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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 룰, 원하는 것을 얻는 말하기의 기술
저   자 : 브랜트 핀비딕(역:이종민)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202년 10월

  • 3분 룰, 원하는 것을 얻는 말하기의 기술


    상대의 머릿속을 바꾸는 결정적 3분

    성공을 움켜쥐는 간단한 원칙

    사람들이 당신이 제공하는 정보를 당신만큼 이해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 밖의 목표나 목적은 저절로 이뤄진다. 당신이 파는 제품의 가치를 사람들이 당신만큼 이해한다면 더 많은 제품을 살 것이며, 당신의 기획안을 회사가 당신만큼 이해한다면 그 제안을 채택할 것이다. 이런 과정 뒤에는 인생의 모든 면에 적용 가능한 다음과 같은 원리가 깔려 있다.


    “인생과 사업에서 성공은 당신이 가진 정보를 사람들이 당신만큼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많은 기업 대표와 CEO들이 이렇게 말한다. “피칭을 3분 이하로는 도저히 압축하지 못하겠어요. 담아야 할 정보가 너무 많거든요.”


    나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3분이라는 시간은 기획안을 핵심 요소들로 압축하고 피칭을 간결하게 다듬는 기준점일 뿐 아니라 상대가 의사결정 과정을 시작할 수 있게 끌어들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이디어를 3분 이내 분량으로 추려내지 못하면 상대방은 적절한 정보를 모두 제공받지 못한 채 결정을 시작할 것이다. 이는 당신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나는 해마다 40개가 넘는 TV 프로그램을 피칭하는데, 내가 만드는 모든 홍보 영상은 이제 거의 정확히 3분 분량이다. 프레젠테이션이나 피칭의 내용이 무엇이든 사람들은 첫 3분 안에 제안에 담긴 기본 요소들을 살펴보고 그 제안에 담긴 가치를 저울질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이 의미 있는 관여를 이어나갈지 여부를 결정한다. 때문에 이 부분을 잘 조율해서 상대가 내가 말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이끌어가는 게 무척 중요하다.


    결정에 필요한 시간은 3분이면 충분하다

    프레젠테이션이나 제안서를 만들 때 종류를 막론하고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두 가지 요인은 ‘지식’과 ‘합리화’다.


    • 내 피칭을 들을 상대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지식은 무엇인가?

    • 상대는 내 제안을 수락하기로 한 결정을 어떻게 합리화할까?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은 합리화 능력을 갖춘 유일한 종이다. 다른 생물들은 뭔가 결정을 내릴 때 직관과 경험을 이용하는 반면 인간은 합리화 능력을 이용한다. 합리화는 놀랍고도 강력한 정서적 능력으로서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의 근거이자 기반이 된다. 우리가 결정하거나 행동에 옮기기 전에 머릿속에서는 합리화 과정을 거친다. 합리화는 우리의 모든 행동 뒤에 깔린 이유다. 나아가 우리가 신뢰하고 받아들이고 감당할 수 있는 수용되고 이해된 이유다.


    합리화 능력은 무척이나 강력해서 우리가 매일같이 내리는 일상적인 결정부터 서로에게 못되게 구는 이유까지 모든 것을 관장한다. 이것은 내면 깊숙이 습관화돼 우리는 거의 모든 행동을 그럴듯하게 합리화할 수 있다. 어떤 칫솔을 쓸지 같은 사소한 결정에서 살인을 저지를지의 여부까지 모든 결정이 인간의 두뇌에서 합리화되고 수용된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지점부터다. 어떤 결정을 합리화할 때 당신의 두뇌는 자연스럽게 그 결정의 모든 요소를 분류한 뒤 가장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당신에게 되돌려줌으로써 그 결정을 ‘정당화’한다.


    잠깐 자가 진단을 한번 해보자. 간단한 질문에 답해보기 바란다. 당신은 지금 몰고 있는 차를 왜 구입했는가? 대답을 한 문장으로 만들어보라. 답이 떠올랐는가? ‘마음에 드니까’, ‘가격이 저렴해서’, ‘계속 그 모델만 몰아왔으니까’ 같은 답이 나왔을 것이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왜 그 차를 선택했는가? 그리고 왜 그 차를 몰고 있는가?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스스로에게 설명해보고 대답을 할 때마다 다시 그 이유를 물어보라. 이렇게 몇 단계 더 깊이 파고들어보자.


