권 이란, 그리고 아랍의 봄의 부상일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은 팔레스타인 시대에서 살아 남은 그리고 그 시대의 종언을 선언한 아랍인들의 시대일 것이다.

    포스트-팔레스타인 중동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세계를 포스트-이슬람 미래로 옮기는 것이다. 그러한 시대가 오면, 이슬람주의와 그 이데올로기적, 신학적 토대는 한때 이슬람 주의자들이 매우 숭배했던 것들과 함께 사그러들게 될 것이다. 이 전환에는 많은 고통과 비용, 그리고 시간이 들 것이다. 물론 팔레스타인 시대의 정치적 잔재는 여전히 존속될 것이다.

    역사의 일반적 흐름을 따르자면, 정치적 현실은 중동 사회에서 이미 모두가 이해하고 있는 것들을 따르고 있다. 소위 말하는 ‘아랍의 거리’에는, 포스트-팔레스타인으로의 전환이 이미 약 1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이러한 것들에 주목하고 있는 아랍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이 이 지역에서 가장 긴장된 이슈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이미 진부한 것이다. 아랍의 봄, 그리고 시리아 내전과 함께 팔레스타인은 그 구심점을 잃었다.

    오늘날 아랍 국가들은 안보, 안정, 그리고 점차적으로 이란의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치가 기존의 ‘지배적인 전체주의 철학’에 도전하기 시작한 아랍의 봄은 아랍 세계에서 정치 교리의 붕괴와 원자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통 대 근대성’의 문제는 인권, 여성의 사회적 지위, 종파주의, 경제 발전의 문제로 대체되었다. 종교는 중요한 결정론적 원칙이 아니라 사회학적 영역의 한 구성 요소로 점차적으로 더 이해되고 있다. 포스트-팔레스타인 중동에서 이슬람 자체는 정치에서 분리되고 사회 영역에 더 확고하게 정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역사적 도약이 될 것이며, 만약 그것이 공고해진다면 7세기 아라비아에서 최초의 이슬람 정치 공동체가 시작된 이래 이슬람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변화하고 있는 중동의 모습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예측을 내려본다.

    첫째, 지역적 테러주의와 종교적 이슈는 이슬람 국가들이 포스트-팔레스타인 추세를 계속 진행하는 동안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팔레스타인 시대의 정치적 잔재들은 특히 이란과 터키에서 계속 존재할 것이다. 이는 중동의 긴장이 가까운 미래에도 여전히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재 부상하고 있는 ‘포스트-팔레스타인 중동 질서’가 발전함에 따라, 아마도 공식적인 군사적 연합을 통해 상호 안보를 위한 전략이 이 두 국가를 고립시키고, 궁극적으로 이들의 위협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미래의 연합체는 과거 시대의 잔재인 ‘아랍 연맹’을 대체하여 이 지역의 새로운 미래 조직의 단초를 형성할 수도 있다. 이들이 힘과 능력을 더 키우면서 이 지역은 미군이나 평화유지군과 같은 외세의 힘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된 새로운 안정성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슬람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의 요소는 아랍 사회에서 여전히 명맥을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테러리스트와 이데올로기가 포스트-팔레스타인 시대에서는 후원을 잃으면서 점차 그 영향력과 세력을 잃게 될 것이다.

    아랍 정치라는 견인력은 앞으로 사라져야 할 것이다. 단일하게 연합된 ‘아랍 대중’이라는 사고는 이 지역의 현실에 더 이상 적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명백한 위협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랍 국가들이 각자의 국가 이익 추구에 대해 더 개방적이고 투명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러한 개방성을 통해 아랍 정치는 의심과 음모의 사고, 서구세계에 대한 고질적 불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지역의 유기적 지정학적 구조에 비아랍계 유대인 국가를 공개적으로 수용함으로써 타 세계에 대한 중동의 편집증 상당 부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슬림 여론이 새로운 정치적 현실을 조정하고 수용함에 따라 이 지역의 비무슬림 소수자들의 여건도 함께 개선될 것이다.

    셋째, 실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그들의 역사적 거부는 과거의 자산이 될 것이다.

    아랍 국가들은 더 이상 팔레스타인에게 인질로 잡히지 않고, 새로운 현실이 시작됨에 따라 ‘죽은 판타지 세계’에서 완전한 권력을 가질 것인지 아니면 ‘현실적인 세계’에서 제한된 권력을 가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는 이들에게 진정한 협상의 의미를 알려줄 것이다. 이것은 기존 팔레스타인의 토대를 흔들고 팔레스타인이 형성한 비현실적인 꿈을 종식시킬 것이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팔레스타인 테러리즘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새로운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공동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극단적인 꿈에서 벗어나 서로의 관계에 대한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포스트-팔레스타인 시대는 마침내 팔레스타인 시대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따른 결정론에서 벗어나 아랍과 이슬람 역사에 대한 개방성의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이 또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구식이지만 널리 알려진 ‘그들의 전통’에 대한 이해를 현대 세계관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은 아랍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의 발전을 방해해 온 이슬람의 전통적 요소들을 더 충분히 인식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다섯째, 20년 후, 아랍인들은 그들이 뚜렷한 지역적, 문화적, 정치적 정체성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스스로 인식할 것이므로 더 이상 ‘아랍 세계’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부유한 군주국의 전통을 가진 아랍 사회가 계속해서 도시화로 이동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부족의 성격을 잃고 정치적으로 현대화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적 현대화는 왕국이 아닌 아랍 국가들에게 더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여섯째,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 세계의 증오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가 힘을 잃게 되면, 중국, 러시아, 이란에 대항하는 미국 주도의 동맹으로의 이동도 가속화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수니파 아랍 국가들은 시아파 이란을 경계해 왔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의 명분이 희석되면서, 이들 수니파 아랍 국가들은 OECD 국가들과 가까운 거리로 진입하고 있다. 많은 것들이 변화할 것이다. 그 결과, 팽창주의를 표방하는 이란과 중국, 러시아 동맹이 이들 지역에서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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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List :
    1. Commentary Magazine. October 2020.  Hussein Aboubakr.   A Post-Palestine Middle East.

    2. BBC News. September 14, 2020.  Jeremy Bowen.  Five reasons why Israel's peace deals with the UAE and Bahrain matter.

    3. Foreign Policy. SEPTEMBER 30, 2020.  VARSHA KODUVAYUR & DAVID DAOUD.  Welcome to a Brand-New Middle East.

    4. com. 15 Sep 2020. CHARLIE SPIERING.  Trump: Israel-Bahrain-UAE Peace Deal ‘Marks the Dawn of a New Middle East.’

    5. com. 13 Sep 2020.  DEBORAH DANAN.   Palestinians Slam Israel-Bahrain Deal as Yet Another ‘Stab in th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