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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해답
저   자 : 체이스 자비스(역:김잔디)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020년 11월

  • 인생의 해답


    남들만큼이 아니라 나로 사는 것을 목표로 삼아라

    나 자신을 알라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났다

    <터미네이터>나 <아바타>의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았던 제임스 캐머런은 십 대부터 영화 관련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같은 반 친구들이 주기율표를 외우거나 생물학을 공부할 때 캐머런은 외계인이나 로봇에 관해 끄적였다. 그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고등학교 때 냈던 아이디어를 토대로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제임스 캐머런이 바로 내가 말하는 잠재력의 샘을 보여 주는 사례다. 이 샘은 아주 깊숙이 흐른다(제임스 캐머런이 20대에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모두 실현한다면 감독으로서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지 상상해 보라).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다. 제임스 캐머런이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모두 창조성을 타고난다. 특히 어린이들은 창조하려는 열망으로 불타오르고 넘치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고 싶어 한다. 유치원에 들어가서 누가 그림을 그려 주겠냐고 물어보라. 한 명도 빠짐없이 손을 드는 광경을, 심지어 흥분해서 책상에 올라가는 아이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이런 열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같은 질문을 하면 반에서 절반 정도 손을 들 것이다. 고등학교 교실에 간다면? 운이 좋아야 두 명 정도만 손을 들까 말까 한다. 이런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은 창조적 충동을 없애 버리고 공장이나 칸막이 사무실로 들어갈 준비를 하게 만든다. 교육 체계가 이렇게 설계된 건 좋은 의도였겠지만 교육 시스템이 기능하는 방식은 이제 완전히 구식이 되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현재 삶과 실제로 원하는 삶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낀다. 이제 그 격차를 직시하고 타고난 능력을 발휘하여 격차를 좁혀야 한다. 다른 삶의 대본으로 연기하지 말고 자신만의 대본을 써라. 무엇을 창조하고 싶은가? 더 중요하게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가

    착수형

    착수형에게 창조적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건 신나는 일이다. 설렘으로 가득한 연애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위대한 미국 소설(Great American Novel)』을 주제로 연작 사진을 구상하든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획하든 가능성은 무한하다. 당신은 상상력으로 넘치고 사방에는 푸른 하늘이 펼쳐진다. 예산이나 마감, 협력자, 심지어 관객이 있을지도 걱정하지 않는다. 어쨌든 아직은 괜찮다. 순수한 상상력의 세계가 당신을 축복할 테니까.


    착수형은 새 아이디어에 흥분해서 현실을 잘 보지 못하며 기존 아이디어를 버린다. 수년, 수십 년간 미루다 결국 결정하거나 완성하지 못하고 그만두기 일쑤다. 끝내지 못한 프로젝트가 못내 마음에 걸려 창조적 자원을 소모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 이 ‘새’ 아이디어들 중 다수가 옛날 아이디어와 비슷해 보인다. 이런 현상은 주변 사람들이 더 분명하게 알아차린다. 착수형들은 바퀴를 굴려 목적지로 가기보다 계속 새 바퀴를 만드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계속 새로운 것만 추구하다 보면 모든 게 낡았다는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약점은 강점이 될 수 있다. 착수형은 열정과 아이디어로 넘치지만 열정을 분출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다. 당신이 착수형이라면 집중하는 법과 저항에 부딪히더라도 비전을 실현하고 새 아이디어를 관리하는 법을 배우면 된다. 이렇게 해서 아이디어를 한 번에 하나씩 체계화하자. 그 결과물은 숨이 막힐 정도로 놀라울 것이다.


    심사숙고형

    사실 아이디어가 넘치는 건 문제 되지 않는다. 심사숙고형의 문제는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완벽하게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풍부한 자원을 발견했다고 믿고 그걸 캐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까지 한다. 이들의 문제는 시작을 못 하는 게 아니다. 바로 멈추지 못하는 것이다. 창조적인 프로젝트를 혼자 진행할 때는 언제 끝내야 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크리에이터는 자기 작품의 결함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지만 그 결함 때문에 유독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스스로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행위의 밑바탕에는 공유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다. 꼭 완벽해지고 싶다기보다 조금 더 손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창조하는 이유는 정도를 막론하고 궁극적으로 창조가 즐겁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품을 완성한다는 건 더 이상 그 작품을 붙들고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바로 그 사실이 두려울 수 있다.


