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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저   자 : 김성회
출판사 : 쌤앤파커스
출판일 : 2020년 03월

  •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의 전쟁과 평화


    “진지하게 그만두는 건데요.”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직장인 세대 전쟁

    이만하면 vs. 바보처럼 vs. 하마터면

    이른바 ‘꼰대’로 지칭되는 40, 50대는 요즘 어딜 가나 지적 대상이다. 혁신에 저항하고 변화에 뒤쳐졌다며 각성과 계몽, 타파의 대상으로 비판받는다. 위아래를 연결하는 튼튼한 미드필더로 인정받기보다 조직 순환을 방해해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적폐로 비하된다. 이들이 늘 옳은 것은 아니지만 살아온 방식이 전부 틀린 것만도 아니다. 또한 모든 조언이 ‘꼰대의 지적질’도 아니다. 착각하지 말자. MZ세대가 선배세대를 꼰대라고 공격하거나 무시하는 역꼰대의 근본 원인은, ‘선명한 인생관’ 때문이 아니라 ‘불분명한 가치관’ 때문이다.


    선배세대는 내심 억울하다.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지만 인정은커녕 ‘당신처럼 살고 싶지 않다’, ‘누가 그렇게 살라고 했느냐?’라는 핀잔을 가정과 직장에서 동시에 듣는다. 그럴 때마다 이들은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뼈 빠지게 고생했나?’, ‘이 자리까지 고스톱 쳐서 올라온 게 아니건만’ 하는 자조와 회의, 서러움이 사무친다. 바른 소리하려는 어른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무엇이든 ‘하면 된다’ 며 밀어붙인 엄혹한 상사 치하를 겪어온 게 지금의 리더 세대다. 그런데 막상 본인이 그 자리에 올라보니 ‘되면 한다’ 는 구성원(수평적 조직문화에서 ‘부하’라고 이야기했다간 개념 없는 상사로 당장 찍힌다) 들을 ‘모시고’ 일해야 한다. ‘상사놀이’ 하는 상사 모시며 압박과 설움의 세월을 보냈는데, 어느덧 팀원들의 ‘상사 노릇’ 기준은 하늘같이 높아져 허리 펼 겨를이 없다. 이들은 위태로운 금융위기와 구조조정의 칼날 위에서 늘 가슴 졸이고 고개 숙이며 살아왔다. 그런데도 ‘고성장’ 의 경제적 파도를 타고 쉽게 살아온 프리라이더 세대로 치부할 땐 목울대가 얼얼하다.


    대의명분 vs. 균등 vs. 형평성

    한 경영학과 교수가 세미나에서 ‘당신이 이 경우라면 포상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마침 좌중엔 베이비부머 세대, X세대, MZ세대가 고루 자리했다. 우연찮게도 답이 세대별로 갈렸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주저 없이 회식을 골랐고, X세대는 똑같이 나누는 것을 가장 많이 택했다. MZ세대는 공헌한 비율에 따라 차등을 두고 나눠야 한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포상금을 받은 대학생 팀은 밀레니얼 방식대로 배분했다.


    대학가에선 중간고사나 학기말 평가 후엔 학점에 대한 해명 요구(항의 문자와 메일)로 몸살을 앓는다. 학점 분포표와 등수를 요구하는 학생도 있다. 그래서 요즘 각 학교는 공식적으로 학점 이의 제기 기간까지 정해두고 있을 정도다. 이는 기업에서도 다르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는 공정성에 불만을 가지면 즉시 어필한다. “제 일이 아닌데요.” “제가 왜 그걸 해야 하나요?”, “제가 왜 이런 낮은 평가를 맏은 건지 구체적인 근거를 말씀해주세요.” 등등, 상사에게 직접 문제 제기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한마디 말도 없이 인사팀 혹은 차상위 상사에게 고충을 토로하는 메일을 바로 날리는 경우엔 더 난감하다.


