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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무조건 합격하는 공부만 한다
저   자 : 이윤규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019년 12월

  • 나는 무조건 합격하는 공부만 한다


    합격자처럼 계획하라 : 교재 선정 및 계획

    친절한 책일수록 부실한 무기

    수험생들이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교과서의 경향도 바뀌기 시작했다. 수험생들은 점점 얇고 간단하게 정리된 책을 찾았다. 그 경향과 별개로 수험생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법. 지금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요약서가 많아지는 추세에 있다. 기본 개념이나 이론뿐 아니라 각종 문제와 핵심정리가 모두 한 권에 들어있는 책을 선호한다. 한마디로 수험생들에게는 ‘정리가 잘되어 있고 먹음직스러운 책’이 요즘 인기라고 할 수 있다.


    잘 정리된 책이 공부를 방해하는 이유

    문제는 공부가 오로지 스스로 그것을 정리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공부의 대상이 되는 지식과 정보들을 정리하고 배치하며 요약하는 작업 자체가 - 이 책의 다른 부분에서 상세히 밝히겠지만 - 바로 '공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리와 요약이 잘되어 있는 책은 저자 본인이 그 책을 '쓰면서' 공부한 결과에 불과할 뿐 수험생 본인이 공부한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나는 그런 책으로 공부를 하는 것은 마치 요리사가 되려는 사람이 ‘3분 요리’를 뜯어서 요리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다면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많은 요리를 먹어볼 수 있어도 결코 그것과 같은 요리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기본 개념뿐 아니라 각종 문제와 핵심 정리까지 담긴 먹음직스러운 책’은 우리 스스로 정리하고 요약하는, 공부할 기회를 뺏는 책이다.


    요즘 공부하는 수험생들을 보면 예쁘게 정리된 책만 찾고 그것을 눈으로 훑어보며 공부를 했다고 만족하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정작 스스로 직접 공부 대상을 다뤄보지도 않았는데 충분히 공부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안주하게 되어 합격에서 멀어지게 된다.


    공부 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수능 시험을 치는 학생들 중에는 오늘부터 수능날까지 일로 계산해 ‘오늘부터 시험 날까지 하루에 1점씩만 올리면’이라는 생각으로 공부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우는 ‘일별 계획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우면 심리적으로 남은 기간이 많게 느껴져 나태해지기가 쉽다.


    결론적으로 나는 주별 계획을 권한다. 일별, 월별로 계획을 세우면 생길 수 있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제거될 뿐만 아니라 이 계획은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 익숙해진 습관이어서 생체 리듬과도 잘 맞고 수험생활에 적응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적다.


    일별이 아니라 주별로 계획을 세워라

    주별 계획은 다음과 같이 세운다. 먼저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주별 목표시간을 설정한다. 수험생의 경우 60시간, 직장인의 경우 20~30시간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쉬는 날을 정한다. 정확히는 완전히 쉬는 것이 아니고, 계획한 주별 공부를 다 하지 못했을 때 추가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날이다. 그때그때 컨디션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보충 공부를 할 수 있는 날을 지정해서 주별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도록 설정한다. 이렇게 해서 공부하는 날과 쉬는 날을 포함해서 6일을 1주로 계획을 짠다.


    60시간을 기준으로 할 경우 하루의 공부시간은 10시간이 된다. 세부적인 공부 계획은 ‘하루에 내가 얼마나 공부할 수 있을 것인가’를 기준으로 다시 세운다(이는 바로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계획의 핵심은 목표 달성을 위해 공부량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면서도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게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에 있다. 주별로 계획하면 일별로 유연하게 공부하되 주별로 목표 달성을 점검해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되는 공부 리듬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성취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내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공부하고, 어느 정도로 휴식을 취하는 게 좋은지, 즉 당근과 채찍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가늠할 수 있다.