    작품에는 관객이 필요하다. 창조 과정에서 결과물을 공유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단계다. 창조 수단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르겠지만(완성하기까지 몇 년씩 걸리기도 한다) 더 붙들고 있어 봤자 작품의 생명력만 갉아먹는 시점은 반드시 온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인정하는 능력 역시 창조성의 핵심이며 우리는 그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선순위형

    혹시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차라리 그런 문제가 낫겠어요. 저는 일하려고 앉으면 생산성은 늘 좋거든요. 가족, 건강, 돈 문제만 아니면 오래전에 창조적 목표에 착수해 작업을 벌써 다 마쳤을 거예요.”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성 질환을 갖고 있거나 배앓이를 하는 첫째 아이 때문에 오히려 목표에 집중해서 프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일상의 삶이 목표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일상의 것들에 우선순위를 두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우리가 지구에 머무르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경제적 안정 및 건강, 가족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올바른 위치에 배치하지 않으면 결코 출발점을 벗어날 수 없다.


    건강이나 가족 같은 필수 요소처럼 창조성을 최우선 순위에 둘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다 해도 100퍼센트 준비됐거나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정리될 때까지 창조를 미뤄서는 안 된다. 그런 때는 오지 않기 때문이다. 삶은 원래 정신없기 마련이고 창조성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을 돕기 전에 당신부터 산소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창조성이 무언가에 계속 부딪친다면 우선순위가 잘못된 것이다.


    저항형

    영웅의 여정은 모험에 대한 소명을 느끼면서 시작한다. 자기 내면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고 이를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소명을 느낀다. 그다음, 영웅은 소명을 거부한다. <스타워즈>에서도 오비완 케노비가 루크에게 리아 공주를 도우러 가자고 하자 루크는 오랫동안 집을 떠나는 꿈을 꿔 왔으면서도 싫다고 대답한다. 그러다 스톰트루퍼들이 그 집을 파괴하자 비로소 소명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그동안 소명을 거부했을까? 예를 들어 보겠다.


    부모님이 나를 기르느라 지금까지 고생했는데 내가 열정을 좇는 건 방종인 것 같다.

    ‘크리에이터’에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런 이미지로 보이는 것도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싫다.

    누군가에게 보여 줄 만한 게 없거나 내 작품이 공유할 만큼 뛰어나지는 않은 것 같아 걱정된다.


    이처럼 저항형은 고집스럽고 실용성을 중시하며 합리적이다. 그리고 이런 특성은 역경이 찾아올 때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제한적인 신념에서 한번 탈출하면 그 어떤 것도 당신을 막지 못한다.


    고군분투형

    고군분투형인 당신은 창조적 습관이 확고하고 상당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심지어 창조적 행위를 해서 들어오는 수입만으로 먹고살 수도 있다. 그런 당신이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스스로 정당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료 크리에이터들과 자신을 비교하다 보면 불만이 생긴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당신은 재능, 인정, 돈, 시간, 추종자 등 무엇인가 늘 부족하다. 이런 결핍 가운데 일부는 전략이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내면에 채워지지 않는 구멍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자기 작품이나 삶에 결코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고군분투형일까? 현재 위치보다 훨씬 더 먼 곳으로 가려는 야망에 불타고 있고, 성장하고 변화하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은 사람이다. 꽤 멋지지 않은가? 일단 ‘비교하고 절망하는’ 덫에서 탈출하라. 내 앞에 놓인 길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실질적인 성장이 일어날 뿐 아니라 무한한 야망을 따라잡게 될 것이다.


    앞서 소개한 유형 중에 당신의 창조적 정체성이 하나 이상 있는가? 좋다. 그 정체성을 렌즈로 삼아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신에게 맞는 해결책을 정의하라. 두 가지 이상의 정체성에 해당한다면? 그것도 좋다. 이런 분류를 통해 약점을 숨겨진 강점으로 인식하고 어떤 기량이 부족해서 그동안 강점을 활용하기 힘들었는지 깨닫기 바란다.


    이상한 나를 마음껏 드러내라

    ‘진짜’ 나를 드러내라

    창조적 사고는 쉽지 않다. 생각하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고(1.4킬로그램 남짓한 뇌가 전체 열량의 20퍼센트를 소모한다) 새로운 생각은 주변 사람들에게 파괴력을 발휘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단순히 ‘일을 완수’하려고 한다. 그래서 산업 시대에는 대다수가 창조적 사고를 할 시간이 없었다. 창조성은 공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묻혀 있던 활력을 발견하려면 두려움을 따라가면 된다. 그리고 자문하라. 무엇이 당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가? 당신이 가장 공유하기 싫은 것은 무엇인가? 가장 추하고 혐오스럽고 두렵고 용납하기 힘든 특징은 무엇인가? 항상 당신에게는 잘해 줬지만 늘 부모님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동생이 미운가? 반려자를 여전히 사랑하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가? 평소에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지만 10년만 젊어지길 원하거나 성형 수술을 받고 싶은가? 그게 무엇이든 끄집어내라. 그렇게 고통스러운 영역에 다가가라. 그곳에서 마법이 기다린다. 본질적이고 취약한 부분이야말로 당신의 창조 활동에 제트 연료가 되어 줄 것이다.