    누구나 공정성이 깨질 때 불편함을 느낀다. 자신의 노력과 그 결과로 얻어지는 보상의 관계를 타인과의 비교로 판단해 과소하다고 느낄 때 분노하게 되고, 어떻게든 그 차이를 줄여 손해를 보지 않으려 노력한다.


    * 베이비부머 세대: 헌신과 우대는 동전의 양면

    베이비부모 세대에게 공정성은 정의와 동의어다. 민주화, 민족주의는 올바르기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명분이다.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색깔을 선명히 드러내고자 한다. 밀레니얼의 공정성이 아래로부터의 보텀업(bottom-up) 형식이라면 이들에게 정의는 권위에 의한 톱다운 (top-down) 방식이다.


    * X세대: 양쪽 눈치, 내적 갈

    X세대는 이전 세대의 반항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탈색시키고자 했다. 이들은 컬러TV 세대로 청소년기에 대중문화의 폭발적인 발전을 경험했다. 대학 진학률이 급격히 높아진 데다 배낭여행 붐으로 해외문화를 풍부하게 경험한 세대도 바로 이들이다. 한마디로 소프트 컬쳐 면에서 엄청난 축복을 받았다. 하지만 조직 문화와 같은 하드 컬처는 달라진 게 없었다. 더구나 경제적으로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고용 한파의 연타를 직격으로 맞아 위축됐다. 개별 정치 성향은 진보적이지만 조직 내에선 타협해야 한다는 점에서 머리와 몸이 따로 놀아 내적 갈등이 심한 세대다. 조직 내 ‘낀 세대’로서 선배세대와 후배세대를 다 맞추다 보니 양쪽의 눈치를 본다. 두 세대 사이에서 조정하는 역할을 두고 “색깔이 없다.” “비겁하고 무력하다.” 는 비판을 받을 때 이들은 비감스럽다.


    * MZ세대: 제금 받지 못하면 나중에도 받지 못한다

    MZ세대는 공정성에 대한 감수성이 민감하다. 이들에게 공정성은 개인의 삶을 지켜내기 위한 합리적 실용주의다. ‘나중에’ 란 말보다 즉각 보상, 즉각 시정을 요구한다. 이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처럼 대의명분을 원색적으로 내세우지도 않고, X세대처럼 주장을 감추지도 않는다. 필요한 때마다 기회를 봐 자신의 생각을 즉각 표출, 표현하는 카멜레온 같은 보호색 세대다.


    *따뜻한 공정성으로 통하라

    공정성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한층 더 첨예해진 이슈다. 인사고과 평가뿐 아니라 일 분배 등, 더 복잡한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어서다. 공정성은 분배, 과정, 상호작용 3가지 차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분배’의 공정성이다. MZ세대는 인센티브 등의 금전적 보상 못지않게 일의 분배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다. 기준 없이 일을 더 주거나 빼앗으면 문제가 일파만파로 번질 수 있다. 쉬운 일, 어려운 일, 중요한 일, 허드렛일 등을 골고루 분배해야 한다.


    둘째는 ‘과정’의 공정성이다. 수시로 피드백을 해주어야 한다. “무엇을 보충하고 고쳐야 할까?”,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하고 어떤 장애물을 제거해야 할까?”에 관해 수시로 대화해야 한다. 보완해야 할 점뿐 아니라 잘하고 있는 점, 나아진 점도 함께 이야기하라. 지적하지 않을 경우, 상대는 ‘잘하는 것’으로 오래할 가능성이 높다.


