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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보카도 심리학
저   자 : 정철상
출판사 : 21세기북스
출판일 : 2020년 04월

  • 아보카도 심리학


    아보카도 심리학 : 단단한 마음을 위한 자기 탐구

    아보카도를 둘러싼 논쟁의 진실

    옛말에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조금씩 쌓이면 나중에 큰 결과가 나타난다는 말로, 주로 저축이나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쓰이는 속담이다. 요즘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몇 년 전 호주에서 한 유명 칼럼니스트가 신문에 “청년들이 아보카도 브런치를 매일 먹는 돈만 아껴도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써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집값이 너무 비싸 집을 못 산다는 밀레니얼세대의 불만은 핑계라는 것이다.


    이 칼럼에 대해 청년들은 크게 반발했다. 시드니 시내 평균 집값 계약금은 샌드위치 5,000개의 가격과 같고, 무려 48년간 주말 브런치를 포기해야 시드니에 집 하나를 살 수 있는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둘러싼 세대 논쟁이 불붙은 것이다


    일명 ‘아보카도 논쟁’으로 상징되는 밀레니얼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은 단지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노동기구가 2017년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청년실업률이 13.1%로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했다. 게다가 고령화 사회로 청년이 취업하기 쉬운 일본조차 정작 밀레니얼세대를 위한 좋은 일자리는 부족하다.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한 회사에 정착하지 못하고, 프리터족이 청년 취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

    남의 큰 상처보다 제 손톱 밑 가시가 더 아프다

    인간은 누구나 여러 가지 이유로 다양한 문제를 겪는다. 그로 인해 고통도 느낀다. 어느 누구에게나 문제가 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은 지구 어딘가에서 지진이 발생해 수천 명이 죽는다 해도 당장에 내 손톱이 부러진 고통을 더 아프게 느낀다. 그게 사람의 마음이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보다는 자신의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부조리하다고 느끼는가. 하지만 그런 이기적 마음을 깨달으면 이타심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왜 나만 이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 다음의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던져야할 질문들

    지금 마주친 문제는 나에게만 일어난 특수한 문제일까?

    나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인가?

    선입견에 사로잡혀 문제를 잘못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마주친 문제를 스스로 개선해 보려고 노력했는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혀 다른 방안을 스스로 배제하고 있지 않은가?

    사소한 문제를 너무 어렵게 받아들이며 확대 해석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지나치게 고민하고 있지는 않은가?




    가치 심리학 : 자존감의 근원을 찾아서

    수준 있는 질문이 수준 있는 인생을 만든다

    “삶에서 던지는 질문의 수준이 생각의 수준을 결정하고, 생각의 수준이 삶의 수준까지 결정한다.” 앤서니 라빈스의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습관적으로 하는 일상의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올바른 질문은 생각하는 방법과 감정까지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즉, 성공한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당면한 상황에서 누가 더 나은 질문을 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수준 있는 질문이 수준 있는 인생을 만든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 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면 질문을 달리해야 한다.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질문을 던지고 답해야 한다. 지금보다 나아지려면 스스로 꿈, 성격, 신념, 철학, 삶의 가치관, 내면의 울림 등의 내적 부분뿐만 아니라 경제력과 같은 실질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류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그 해답을 찾으려 힘쓸 때 변화와 성장이 일어난다.


    당신 눈에 비친 내 모습은 어떤가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 탐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도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인간의 삶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진행되며 지극히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한 검사 도구를 사용해 도움을 구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자아 탐색을 완성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인 사색과 더불어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대개 인간은 타인에게서 좋은 면보다는 나쁜 면을 먼저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칭찬보다는 충고를 많이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대는 이런 충고를 잔소리라고 받아들이며 흘려듣거나 기분 나빠한다. 때로는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물론 악의적 비평이나 악플을 일일이 신경 쓰면서 마음의 상처로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그런 해로운 독설은 잊어버려도 좋다.