    나만의 ‘기묘함’은 무엇인가

    학교는 삶이란 동료들을 이기기 위한 경기라고 가르친다. 우리는 각자의 배경이나 강점과 약점, 미래의 목표와는 상관없이 똑같은 기준으로 성적을 매긴다. 심지어 동료와 비교하여 상대평가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어리석고 무의미한 경쟁 체계는 20세기의 교육 모델에서 비롯했다. 우리는 삶은 의자에 먼저 앉는 놀이와 같고 서두르지 않으면 의자 없이 서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


    이기려고 일하는 것은 풍부하고 탄력적이며 가능성으로 가득한 창조적 사고방식과는 정확히 배치된다. ‘더 나은 것’이라는 목표에는 희망이 없다. 다른 사람의 발자국을 뒤따라가면서 따라잡으려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규칙대로 경기를 하면 삶은 훨씬 쉬워진다. 그냥 나아지려고만 하지 마라. 달라져야 한다.


    나는 영상을 제작하여 실험하면서 작품에 나 자신을 더 많이 녹여 넣는 법을 배웠다. 표면적으로는 내 ‘진짜’ 일인 사진 촬영을 벗어난 일탈 같았지만 오히려 내 경력에 있어 촉매제가 되었다. 초기에는 개인적으로 사진을 탐구하거나 전도유망한 사람이 되어 보니 어땠는지, 세계를 여행하면서 어떻게 개인적인 스타일을 찾는지 등의 주제를 짧은 영상으로 표현했다.


    이런 영상을 만들고 공유하면서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먼저 작품의 이야기가 훨씬 풍부해졌다. 활동사진과 정지사진은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즉 서로 도움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 학습 곡선이 더 가팔라졌다. 두 번째, 나의 창조적 여정을 공개하면서 빛을 활용하는 팁, 사업 전략, 베스트 샷을 얻는 방법 등 이 분야의 특성상 책으로 배우기 힘든 기술을 공유하여 사람들을 도왔다. 세 번째, 내가 올린 비하인드 영상은 당시로선 아주 특이한 일이었고 업계에서 내 작품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기성 사진작가들은 아무도 이런 짓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들은 방법을 공유한다는 생각 자체를 신성 모독으로 생각했다. 그것은 규칙에 반하는 일이었다. 사람들에게 전문 사진을 찍는 법을 알려 준다면 전 세계에서 더 많은 프로 사진작가들과 경쟁하게 될 테니까. 난 그런 면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기술은 군중 속에서 돋보이는 방법일 뿐이다. 나는 영상에 대한 진정성, 본질적인 호기심과 스토리텔링, 투명성 등을 통해 동료들에 비해 돋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당시 내게는 깜짝 놀랄 만한 발견이었지만 지금은 백번 이해가 된다. 내면의 목소리를 따르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래야 나다워질 수 있다. 그때 나는 내 규칙대로 경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차별화할 수 있었다.


    나만의 스타일을 개발하는 방법

    꾸준히 많은 작품을 창조하면 자기 스타일을 개발할 수 있다. 스타일은 항상 당신의 본질, 당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특성으로 귀결한다. 더 나아져야 한다거나 심지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도 잊어라. 유일한 것만 생각하라. 세상에 당신은 하나밖에 없다. 당신만이 당신의 삶을 살 수 있다. 당신만이 당신의 관점으로 본다. 그 관점을 어떻게 다른 사람과 공유할지 파악해야 한다. 관점은 당신이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가치다. 독특하면서 다른 이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계속 창조하면 이번엔 세상이 자기 비밀을 당신에게 보여 줄 것이다. 작품이 인정받지 못한다고 해도 당신은 이미 내면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존재의 봉인을 해제했다.