    과정외 공정이 보장되지 않으면 수용성은 낮아진다. 애초에 업무를 나눌 때부터 기여도에 따른 객관적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협업이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인정을 평가항목에 넣는 것도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상호작용’의 공정성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공정성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힘들다. 완벽하게 합리적인 기준과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저성과자로 판정난 사람의 좌절감은 어떻겠는가? 기계적인 공정성보다 인간의 공정성이 우월한 이유는 상황에 맞게 정의를 세울 줄 아는 지혜를 가졌기 때문이다. 인센티브와 승진은 소수의 우수한 인재를 대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 나머지 성실한 다수를 배려해줄 방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MZ세대는 어려서부터 존중받으며 자란 세대로 자존감이 한결같이 높다. 이들에게 적어도 ‘존중’의 심정적 배려는 가능하다. 분배의 공정성은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데 효력을 발휘하지만 상호작용의 공정성은 관계 지속에 큰 힘을 발휘한다.


    센 세대 vs. 낀 세대 vs. 신세대

    회식 자리에서 건배사를 요구받는다면 어떤가? 기발한 건배사로 자신의 리더십을 드러낼 생각부터 1960년대 생 베이비부머일 가능성이 높다. “위하여!” 같은 무난한 건배사로 가서 룰을 깨지 않으면서 롤에는 나름 충실하려 한다면 X세대일 수 있다. 반면에 “꼰대같이 무슨 건배사야!” 하며 대놓고 거부한다면 MZ세대일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끈끈한 의리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깐깐한 합리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 같은 조직문화의 대(大)지각변동 와중에도 각각 센 세대의 임원, 낀 세대의 중간관리자, MZ세대의 일선 직원이 함께 일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 익숙한 것인가, 필요한 것인가를 구분하자

    MZ세대가 ‘충실, 절실, 성실’의 3실이 부족하다고 비난한다면 선배세대의 착각일 수 있다. 이들은 고민 없이 사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목표와 방향이 다를 뿐이다. MZ세대는 성공보다 성장, 조직보다 일 자체의 의미에 집중하고, 양보다 질적 평가를 더 중시한다. 이들을 이해하려면 ‘전념’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업무에 대한 전념은 더 이상 개인의 건강을 희생하거나 사생활을 방해받아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MZ세대 역시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의 임무를 완수하고 고객을 만족시켜야 할 필요성을 알고 있다. 커리어를 성장시키려는 욕심도 어느 세대에 뒤지지 않는다. 리더들은 이들에게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구하고 반영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가령 리더들을 만나면 밀레니얼 직원들은 1년에 한 번 하는 사내행사, 주로 걷기나 등산 행사에도 불참하는 경우가 많다며 불평한다. 과연 그것은 맞는 말일까? 어느 은행 HR팀의 밀레니얼 직원 K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얼마 전 회사 워크숍에서 임원들과 밀레니얼 직원들이 팀을 이뤄 젠가게임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임원 분들은 손 놓고 전혀 참여하지 않으시는 겁니다. 밀레니얼 직원들은 정말 열심히 참여했거든요. 이런 경우에 임원들은 공동체 의식이 없는 거고, 밀레니얼 직원들은 있는 건가요? 흔히 밀레니얼 직원의 공동체 의식 부족을 탓하는데, 알고 보면 그 세대에 익숙한 종목이냐 아니냐의 탓도 크다고 봅니다.”



    “너님만 소중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세대 유감 vs. 세대 공감

    굳이 샷을 추가해야겠다면…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할 때도 세대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기성세대는 선택지의 종류가 많으면 오히려 골치 아프다. 그래서 센 세대는 ‘제일 많이 시키는 걸로 통일’한다. 낀 세대는 3개 정도에서 고른다. MZ세대는 개별 주문이다. 각자 음료의 사이즈, 첨가물 등 선택사항을 줄줄이 이야기한다. 커피콩의 산지, 우유의 시럽의 종류와 양 등 선택사항이 본 주문보다 더 길고 자세한데 그것을 귀찮아하기보다 즐긴다. 의식주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개취(개인의 취향)가 중요한 MZ세대에게 ‘대세’를 따르는 것은 ‘극혐’이다.


