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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저   자 : 판덩
출판사 : 미디어숲
출판일 : 2022년 03월




  • 우리가 살면서 겪는 모든 고통에 대한 해답을 공자는 이미 2천 년 전에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인생에 한 번은 논어를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동서양의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중국과 서양의 고전을 넘나들며, 현실 생활에 응용할 수 있도록 논어를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나는 불안할 때 논어를 읽는다


    배움에 대한 ‘마인드 셋’이 천하를 다스린다

    학이시습지_논어 한 문장으로 인생의 변화가 시작된다

    『논어』의 제1편 제목은 ‘학이’이다. 공자의 후세들은 『논어』를 총 20편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첫 문장에 나오는 단어를 제목으로 삼아 20개의 소제목을 달았다. 첫 문장은 누구나 학창시절에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익숙한 문장이다.


    공자가 이른다. “배우고 제때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오니 기쁘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아니하니 군자답지 아니한가?” 직역하면 이와 같다.


    ‘지식을 배운 뒤 복습하고 사용해보면 좋지 않겠는가? 뜻이 맞는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면 기쁘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는다면 군자답지 않겠는가?’


    옛사람들은 책을 쓸 때 주제를 담은 문장을 맨 처음 쓰는 경우가 많았다. 평범해 보이지만 이 문장은 진실을 담고 있다. 배움은 사람의 평생 동안 계속 정진해야 할 일이다. 제때 올바르게 배우라는 말이 첫 문장에 배치된 까닭은 바로 ‘배움’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고 강조하기 위함이다.


    송나라 재상 조보는 “『논어』절반으로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보는 많은 공을 세운 송나라 개국공신이지만, 그가 공부한 책은『논어』하나였다고 전해진다. 흑자는 한 나라의 재상이 어떻게 책을 한 권만 읽었겠냐며 그 사실을 의심한다. 조보가 정말 평생에 걸쳐 공부한 책이『논어』하나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조보의 이야기는 그만큼『논어』의 중요성을 설파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일종의 과장법일 수 있다.


    『논어』의 중요성에 대한 나의 생각은 조보보다 더 크다. 나는‘『논어』의 절반이 아니라 한 문장만 알고 있어도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그 누가『논어』의 절반을 외울 수 있겠는가?『논어』의 한 문장이라도 머릿속에 각인되도록 ‘주문’처럼 외워보자. 그럼 난제를 만났을 때 답을 얻을 수 있다.


    공자의 말로 다시 돌아가자. 문장에서 ‘아니한가?’라고 번역된 ‘불역’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나는 배우고 제때 익히는 일이 즐거운가?’ 대답은 ‘아니’다. 배우는 것, 즉, 공부가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공자도 대부분의 사람이 ‘배우고 제때 익히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이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역설적으로 독자들에게 되물으며 배움의 세계로 반갑게 초대하는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지식 서비스 프로그램인 ‘판덩독서’에서 나는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선생님이 읽어주는 책을 매일 듣는데도 어째서 제 삶은 더 좋아지지 않는 걸까요?”


    이유는 분명히 있다.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기 때문이다.


    배운다는 건 지식을 이해하는 것이고, 익힌다는 건 배운 지식을 꾸준히 응용하고 시도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예기』에 이런 말이 있다.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명확하게 분별하며, 성실히 실천해야 한다.” 학습의 중요성을 다섯 단계로 설명한 문장이다. 여기에서도 마지막에 ‘행’이라는 한자를 통해 배움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평상시 우리가 마주하는 배움에 대한 어려움을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아예 배우려 하지 않는 경우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공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논어』는 주로 스승인 공자와 제자들이 대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배우고 있거나 배우겠다는 마음을 가진 제자들과 토론하면서 배우지 않는 경우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 상황은 배우기만 하고 응용과 실천을 통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는 경우이다. 배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사람일 경우, 배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거나 배움이 삶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쉽고 빠른 지름길로 가고 싶은 초조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배움에 있어서 초조해하는 사람들에게 공자는 말한다. ‘결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단숨에 목표를 이루려 하지 말고, ‘배우고 제때 익히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말이다.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은 캐럴 드웩 저자의『마인드셋』에서도 언급한, 핵심을 이루는 내용이다. 평생 배우며 성장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 실수와 좌절도 하나의 학습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배움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교언영색, 선의인_직장 상사의 표정만 살피는 부하를 멀리하라

    공자가 말하길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얼굴빛을 좋게 하는 사람 중에는 어진 사람이 드물다!”


