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에 바로 쓰는 일잘러의 보고서 작성법
 
지은이 : 김마라
출판사 : 제이펍
출판일 : 2020년 11월




  • 말이나 메신저로 대화하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고서 작성도 말하기처럼 내가 전할 단 한마디의 핵심 메시지만 제대로 나타낸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이 책은 문서 미션을 받고 막막한 마음으로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직장인들에게 쉽고 빠르게 문서를 구조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 잘하는 직장인, 일잘러의 일 머리를 익히면 실무에서 바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일단 문서는 정해진 양식과 법칙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실무 문서 미션에 따라 스스로 문서의 구성 요소를 정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문서의 구성 요소를 읽기 좋게 매끄러운 순서로 배열하는 동시에, 더 탄탄한 문서 구조를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실무에 바로 쓰는 일잘러의 보고서 작성법


    형편없는 문서를 제출하던 신입이 어떻게 좋은 문서를 쓰게 되었을까

    이렇게 쓰면 아무도 안봐요

    이미 직장은 다니고 있다면 알 수도 있겠지만, 직장인에게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모든 직장인들은 너무 바쁘고, 너무나도 게으르다는 것이죠. 직장인들은 회사 문서가 당장 관심을 유발하지 않거나 글에서 자신에게 무언가를 해 달라는 직접적인 요청이 한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3초 만에 집중력을 잃고 맙니다.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읽어야지.’라고 생각하고 닫아 버리죠. 그렇지 않으면 턱을 손에 괴고 무심한 얼굴로 오른쪽 방향키를 툭툭 누르다 마지막 장에 도착해 ‘별 내용 없네.’ 하고 닫아 버려요.


    결국 내 문서를 정독하는 사람은 나뿐입니다. 기승전결이 기가 막히고 한 문장, 한 단어에 심혈을 기울여서 다 읽고 나면 고개가 저로 끄덕여지는 문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레스토랑 메뉴판은 정독할지언정 내 문서를 절대 한 글자, 한 글자 정독해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바쁘고 게으른 직장인들이 내 문서를 읽게 할 수 있을까요?


    함께 일하는 상대에게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상대의 시간을 아껴줘야 합니다. 문서의 모든 단어, 모든 문장을 정독해야 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문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상대의 시간을 단축시켜준다면 “저 사람과 일을 하면 뭔가 착착 진행이 되네?”라는 평을 만들게 되죠.


    문서의 역할과 목적부터 생각하세요

    파워포인트나 워드의 기능, 기획서의 필수 구성 요소, 보고서의 올바른 순서, 문서를 작성할 때 지켜야 할 원칙 등··· 흔히들 생각하는 이런 것들이 아닙니다. 그저 문서가 하는 진짜 역할, 그리고 그 문서를 작성하는 목적을 잘 알았기 때문이죠. 즉, 보고서라는 것이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보고서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만 잘 이해하면 그다음을 써 내려가기는 아주 쉬워집니다.


    우리는 앞으로 문서의 목적과 역할을 이해하며 작성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겁니다. 이 책에서 전할 노하우를 모두 습득하고 나면 실무에서 다음과 같은 작은 변화를 느낄 거예요.


    1 문서에는 정해진 양식과 법칙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2 미션에 따라 스스로 문서의 구성 요소를 정할 수 있게 됩니다.

    3 읽기 좋은 매끄러운 순서로 만드는 동시에 더 탄탄한 구조로 쉽게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됩니다.

    4 무엇보다 어떠한 문서 미션에도 막막한 마음 없이 시작하게 될 거라는 것!



    문서 미션이 떨어졌다! 근데 뭐부터 시작하지?

    어떤 일이든 시작이 이후 결과를 좌지우지하듯, 문서 역시 그 시작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름대로 준비를 잘해 봐도 내 문서를 읽던 팀장님이 늘 고개를 갸웃한다거나, “더 고민해봐.”라는 애매한 피드백을 준다면 슬프게도 첫 단추부터 잘못 꿴 탓일 수 있습니다. 문서를 작성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안 했기 때문이죠.

    이 문서로 누구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거지?

    문서는 회사에서 말을 전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문서들이 자료를 A, B, C··· 나열하기만 하고 끝납니다. 그 이유는 문서 미션을 받았을 때 ‘내가 이 문서를 통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거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보고서를 쓰라고? 결과보고서면··· A표도 들어가야 하고··· B그래프도 넣어야 하고··· C도 필요하겠지?’하고 보고서에 들어가야 할 항목만 떠올리기 때문이죠.


