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즘 헤게모니에 도전하는 내셔널리즘의 부상
전 세계 곳곳에서 내셔널리즘이 글로벌리즘의 헤게모니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




  • 전 세계 곳곳에서 내셔널리즘이 글로벌리즘의 헤게모니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약 70여 년간 글로벌리즘 주의자들의 노력을 수포로 되돌리고 있는 주요 요건은 무엇인가? 내셔널리즘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70년 이상 점진적으로 진행되어온 글로벌리즘 이후, 오늘날의 세계는 의외로 균형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최근 3년 전만해도 글로벌리즘은 막을 수 없는 힘이었기 때문이다. 다자간 협약과 무역 협정은 전 세계에서 마치 유비쿼터스처럼 진행되었다. 다문화 주의는 이슬람 세계만 제외하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지배적이었다. 유엔이나 EU와 같은 초국적 기구들은 더욱 강력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글로벌리즘의 지배가 풀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금융 위기가 유로화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켰던 사실에 불안감을 느꼈다. 그러나 이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6년 6월 23일이다. 브렉시트Brexit, 즉 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 결정은 글로벌리즘의 가치에 대한 충격적 거부였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 선거 캠페인이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의 미국 내 글로벌리즘 아젠다를 압도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엘리트 계층과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충격을 받았다. 이제 미국에서 의회와 대법원 다수의 지배력과 더불어 내셔널리즘이 갑자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를 장악해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필리핀의 두테르테Duterte, 이집트의 알시시Al-Sisi, 폴란드의 두다Duda, 체코의 제만Zeman, 헝가리의 오반Orban을 포함하는 전 세계의 내셔널리즘 주의자들을 대담하게 만들었다. 이들에게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강력한 동맹자들이 필요했다.


    다음으로 프랑스의 르펜Le Pen, 네덜란드의 길더Gilders와 같은 내셔널리즘 후보들이 갑자기 선거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어떨까? 이들 또한 국제 공산주의의 확산자에서 정통 러시아와 중국 내셔널리즘의 대변자로 조용하게 꾸준하게 변모했다. 그 외 2018년 1/4 분기 말에 이르러 독일, 이탈리아, 브라질, 인도, 일본 및 중국 내에서 내셔널리즘 정서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 변화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더군다나 이전 시기에 흡수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각 인종 및 종교 지역들은 이러한 기존 국가들보다 훨씬 더 파괴적인 상태에 있다. 예를 들어, 쿠르드족은 공통 조상과 종교, 언어를 가진 신생 민족이지만, 현재 이란, 이라크, 터키, 시리아에 나눠져 있다. 수 세기 동안 스페인의 일부였던 카탈로니아인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이들은 독립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지난 시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갈등과 마찬가지로, 내셔널리즘과 글로벌리즘의 갈등은 사회, 인류, 우선순위에 관한 근본적인 각자의 가치와 가정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내셔널리즘은 ‘공동의 가치와 역사에서 발현되어, 자신의 민족 혹은 국가에 자부심을 제공하는 공동체 정서’로 정의된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내셔널리스트들은 국가(국민, 민족) 자주와 자치를 지지한다. 이들은 제한 없는 이주(이민)에 반대하고, 자신들의 존경스러운 국가(국민, 민족) 문화와 현재의 인구 상태 유지를 지지한다. 이러한 내셔널리스트들은 국제 규제 기구의 최종 목표가 자신들의 자주를 억누르고 사실상의 단일 세계 정부를 창설하는 것일 경우, 해당 국제 규제 기구의 형성에도 반대한다.


    일반적으로 내셔널리스트들은 그들 커뮤니티를 위한 정책을 설정할 자유를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화된 정부를 통해 지지한다.


    미국에서 내셔널리스트들은 일반적으로 연방 정부에 대한 ‘소속 주의 권리’를 지지한다.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작은 국민 국가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가장 번성하며, 거대 국민 국가에서는 군주제와 독재가 가장 번성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존 볼튼John Bolton, 도널드 트럼프, 벤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테드 크루즈Ted Crus와 같은 내셔널리스트들은 개방된 국경과 대량 이주와 같은 정책에 반대한다. 이러한 두 가지 요소는 국가가 진입자를 결정하고 이 새로운 진입자를 효과적으로 동화시키는 것을 방해한다. 헝가리, 미국 또는 이스라엘 어디든 상관없이 내셔널리스트들은 장벽을 건설하고 국경 보안을 강화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내셔널리즘은 제한과 지역화, 자치를 지지하기 때문에, 스스로 보수주의를 적용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내셔널리즘을 지지하거나 최소한 내셔널리즘 경향을 보인다. 보수주의는 독립적인 국민 국가를 개인의 자유 - 미국 헌법에 명시된 것과 같은 - 를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최선의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내셔널리즘의 지지를 일반적으로 원하고 바란다.