    이 문장은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사람들 사이에 자주 오르내리는 문장이다. 과거는 물론 정보화시대인 지금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 표현으로 주로 앞의 네 글자인 ‘교언영색’을 자주 인용한다.


    ‘실속 없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고, 가식적인 표정으로 진심을 속이는 사람을 멀리 하라’는 공자의 충고는 앞으로도 계속 명문으로 남을 것이다.


    공자는 말이 많고 얼굴빛을 교묘하게 꾸미는 사람을 싫어했다. 반면, 말수가 적으나 성실한 사람을 가까이했다. 『논어』에서 언급한 사람의 겉모습에 대한 다른 문장들을 살펴보자.


    “강직하고 굳세고, 질박하고, 어눌하니 어짊에 가깝다.”

    “공자가 향당에 있을 때는 공손하고 삼가서 말을 못 하는 사람 같았다.”


    강직하고 굳센 표정에서 신뢰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어눌하고 말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 선뜻 호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공자는 그런 모습이 얼굴빛을 교묘하게 꾸미지 않은, 순수하고 질박한 사람으로 어짊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은 어떨까? ‘판덩독서’를 운영하며 여러 편의 책을 저술한 나를 ‘달변가’로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내가 말을 잘하는 사람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항상 이 점을 경계하며 스스로 교언영색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술자리 같은 장소에서도 되도록 입을 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회식에 얽힌 다양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회식을 즐기는 외향적인 사람도 있고, 마지못해 자리만 차지하며 시간을 보내는 내성적인 직장인도 있을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회식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회식 분위기에 어울리기 위해 ‘술자리에서 술을 권하는 격언 300구’같은 것을 배워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가식적인 방법은 공자의 사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언변으로 술자리를 주도하는 것은 공자가 말한 얼굴빛을 교묘하게 꾸미는 것과 다름없다고 느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술자리에서 최대한 말을 아끼며 핑계 없이 솔직하게 말한다. “죄송하지만, 저는 술을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비위를 맞추지 않는 진실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결혼식장에서도 이런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거창한 언변으로 부모를 감상적인 감정에 빠뜨려 자신의 주례 솜씨를 뽐내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에서도 마찬가지다. 흥겨운 음악을 크게 틀어 분위기를 돋우고, 어색한 구호를 외치자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느닷없이 슬픈 노래를 부르며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사회자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교언영색’이라는 공자의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과장된 표현에는 다른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로 인한 식사 자리에서 상대방과 계약을 논의하고 세부사항을 거론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소통 과정이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술을 권하며 취하게 한 뒤, 계약 조건을 이야기하는 건 교활한 계략이다. 멀쩡한 정신 상태에서는 수긍하기 힘든 불합리한 요구를 달성하기 위해 술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이처럼 친밀한 분위기를 조성해 냉정한 비즈니스의 경계를 허물려는 목적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얼굴빛을 좋게 꾸민다’는 것의 본래 의미는 무엇일까? 영어권 사람들은 선거운동을 하는 정치가들을 ‘베이비 키서(Baby kisser:아이에게 뽀뽀하는 사람)’라고 부른다. 거리에서 선거유세를 하다 아이들을 발견하면 재빨리 달려가 뽀뽀를 하는 정치인들의 습성 때문에 생긴 말이다. 이는 모두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꾸며진 행동이다.


    정치판이 아닌 회사에서도 베이비 키서를 발견할 수 있다. 겉으로만 직장 상사를 존중하는 척하는 부하 직원들도 베이비 키서의 심리와 동일하다. 부하 직원이 베이비 키서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하 직원의 태도를 살피면 알 수 있다.


    상사의 표정 변화를 주시하면서 상사의 표정이 좋으면 웃고, 반대로 상사가 찡그리면 심각한 표정을 짓는 부하 직원들을 의심해봐야 한다. 성실한 부하 직원들은 상사가 아닌 업무에 집중하기 때문에 상사를 대할 때의 태도도 담담한 경우가 많다. 반면 상사의 눈치만 살피는 부하 직원들은 상사 앞에서 베이비 키서로 돌변하며 직장 상사들의 비위를 맞추려 한다. 그런 직원들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겉으로만 잘 보이려 하고, 상황에 따라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며 태세 전환을 한다. 이는 직장 생활에 뚜렷한 주관과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전국시대에 화려한 언변으로 유명했던 소진(蘇秦), 장의(張儀)는 인간관계의 분열을 초래한 사람들이었다. 반면 공자와 맹자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다. 이들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증명한다.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소진과 장의는 이름만 종종 거론될 뿐, 그들의 인격을 존중하는 후손들은 거의 없다. 반면 강직하고 굳세고 질박하면서도 어눌했던 공자와 맹자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존경받는 군자들로 기억되고 있다.