    ‘가격이 저렴하고 연비가 좋은 데다가 고장이 잘 안 나서 신경을 안 써도 되니까.’


    당신은 지금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 합리화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과 욕망, 그로 인한 결과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이유를 묻고 답하기를 계속하다 보면 그 결정에 깔린 근본적 이유가 명확해진다. 이제 그 이유를 머릿속에 되새기면서 크게 소리 내서 말한다고 상상해보자. 이 과정은 중요하다.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마음은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핵심 요인들을 자연스럽게 맨 앞으로 끄집어내서 특정한 순서대로 나열했다. 왜 그 차를 샀고 몰게 됐는지 결정의 이유가 완벽하게 설명됐다. 핵심적인 요약 서술에서 시작해 이유를 묻는 질문을 계속 던짐으로써 그 서술을 합리화하는 겹겹의 층들을 중요도에 따라 드러낸 것이다.


    왜라는 질문을 몇 단계 더 던진 다음 짧고 간단한 문장으로 그 질문에 답해보라. 이 답변들을 ‘가치 서술’이라고 부른다. 가치 서술은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들을 표현한 것으로 당신의 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이 서술들을 자연스럽게 체계화한다. 그것이 바로 합리화 이야기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를 설득하려고 한다면 합리화 이야기는 상대방이 결정을 내리기 위해 사용하게 될 방식이다. 설사 당신이 장장 세 시간에 걸친 피칭을 통해 하나부터 열까지 낱낱이 설명하더라도 결국 상대방은 틀림없이 3분이 채 안 되는 간단한 이야기와 몇 가지 서술로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할 것이다. 그런데 당신의 피칭이 상대가 당신의 기획안을 수락하기 위해 사용하는 합리화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보라!



    짧고 강력한 말하기 불패의 법칙

    단 네 가지 질문으로 만드는 최고의 피칭

    WHAC 기법을 이용하면 정보를 정확한 순서로 정렬할 수 있다. 또한 나중에 프레젠테이션 각 구성 요소의 중요도를 가늠할 때도 WHAC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당신의 회사나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모든 단어를 쓴 포스트잇 메모들을 살펴보면서 이것들을 네 가지 질문의 채로 걸러내 이야기를 쌓아 올릴 기초를 만들어보자.


    ① W(제안 내용은 무엇인가?)

    • 당신의 제안이나 요구가 무엇인지 서술하는가?

    • 당신이 하는 일이나 수행하는 서비스에 관한 내용인가?


    ② H(구현 방식은 무엇인가?)

    • 제안의 구성 요소들이 왜 가치 있거나 중요한지 설명하는가?

    • 제품의 작동 방식이나 목표 달성 방법을 설명하는가?

    • 제품의 목표 달성 과정에 관한 언급인가?


    ③ A(확신하는가?)

    • 당신이 가진 정보의 일부를 뒷받침하는 사실이나 수치인가?

    • 뭔가를 입증하는 단어인가?

    • 잠재적 가능성을 증명하거나 확증해주는가?


    ④ C(실행 가능한가?)

    • 실행력이나 상대방을 위해 제안을 실행할 수 있음을 언급하는 내용인가?

    • 당신 자신이나 당신의 실행력에 관한 내용인가?

    • 당신이 제안을 이행하는 방식에 관한 것인가?

    • 가격에 관한 것인가?