    반면 가장 순수한 형태에서 글로벌리즘은 가치를 보호하고 생산성을 장려하는 데 있어 주권 국가의 역할을 거부하고 지구 전체뿐만 아니라 각 지역을 위한 초국적 통치 구조를 선호한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강력한 형태의 글로벌리즘은 본질적으로 ‘반미anti-American’를 띤다. 왜냐하면 그러한 글로벌리즘은 미국인들에게 ‘미국 시민’이기보다는 스스로 ‘세계의 시민’으로 보이도록 장려하기 때문이다.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uth Bader Ginsberg,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과 같은 글로벌리스트들은 내셔널리즘에 반대하고 각 국가의 주권과 자치를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대신 그들은 개방된 국경, 제한 없는 교역, 다자간 간섭주의interventionism, 대외 원조를 선호하며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미국 헌법을 해석한다. 이들은 강력한 국경 보안과 장벽 건설에 반대한다.


    미국의 정치적 스펙트럼 내에서, 스스로를 자유주의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글로벌리즘을 선호한다. 글로벌리즘은 정부 내 정치권력의 중앙 집중화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유엔, 유럽연합, 세계무역기구WTO, 파리기후변화협약과 같은 초국가적 기구는 사실상 세계화된 정부의 선두 주자로 여겨진다.


    국가 주권을 포기하고 궁극적으로 전 세계 정부를 창설하는 것이 대부분의 글로벌리스트들의 장기적 목표다. 다만 지난 70년 동안 세계 정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사람들은 단일한 법과 권한 하에 세계 모든 국가들을 통합하는 장기적 전략을 천천히 그리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존슨, 카터,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했던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는 “우리는 단 한 번만에 세계 정부로 도약할 수 없다. 진정한 세계화를 위한 전제 조건은 진보적인 지역화다.”라고 말했다. 유럽연합과 나프타NAFTA와 같은 구조는 이러한 ‘진보적 지역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의 목적은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잘 통합되어 세계 정부의 수립이 사실상 현실화될 때까지 조금씩 주권을 침식시키는 것이다.


    최근 수십 년 동안 글로벌리스트들은 내셔널리즘을 침식시키기 위해 지리적인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량 이주를 활용해왔다. 가장 좋은 사례는 현재의 유럽 이민 위기라 할 수 있다. 대량 이주로 인해 서로 가치를 지닌 다른 지역의 수많은 사람들이 동화될 때, 국가의 개념이 약해지고, 국가 식별이 저해되기 때문에 세계 정부로의 전환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유럽 이민 위기는 OECD 국가 내에서 내셔널리즘을 자극했다. 이러한 형태로 선진국에서 일어난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내셔널리스트들에게 대담한 행동을 촉구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분열된 기존 국민들이 자신들의 현상 유지를 위협하는 외부 위협에 대응하여 통합되는 형태가 나타났다. 즉, 자유 시장이 규제가 엄격한 ‘산업 정책’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그것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거대한 주요 단층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들의 경쟁이 글로벌리스트들이 말하는 것처럼 대부분 부정적인 것일까? 국가들이 경쟁하면, 법률 시스템, 사회 서비스, 세금, 규제, 철학 및 가치 측면에서 혁신이 일어난다. 다만 국가 주변의 패권 경쟁은 필연적으로 싱가포르와 같은 승자와 베네수엘라 같은 패자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쟁은 다른 이들이 받아들이고 적용하는 가치 있는 혁신을 창출한다는 데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혁신은 최고의 솔루션을 지닌 국가로 인재와 자본과 같은 글로벌 자원이 재할당되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1776년에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예고한 것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준다.


    그렇다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글로벌리즘이 지지를 얻는데 성공한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에는 최소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핵무기 시대의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그 하나다. 이러한 두려움을 사람들로 하여금 안보를 위해 일정 정도 (국가들의) 자유를 포기하도록 했다.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이 세계화 정책에서 파생된 혜택을 글로벌주의의 이데올로기 덕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먼저 다자간 무기 협정들이 전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는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다만 이러한 협정과 국제기구들은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의 삶에 스트레스를 줄여줬고, 심리적 안정성을 제공해준 측면은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글로벌리즘과 내셔널리즘이라는 이데올로기’와 ‘세계화와 고립화 정책’을 연결하는데 있어 사람들은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200년 전 중국이나 일본, 1930년대 미국이든, 장기적 고립주의 정책은 역사에서 항상 실패해왔다. 반면 세계화 정책은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겪는 혼란에도 불구하고 총체적으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세계화란 문화, 기술, 정치사상 및 산업이 자신의 ‘원산지’에서 다른 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나타내는 용어다. 지난 150년 동안 세계화의 대다수는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일본은 또한 1960년대부터 주요한 세계화의 허브였다. 맥도널드는 1940년에 작은 미국 레스토랑으로 시작하여 이후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운영되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공급 업체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휴대 전화 기술이 전 세계로 확산되어 가난한 국가에서도 음성 및 데이터 서비스 수요를 창출하고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리스트들의 정책에 의해 뒷받침된 다자간 무역 협정은 이러한 확산을 가속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보다 전통적인 양자 협상 하에서도 세계화는 발생했을 것이다. 즉, 세계화와 글로벌리즘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그러나 세계화와 글로벌리즘의 연관 때문에 이들이 주장하는 다문화주의, 개방된 국경과 같은 정책 이데올로기가 수용되고 추진되어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이데올로기와 정책은 사실 세계화의 성공과 전혀 관련이 없다.