    그렇게 구성 요소부터 떠올려 자료를 나열한 문서를 제출하면 늘 “그래서요?”라는 질문을 받거나 아무런 임팩트도 전하지 못한 채 “그래. 뭐··· 고생했어···”와 같은 어딘가 찝찝한 피드백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찝찝함도 겪지 않고, 매번 달라지는 문서 미션을 아주 쉽고 빠르게 시작할 실마리를 찾으려면 빈 문서를 열고 키보드에 손을 올리기 전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누구(To)에게 무슨 말(Message)을 하려고 하는 거지?”


    To:누구에게 말할 것인가?

    듣는 사람이 누군지에 따라 문서의 구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듣는 사람의 배경 지식, 담당하는 업무, 위치나 입장 등 모든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죠.


    보통은 문서를 작성하라고 지시를 받을 때 ‘시장 조사해서 정리해 줘.’라는 그 미션의 문장에만 집중해서, 혹은 ‘시장 조사 리포트’라는 표지의 제목에만 집중해서 내가 이 문서를 통해 말할 상대방이 누군지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서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내가 지금 팀장님에게 말하기 위해 빈 문서를 펼친 것인지, 대표님 혹은 유관 부서, 거래처에게 말을 하려고 빈 문서를 펼친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문서를 통해 말을 하려는 것이기에 상대가 없이는 시작조차 할 수 없어요.


    Message:내가 하려는 말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문서를 수단으로 ‘누구에게’ 말을 전하려는 것인지 생각했다면, 이제 내가 이 문서를 통해서 그 사람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흔히 제안서는 제안할 내용, 보고서는 보고할 내용, 기획서는 기획한 내용을 담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A, B, C··· 나열만 하고 끝나는 문서를 만들기 쉽죠. 정말 좋은 문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열에만 그치지 않고 상대에게 전하는 내 생각이나 메시지가 있어야 합니다.


    메시지를 꺼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미션이 떨어지면 먼저 문서에 담아야 할 구성 요소부터 떠올리지 말고 문서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할 내용을 말로, 혹은 카톡으로 전한다고 생각하고 말로 해 보세요.



    문서에 넣을 구성 요소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회사에는 많고 많은 자료가 있습니다. 그중 과연 어떤 자료를 골라 내 문서에 넣어야 할까요? 또, 그 많고 많은 자료 중에 정작 내게 필요한 자료가 없을 때도 있죠. 내가 작성해야 할 문서에 대체 어떤 자료를 넣어야 하는지, 뭐가 더 필요한지 어떻게 판단할까요?


    지금까지 생각했던 구성 요소는 구성 요소가 아닙니다

    문서 쓰기를 어려워하는 분에게 문서의 구성 요소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개요’, ‘배경’, ‘목적’, ‘방안’, ‘효과’, ‘결론’ 같은 ‘단어’들을 떠올립니다. 이 단어들은 문서의 구성 요소가 아니에요. 그동안 구성 요소라고 생각했던 이 단어들은 머리에서 완전히 지워도 괜찮습니다.


    모든 장마다 강조하는 얘기지만 문서는 상대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며, 글이 아니라 말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문서의 구성 요소란 정해진 양식이 아니라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죠.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문서를 구성한 뒤 그 구성 요소의 제목으로 개요, 목적, 방안, 효과와 같은 단어들을 붙일 수 있지만, 그 단어 자체가 구성 요소라 생각한다면 문서마다 어떤 구성 요소를 넣어야 할지 고르기 매우 어려워집니다.


    그동안 문서의 구성 요소 선정을 어렵게 생각했다면 분명 ‘제안서/기획서/보고서에는 이런 구성 요소를 넣어야겠지’를 먼저 생각하고 자료를 집어넣어 장과 장을 이어 보려고 했을 거예요. 하지만 올바른 순서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문서를 통해 할 말을 먼저 생각하고 말을 구성할 수 있도록 자료를 나열해서 각각의 제목을 붙이는 거죠.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문서에 어떤 자료를 넣고 어떤 자료를 빼야 할지의 판단은 매우 쉬워집니다.


    문서의 구성 요소를 판단하는 기준

    문서를 작성하기 전에 내가 누구(To)에게 어떤 메시지(Message)를 전하고자 하는지를 먼저 생각했고, 그 메시지로부터 문서를 구성할 큼지막한 구성 요소들을 뽑아냈습니다. 가지고 있지 않은 자료가 구성 요소 한 꼭지로 있다면 빠르게 자료를 보완하기도 하고요.