    하지만 사람들의 지적이나 비평 속에 내가 정말로 개선해야 할 방향과 문제 해결 방안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작은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결정적으로 나를 무너뜨리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가슴을 열고 다른 사람의 비평을 삶의 보약으로 받아들인다면 한 단계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를 존중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20대 초반, 죽고 싶을 정도로 나 자신을 미워한 적이 있다. 당시의 나는 돈도 없고, 무능하고, 머리도 안 좋은 데다, 의지력도 약하고, 앞으로의 미래도 깜깜하게만 느껴졌던 시절이었다. 누군가 현재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라고 했다면 주저하지 않고 검은색으로 칠했으리라. 만일 미술 치료를 하는 사람이 그 그림을 봤다면 우울증이나 정서적 불안으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을 것이다.


    그렇게 한정 없이 헤매던 무렵, 몇 권의 책을 읽고 큰 힘을 얻었다. 『아카바의 선물』『프랭클린 자서전』『적극적 사고방식』『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등의 자기 계발 서적들이었다.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오래된 책들이지만, 그 당시 내게 이런 책들은 어둡게만 보이던 내 삶에 용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준 한 줄기 빛 같은 책들이었다. 나는 책에 나오는 문구들을 작은 수첩에 기록해 두고 반복적으로 읽으며 마음속으로 새겼다. 그리고 옮겨 둔 문구들을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써 자기 암시에 성공했다. 그렇게 내면의 열등감을 서서히 제거해 나가며 자존감을 높여나갈 수 있었다.


    자존감이란 자기가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를 의미한다. 자존감은 자신이 맡은 사회적 역할, 가정에서의 처우, 외모와 신체에 대한 만족도 등에서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누가 뭐래도 자기가 자신을 확고히 믿을 때 가장 훌륭한 방패가 될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을 존중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 세상 누구도 나를 이유 없이 떠받들어 주지 않는다. 나 자신을 높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나 스스로 자신을 높이는 것이다. 그래야 대인 관계에서도 긍정적 관점을 가지게 되며 삶의 질을 높이고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관계 심리학 : 너무 가깝거나, 너무 멀거나

    충돌을 두려워하지 말라

    용서의 진짜 의미

    타인에게 상처 받았을 때,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 증오하면서 오히려 자기 인생까지 망치려 드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나 어리석은 복수인가. 용서라는 건 과연 상대만을 위한 것일까? 아니다. 상대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야만 자신의 깊은 상처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비록 상대가 잘못했더라도 나를 위해 상대를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자식에게 지나친 사랑을 퍼붓는 부모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어떤 부모는 자식이 사명감을 가지고 하려는 일을 ‘돈이 안 된다. 안정적인 일이 아니다. 남들 보기에 좋지 못하다. 네가 할 일이 아니다’ 같은 말로 진로를 가로막는다. 이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부모님의 말에는 새겨들을 부분이 많다. 하지만 부모님은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주장만 펼칠 가능성이 높다. 부모님의 조언이 내 삶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때는 반대를 뛰어넘어 맞설 용기도 필요하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하고자 하는 의지와 신념이 확고해지면 맞서야 할 상황이 보일 것이다. 선택은 자기 확신이다.


    만일 가족에게 상처 받은 과거가 있다면 용기 내 맞서고, 사과 받고, 용서하자. 혹시 사과를 받지 못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위해 용기를 냈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잘못한 과거도 마찬가지다. 이제 그만 자기 자신을 용서하자. ‘자기 용서’란 자기가 범했던 실수, 타인에게 상처 줬던 일, 하지 말았어야 했던 행동 등의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이와 동시에 자신을 지나치게 비난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스스로를 토닥거리는 행위는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용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진심으로 전해진다. 누군가를 용서하고 그를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도 당신이 용서했음을 눈치 채고 고마워하며 조심할 것이다. 자신에게도 그렇게 하면 된다. 그때 왜 그랬는지 이해한다고, 이제는 용서한다고 말해 보자.