    사람들이 당신이 제시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는 구체적인 순서가 있다. WHAC 기법은 바로 그 구조를 밝히고 따른다. 이상적인 3분 피칭이나 프레젠테이션을 구성하려면 사람들이 정보를 이해하도록 적극적으로 이끌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메시지를 단순화해서 사람들이 제안에 담긴 핵심 가치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당신이 바라보는 방식대로 그 제안을 바라보게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은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사실과 수치, 논리와 근거부터 들려고 한다. 그러나 사실과 수치, 논리와 근거가 효과적이고 믿을 만하려면 ‘맥락’이 필요하다. 맥락은 ‘이해’라는 토대를 필요로 하며 이해는 탄탄한 ‘전제’를 필요로 한다. 즉, 효과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면 탄탄한 전제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람들은 가장 먼저 제안의 내용, 즉 당신이 하는 일이 무엇이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 왜 그게 존재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 과정은 최대한 간결하게 이뤄져야 하며 다른 내용과 연관 짓지 않고 이 부분만 별개로 다뤄서 사람들이 개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은 정보가 자기 자신 그리고 자신의 필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맥락을 고려하기 시작한다. 제안의 내용과 그 구현 방식을 이해하고 나면 제안이 자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즉 ‘이 제안이 내게 어떤 도움이 될까?’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제안을 개념화, 맥락화하고 나면 사람들은 이를 실현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어떻게 행동을 취할까, 어떻게 제안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제안은 어떻게 실행될까, 누가 제안을 이행할까, 그 비용은 얼마나 될까 등을 따진다.


    3분 피칭의 구성 방식은 다음과 같다.


    ① 개념화: 제안 내용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가?

    ② 맥락화: 확신하는가? 제안이 사실이라면 현실적인가? 올바른 선택인가?

    ③ 현실화: 실행 가능한가? 설명한 그대로 현실로 이뤄낼 수 있는가?



    감탄을 이끌어내는 훅의 위력

    이야기에는 훅(hook)이 필요하다. 노래에도 훅이 필요하다. 영화 역시 훅이 필요하다. 당신의 3분 피칭에도 훅이 필요하다. 훅이란 무엇일까? 아이디어나 이야기에서 “아, 그것 참 멋지네요.”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사실 또는 요소를 말한다. ‘멋지다’는 수용과 이해, 동의의 감정을 나타내는 완벽한 단어다. 재미있는 이야기인지, 가격에 대한 언급인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내용인지, 감동적인 이야기인지는 상관없다. 무엇보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 참 멋지네요.”라는 반응이다.


    욕망을 자극하는 설득의 메커니즘

    대부분의 경우 훅을 찾아내는 일은 꽤 쉽다. “아, 그것 참 멋지네요.”라는 말을 이끌어낼 한 문장이 무엇일지 물어보면 사람들은 금세 답을 내놓는다. 하지만 역시 대부분이 너무 빨리 답을 내놓는 경향이 있다. 많은 사람이(그리고 불행히도 많은 판매 관련 서적과 상담사들이) 훅으로 발표를 시작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안녕하세요. 배관 재시공 전문 회사를 운영하는 제프입니다. 집 전체 배관 재시공을 대규모 수리에서 소규모 보수로 바꿔드립니다. 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듣기에는 그럴듯하다. 이 책을 읽기 전이었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들렸을지 모른다(이 책이 그 정도는 영향을 미쳤기를 바란다). 물론 엘리베이터 피치가 통하던 시절에는 이런 방법이 주효했을 수도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운을 떼면 “음, 흥미롭군요. 좀 더 설명해보세요.”라고 반응할 것이다. 요즘도 이 방식을 고수하는 전문가들(그리고 비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그런 서두 발언을 들었을 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더라도 말이다.


    사람들의 진짜 속내는 ‘당신을 못 믿겠는데. 어디 증명해보시지’다. 만일 당신의 서술이 훨씬 더 거창하다면 ‘헛소리하고 있네’가 사람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면 의심을 품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이 숙제가 된다. 이것이 승리를 부르는 전략처럼 들리는가? 이 방법은 ‘선 서술-후 입증’ 방식이라고 불리며 수십 년 동안 통용돼왔다. 판매 마케팅 입문 강좌에서는 여전히 이 방식을 가르치고 있다. 먼저 결과를 갈망하도록 만든 다음 정보를 통해 서술이 사실임을 설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거창한 결론부터 시작한 다음 그 결론을 뒷받침하려고 하면 상대방은 당신을 믿지 못하고 당신의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하려 들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라. 왜 상대방이 ‘그건 불가능해. 그럴 리가 없다고. 그렇지 않아?’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할까? 물론 결국에는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성공할지 모르지만 그럴 경우 이어지는 모든 말은 방금 전에 훅을 이용해서 펼쳤던 주장을 설득력 있게 입증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절대로 유리한 입장에 서는 게 아니다. 무척이나 힘겨운 싸움을 자초한 것이다.