    이때, 메시지로부터 구성 요소를 선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서를 작성하면서 ‘이 구성 요소를 넣는 것이 맞나?’, ‘이 구성 요소를 빼야하나?’ 하는 고민이 든다면 무엇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요?


    문서에 꼭 넣어야 하는 구성 요소, 혹은 반대로 넣으면 안 되는 구성 요소가 법칙처럼 정해진 게 아니기 때문에 문서의 구성이 고민된다면 문서를 보는 상대방을 기준으로 삼아 고민합니다.


    1. 상대가 무엇을 궁금해 할까?=이 구성 요소를 추가할까, 뺄까?

    문서를 듣거나 보는 사람이 누군지 알면 우리는 그 사람이 무엇을 궁금해 할지도 대략적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듣는 사람이 궁금해 할 내용이라면 문서에 넣고, 그렇지 않다면 문서에서 빼겠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마케팅 기획안을 작성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기획안의 승낙 여부를 결정하는 본부장님에게 문서를 보내는 경우라면 ‘오프라인 마케팅의 예상 성과는 어떠할지?’, ‘행사가 잘 진행될지?’, ‘현장 설치 비용은 얼마인지?’를 가장 궁금해 하리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현장 운영팀이라면 무엇보다 ‘현장에서 방문자를 대상으로 반드시 추천해야 할 체험 이벤트가 있을지?’, ‘1인2회 이벤트 참여는 불가한지?’와 같은 주의사항이 가장 궁금할 것 같다는 예상이 되죠. 그렇다면 현장 비용 자료는 구성 요소에서 제외하고 상대방이 가장 궁금해 할 ‘운영상의 주의사항’을 추가합니다.


    2. 듣는 사람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이 설명을 추가할까, 뺄까?

    문서에서는 쓸데없는 글 한 줄만 더해져도 지저분한 문서가 되고 필요한 한 줄이 빠지면 깡통 같은 문서가 됩니다. 설명을 더 써야 할지 말지 판단할 두 번째 기준은 ‘상대방이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문서에서도 역시 동일합니다. 내가 문서를 통해 말을 건네려는 상대가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지, 내가 이렇게 말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지 반드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죠.


    회사에서 ‘저 사람은 커뮤니케이션을 참 잘한다’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머릿속에 한번 떠올려 보세요. 그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면 말투나 목소리가 좋다거나 자기 주장을 잘하는 것보다는 대화 상대방인 나를 배려하며 대화할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본인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나열하지 않고 상대가 궁금해 할만한 이야기를 콕 찝어 아주 명료하게, 이해하기 쉽게 말해 주는 능력이 있는 것이죠.


    대화를 할 때는 당연하게 적용했던 것들을 문서를 작성할 땐 떠올리지 못하곤 합니다. 내가 작성하는 문서는 반드시 보는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문서에서 구성 요소가 고민될 때는 상대방을 떠올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내 문서가 어떻게 읽힐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구성 요소를 문서에 옮기기 전 생각해야 할 포인트

    1. 핵심 메시지=구성 요소에서 전하고자 하는 딱 한마디

    회사 문서를 작성할 때 흔히 하는 실수로, 문서에 들어가는 많은 자료를 모두 상대에게 전달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걸 전달하려 하면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요.


    구성 요소에 따라 1장일 수도 있고, 10장일 수도 있습니다. 한 장에서 한마디씩만 전해도 구성 요소의 핵심 메시지를 상대에게 인지시킬 수 있고, 구성 요소의 핵심 메시지가 인지되면 결과적으로 우리가 문서에서 전하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각 장의 한마디가 모여 구성 요소의 핵심 메시지가 되고 구성 요소별 핵심 메시지가 모여 결국 문서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2. 설명/근거=“왜?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부가 설명

    구성 요소의 핵심 메시지를 생각했다면 이 메시지에 대한 설명이나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핵심 메시지를 보고 “왜?” 혹은 “어떻게?”와 같은 질문이 떠오르는 사람에게는 궁금하면 읽을 수 있도록 미리 답변을 마련해 두는 거죠.

    이때 주의할 점은 설명/근거의 모든 내용을 강조하거나 인지시킬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설명/근거는 궁금한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존재할 뿐, 우리는 핵심 메시지만 전달해도 충분합니다.