    오늘날 새로이 등장하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내셔널리즘은 그렇다면 글로벌리즘에 대한 단순한 반발일까? 단기적 소요로 끝날 것인가? 사실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다만 이러한 단층 현상과 충돌은 앞으로 수년 동안 - 혹은 수십 년 동안 - 가장 파괴적인 지리적 정치적 요소가 될 것 같다.


    이러한 현상과 사실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이 4가지를 예측한다.


    첫째, 적어도 2023년까지 도널드 트럼프로 대변되는 미국의 내셔널리즘은 과도한 글로벌리즘에 대한 반발의 형태로 계속 힘을 얻을 것이다.


    200년 전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은 ‘우리 시민의 행복과 번영이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 목표’라고 주장했다. 이 원칙이 미국의 독립 선언과 헌법의 기초를 형성했다. 제퍼슨의 단순한 이 주장이 글로벌리즘에 대한 내셔널리즘의 이론적 근거를 구현한다. 글로벌리스트들은 스스로를 ‘세계 시민’으로 상정하기 때문에, 좁은 의미의 ‘우리 시민의 행복과 번영’이 그들 목표에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둘째, 미국의 내셔널리스트들이 약속한 경제와 사회적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글로벌리스트들이 다시 힘을 얻기 위해 강력하게 도전할 것이다.


    내셔널리스트들이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우선순위는 대부분 일치되는 특징이 있다. 미국 경제 인구의 60%가 ‘경제 전환 국면’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에, 내셔널리스트들의 정체성 정치는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무역 상호 협정, 상호 이익이 되는 동맹, 성과 기반의 이민 정책 등으로 대변되는 ‘미국 우선’ 정책으로의 전환이 성공할 것인지의 여부는 높은 경제 성장과 대중에게 확산되는 혜택의 수준이 결정할 것이다. 다만 이것의 핵심은 세계화와 고립화의 적절한 혼합에 있을 것이다.


    셋째, 내셔널리즘이 언어, 문화, 민족 및 종교에 더 많이 기초하는 국가에서는 다양성이 필연적으로 억압될 것이다.


    미국, 호주, 캐나다와 같은 국가에서 내셔널리즘은 공유된 가치와 법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다. 반면 역사가 긴 국가에서 내셔널리즘은 문화유산과 장구한 역사에 더 많이 기반한다. 인도의 내셔널리즘은 종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만, 폴란드 내셔널리즘은 역사적인 로마 카톨릭과 슬라브 정체성 유지와 관계가 깊다.


    넷째, 다국적, 초국적 기구 혹은 협정들이 재정비되거나 폐지될 수 있다.


    나프타NAFTA와 같은 다자간 무역 협정이 재협상 테이블 위에 있듯, 유럽 연합은 더 많은 국가들이 탈퇴함에 따라 현재의 형태로 존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같은 초국적 군사 및 정치 동맹은 각국의 중장기 전략 목표와 연계되기 때문에 계속 그 힘을 유지할 수도 있다. 이해와 상관관계에 따라 국제기구와 협정들의 전면 재조정의 시기가 곧 도래할 가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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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List :
    1. The Post-Journal, March 6, 2018. Patrick J. Buchanan.  The Eternal Lure of Nationalism.
    http://www.post-journal.com/life/viewpoints/2018/03/the-eternal-lure-of-nationalism/


    2. The American Interest, February 2018. JONATHAN HAIDT. When and Why Nationalism Beats Globalism.
    https://www.the-american-interest.com/2016/07/10/when-and-why-nationalism-beats-globalism/


    3. The LAst American Vagabond, JanUary 21, 2017. Tim Bryant. NATIONALISM VS. GLOBALISM: WHAT ROUTE SHOULD THE WORLD TAKE.
    http://www.thelastamericanvagabond.com/government/nationalism-globalism-world-route/


    4. THE ECONOMIST, Nov 19th 2016. League of nationalists.
    https://www.economist.com/news/international/21710276-all-around-world-nationalists-are-gaining-ground-why-league-nationali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