    시간이 아니라 분량을 기준으로

    나 같은 경우는 분량을 기준으로 공부 계획을 세웠다. 그러려면 평소 내가 소화할 수 있는 공부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에 해낼 수 있는 공부량을 기록하면서 시도하고 객관적인 양을 가늠해가는 것이다. 수험생, 특히 혼자 공부하는 사람은 조금이라도 마음이 흔들리는 일이 생기면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일을 무마하기 쉽다. 객관적인 통계나 자료가 있다면 다르다. 내가 얼마만큼의 공부를 할 수 있는지, 해야 하는지 명확하기 때문에 섣부른 자기 합리화로 잘못을 무마하기 어렵다.


    우선 나는 처음 시작하는 과목의 경우 편한 마음으로 쭉 책을 읽어 나갔다. 그날 공부가 끝난 지점의 페이지를 기록했다가 이틀째 그 분량을 기준으로 조금 더 양을 추가해서 공부를 했다. 그렇게 첫날 공부했던 양을 기준으로 분량을 추가하거나 줄여서 최종적인 목표량을 수립했다.


    그렇게 확인한 공부량을 기준으로 해서 나는 한번 자리에 앉으면 서너 시간 정도 쭉 공부를 했다. 한 시간에 대략 15페이지 정도 분량의 챕터 하나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렇다고 반드시 한 시간에 15페이지를 봐야 한다고 강제했던 것은 아니다. 조금 피곤한 날은 3분의 2, 10페이지 정도만 읽는 때도 있었다. 공부가 잘되는 날은 다음 챕터의 앞부분까지 더 읽는 경우도 있었다.



    책을 통째로 기억하는 공부법 : 이해와 암기

    답을 알고 책을 보라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책을 일반적으로 교과서, 저자가 자신의 지식 체계를 정리해 활자화한 책을 체계서라고 한다. 교과서를 만들 때 체계서를 바탕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둘 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재로 흔히 사용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 교과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목적으로 만드는 책이기 때문에 다양한 예시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장치들이 많이 포함된다. 그래서 같은 지식도 실감나고 입체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루는 지식의 양이 체계서보다 적다. 체계서는 주목적이 독자를 이해시키거나 가르치는 데 있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지식 체계를 잘 정리해놓은 책으로, 다루는 지식이 매우 방대하고 깊다. 하지만 교과서에 비해 분량이 매우 많고 다양한 예시나 흥미로운 소재는 다소 부족하다.

    대학 이후부터는 교과서보다 체계서나 체계서를 바탕으로 만든 요약서를 주로 본다.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대개 그 범위가 방대하면서도 전문적이라 체계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자칫하면 공부에 빨리 지치고 흥미를 잃기 쉽다. 그래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춰 효율적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책을 읽고, 시험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지식을 먼저 습득하고, 책을 읽는 것’이다. 이것은 시험에 필요한 지식을 체계화하면서도 입체화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문제의 해답(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을 먼저 배우고 해답을 확인하는 방법은, 해답을 올바르게 도출할 수 있는지 과정을 다시 곱씹어야 하기 때문에 배우고 익히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그러나 역으로 해답을 먼저 알고 해답이 도출되는 과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식으로 학습하면 공부시간을 줄일 수 있다.


    목차를 복사해서 늘 가지고 다닌 이유

    전화번호도 잘 외우지 못하는 내가 베개만큼 두꺼운 수험서를 통째로 외우게 되었을 때 주변에서는 그게 가능한 일이냐며 놀라워했다. 사실 나도 전에는 반신반의했다. 책을 통째로 외우고 있다는 사람들의 말을. 그러나 막상 해보니 아주 단순한 방법이 있었다. 그 비결을 여기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어떤 단락의 글이 있다고 해보자. 그것을 단번에 외워야 한다면 어떻게 외우는 것이 좋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입으로 읊으며 외우는 사람도 있고, 노트에 써가며 외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른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컴퓨터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데 바로 폴더 개념을 응용하는 것이다.