    2. 시각 자료=핵심 메시지를 더 빠르게 이해시킬 수 있는 자료

    시각 자료는 텍스트보다도 더 빠르게 내용을 이해시킬 수 있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간혹 핵심 메시지를 눈에 띄게 큰 텍스트로 적어놔도 이미지만 훑어보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구색만 맞추려고 그려 넣은 도형이나 표, 이미지는 오히려 상대방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맙니다.


    시각 자료는 핵심 메시지의 주요 키워드를 보여 줄 수 있다면 도형, 그래프, 표, 이미지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가령 핵심 메시지가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이 오픈 이래 최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라고 할 때 #코로나19, #오프라인 매출, #최저 매출과 같은 주요 키워드를 시각 자료에서 눈에 띄게 볼 수 있다면 ‘아, 이 장에서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출이 떨어졌다는 걸 말하려는 거구나’하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렇게 구성 요소를 문서에 담을 때는 준비한 많은 자료를 집어넣는데 그치기보다는 한 장, 하나의 구성 요소별 한마디씩만 인지시킬 수 있어도 성공적이라는 점을 꼭 유념해야 합니다. 설명/근거와 시각 자료는 그저 궁금한 사람이 읽거나 보조해 주는 역할일 뿐이라는 점도요.



    매끄러운 문서의 순서는 어떻게 정하는 걸까?

    문서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필수 단계

    문서의 구성 요소를 문서에 담은 뒤 문서의 완성도를 올리기 위해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습니다. 바로 첫 페이지로 돌아가서 한 장씩 넘기면서 소근소근 입 밖으로 말해 보는 겁니다. 이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세 가지!


    1 절대 눈으로만 읽지 않을 것

    2 발표를 위한 문서가 아니더라도 무조건 읽어볼 것

    3 입 밖으로 꺼내는 말이 매끄러운 대화가 될 때까지 무한 반복할 것


    분명 필요한 모든 요소가 잘 들어간 것 같은데도 문서가 어딘가 어색하거나 잘 읽히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눈으로만 글을 훑고 머리로만 검토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장을 넘기면서 머릿속으로 ‘이 장표도 들어갔고, 이것도 잘 들어갔고, 이 수치도 뽑아서 넣어 놨으니까 됐고~’하면서 문서를 검토하죠. 하지만 문서는 말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게 말처럼 매끄럽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읽기 어려운 자료 모음집이 될 뿐입니다.


    문서를 검토할 때는 문서의 모든 숫자나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빠르게 내용을 훑으면서 간략하게만 입 밖으로 말하고 지나가면 됩니다.


    한번 지금까지 본인이 만들었던 문서를 다시 펼쳐서 눈으로 빠르게 훑으며 소리를 내어 읽어 보세요. 내 문서가 어디에서 어떻게 부족했는지 아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문서가 말처럼 이어지지 않는 3가지 경우

    1. 말의 순서가 매끄럽지 않은 경우

    눈으로 읽었을 때는 빠짐없이 완벽했던 문서를 소근소근 소리를 내어 말해 보면 좀처럼 말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갑툭튀’하는 순간이 반드시 오죠. 갑작스럽게 다른 내용이 시작되기도 하고, 전체 내용과는 별 관련 없는 말이 뜬금없이 나왔다 사라지기도 합니다. 했던 이야기를 또 반복해서 말하기도 하고요. 또 몇 장 앞에서 했던 이야기가 나중에 다시 이어져야 해서 왼쪽 방향키를 몇 차례 눌렀다가 다시 오른쪽 방향키를 몇 차례 눌러 돌아오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말의 흐름이 매끄러워질 때까지 슬라이드 순서를 앞뒤로 옮겨 구조를 바꿔 줍니다. 그러고는 다시 처음부터 말을 해 봐야 하죠. 말이 매끄럽게 이어질 때까지요!


    2. 나는 말을 하는데 문서에는 담겨 있지 않는 경우

    한 장씩 넘기며 말을 하다 보면 나는 말을 하는데 정작 문서에는 해당 내용이 빠진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글보다 말이 훨씬 익숙하기 때문에 이번 장과 다음 장을 매끄럽게 연결하기 위해, 그리고 장 안에 담긴 구성 요소를 매끄럽게 말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말을 가져다 붙이게 됩니다.