    사회생활이나 회식 자리에서 모든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 거꾸로 소위 ‘띄워주는 말’을 들었다고 감사해할 필요도 없다. 가장 이상적인 인간관계는 말을 해야 할 때 말을 하고, 말을 아낄 때는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어도 편안한 관계이다. 말없이 서로의 눈빛만 바라봐도 어색함을 느끼지 않아야 비로소 가장 좋은 친구 사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떠들썩한 관계로 형성된 만남은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만약 친근함을 표시하기 위해 쓸데없는 농담이나 저속한 우스갯소리를 늘어놓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 상대방에게 어떤 문제가 있으면 솔직하고 담담하게 지적하고, 상대방의 단점까지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해보자.



    북극성처럼 빛나는 리더가 되기 위한 스물 네 가지 이야기

    비여북신(譬如北辰)_북극성처럼 진중하게 빛나는 리더의 덕목

    공자가 말하길 “덕으로 정치한다는 건, 북극성이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뭇별들이 둘러싸는 것과 같다.”


    『논어』제2편 ‘위정’을 시작하자. 제2편의 첫 문장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공자가 정치에 대해서 말했다.


    “덕으로 정치한다는 건 북극성이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뭇별들이 둘러싸는 것과 같다.”


    정치를 밤하늘에 맴도는 별들의 모습에 빗대어 표현한 공자의 말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노자의 말을 먼저 살펴보자. 노자가 정치에 대해 말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


    노자는 정치를 해물찜 요리에 비유했다. 작은 생선 여러 마리를 냄비에 넣고 삶으면 여러 마리가 겹쳐 있어 잘 익지 않으니 자꾸 뒤적거리게 된다. 그러면 생선살은 터지고 뭉개진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통치자가 작은 일을 사사건건 간섭하다가는 나라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무엇이든 가만히 두면서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은 정치라는 것을 강조한다. 후대 사람들은 청나라 황제 건륭제가 백성들을 혹사시키고, 재물을 낭비하며 사사로이 정치를 했다고 입을 모은다.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복잡한 공정이며 복잡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복잡 시스템은’은 무엇일까? 복잡함과 단순함은 상대적이다. ‘단순 시스템’은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한다. 예를 들어 도요타 자동차의 생산라인은 오류를 파악하고 줄여나가는 것을 반복하며 자동차 품질을 향상한다. 전체 자동차 제작을 위해 차대, 바퀴, 엔진, 변속기, 모터, 전자 시스템 등 모든 부분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파악한 후 조립을 진행한다.


    세세한 일을 무한 반복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가면 결국 모든 부분이 개선된다. 이것이 바로 단순 시스템이다.


    반면 사회와 가정, 교육, 국가와 같은 시스템은 복잡한 구조에 속한다. 생태계, 생물계, 자연계도 복잡 시스템이다. 복잡 시스템의 특징은 흐름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고, 어떤 모델을 제시해도 부분조차 파악할 수 없다. 분석이 쉽지 않고, 어느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어른들은 아이의 운명에 변화를 줄 깨달음과 교육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아이를 교육하는 일은 자동차를 제조하는 일보다 훨씬 복잡하다.


    이런 복잡 시스템은 부분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전체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순 시스템과 다르다. 단순 시스템이 자동차를 제조하는 것이라면, 복잡 시스템은 숲을 키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숲을 조성하는 것은 토양, 기온, 환경, 방향을 통해 모든 생물 사이의 조화와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토양에서 자라난 싹이 나무로 성장하기를 기다리고, 푸른 풀들이 돋아나길 기다리며, 전체의 생태가 균형을 이루어 숲이 조성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한마디로 우리가 파악하고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이 아주 적은 것이다.


    순자도 복잡 시스템에 관해서 노자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경영학자로도 볼 수 있는 순자는 이런 말을 남겼다.


    “임금이 요점을 파악하는 걸 좋아하면 모든 일이 상세하게 처리되고, 임금이 자질구레한 것까지 파악하는 걸 좋아하면 모든 일이 황폐해진다.”


    순자의 말을 쉽게 풀이하자면, 한 회사에 중요한 업무가 있을 때, 사장은 그것만 중점적으로 파악하면 된다는 것이다. “모든 일이 상세하게 처리된다”라는 것은 구체적인 임무마다 책임자가 있어 각자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어지는 순자의 문장인 “임금이 자질구레한 것까지 파악하는 걸 좋아하면 모든 일이 황폐해진다”는 것은 지도자가 책임자가 있는 분야까지 파고들어 불필요하게 참견하면 일이 어긋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 회사의 사장이 청소 담당 직원에게 화장실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질책하거나, 식당 직원에게 식사와 음료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참견한다고 해보자. 사장은 그러한 자질구레한 업무로 시간을 낭비해 회사 경영의 중대한 핵심을 파악할 수 없고, 미래지향적인 청사진을 그릴 수도 없을 것이다.