    <동기, 감정, 성격 저널>(Journal of Motivation, Emotion, and Personality)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접근 동기가 역순으로도 작동한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집중이 관심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획기적인 사실을 밝혀냈다. 즉 사람들의 주목을 끈 다음 이를 유지할 수 있다면 실제로 바라는 결과를 향한 사람들의 욕망을 만들어내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당신의 제안을 듣고 이해함으로써 당신의 제안을 원하고 갈망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할리우드에서는 ‘집중으로 관심을 유발하는’ 이 기법을 이미 수십 년간 사용해왔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그리고 사람들이 원하는) 결론으로 유도하는 방법은 할리우드 대본 제작의 주요 전략이다. 착한 사람이 승리하리라는 걸 알고 있을 뿐 아니라 90분 동안 이끌려 다니다 보면 착한 사람이 승리하기를 자기도 모르게 바란다.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그렇게 끝나기를 바란다. 물론 추리물에서는 ‘범인은 바로 이 사람’ 같은 충격적 폭로와 반전이 있다. 하지만 충격적 폭로는 앞선 장면들과 설정에 근거해서 그 같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걸 납득시킬 수 있어야 비로소 만족감을 준다. 훌륭한 이야기는 종류를 막론하고 이런 기본 구조를 갖는다. 사람들의 생각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간단명료한 사실에서 출발해서 그 사실들이 원대한 결론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과 ‘어떻게’에 대한 당신의 설명을 듣고 난 다음 당신이 의도하는 훅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마침내 당신이 훅을 입 밖에 냈을 때,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그렇지!’ 하고 맞장구를 친다. 그래서 나는 고객들에게 사실 훅은 거의 입에 올릴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프가 그의 회사에서 하는 배관 공사가 집 벽에 작은 구멍을 낸 뒤 잘 구부러지는 플라스틱 파이프를 벽 안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집 안을 어지럽히지 않고 집 밖에 나가 있을 필요도 없다고 설명하고 나면 고객들은 그가 훅을 입 밖에 내기도 전에 ‘대규모 수리가 아니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훅은 거의 입에 올릴 필요가 없다. 훅은 별다른 설명 없이도 자명해야 한다. 그게 바로 당신이 원하는 바다. 그게 당신을 이끌고 갈 훌륭한 이야기의 힘이다.


    어디를 가든 마케팅과 판매의 대상이 돼버린 우리는 일단 모든 주장을 불신하고 의심하는 데 익숙하다. 모든 서술과 약속, 제안을 본능적으로 철저히 파헤친다. 당신이 내놓는 약속이 경쟁 업체보다 더 낫다면 그 내용이 무엇이든 너무 좋아서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설사 당신의 제안에 실질적인 가치가 있다고 믿어도 어떤 조건이 따라붙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여기에 ‘혁신적’이라든지 ‘최고의’ 같은 거창한 형용사까지 쓰면 당연히 ‘나를 속이려는 거군. 이건 시간 낭비야’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실전! 3분 피칭 따라 하기

    스토리텔링의 핵심, ‘그다음엔’

    위대한 방송작가이자 TV 업계 거물인 스티븐 캐널은 내 절친한 친구로, 신출내기였던 내게 이야기를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아마 스티븐의 이름은 몰라도 그가 남긴 작품은 알 것이다. 그는 <록퍼드 파일>부터 <A-특공대>, <21 점프 스트리트>, <날으는 슈퍼맨> 같은 역대 최고작들의 제작에 참여했다.

    스티븐에게는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철칙이 두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악당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늘 시청자가 알게 해라.”였고(이 규칙은 당신이 적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모든 장면마다 ‘그다음엔’이 이어지도록 써라.”였다. 스티븐 캐널이 쓴 TV 시리즈를 보거나 22권의 베스트셀러 소설 가운데 하나를 읽어보면 “이런 일이 일어났고 그다음엔 그들이 이런 행동을 했고 그다음엔 그들이 여기 갔고 그다음엔 이런 계획이 있었고 그다음엔…” 하는 식으로 장면과 장면을 잇는 이야기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직선적이고 순차적으로 시청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정보를 하나씩 하나씩 제공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알고 이야기가 해결될 것이라는 사실도 안다. 절정에 이르렀을 때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알면서도 시청자는 그 과정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이야기가 예상대로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TV 채널을 돌리다가 <CSI>나 <데이트라인> 재방송에 빠져든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가. 이들 프로그램은 ‘그다음엔’ 스토리텔링의 최고봉들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처럼 규칙을 깨지 마라