    외로움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연습

    사람은 누구나 고독해 하지만, 어쩌면 젊을수록 고독은 더 견디기 어려운 걸지도 모르겠다. 청춘의 시기에는 늘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어 한다. 인간에게 가장 강력한 본능 중에 하나가 사랑이다. 성장할수록 사랑에 대한 목마름과 갈증이 점점 심해져 가족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집을 떠나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특히 젊은 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이성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특히 커진다. 썸을 타고 연애를 하기도 하며 어린 시절에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감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이내 찾아오는 싫증과 이별의 아픔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기도 한다. 다시는 그런 아픔을 느끼고 싶지 않아 사랑이라는 감정을 두려워하게 되고,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보다는 삼삼오오 몰려다니기 좋아한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각종 모임이나 동아리 등에 가입해 소속감을 느끼기도 하고, 집단행동에도 동참하면서 무리 속에서 허전함을 달래고 소속감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다. 무리로부터 떨어져 혼자가 되면 금방 깊은 고독감에 빠져든다. 그래서 새벽까지 SNS를 붙들고 있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20대는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앞으로 이뤄 나가야 할 사회적,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위해서라도 고독을 견디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 어울려 다니려고만 하기보다는 혼자 밥도 먹고, 혼자 공부도 하고, 혼자 여행도 하면서 홀로 서는 법을 연습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고독 속에서도 깊이 사색하고 숙고하며 삶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다.



    그림자 심리학 : 내 안의 또 다른 나

    익명의 그늘이 현실을 만날 때

    어떤 사람이 악플러가 되는가

    악플은 비평적인 논조와는 다르다. 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 욕지거리가 난무하는 댓글, 내용 전체는 안 보고 일부분의 내용만 물고 늘어지면서 억지를 부리는 댓글, 자기주장만 옳다고 우기는 댓글 등이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악성 악플러’들은 유독 저질스러운 욕지거리를 도배하는 이들을 뜻한다. 이들 때문에 고통받고 심지어 목숨까지 끊는 사람들도 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이들의 심리와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악플러의 심리적 특징

    대부분 충동적이고 공격적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개의치 않는다. 어느 한쪽으로만 편향적이며, 사고 흐름이 일방향이다. 익명성을 이용해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자신의 공격성을 해소한다. 가학적이고 관음증적인 기질이 많다.


    *악플러의 행동적 특징

    자신의 신상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다. 논리가 단순하고 심지어 주제나 내용이 연관이 없을 때도 있다. 생각나는 대로 댓글을 달며, 습관적으로 욕지거리를 남긴다.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낮은 자존감이 자리잡고 있다. 지식이 풍부하고 고양된 도덕성을 가진 것처럼 우월한 자세를 견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허세다. 가면을 쓰고 도덕군자처럼 행세하다가도 치부를 파고들면 시정잡배로 돌변한다. 인간다운 품위가 없다. 자기 내면의 심리적 상처를 꽁꽁 숨겨 놨다가 어떤 대상을 발견하면 그 대상에게 자신의 상처를 투사하며 분노를 표출한다.


    물론 건전한 리플러들도 많다. 그들 역시 때로는 비판적이지만 수준 낮은 악플러들과는 다르기에 구분할 필요가 있다. 건전한 리플러와 달리 악플러들은 글쓴이와 자기 입장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또한 인터넷으로 공개된 글은 작성자의 책임감이 요구되는 반면, 댓글에는 책임감이 적다는 점을 이용해 함부로 쏟아놓고 간다.


    악플러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상대의 사이트를 찾아서 똑같이 손을 더럽히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악을 쓰고 맞붙는 방식도 결국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오히려 진흙탕 싸움이 돼 해를 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나는 다양한 경험의 결과 ‘궁휼’이라는 해답을 찾았다. 그들을 가엾게 여기고 그 상황 속에서도 나에게 긍정적인 측면을 찾아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악플을 통해 어떤 역경 속에서도 강인한 정신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됐다. 한편으로는 나와 전혀 다른 입장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도 된다. 경우에 따라 전혀 다른 새로운 관점을 배우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악플은 즐겁지 않다. 나는 사회적 체면을 생각해서 악플이 달려도 완곡하게 댓글을 다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은 제대로 받아치지 못해서 화가 날 때도 있다. 그때마다 이 문장을 떠올린다.