    반면 기성세대는 취향을 질문하는 것도, 질문 받는 것도 익숙하지 않다. 그저 알아서 해주고 통일하는 것이 좋다. 제일 좋아하는 메뉴가 ‘아무거나’다. 취향을 물어보는 것은 성가심을 넘어 고문이다. 식당에 가서도 가장 빠르게 나오는 음식, 또는 상사가 시킨 음식으로 통일하는 일사불란함이 조직생활의 미덕이었다. 일행과 같이 먹기 시작해서 같이 일어나는 게 조직의 눈치코치 적응지수라고 생각했다.


    매사 맞춤형에 익숙한 MZ세대는 획일적 스타일이 불편하다. 요즘 기업들에서 티칭보다 코칭 방식으로 소통을 바꾸는 것도 그 일환이다. 세대 간 시각차를 좁히면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 긍정형, 미래 시제의 자각 유도 질문으로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뜨려주면 프라이가 된다. 코칭이 일반적 티칭보다 좋은 점은 바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게 하는 데 있다. 코칭 대화 중 가장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3가지다.


    첫째, ‘주제 찾아 삼만리’다. 대화가 수다로 변하게 하지 말자. 경청은 중요하지만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까지 무조건 마냥 들어줄 필요는 없다. 만일 팀원의 이야기가 주제에서 벗어났다면 얼른 핵심으로 돌아오자. 경청은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 때까지 넋 놓고 기다리거나, 내 쪽으로 끌려오도록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아니다. 오히려 탁구와 같다. 상대가 이야기하면 그가 한 말을 간단하게 요약해 확인하는 질문을 던져라. 그러한 적극적인 경청은 대화의 활기를 돋우고, 그런 활기야말로 상대에 대한 적극적인 존중이다.


    둘째, ‘정답 강요하기’다. 해당을 찾아내기 전에 정답을 주면 생각할 기회를 잃어버린다. 조금 답답하더라도 본인이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기다려주자. 그래야 매번 쪼르르 물어보러 오는 상사 의존형이 아니라 혼자서 크는 자립형 후배로 양성할 수 있다.


    셋째, ‘거짓 경청’이다. 듣는 척하지 말고 듣자. 경청은 그냥 들어주는 것을 넘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 반대 입장도 수용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자 거부증 vs. 대면 울렁증

    선배세대는 오프라인 예절은 부지런히 챙기지만 정작 온라인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반면 MZ세대는 오프라인 의전은 생략해도 온라인 예절은 깍듯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먼저 대화를 끝맺느냐, 부호는 무엇을 사용했느냐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과거에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부속 마당이었지만 요즘은 반대다. 오프라인에선 무표정하고 무신경해 보여도 온라인에선 팔색조 공작처럼 다양한 표정, 심지어는 다중 자아로 여러 감정을 풀어낸다. 선배세대에겐 온라인이 밀실이고 오프라인이 광장이지만, 후배세대에겐 온라인이 광장이고 오프라인이 밀실이다.


    * 대면력 vs. 서면력

    국내 굴지 대기업의 S전무는 “사표를 카톡으로 내는 경우조차 있다.”며 씁쓸해했다. MZ세대들이 좋아하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가보면 사람이 응대하는 프런트는 텅 비었는데도 키오스크에 줄이 긴 경우도 많다. 그만큼 MZ세대는 비대면 소통을 선호한다.


    조직에서 고객을 대할 때도 세대별로 차이가 난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직접 만나거나 통화를 해야 관계가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X세대는 관계의 경중에 따라 간보기를 하고 양해를 구한다. 통화를 하기 전에 사전 양해를 구한다. MZ세대는 어떨까?


    미팅을 물론 통화는 되도록 피하고, 이메일이나 문자로 요지를 전달한다. 선배세대가 보기엔 전화 한 통이면 끝날 일인데 메시지를 여러 차례 주고받으니 답답하다. 기성세대는 밀레니얼에게 ‘대면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반면 밀레니얼은 기성세대가 ‘서면력(書面力, 텍스트로 지시하고 보고 받는 등 업무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선배세대는 얼굴을 봐야 말이 나오는데, 밀레니얼은 보지 않아야 말이 나온다. 선배세대는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지만, MZ세대는 손가락에 불이 나도록 키보드를 두드린다.