    구조화 독서의 원리 1 – 폴더화(레벨링)

    지식을 패턴별로 구분하고 책을 읽는 것을 나는 ‘구조화 독서’라고 부른다. 이 독서법은 머리를 컴퓨터처럼 사용하는 방식이다. 10만 개의 파일을 머리라는 하드 디스크에 복사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폴더를 만들지 않은 채 복사할 경우, 그 파일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는 일은 굉장히 힘들다. 폴더 구분 없이 바탕화면에 깔린 수십 개의 아이콘을 떠올려보자. 폴더를 만들어 구분해 복사·저장하면 아이콘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구조화 독서의 원리 2 – 이미지화

    지식을 저장하는 데 있어 폴더 또는 사고의 서랍을 만드는 목적은 무엇일까? 그것은 시험 문제를 풀 때 필요한 지식을 머릿속에 최대한 많이 집어넣고 쉽게 꺼낼 수 있게 만들려는 것이다. 그러려면 의식하지 않아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강렬한 입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각화 또는 이미지화가 필요하다. 사람은 시각적인 것에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목차는 공부를 안내하는 지도

    대부분의 책에는 본문이 시작하기 전에 목차가 있다. 수험생들에게 나는 교과서, 기본서, 문제집 할 것 없이 어떤 책이든 본격적으로 읽기에 앞서 목차를 꼭 복사하라고 말한다.


    목차는 우리가 공부해야 할 지식을 폴더화, 시각화하여 정리한 것이다. 목차가 잘 정리되어 있다면 본문 내용을 상위 구조로 정리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목차가 성기게 정리되어 있다면 자신이 필요한 하위 구조를 정리해 보는 것이 좋다.


    뇌에 각인되는 10분 복습 _로딩

    쟁점 노트

    ‘쟁점 노트’란 내가 읽은 부분, 즉 머리에 넣은 지식 중 세부 내용을 출제 형태의 질문으로 바꾸어 보는 것이다. 질문은 우리 머리를 가장 크게 자극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여태 공부한 지식이 머릿속에 잘 입력되었는지 점검하는 데 유용하다.


    기출문제 분석이 끝난 단계에서는 책을 읽으면서 기출문제처럼 질문 형태로 바꾸면서 볼 수 있다. 그때 손바닥 크기의 노트를 옆에 펼쳐두고 그 쟁점명을 적는다.


    가령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세종대왕의 업적’에 관한 문제가 반복 출제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나는 「세종대왕의 업적으로 옳지 않은 것은?」이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이때 쟁점 노트에 「세종대왕의 업적」이라고 적는다.


    그 문제에 관한 답으로는 「① 대마도 정벌, ② 4군 6진 설치, ③ 집현전 설치, ④ 훈민정음 창제, ⑤ 농사직설 편찬」이 다섯 가지를 들 수 있다. 그런데 그중 ‘집현전 설치’ 부분만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 쟁점 노트에 「정책, 학문 연구 및 국왕 자문 기구」라고 추가로 적는다.


    여기까지 가능한 사람이라면 정확한 쟁점명(세종대왕의 업적)이 아니라 쟁점명을 떠올렸을 때 기억이 미치는 곳(세종대왕의 업적 중 정책, 학문 연구 및 국왕자문기구)까지 적으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하면서 출제 가능한 부분들을 질문의 형태로 바꾸어보면, 굳이 문제를 풀지 않아도 공부를 하면서 바로 해당 부분의 지식을 효율적으로 머리에 넣을 수 있다.


