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산업화 시대에 포드자동차는 분업(分業)에 기초한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시장을 석권했다. 이 시대에는 나누는 것만 잘 하면 되었다. 그러나 지식 중심의 창조경제 프레임 하에서는 분업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나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없으니 같이 하자는 협업이 결국 나도 살고 너도 사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조직은 제대로 협업을 하고 있을까? 최근 MZ세대들이 토로한 여러 글들을 보면, 아직 우리 조직은 199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수평적 문화 대신 수직적 문화가, 논의와 협력 대신 명령과 지시가 지배할 뿐만 아니라 사일로와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에서 당당하게 끈끈함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연 이런 조직으로 우리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협업은 준비된 조직에서만 가능하다. 혼자 할 수 없어서 팀을 구성하지만, 준비가 미흡할 경우 혼자 할 때보다 힘은 더 들고, 기대하는 성과는 나오지 않기 쉽다. 진정한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어떤 것인지 알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괴로운 결정도 해야 한다. 협업 도구도 마련하고, 발생할 장애를 극복해 나갈 각오도 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준비 작업을 위한 점검은 물론 진정한 협업, 즉 끈끈하고 창의적인 협업을 위해 극복해야 할 상황들과 나아갈 방향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50개의 이야기를 통해 협업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찾는다면 비즈니스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다.
■ 저자 임채연
‘퇴계장학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과대학교에서 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KT와 SKT가 주최한 공모전에서 문과적 사고와 이과적 방법론을 활용한 논문으로 입상한 적이 있으며, 재직 중에는 ‘올해의 사원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포스코, 현대자동차, LG 그룹사에 근무하면서 현장 업무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경영혁신을 추진했다. 콤텍 그룹에서 전략기획/CIO/인사/총무/홍보 담담 임원을 역임한 후, 협업과 인사관리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HR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서비스하는 ㈜오이사공5240을 창업하여 대표로 있다.
■ 차례
ㆍ머리말
1장. 여럿이 같이는 팀 구성에서 시작된다
01. 1등 vs. 꼴찌
02. 전문 경영인 vs. 오너 경영인
03. 아는 사람 vs. 모르는 사람
04. 깜찍이 소다와 애쎄
05. 짬짜면 vs. 양념반/후라이드반
06. 바둑 5급 10명 vs. 바둑 1급 1명
07. 미래와 전략
08. 쿼티와 회전문
2장.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고, 이루어야 할 것을 그린다
01. 테슬라 vs. 현대차ㆍ삼성ㆍLG
02. 과학 vs. 엿장수 마음대로
03. 진짬뽕 vs. 신라면 블랙
04. 3/5/7 vs. 4/6/8
05. 투자 vs. 투기·
3장. 첫걸음을 인정해야 내딛을 수 있다
01. 고속버스와 정속 주행
02. 대박 vs. 소박
03. 웨이터 vs. 종업원
04. 대리점 vs. 편의점
05. 배추와 삼겹살
4장. 버릴 것을 버려야만 다시 채울 수 있다
01. 월요일과 임원
02. 시작하기 vs. 그만하기
03. 방전 vs. 충전
04. 완벽 vs. 적정
05. 자신감 vs. 불안감
06. 경쟁 vs. 협동
07. 남부러운 자 vs. 남부럽지 않은 자
08. 웃기다 vs. 웃다
09. 캐내기 vs. 버리기
10. 안 가기 vs. 못 가기
11. 허준과 동의보감
5장. 지킬 것은 지켜야 흔들리지 않는다
01. 공통 분모 vs. 상호 신뢰
02. 악독한 상사 vs. 편안한 상사
03. 독일 신호등 vs. 한국 신호등
04. 성문법 vs. 불문법
05. 안마당 vs. 바깥마당
06. 천리안 vs. 네이버/카카오톡
07. 큰 품질 vs. 작은 품질
6장. 더하기를 넘어서 곱하기로 도약한다
01. 더하기 vs. 곱하기
02. 업무 vs. 추진팀
03. 나의 목표 vs. 너의 목표
04. 현대차/기아차 vs. 현대기아차
05. 이스라엘 군대 vs. 한국 군대·
06. 팀장 있는 팀 vs. 팀장 없는 팀
07. 가상 묶음 vs. 따로따로
08. 하버드대 vs. 서울대
09. KT vs. LGU+
10. 이세돌 vs. 알파고
11. 신입 사원과 퇴사
12. 실행가 vs. 전략가
13. 이슈 vs. 리스크
14. 토끼/거북이 vs. 토끼의 간
협업은 우리가 함께 사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 조직은 제대로 협업을 하고 있을까요? 협업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 ‘6단계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협업의 힘
여럿이 같이는 팀 구성에서 시작된다
전문 경영인 vs. 오너 경영인
전문 경영인은 매출을 더 올릴 수 있어도 목표를 바꾸지 않는다. 기술개발 일정이 앞당겨질 것 같아도 변경하지 않는다. 초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버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 경영인에게는 달성 가능할 정도의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너 경영인의 이해를 돕고, 잘 납득시켜야 한다.