    계속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돋보이려면 스스로에게 전념하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자신을 작품에 녹일 수 있을지 항상 찾아라. 안타깝지만 지름길은 존재하지 않으며 스타일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하고 쌓는 유일한 방법은 비슷한 작품을 아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억지로 할 수 없으며 외부에서 찾기도 불가능하다. 스타일을 작품에 억지로 주입하려고 하면 거짓으로 보인다. 그냥 스타일은 이래야 한다는 당신의 생각일 뿐이다. 스타일은 내면에서, 당신의 작품에서, 당신이 작업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나와야 안다. 제자리에 앉아서 생각만 하지 마라. 작업하고 또 작업하고 또 작업하면 스타일은 자연스럽게 유기적으로 떠오를 것이다. 될 때까지 하라.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점을 설계하라

    꿈과 일상을 병행하라

    일정은 최고의 동료다

    지금보다 젊었을 때 일정이란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은행이나 군대에서 사용하는, 억압과 순응을 끌어내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일정을 기록하라던 나이 많고 현명한 사람들은 그냥 내 창조성을 억누르려 그러는 것이라 믿었다. 내가 보기에 마야 안젤루는 일정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예술가니까. 영감이 몰아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자리에서 멋진 시를 쓴다. 그렇지 않은가?


    사실은 아니다. 마야 안젤루는 항상 따로 일할 시간을 냈고 이를 철저히 지켰다. 사실 위대한 예술가들의 일하는 습관을 다룬 메이슨 커리(Mason Currey)의 『리추얼』에 따르면 안젤루는 매일 일하기 위해 호텔 방을 예약해서 아침 7시 이전에 도착했고 점심시간이 훨씬 지날 때까지 머물렀다고 한다.


    나는 경력이 위태로워질지도 모르는 마감을 가까스로 지키고 살아남으면서 크리에이터의 가장 든든한 우군은 일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정은 삶의 다른 요구사항들로부터 소중한 시간을 지키면서 창조적 작업에 쏟을 시간을 보호해 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한 휴식과 회복, 기량을 갈고닦는 일, 커뮤니티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해 주는 강력한 도구이기도 하다. 노련한 프로들이 어떻게 그 모든 일을 곡예처럼 해내는지 궁금하다면 답은 하나다. 바로 일정표다.


    그렇다고 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고 점심시간은 한 시간이라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필요에 맞게 일정을 정하고(대부분을) 철저히 지켜야만 더 큰 행복감과 창조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꽤 괜찮은’ 정도로도 시간이 흐르면 생각보다 훨씬 큰 효과가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글을 쓰든, 저녁을 먹고 나서 두 시간 정도 음악을 연주하든, 점심시간에 사진을 찍으러 나가든, 비교적 일관적인 일정을 지키면 창조적 결과물의 깊이를 더하고 또 확장할 수 있다. 영감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일하는 시간을 철저히 정할수록 더 큰 효과를 누린다.


    내가 쓴 시간을 추적하라

    그 많던 시간은 다 어디로 갔을까? 생산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일에 썼을 확률이 높다. 휴대폰으로 SNS를 몇 시간씩 훑어보지는 않는가? 팔로어를 모으느라 그랬다고 정당화하기 쉽다. 물론 어느 정도 일리는 있지만 구체적인 전략 없이 사람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공유할 작품이 전혀 없는데 커뮤니티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먼저 인터넷 일정표나 시간 추적 앱으로 당신이 쓴 시간을 추적하라. 애플의 캘린더 앱이나 구글 캘린더,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등 마음에 드는 것을 쓰면 된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15분이나 30분 정도 초과해도 괜찮다.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범주에 모든 행위를 집어넣어라. 회의부터 전화, 잡무, 출퇴근 시간 등을 모두 포함시켜라. 잔인할 정도로 정직해야 한다.


    2주가 지난 후에는 각 범주에 쓴 시간을 다 더해 보자. 아마 말도 안 되는 결과에 혀를 내두를 것이다. 자문해 보자. 그 일정 중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일은 무엇인가? 또 시간 낭비로 생각되는 일은 무엇인가?


    그다음 선택지를 고려해 본다. 승용차로 출퇴근하는가? 버스나 기차를 타서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건 어떨까? 직접 집 청소를 하는가? 가정부를 고용해서 그 시간에 글을 쓸 수 있지 않은가? 세탁을 남한테 맡길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빨래방에서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지 말고 스케치북을 가져가서 그림을 그리는 건 어떨까?