    당신의 이야기, 즉 당신의 3분 피칭은 ‘그다음엔’ 방식의 이야기여야 한다. 숨김없고 직선적이며 명쾌해야 한다. 상대가 끝까지 ‘그다음엔’을 따라오게 해야 한다. 어떻게 끝날지 알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야 하며 자신이 바라는 해결 방안대로 이뤄지기를 바라게 만들어야 한다. 당신의 결론이 상대방의 결론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바로 이렇게 정보를 전달하는 피칭과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서술과 정보 하나하나마다 무의식적으로 ‘그다음엔’을 되뇌게 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길에 빵 부스러기를 뿌리는 것이다. 맛 좋은 냄새를 풍겨서 쉽게 따라올 수 있게 만드는 빵 부스러기를. 나는 내 고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나이트 샤말란이 아니고, 이건 그의 영화인 <식스 센스>가 아니에요.”


    영리한 척하지 말고 잘난 척하지도 말고 충격적인 폭로도 하지 말고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도 말고 틀을 깨려고 애쓰지도 마라.


    말 옮기기 게임이 알려주는 기억의 한계

    스스로 명확하고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저명한 할리우드 작가들의 비밀은 이들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이미지와 감정, 이야기를 모든 사람에게 명확하게 드러내는 독특한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방식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극작가들에게는 모든 동기와 감정이 더없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극작가는 등장인물과 반전과 이야기의 구성 요소들을 완벽하게 그리고 아주 또렷하게 이해한다.


    당신이 만든 3분 피칭을 살펴보라. 스스로는 틀림없이 그 내용을 느끼고 이해하고 진가를 알아보고 가치를 믿을 것이다. 당신에게 그 내용은 무척 명확하고 간결하다. 아마 너무 지나치게 간단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실험에 붙여보자.


    친구 중 한 사람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하자. 당신의 피칭이나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모르거나 당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을 선택하라. 그에게 당신의 피칭을 들어달라고 한 다음 그가 다른 사람에게 전화해서 자신이 들은 내용을 피칭하도록 해보라. 그 다른 사람에게 한 번 더 제3자에게 피칭하게 한 다음, 그 제3자가 들은 내용을 당신에게 전화해서 피칭하도록 해보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짐작이 가지 않는가? 말 옮기기 게임을 해본 적이 있는가? 아이들의 생일 파티에서 비슷한 게임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 드는 어떤 생각 때문에 당신은 두렵거나 흥분해야 마땅하다. 아마 당신은 이 게임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어쩌면 한 사람에게만 피칭한 뒤 당신에게 다시 피칭해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게임은 놀라운 훈련이다. 이 훈련을 통해 진짜 피드백을 얻어낼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 말 옮기기 게임을 3단계만 해봐도 얼마나 많은 정보를 돌려받는지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말이 옮겨지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정보가 사라지는지 놀랄 것이다.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전달 과정에서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내용들도 있다. 괜찮다. 바로잡을 기회가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전에 먼저 당신에게 필요한 조언이 있다.


    슬슬 걱정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해한다. 그건 나를 전혀 모르는 관객들을 위해 처음으로 영화를 상영할 때 내가 느끼는 바로 그런 감정이다. 그런 기분은 정말 질색이다.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서 25달러의 수당과 샌드위치를 제공받은 12명의 낯선 사람들을 상대로 내가 만든 프로그램에 대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할 때도 그런 기분을 느낀다. 양면 거울 건너편으로 넘어가서 누군가의 목을 조르고픈 충동을 느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대중과 피칭 대상에 관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당신이 맞닥뜨린 현실인 만큼 연습 경기를 통해 당신만의 방식으로 그 현실을 받아들이는 편이 훨씬 낫다. 장담하건대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은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직접 게임을 해보라. 전화를 걸어보라. 필요하다면 기프트카드라도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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