    3. 나는 말을 안 하게 되는데 문서에는 크게 담겨 있는 경우

    머리로 생각했던 문서의 순서와 실제 입으로 읊었을 때 어울리는 문서의 순서는 전혀 다릅니다. 입 밖으로 소리를 내어 말했을 때 매끄러운 말이 되는 것이 올바른 문서의 순서이죠. 앞에서 결론부터 말하거나 결론이 예측 가능하도록 말하는 것이 상대방의 시간을 절약해 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결론부터 말해야 한다고 했는데?’하고 또 하나의 법칙처럼 생각해 혼란스러운 독자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는 것도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입니다. 자신이 작성하는 문서의 메시지, 자료의 양, 이전에 마지막으로 보고되었던 내용, 회사의 상황 등 문서로 소통하는 상황이 다르므로 ‘결과 보고서는 반드시 결론이 앞에 들어가야 하고, 제안서에는 결론이 반드시 맨 뒤에 들어가야 합니다’와 같은 법칙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문서에서 결론이 예측 가능하게 쓰도록 하되 문서를 입으로 읽었을 때 매끄럽게 읽히는가를 더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저도 실무에서 언제나! 반드시! 메일이든 워드든 파워포인트든 문서를 작성하면 무조건 첫 장으로 돌아가서 읊어 봅니다. 그리고 다음 과정을 꼭 거칩니다.


    1 말의 앞뒤가 꼬이면 슬라이드 순서나 구성의 순서를 바꿔 봅니다.

    2 말을 해야 자연스러운 연결이 되는데 문서에는 없는 경우 해당 내용을 빠르게 구해서 넣습니다.

    3 문서에는 크게 강조되어 있지만 내용과 흐름이 맞지 않거나 비약이 있으면 맨 뒤 부록(appendix)으로 빼거나 아예 삭제합니다.


    이 과정은 무수히 반복하며 작업 시간의 50%를 할애해 글이 매끄럽게 읽힐 때까지 공을 들입니다. 한 문장이라도, 한 지표라도, 한 장이라도 수정을 하면 앞으로 돌아가서 다시 읊어 보고 또 다시 소근소근 말을 해서 문서 전체가 매끄러운 말의 순서로 이어진다면 이제 자신 있게 문서를 저장하고 제출해도 괜찮습니다.


    더 읽기 좋은 문서로 만들어 주는 문서의 구조

    한 장씩 넘기며 말로 읽어 보는 과정에서는 단순히 문서 순서만 정하는 게 아닙니다. 문서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러운 말이 되기 위해 구조를 다듬어야 할 수도 있죠.


    1. 목차=제가 앞으로 길게 얘기할 건데요~

    사람들이 내 문서에 집중하게 하려면 문서가 길어지기 전에 목차를 넣어 ‘앞으로 무엇을 말할 것이냐면요~’하고 미리 알려줘야 합니다. 목차를 어디에 넣어야 할지는 문서의 순서를 정하는 단계에서 판단하는데요. 문서를 한 장씩 넘기며 읽다가 하나의 이야기가 너무 길어진다는 생각이 들면 그 앞에 장을 추가해서 목차를 써줍니다.


    2. 소제목=아까 얘기 드렸던~

    문서를 넘기며 읽다보면 귀에 걸리는 단어가 있을 겁니다. 같은 단어를 계속 반복해서 말하게 되거나, ‘아까~’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면 그다지 좋은 신호가 아님을 캐치해야 해요. 공통된 이야기가 문서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다는 힌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말을 해보지 않고 눈으로만 문서를 검토하면 절대 알 수 없어요!)


    혹시 같은 키워드나 공통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따로 빼기보단 각각 배치하여 한다면 가급적 공통으로 묶을 수 있는 소제목을 정해서 같은 이름을 붙여 주세요.


    3. 장을 추가해서 더 기억하기 쉽게!

    많은 직장인들이 문서가 길어질수록 장수를 어떻게든 줄여 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 한 장에서 전하는 메시지나 자료가 너무 많아 읽히지 않는 문서를 만드는 실수를 하고 말아요. 그럴 때 저는 동료들에게 장수를 줄이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장을 추가하라고 권합니다.


    이 문서의 장수가 총 130장이라 할 때 문서를 보는 사람에게 130장을 보게 하지 마세요. 100장은 궁금하면 찾아볼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겨 두고, 30장만 읽게 하고 그중에 단 6장만 기억하면 되도록 하는 겁니다. 장을 줄이는 대신 중간중간 장을 추가해서 긴 내용을 정리해 줌으로써 기억할 거리를 줄여주는 것이 훨씬 나은 문서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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