    * 밀레니얼은 왜 온라인 소통을 선호할까?

    밀레니얼 직원 K는 직장상사와 소통할 때 온라인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대면보고를 하게 되면 지적받았을 때 표정관리를 못할까봐 걱정돼요. 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텍스트로 부족한 부분을 지적받으면 온라인으로 검색해 완성도 높은 대답을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대면보고를 하면 ‘자료 찾아 오겠습니다’ 하면서 왔다 갔다 해야 하니 비효율적이지요.”


    온라인 의사소통은 보다 더 완벽한 모습으로 대할 수 있기에 선호한다는 대답도 있었다. ‘골디락스 효과’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들은 대인관계에서 ‘너무 멀리도, 가까이도 아닌’ 준비된 상태, 적절한 상황에서만 소통하고 싶어 한다.


    MZ세대는 불가측성을 싫어한다. 느닷없는 보고나 채근은 질색이다. 반면에 온라인 보고는 자신들이 준비된 시간에, 준비된 자세로 임할 수 있고, 바쁜 일이 있으면 우선순위를 조절할 수 있다. 편한 시간을 선택해 지시사항을 열어보고 보고사항을 답할 수 있는 주도성 면에서도 안정감을 준다. 또 한 가지 온라인 보고는 ‘증거’가 남는다. 지시의 근거,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서 억울한 일 당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이들에게 온라인 소통은 나름의 안정장치다. 최근엔 자율좌석제를 실시하는 조직이 많아져 예전처럼 한 부서가 같은 곳에 모여 있지도 않기 때문에 이래저래 대면소통은 힘들어지는 경향이다.


    밀레니얼은 협업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반박한다. 기성세대가 디지털 네이티브의 온라인 소통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 “우리도 대면소통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해요. 하지만 모든 사람과 전 과정을 대면해서 소통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하나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한자리에서 만날 일정을 잡느라 여러 일을 포기하는 것이 더 비효율적인 것 아닌가요? 하나의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내는 게 협업이지, 꼭 동시에 해야 협업인 건 아니잖아요. 이 방식이 우리에겐 더 빠르고 편합니다.”


    이들에게 협업이란 어깨동무를 하고 모두 한자리에서 함께 일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 자기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 역할과 성과를 레고처럼 조립하면 되는 게 협업이다.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이고 온라인 소통세대다. 어려서부터 텍스트, 글로 소통하는 법을 익혔다. 반면 선배세대는 글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게 사실이다.


    온라인 소통법을 익히자. 비대면 업무가 보편화되는 만큼 리더가 온라인 텍스트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예전엔 눈으로 구성원들을 둘러보며 관리, 감독했다면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온라인에서 일의 성과와 프로세스를 파악할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귀신같이 일을 꿰는 업무파악 능력이 필수다. 텍스트로 지시를 내리고 보고를 받더라도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듯’ 구성원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의자혁명을 통한 미래 직장 인간관계 리포트

    ‘푸드코트’에서 ‘카페 소사이어티’로

    ‘회식’ 하면 어떤 메뉴를 떠올리는가? 선배세대의 회식 메뉴 1위는 삼겹살이지만 요즘 뜨는 메뉴는 족발, 보쌈이다. 기호의 변화 때문이 아니다. 누가 가위와 집게를 잡고 고기를 구울 것인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 싫어서다. 선배세대가 ‘고기는 막내가 구워야지?’라고 생각한다면 MZ세대는 ‘꼭 막내가 하란 법이 어디 있어? 잘 굽는 사람이 하면 되지’ 라고 생각한다.