    10~15분 동안 복습을 실행하라

    다음은 복습에 관한 것이다. 나는 목표로 한 분량을 모두 공부했을 때, 다음 파트로 넘어가지 않고 반드시 10~15분 정도 공부했던 내용을 전체적으로 떠올려보는 훈련을 했다. 그때그때 정리하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도 덜 들고, 이중으로 지식을 점검하는 장치를 마련할 수 있어 지식의 누수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잘 준비를 모두 끝내고 잠자리에 눕기 직전에 다시 한 번 만들어둔 쟁점 노트를 꺼내 보았다. 그 노트를 쭉 보면서 답이 나오는 것들은 연필로 지우고, 답이 나오지 않는 것들은 파란 볼펜으로 표시를 했다. 그다음 볼펜으로 체크된 부분은 다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했다. 지식이 머리에 들어가 있지 않은 걸 확인하면 굉장히 슬프지만, 그날은 공부를 하지 않은 것과 같은 상태이므로, 재학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인강 듣는 스킬

    일반적으로 강의는 하나의 음성파일(.mp3)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중간중간 말이 끊어지는 부분이 있어 그 전체는 하나의 음악 트랙과 같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해도 그것을 음성으로 듣고 가사 전체를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적인 노래가 3~5분 정도의 길이라고 할 때 강의는 통상 50분, 즉 10~15배 정도의 긴 시간이니 강의를 듣고 그대로 기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강의는 인위적으로 그 단위를 끊어야만 머리에 넣을 수 있다. 즉 음성으로 된 강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미리 강의 진도를 익혀두고 강의를 통해 어느 부분을 공부할 것인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그러니 예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의를 듣기 전의 예습은 강의 대상이 크게 몇 개의 테마로 나누어지는지, 난이도가 어떻게 되는지(현재의 수준에서 한 번만 보고 이해가 될 부분인지) 나누면 충분하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읽는 것은 예습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니 주의하자.


    나아가 강의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도 명확히 해야 한다. 좋은 강의는 강의의 바탕이 되는 교재에 설명되지 않은 것들, 가령 요약서를 보고 있는 학생에게는 요약서에 없는 행간의 의미나 배경 지식, 구체적 예시 등을 언급해주는 강의가 좋은 강의이다. 활자화된 교재의 내용과 중복이 없되, 기존 지식에 살을 붙이고 이해를 돕는 강의가 좋은 강의라고 할 수 있다.


    장수생이 되는 사람들의 특징

    사법시험을 치기 전 나는 40년 치의 기출문제를 분석해 출제 빈도와 영역을 패턴별로 분석해두었다. 그로 인해 시험에 나올 문제의 70퍼센트 정도를 예측할 수 있었다. 나머지 30퍼센트는 나름대로 대응지침을 만들어두고 공부를 했다(이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이야기를 할 것이다). 시험 당일, 아니나 다를까 모든 것이 예상대로였다. 내가 ‘찍은’ 문제가 출제된 것이다. 시험장에서 내가 한 일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밖을 나왔는데 한 수험생이 울면서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선생님이 이 부분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보지도 않았는데 그 부분에서 나왔어.”


    공부는 자신이 한 행동의 결과를 100퍼센트 받아들이겠다는 책임감으로 해야 한다. 그 수험생은 타인에게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맡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기까지 얘기를 들으면 단순히 강사를 잘못 선택한 게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 수험 전문가는 그때도 지금도 수험가의 소위 ‘일타’ 강사로 맹활약 중인 분이다.


    기출문제 분석을 비롯해 시험공부의 어떤 부분도 남에게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된다. '몇 년도에 무엇이 여기서 나왔다'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의 공부 결과이지 자신의 공부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험 전문가의 말을 믿지 말고, 스스로 수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뭔 헛소리인가, 이렇게 편한 세상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험공부는 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다. 그러니 최대한의 노력으로 진지하게 접근하여 그에 따른 결과를 얻고자 해야 한다.


    목표를 잊는다

    목표를 혼동하게 되는 것 역시 장수생이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시험공부의 목표는 점수 획득과 합격이 되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 ‘훌륭한 수험생’이 되는 것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다. 훌륭한 수험생이 목표가 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이렇다.