이렇게 승인된 사항을 전문 경영인은 중간에 바꾸지 않는다. 목표에 미달할 경우에도 목표를 낮추자는 보고를 하지 않는다. 자리를 내놓을 각오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너 경영인을 모시는 직원 입장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만 하면 된다. 요즘은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오너 경영인이 1년에 한 번 평가하니 유효기간이 대략 1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너 경영인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은 변덕이다
전문 경영인이 오너 경영인에게 보고할 때는 거의 모든 요소를 준비해야 한다. 어떤 질문이 나와도 답변을 해야 한다. 오너 경영인이 불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불완전한 검토를 했다고 인식하는 순간,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된다. 그러므로 준비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반면에 오너 경영인은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정보로 불완전한 결정을 한다. 세상일이 모두 그렇듯 100% 확실한 정보나 완전한 검토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을 시작하면서 확실성이 점차 커진다. 완전성도 점점 높아진다. 처음 결정을 지킬 이유가 없어진다. 아침에 결정했지만 점심 먹는 사이에 정보가 하나 더 들어왔다. 바로 변경하도록 지시한다.
이런 변덕은 수정과 보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성공이 제1 요소로 작용한다. 전문 경영인은 이렇게 못한다. 오너 경영인이 결정한 것은 거칠 것이 없다. 즉시, 빨리빨리 진행된다. 그 사이에 수정하고 보완해 나간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사, 관리할 도구가 필요하다
전문 경영인이 오너 경영인을 모시는 무게만큼 힘든 것이 팀원이 팀장을, 팀장이 본부장을, 즉 상사를 모시는 것이다. 성실하게 일하고 충성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대체로 상사들은 이상하게도 중도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 극단적인 측면이 있다. 두루뭉술 방관하거나 지나치게 간섭적이다.
두루뭉술한 상사에게는 캐물어야 한다. 이런 상사는 방치에 가깝게 별말이 없거나 간접적으로 말하기를 좋아한다. 막바지가 되어서야 폭탄 같은 질책을 하여 당황스럽게 만든다. 이런 상사에게는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까지 기대하는지 물어야 한다. 좀 더 잦은 의사소통이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달라고 해야 한다. 간섭이 너무 많은 상사에게는 하는 일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코멘트를 자유롭게 달라고 요청하며, 조언에 따라 일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피터 드러커는 이런 말을 했다. “상사를 좋아하거나 존경하거나 미워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를 적절하게 관리해서 상사가 당신의 성과, 목표, 성공에 도움이 되게 할 필요가 있다.”
깜찍이 소다와 애쎄
가느다란 담배 ‘애쎄’는 1996년 11월에 출시되어 20여 년간 애연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다. 하지만 애쎄가 처음부터 잘 팔렸던 것은 아니다. 출시 후 수년 동안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해 단종을 고민했던 제품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마케팅 부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애쎄는 원래 여성용으로 기획한 제품이었다. 두께가 기존 담배보다 절반 정도로 날렵하게 생긴, 한마디로 예쁜 담배였다. 판매가 저조한 이유는 타깃층인 여성들이 애쎄를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잘못된 마케팅 조사 때문이었다. 여성 흡연자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미흡했던 것이다.
선입견은 남성과 여성,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여성 흡연자는 예쁜 애쎄보다 투박하고 남성적인 이미지의 말보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여성이니까 담배도 여성스러운 것을 선택할 것이라는 편견과 선입관이 작용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애쎄의 판매량이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누가 구매했을까?