    물론 회사의 리더는 모든 직원이 자신의 분부대로 움직이고, 모든 일을 직접 지도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면 직원들은 상사의 자시만을 기다리고 적극적으로 일하려는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회사의 분위기는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공자의 말로 다시 돌아가자. 공자는 “덕으로 정치한다”는 말을 한다. 이는 규칙으로 다스려야 할 뿐만 아니라 덕행으로도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다. 공자는 경영자를 북극성에 비유했다. 이것은 리더의 방향성을 강조한 비유이다. 지도자는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조직의 전체 방향을 계획해 구성원 모두가 우주의 별들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정해진 방향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창업자는 직원의 리더이며, 기업의 가장 중요한 브레인이다. 자신은 누구보다 영리하다고 생각하며, 모든 일에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창업자의 책임은 모두가 바라볼 공통의 비전을 세우고,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게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자신의 본분에만 충실하고 다른 일은 각 책임자에게 맡기는 것, 이것이 바로 창업자가 복잡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이다.



    마음이 불안할 때 되돌아보는 예법, 그리고 음악

    삼가자이〈옹〉철_권력이 예법을 바꾸지 못하는 법이거늘

    세 집안이『시경』의 ‘옹’을 노래하면서 철상을 했다.


    공자가 말하길 “제후들이 제사를 돕고 천자는 목목하다”라는 가사를 어찌 세 집안의 당에서 쓸 수 있는가?


    노나라의 군왕은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실제 권력자는 귀족인 맹손씨, 숙손씨, 계손씨로 이들이 국정을 장악했다. 춘추시대의 다른 나라들도 귀족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했다. 주나라 천자도 제후들에게 무시당했다. 동주의 다른 국가의 군왕들도 점점 권력을 잃어 귀족이 실권을 잡았다. 과히 귀족들의 시대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국정을 거머쥔 귀족들도 자신의 가신에게 배반을 당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다.


    공자는 신하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이런 상황을 두고 “예악이 붕괴했다”고 말했다. 나라 전체가 혼란에 휩싸여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권력과 군사를 가진 사람은 기회만 있으면 반란을 일으켰다. 심지여 ‘양호(陽虎)’라고 불리는 작은 성읍을 관리하던 사람도 나라에 반란을 일으킬 정도로 어지러운 세상이었다.


    문장을 보자. 노나라의 세 집안이 또 공자의 심기를 건드린듯하다. 이번 문장은 화를 내지 않고 비꼬는 말투로 반문한다.


    공자가 말한 “제후들이 제사를 돕고 천자는 목목하다”라는 구절은 『시경』의 ‘옹’에 나오는 가사이다. “제후들이 제사를 돕고”는 제후들이 천자 옆에서 보좌하거나 옆에 얌전히 서 있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천자는 목목하다”라는 구절은 천자의 장엄하면서 엄숙하고, 온화하며 우아한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제사는 옛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의식이었다. 제사상을 거둘 때도 그에 맞는 음악을 연주해야 했다. 천자가 제사를 지내고 철상을 할 때『시경』의 ‘옹’이 연주됐다. 그런데 천자도 아닌 삼환씨가 철상을 할 때 ‘옹’이 흘러나왔으니 공자의 기분이 좋았을 까닭이 없다. 분수에 어긋나는 일인 것이다. 공자는 아무리 권력을 가져 문제될 것이 없다 해도, 이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찌 세 집안의 당에서 쓸 수 있는가”라는 뒷부분의 구절에서 ‘어찌’로 해석한 ‘해’는 ‘어찌 할 수 있는가’라는 의미이다. 그러니 이 구절은 ‘어찌 이런 예의 없는 상황이 세 집안의 대청에서 펼쳐질 수 있는가?’라는 말이다. 화를 내지 않았지만 공자의 비꼬는 말투를 느낄 수 있는 문장이다.


    앞의 문장 “시가인, 숙불가인”에서는 ‘이것을 할 수 있다면 하지 못할 게 뭐가 있겠느냐?’라고 말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던 공자가 어째서 이번에는 완곡하게 비꼬기만 했던 것일까? 그건 아마도 공자도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공자는 끝까지 ‘예’를 강조하며 절대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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