    이 활동의 목적은 당신이 시간을 보내는 방식과 핵심 가치가 어떻게 어긋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로봇이 돼라는 뜻이 아니다. 거창한 일보다는 생각 없이 하는 사소한 일들이 시간을 훔쳐 가는 법이다. 아무도 배우자와 함께 데이트하는 시간을 없애라거나 중요한 면접을 빼먹으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의도적이고 중요한 일이 아닌 데 무심코 낭비하는 시간을 없애야 한다. 스스로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자세히 살펴보며 현재 접근 방식을 이해함으로써 효과 있는 일은 계속하고 효과 없는 일은 바꿔야 한다. 그래야 사랑하는 일을 덜 하는 게 아닌 더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변화의 가속도를 높이는 습관

    나만의 마스터플랜을 설계하라

    처음에는 창조적 활동을 하는 시간이 두려울 수도 있다. 새로 마련한 시간에 장비를 조사해야 할지 명함을 주문해야 할지 웹사이트를 업데이트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창조하는 일만 빼고 다 한다. 어떤 면에서 이런 노력들도 도움이 되겠지만 기량을 닦으려 한다면 중요한 일부터 하자. 결과물의 양이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삶에 새롭게 접근할 때 우선순위는 실제로 창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작업의 결과가 극적으로 달라진다.


    그럼 마스터플랜은 무엇일까? 스스로 할 일과 마감, 도전 과제를 설정하여 기량을 발전시켜야 한다. 당신은 지금 프로로 일하지만 운명처럼 느껴지는 일을 맡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스스로 그런 일을 부여해야 한다. 당신에게 일을 의뢰했을 때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지 참고할 만한 작품을 미리 준비해 두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에게 평생 작업해야 할 대작을 의뢰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딜레마를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의뢰받고 싶은 작품과 비슷한 작품을 스스로 의뢰하면 된다. 이럴 때 지켜야 할 원칙은 ‘창조성’과는 관계없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혹시 “잠깐만요. 창조성에 계획이 필요하다는 말은 못 들었어요.”라고 말하고 싶다면 일단 심호흡하고 계속 읽기 바란다.


    당신의 상상에 부합하는 까다로운 창조적 작업에 스스로 마감 시간을 부여하면 당신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작은 성공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한층 발전한 비전을 달성하려면 야망과 헌신, 무엇보다(정말로) 목적이 필요하다. 6개월, 12개월, 18개월 후에 당신의 기량이 어떻게 변했기를 바라는가? 그 위치까지 어떻게 갈 생각인가? 단계별로 가야 한다. 언젠가 당신이 읽은 ‘하룻밤만의 성공’은 사실 10년 단위로 세운 마스터플랜이 맺은 결실이다. 하지만 잊지 마라. 당신이 내놓는 결과물의 품질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상사가 발견하기 전부터, 업계에서 누군가 당신의 이름을 알아차리기 한참 전부터 수많은 성과와 이점을 미리 경험하고 간직할 수 있다.


    온전한 몰입을 위한 4가지 도구

    시각화

    당신은 오늘 무엇인가 창조하겠다고 이미 계획을 세웠다. 이때 시각화한다는 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작품을 창조하는 자신을 최대한 구체적이면서 자세히 잠깐 바라본다는 뜻이다.


    아침 일찍 식탁에 앉아 촬영지인 산에 올라가는 모습과 해가 떠오를 때 산마루에 장비를 풀고 첫 번째 촬영을 준비하는 모습을 그려 본다. 첫 커피 한 모금의 맛부터 손가락으로 셔터를 누르는 느낌까지 모든 감각을 느껴 보자. 표현 수단에 필요한 건 무엇이든 해 본다. 사전에 마음속으로 실행에 옮기는 셈이다. 실제로 작업을 시작할 때면 저항이 줄어들고 더 쉽게 몰입하게 될 것이다.


    음악

    앞서 적절한 음악이나 주변 음향이 창조적 몰입 상태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 나는 일하기 좋은 심리 상태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재생 목록을 적극 활용한다. 실제로 일할 때 늘 똑같은 좋아하는 음악만 틀 필요는 없다. 세션을 시작하기 전에는 너바나 음악으로 활기를 돋우고 실제로 작업에 들어가서 가사가 방해될 때는 조이 키팅(Zoë Keating)의 ‘Into the Trees'’로 바꿀 수 있다.


    방해 요소 차단하기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디지털 요소를 줄이고 되도록 이를 쉽게 손대지 못하는 환경을 조성하라. 휴대폰의 방해 금지 모드를 활성화하거나 아예 휴대폰을 끄고 다른 방에 둬라. 방에 휴대폰이 있는 것 자체가 집중력과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SNS와 다른 방해 요인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를 써도 좋다. 어떤 도구와 방법을 사용하든 정신적 잡음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물리적 방해 요인도 없애야 하나 세금 서류 뭉치가 책상 한구석에 흩어져 있으면 그림을 그릴 기분이 나지 않을 것이다. 마음 상태에 따라서 시야에 들어오는 거의 모든 것이 생각이나 느낌을 일으킬 수 있으니 방해물과 거슬리는 물건을 제거하고 활기와 영감을 주는 물건으로 대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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