40대 남성 직장인들이 애쎄를 선택했다. 40대에 접어들어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데, 담배는 못 끊겠고 최소한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눈에 들어온 담배가 애쎄였다. 크기가 절반이니 흡연량을 50% 줄일 수 있다고 위안을 삼은 것이다. 겨울보다 여름에 더 잘 팔렸다. 얇아서 와이셔츠 주머니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참견할수록 창의성은 줄어든다
1997년 히트 상품인 ‘깜찍이 소다’는 어린이를 목표 고객으로 한 청량 음료수였다. 이름이나 용기 모양도 아이들 느낌이고, 음료 색깔도 파란색부터 빨간색까지 다양했다. 깜찍이 소다를 기획할 때는 근처에 20대도 얼씬 못하게 했다고 한다. 오로지 10대의, 10대에 의한, 10대를 위한 음료수로 개발해 히트 상품이 되었던 것이다. 이 제품 개발팀에 사오십대가 참여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었다면, 이 히트 상품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파란색 음료를 먹어보지 못한 세대였기 때문이다.
협업을 위해 여러 사람을 모아 놓으면 “그건 예전에 해봤는데 안 되더라” 하는 팀원이 있기 마련이다. 예전에 안 되었다고 해서 지금도 안 될 이유는 없다. 사람이 바뀌었고, 환경과 방법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예전에 잘 안되었다고 해서 지금도 잘 될 이유 또한 없다. 깜찍이 소다도 영원히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세월이 흘러 아이들의 입맛이 바뀌자 판매량이 줄어 결국 단종되고 말았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협업의 성공 요소 중 하나는 그 일에 참여해야 할 사람은 포함하고, 빠져야 할 사람은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서 내 최고 직급인 본부장의 경우, 산전수전 겪다 보니 해본 것도 많고 아는 것도 많다. 하지만 그가 언제나 끼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부하 직원들은 입을 다물기 시작할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발견했다면 회사 내 전문가를 참여시키거나 외부 전문가를 초빙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된다.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고, 이루어야 할 것을 그린다
테슬라 vs. 현대차ㆍ삼성ㆍLG
미국 ‘테슬라’의 ‘모델3’가 대박을 터뜨렸다. 블루오션을 찾은 것이다. 중국은 전기차만큼은 세계 1등이 되려고 한다. 2035년부터 유럽에서는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팔지 못한다. 우리 자동차 산업은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까?
새로움은 언제나 발상의 앞뒤가 바뀔 때 나온다
새로운 시장은 차별화와 저비용을 동시에 추구함으로써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가치의 비약적 증진을 기대하게 하는 시장이다. 또한 다른 기업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무경쟁 시장이기도 하다. 블루오션이란 기존의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시장, 곧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말한다.
블루오션에서 우리가 깨달은 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거기에 대박이 터지는 시장이 있었는데, 왜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냐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신규 사업을 통한 성장을 도모한다. 신규 사업은 블루오션을 의미했다. 많은 사업자들은 경쟁 없는 매력적인 시장을 찾아 헤맸다. 결과는 어땠을까? 쓸 만한 시장은 이미 누군가가 선점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블루오션은 목적이 아니라 과정의 산물이다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그곳 역시 어려움은 산적해 있다. 소금기 있는 바닷물에서 먹고 먹히는 삶을 살다가 강물 ‘블루오션’과 바다 ‘레드오션’이 만나는 민물 근처에 가보니 먹이는 많고, 나를 잡아먹는 천적은 없다. 그러나 삼투압은 어떻게 할 것이며, 빠른 물살은 어찌할 것인가?
본업과 관계없이 성공할 수 있는 블루오션은 거의 없다. 따라서 자기 자리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후 강화된 경쟁력을 새로운 시장에 접목하는 외연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 ‘3M’의 ‘포스트잇’이나 비아그라와 보톡스 시장을 보라. 이것들이 처음부터 블루오션이었던가? 본업에 충실하다 보니 생겨난 부수입 같은 시장이었다. 블루오션을 찾고 싶다면 힘이 들더라도 지금부터 본업의 ‘레드오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의 빛은 만들어지고 있다
MZ세대는 어릴 때부터 동영상 촬영과 스트리밍, 게임 등 기성 세대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해왔다. 그중 일부는 실제로 큰 돈을 벌기도 했다. 본부장급 세대가 좋은 직장에 입사해 퇴직할 때까지 직원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한 반면, MZ세대는 새로운 것을 과감하게 시도하고 실행해 보았다.
이처럼 그들에게는 ‘기업가 정신’이 상당 부분 내재해 있다. 조직의 리더는 MZ세대의 이런 점을 기존 조직에 흡수해 활용해야 한다. 항상 채팅을 하고, 서로 공유하는 그들의 커뮤니티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투자 vs. 투기
기업은 성장을 해야 한다. 임직원 입장에서도 정체는 퇴보를 의미한다. 매출이 늘지 않으면 승진 기회도 없어진다. 연봉 인상도 당연히 기대하기 어렵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한다. 중견 기업 B사도 투자할 곳을 열심히 찾고 있지만, 좀처럼 실행이 안 되고 있는 것이 고민이다.