    “일부 대중이 미워하더라도 내버려 둬라.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당신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자들, 적들이야말로 당신이 든든하게 의지할 토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존재다. 한가운데로 휩쓸려 들어가지 마라 그곳에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로버트 그린, 『전쟁의 기술』중에서


    마지막으로, 공개된 매체에 글을 쓸 때는 그 내용을 한 번씩 탈고하는 습관을 갖자. 내 글에 떳떳할 수 있어야 악플에도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다. 악플러에게 공격받는다고 해서 그들과 같은 수준으로 대응할 필요도 없다. 올바르게 생각을 풀어낸다면 SNS 활동도 건강하게 지속해 나갈 수 있다.



    선택 심리학 : 삶의 기로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이유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중국 음식점에서 다들 한 번씩 하는 고민이다. 오죽하면 짜장면과 짬뽕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짬짜면’이라는 메뉴가 다 나왔을까. 나는 짜장면을 선택했는데, 막상 음식이 나오니 친구의 짬뽕이 더 맛있어 보일 때가 있다. 게다가 그날따라 짬뽕이 맛있다며 후루룩거리기라도 하면 ‘잘못된 선택’에 괴로움마저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막상 짬뽕을 먹어도 상황은 비슷할 수 있다. 그때는 또 짜장면이 탐날 수 있으니까. 또한 친구가 짬뽕을 유독 맛있게 먹는 건 어제 과음을 해서일 수도 있다. 아니면 오늘따라 내가 시킨 짜장면이 맛이 없어서 상대의 짬뽕이 탐나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이런 고민을 중국 음식점에서만 하는 걸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매순간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매번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갈등하고, 때로는 자신의 선택에 괴로워하길 반복한다. 그게 짬뽕과 짜장면을 놓고 하는 정도의 갈등이라면 문제도 아니다. 문제는 그보다 훨씬 중대한 결정을 앞에 놓고 다른 선택을 탐내게 될 때다.


    이를테면, 친구와 나는 각기 서로 다른 전공을 선택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와 다른 선택을 한 그 친구가 나보다 좋은 직장을 다니고, 나보다 좋은 차를 타고, 나보다 더 나은 배우자와 결혼하고, 나보다 좋은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럴 때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


    선택에 만족하는 법

    그렇다면 짜장면을 선택한 뒤에는 짜장면에 만족하고, 짬뽕을 택한 뒤에는 짬뽕에 만족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물론 있다. 상대의 상황이나 말에 쓸데없는 감정이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된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적으로 느끼는 순간 오히려 그것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배 아파하지 말고 그냥 보내자. 조금 늦더라도 한 걸음씩 꾸준히 가면 언젠가는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라. 만화가 이현세 씨도 그러지 않았던가. 천재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그들을 붙잡으려 하지 말라고. 그들을 놓아두면 그들은 언젠가 신(神)의 벽에 마주치며 절망하기 마련이라고. 사람은 오로지 자신이 가야할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나무 밑에서 잠자는 재능 있는 토끼를 앞지를 날이 올 것이다.


    물론 20대의 관점에서 토끼와 거북이는 완벽한 거짓 동화로 느껴질지 모른다. 단거리 경주에서 토끼가 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생은 마라톤이다. 다만, 42.195킬로미터가 아니라, 42억 195킬로미터가 넘는 초장거리 마라톤이다. 그 안에는 수많은 역전과 추월이 존재한다. 남들과 비교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최고의 것, 남의 것만 부러워하지 말고 차선의 것,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방법을 배우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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