    요즘 회식은 조직문화에서 ‘계륵’이 되었다. 없애자니 아쉽고, 두자니 민원이 빗발친다. 예전의 잦은 회식은 ‘젖과 꿀이 흐르는’ 좋은 조직문화의 표상이었지만, 요즘은 회식을 드물게 하는 회사가 좋은 회사다. 예전엔 밥 잘 사주는 상사가 좋은 상사였지만, 이제는 법카(법인카드)만 주고 빠져주는 상사가 좋은 상사다.


    베이비부모 세대에겐 배불리 먹는 것이 중요했다. 회사가 푸드뱅크가 되어 허리띠 풀고 먹이는 것만으로 직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X세대에게 회식은 푸드 코트에 해당한다. 푸드 뱅크보다 진화해 기호가 반영된 셈이다. 메뉴도, 선택권도 다변화, 다양화됐다. 그저 배를 채우기보다 노래방 등 오락문화가 가미된 것도 이때부터다. 반면 MZ세대에게 회식의 의미는 ‘카페 소사이어티’다. 각각의 취향과 지향을 반영해 즐거운 사교의 장이 되지 않으면 거부한다.


    우리 회사는 프리미어리그 축구단

    호칭 평준화 바람이 거세다. 1~2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도 위아래를 따지니 우리나라에서 호칭 평준화가 정착될 수 있을까 의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MZ세대가 급부상하면서 위계적 호칭은 의외로 쉽게 무너지고 있다. MZ세대가 중심인 사외 모임에선 '00님‘ 이나 영어 닉네임으로 부르는 게 관례일 정도다.

    호칭 평준화를 실시한다고 해서 의식 평준화까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사이를 끼어들어 세밀한 위계가 발생하곤 한다. 부장, 차장 구별 없이 매니저라고 부르다 보니 은근히 차별이 생겨 ‘김 매니저’는 부장급 매니저, ‘김매’는 평직원 매니저라는 보이지 않는 암호가 생기기도 한다. 영어식 닉네임을 쓰더라도 고위직은 이름에 영어로 nim(님)을 붙여 결국 영어 닉네임인데도 제임스와 제임스님으로 구분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위계를 무너뜨리다가도 다시 새로운 위계를 만들며 호칭 평준화 바람은 확산 중이다.


    * MZ 세대와 호칭 소통에 대한 꿀팁

    호칭은 단지 호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위계를 넘어 관계를 형성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수평적 호칭을 사용하든 않든, 존중의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것은 필요하다. MZ세대와 자연스러운 호칭 소통에 대한 팁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째, 조직 문화와 보조를 맞추자. MZ세대라고 수평적 호칭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직급에 따른 승진과 호칭이 성취동기를 자극한다는 이들도 많다. 호칭 평준화를 하려면 업의 특성, 직급체계, 보상과 평가체계, 직원의 세대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활발한 의사소통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면 수평적 호칭이 맞지만, 도제식 업무 전수나 구성원 간 전문성, 경험, 나이 차이가 크고 전달, 육성에 오랜 기간이 걸린다면 수직적 호칭이 더 맞을 수 있다.


    둘째, 대외관계를 정리해주자. 일부 기업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외용 명함을 별도로 만들기도 한다. 진정성, 투명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난감해 하는 게 이 같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이원화 시스템이다.


    셋째, 나이, 직급과 관계없이 최대한 존중하자. 정감 어리게 부른답시고 “OO야.” 라고 부르거나 반말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MZ세대는 말을 대뜸 놓는 게 친해지려는 노력으로 보이기보다 하대하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나이와 직급을 불문하고 존중하는 예절을 갖춰서 나쁠 것은 없다.


    넷째, 이메일이나 문자에서도 호칭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조직 내 호칭에 따라 ‘OO프로께’, 조직 내 직급을 모른다면 ‘담당자님께’, ‘선생께’ 정도가 무난하다. ‘씨’는 요즘 가장 조심해야 할 호칭이다. 사전적 의미에선 ‘씨’가 상대방을 높이거나 대접해 부르는 말이지만, 현실에서는 낮추는 뉘앙스가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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