신규 투자는 10개 중 한두 개만 성공해도 훌륭하다?
신규 사업을 찾지 않으면 안 될 절체절명의 시기다. 임직원이 찾아오는 투자할 만한 사업은 잘 될 수도 있지만, 잘 안될 것 같은 요소가 더 많다. 퇴짜를 맞기 일쑤다. 찾아온 사람의 속마음은 이렇다. “10개 중 한두 개만 성공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10개 중 한두 개 성공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 투자일까? 성공 확률이 10%대라면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깝다. ‘투기’는 부동산 분야에서 많이 쓰는 용어다. 보유 기간 중에 부가가치를 증진시키는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고 불로소득을 얻고자 할 때, 투자가 아닌 투기라고 한다. 임직원이 찾아온 사업에 팀원이 부가가치를 추가할 수 있을 때는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성공률과 관계없이 말이다. 단지 인수만으로 이익 증진을 기대한다면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깝다.
남의 것을 사서 내 것으로 만들려면 두세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사는 사람은 파는 사람이 더욱 곤궁해지길 기다린다.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만큼 가치도 떨어지는 것이지만, 그렇게들 많이 한다. 내려갈 때까지 내려간 것은 아무도 사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깜짝 놀랄 가격으로 사업체를 인수한다. 투기가 아니라 투자를 하는 것이다. 부가가치를 더해 100을 200으로 만들 수 있을 때 투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수·합병을 할 때는 앞으로 만들어질 부가가치가 무엇인지 정의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얻었다면 투자가 잘된 것이다.
없는 위험을 만드는 것은 투자도 아니고, 투기를 넘는 도박이다
주의할 것은 투자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 없는 위험조차 만드는 도박이다. 시간을 때우는 두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꿀밤’을 한 대씩 때리기로 한다. 없는 위험을 만든 것이다. 카지노에서는 투자를 물론 투기도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없는 위험을 스스로 만들어 내 것을 버리는 것과 같다. 간혹 한두 번쯤 딸 기회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하면 결국 무일푼이 된다. 그 위험은 자신이 초래한 것이다. 우리가 시작하려는 것은 가치 있는 무엇을 만들고자 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버릴 것을 버려야만 다시 채울 수 있다
자신감 vs. 불안감
숨기고 싶다, 모든 것이 완벽해질 때까지
<협업의 기술>이란 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동굴에 숨어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한다. 그러면 누구도 당신이 실수하는 장면을 볼 수 없고, 일을 마무리한 후에 당신의 작품을 세상에 공개할 기회를 잡게 된다. 모든 것이 완벽해질 때까지 숨기면 된다. 불안감이다.” 이런 사람은 심지어 나만의 아이디어를 도용당할까봐 걱정한다. 아이디어는 널리 알려야 생명력이 생기는데 말이다. 아이디어를 숨겨서 통제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게 된다.
자신감을 갖고 동료들의 검토를 받도록 하자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을 공개하는 것 말고는 없다. 협업에 참여하는 동료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려주는 잣대 역할을 한다. 초기 단계부터 동료의 검토를 받아 바로잡는다면, 나중에 들어갈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일찍 실패하는 것이 나중에 실패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때 동료는 비난 대신 마음에서 우러나는 건설적인 비판을 해주어야 한다. 해결할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주거나, 해결해 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동료의 검토를 마다할 이유도 전혀 없다. 동료의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경쟁 vs. 협동
경쟁은 분명히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개인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게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문학을 하거나 고시에 도전하는 등 철저히 개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노벨상 중 과학 분야는 최근 들어 2인 공동 수상이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그것을 보았을 때, 경쟁이란 협동을 전제하지 않으면 그 효과성이 지극히 개인적 분야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하겠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 나 혼자 1등이 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한 분야를 깊게 판 두 사람이 만나 협동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이른바 통섭이다. 통섭은 사물에 널리 통하고, 서로 사귀어 오고 감이 있다는 뜻이다. 더욱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 그룹 내에서는 협동하고, 다른 그룹과는 경쟁하는 구도가 되어야 한다.