    공부가 잘되지 않거나 불합격했다면 당연히 자신의 패인을 생각할 것이다.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단 두 가지밖에 없다. 방법이 좋지 않았거나 노력을 하지 않았거나. 어느 쪽의 문제였는지 확인하는 것은 간단하다. 내가 공부하는 동안 필사의 노력을 하였는가, 스스로 물으면 된다. 필사의 노력을 다했는데도 떨어졌다면 그것은 방법이 문제였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노력이 문제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패인을 외부에서 찾는 나태한 수험생들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패인을 수험생활에 있다고 의심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세끼를 챙겨 먹어야 한다. 강의는 기초부터 빠짐없이 들어야 한다 등 ‘방법’이나 ‘노력’이 아니라 이상한 곳에서 불합격의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문제를 공부 자체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찾는 나태한 행동은 결국 자신의 목표를 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합격’이 아니라 ‘모범적인 수험생’이 목표가 되었으니 말이다.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는 수험생은 합격과 점점 멀어지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든 사람이라면

    수험생들은 이상한 믿음을 갖기 쉽다

    수험생들이 무작정 믿고 따르는 근거 없는 규칙 중 대표적인 것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시험공부를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바람과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스스로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무작정 이것을 받아들이면 수험생활 전반을 망가뜨리기 딱 좋은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시험을 준비할 때 나는 시험 직전 기간만 빼고 주로 새벽에 공부를 했다. 당시에는 ‘아침형 인간’이 굉장히 유행했는데, 그래서였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불합격을 예약해둔 수험생 취급을 받았다. 나는 그런 미신, 소문, 고정관념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무엇이 더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운이 좋아 아침에 일어난다고 해도 오전 내내 골골대기가 쉽다. 또는 오후나 저녁이 되어야 확실히 공부가 잘된다고 느껴온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시험공부를 시작한 후 남들이 다 좋다는 ‘아침형 생활’을 하기로 했다면? 그 사람은 공부는 둘째치고 아침형 생활을 하기 위해, 그것이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 큰 에너지를 써야만 한다. 그야말로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다.


    수험생활에 있어 공부법, 수면, 식사 등 모든 것은 합격이라는 목표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합격에 적합한 상태가 되기 위해 내가 가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아침형 생활이든 규칙적인 생활이든 그 자체는 의미가 없다. ‘합격’에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 그 수단적 의미만 있을 뿐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런 규칙들은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나는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인상 깊게 읽은 책 중에 『선물』(Present) 이라는 책이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과거로부터 현재를 배우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인데, ‘현재(Present)’가 바로 인생의 모든 걸 바꿀 수 있고 결정지을 수 있는 ‘선물’(Present) 이라는 내용이다.


    사법시험 2차 준비를 모두 2월에 시작할 때, 나는 그보다 8개월이 늦은 10월부터 시작했다. 그것도 시험 준비만 하는 게 아니라 제적을 면하기 위한 학교 졸업학점 취득과 함께 준비를 했다. 내 선택이긴 했지만 그 8개월의 격차는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 공부를 시작하고 한동안은 그냥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 정도였다. 그래서 뭐든 부족한 상황이었고 목표를 이룰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도 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괴로움의 실체를 따져보기로 했다. 이 상황이 내가 진짜 두려워해야 할 상황인지 말이다.


    노트에 적어가며 내 괴로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모든 걸 쏟아부어서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객관적인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저 부족한 공부시간을 들먹이며 시험공부를 지연시키려고만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얼마만큼 공부를 못 했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어느 정도 공부하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시험공부에 있어서 지나간 시간, 지나간 일을 후회하거나 괴로워하는 사람은 아마추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바꾸려면 과거에 연연할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차피 지나간 일은 절대 바꿀 수 없다. 계속 후회하고 있으면 의욕을 상실하고 불안감만 키워 부정적인 영향만 준다. 오로지 긍정적인 결과를 만드는 요인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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