나가서 어울려야 이길 수 있다
형제자매라고 해봐야 하나만 있거나 그마저도 없는 요즘이다. 그런 아이들이 살벌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부모들도 자신의 자녀가 좀 더 나은 대접만을 받기 원할 뿐, 더불어 잘 살기 위해 협동심을 기르는 데는 무관심한 편이다.
더욱이 요즘은 혼자 놀 수밖에 없는 환경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아파트 앞에서 여럿이 모여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들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아니, 아예 없다. 심심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때, 옆집 친구를 만나기보다는 컴퓨터를 켜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훨씬 쉽고 흥미로운 세상이 되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 아이가 협동을 잘 하는 사람으로 성장한다면 오히려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자녀를 밖으로 내보내야 할 이유다. 협동, 즉 협업을 잘 하는 아이가 성공할 수 있다.
조직에서의 성공은 혼자서 이룰 수가 없다
기업에서도 협업을 잘 하는 임직원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독불장군은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보상을 따지기 전에 협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높은 성과에 대한 보상과 평가에서 지원해 준 동료들이 제외된다면 협업은 지속될 수 없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린 것이라는 매우 황정민의 수상 소감처럼 협업에 참여한 동료들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더하기를 넘어서 곱하기로 도약한다
더하기 vs. 곱하기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두 회사의 합병 발표가 ‘두 회사 모두 망하는 길로 갑니다’라고 대중에게 해석될 때가 많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해서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 모두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는 전망이 되곤한다.
시너지는 서로 다른 집단이나 개인이 화학적 결합을 통해 시장에서 잘 적응했을 때의 결과로 얻어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의 목표로 포장된 2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모하는 에너지를 간과하기 쉽다. 만약에 동반 상승을 원했으나 동반 하락했다면 시너지를 내기 위한 협업 비용이 협업 효과보다 컸기 때문이다.
시너지 = A의 성과 + B의 성과 + α(협업효과) -β(협업비용)
더하기를 잘 하면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3+3은 6일 뿐이다. 시너지는 3×3의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협업 효과가 더해져서 9가 될 수 있다.
협업 효과는 각자 역할을 더할 때에만 나온다
협업 효과가 나오려면 각자의 역할을 더해야 한다. 즉, 1보다 큰 성과를 내야 곱하기 효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협업을 핑계로 조직의 그늘에 숨거나 타 부서에 업무나 책임을 전가하는 등 1보다 못한 성과를 낸다면 협업 비용만 발생하게 된다. 0.9×0.9는 1에 훨씬 못 미치는 0.81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웃 나라 일본은 개개인으로 보면 보통인데, 팀으로 묶으면 최고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개개인으로는 최고지만, 팀으로 묶으면 수준 이하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한 명이 부정적인 역할로 마이너스 효과를 내면, 곱하기 결과는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업이 곱하기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더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밀하게 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세돌 vs. 알파고
이슈가 생겼다. ‘부서 내’ 일이면 좋겠지만, ‘부서 간’ 일이다. 실무자 간 협의로 해결이 안 되어 결국 사장이 알게 되었다. TFT가 구성되는 순간이다. 사장은 영업부와 기술부 간에 소통이 안 되는 것이 항상 안타깝다.
1년 내내 TFT를 구성했지만, 해결되는 일이 없다. TFT가 주 1회씩 회의를 하다가 어느 순간 회의 소집을 안 한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된 일도 없는 TFT가 계속된다. 영업부는 기술 인력을 보강해 달라고 하고, 기술부는 사전에 수주 기회를 공유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다.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회의는 끝난다.
치열한 논쟁이 없다는 것은 변방만 다루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두 부서의 속마음은 전혀 다르다. 영업부는 미리 기술부에 인력을 준비시킨 후 프로젝트를 수주해 1년 내내 투입하는 상황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처럼 안 된다. 수주 상황이 매일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기술부에 미리 알려준다 해도 단기간 인력 투입일 뿐, 지속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TFT에서 뾰족한 답안을 내지 못한다.
본질을 직접적으로 다뤄야 성공한다
위의 사례에서는 기술 인력의 비용 처리가 이슈의 본질이다. 기술부는 영업부가 수주를 못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대답이 듣고 싶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책임이 100%인 경우는 사실 드물다. 그렇다고 해서 이해관계자에게 균등한 책임이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런 경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한 개다. 둘 다 틀리다는 양비론과 둘 다 맞다는 양시론이 양쪽 모두를 움직일 수 있다. 먼저 움직이는 쪽이 있어야 해결이 가능해진다. 여기서는 비용 처리가 열쇠다. 수익자 관점에서 사용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해결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 *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