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지은이 : 마커스 버킹엄 외(역:이영래)
출판사 : 쌤앤파커스
출판일 : 2019년 11월




  • 이 책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한 편의 파격적인 논문에서 시작되었다. ADP 연구소의 ‘2018 세계 업무 몰입도 연구’의 통계조사 분석결과, 우리가 이제껏 일에 관해 진실이라고 믿어온 수많은 것들이 다 거짓임이 드러났고, 그 논문은 그 현상과 원인을 적나라하게 분석해 경영계, 기업계에 핵폭탄급 충격을 주었던 것이다. 

    이 연구를 진행한 마커스 버킹엄은 세계적인 여론조사 기관 갤럽에서 20년 넘게 기업의 인적 자원과 성과에 대해 연구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강점 혁명’으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또한 공저자인 애슐리 구달 역시 딜로이트, 시스코 등에 몸담으며 ‘현실 세계’의 일과, 사람, 조직, 성과를 연구하고 있다.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지에 신경 쓴다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목록이 보여주는 것

    <포천>은 매년 1월 기업 순위를 발표하기 때문에 1월호 판매량이 가장 많다. 그 기업 순위는 각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익명 조사(일명‘신뢰 지수Trust index)와 각 기업에서 직원들에게 어떤 투자를 하고 무엇을 제공하는지 설명하는 내용을 담아 제출한 자료(‘문화 감사Culture Audit’라고 부르는)를 근거로 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포천> 편집팀과 일하기 좋은 직장 연구소(Great Place to Work Institute) 분석가들은‘그 해에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목록을 작성한다.


    실제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해당 회사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포천>이 제공하는 목록을 읽는다. 그곳 직원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나를 어떻게 대할까? 하루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입사지원, 인터뷰, 협상 그리고 결국 직장을 얻기까지의 긴 과정을 거치고 있는 내게 그 회사는 내가 헌신하는 만큼 나나 내 경력에 돌려주는 회사일까?


    보도자료, 순위에서 앞자리를 차지한 기업을 설명한 <포천>의 기사를 읽고 나면 당신은‘문화’라는 단어에 이른다. 세일스포스는 오하나 플로어가 대변하는‘가족 같은 문화’를 자랑한다. 웨그먼스에는‘사람들이 음식으로 보다 건강하게, 보다 나은 삶을 누리도록 한다’는 사명에 기반한 문화가 있다. 이 같은 사례로 판단하건대 문화는 정말 중요한 요소다. 어쩌면 문화는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그 일을 어떻게 하는지, 직원이 보수를 얼마나 받는지, 회사의 현재 주가가 얼마인지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문화는 전략을 아침으로 먹는다”고 하지 않는가!


    애플의 이미지와 애플에서 일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이 주제를 다루는 방대한 문헌에 따르면 문화가 중요한 것은 3가지 커다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첫째, 직장 문화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준다. 당신이 파타고니아(Patagonia)에서 일한다면 서핑하기에 좋을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해안도시 옥사나드에서 일할 경우 신입직원 교육은 하루 종일 해변 파티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면 당신이 골드만 삭스에서 일한다면 서핑은 꿈도 꿀 수 없다. 오히려 당신은 늘 성공한 사람, 즉 승자가 되어야 한다. 당신이 딜로이트, 애플, 칙필레(Chick-fil-A)에서 일할 경우 사람들은 당신을 특정 이미지로 바라본다. 그곳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주고 당신을 차별화하는 어떤 것, 당신네 종족의 분명한 특징을 말해준다.


    둘째, 문화는 곧 우리가 성공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2017년 초 테슬라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1년 먼저 계약금을 내야 하는 전기차를 주문해서가 아니라 일론 머스크가 근사한 문화, 그러니까 최첨단조차 뒤쳐지게 만드는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셋째, 문화는 우리가 원하는 회사의 방향을 가리키는 표어다. 어느 순간부터 기업의 고위 리더 직무 기술서에서 성과 문화, 피드백 문화, 포용 문화, 혁신 문화 등 특정 종류의 문화를 거의 하루아침에 만드는 일과 사람의 행동 방식을 지배하는 고유 자질로 회사 방향을 이끄는 일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포춘>이 제공하는 목록을 읽다 보면 당신 회사를 소개하는 것 중 당신의 직무 기술서에 포함된 것은 극히 일부라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회사 내에 탁아시설을 두는 것, 직원들이 근무시간의 20%를 취미생활에 쓰는 것, 새로운 직원을 추천하고 커다란 보상을 받는 것, 지붕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는 것은 감탄할 만한 계획이지만 이 중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정말로’어떠냐고 물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그들이 태양 전지판이나 카페테리아가 아닌 진짜 회사 일을 궁금해 한다는 것은 바로 알 수 있다. 당신은 진지한 자세로 일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관리자가 편파적인지, 분쟁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정규회의를 끝낸 후 진짜 회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승진하는지, 임직원들 사이에 텃세가 있는지, 고위 간부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권력거리(Power distance, 부하와 상사를 격리하는 감정적 거리)가 얼마나 먼지,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 중 어떤 것이 더 빨리 퍼지는지, 성과를 어느 정도 인정해주는지, 성과와 사내정치 중 어떤 것을 우선시하는지 이야기할 것이다. 즉,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명한다.


    당신은 이것을‘문화’로 불러도 좋을지 알지 못한다. 현장 수준의 세부사항에 각각 어떤 이름을 붙이는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이 정말로 관심을 보이는 것은 현장 문제다. 그것은 당신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렇다면 팀 리더에게 가장 긴급한 문제는 당연히 그러한 일들이다.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지키지 못할 계획 세우기

    당장은 눈에 뜨지 않지만 몇 년 지나면 당신은 계획 수립에 어떤 패턴과 매년 되풀이되는 예상 가능한 리듬이 있음을 알아차린다. 예를 들어 9월이면 11월의 정기이사회를 앞두고 회사의 고위임원들이 외부 워크숍을 진행한다. 스와트(SWOT, 기업 환경의 강점ㆍ약점ㆍ기회ㆍ위협 요인) 분석을 하고 초빙한 외부 컨설턴트까지 가세해 분석과 토론, 제안과 반대 제안에 열을 올리고 나면 어느덧 임원들은 손에 전략 계획서를 들고 있다. 그 계획서를 이사회에 제출해 승인을 받으면 임원들은 그것을 직속 부하직원과 공유한다. 이후 그 계획은 다른 많은 계획(부서별, 부문별, 지역별 계획 등)으로 나뉜다. 이전 계획보다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계획이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계획을 제대로 세우고(우리의 판단 기준에서) 여기에 모든 팀의 계획을 첨부해 광범위한 회사 계획을 만들고 나면 자신감이 충만해진다. 동시에 이 모든 계획에는 기대감이 담겨 있다. 늘 미래를 만들어가려 시도하는 우리는 계획을 마치 몇 달 뒤 우리가 만들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펼쳐놓은 발판으로 여긴다. 계획은 우리에게 확신을 준다. 확신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불확실성을 가로막는 방벽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계획을 세우는 일이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모든 기획회의를 하느라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점차 공허감이 느껴진다. 서류상으로는 모든 것이 근사하고 깔끔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실제로 일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고 그것을 아는 당신은 곧 또 다른 기획회의로 돌아온다. 사정상 조금 연기했다가 회의를 열면 계획이 또 다른 방향으로 표류한다. 마침내 팀이 세부사항을 확정하는 시점에 이르렀을 때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 자각이 드러나면서 처음 시작한 것을 재고해야 한다.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자면 급격한 변화 속도로 인해 본질적으로 계획의 수명이 짧다.



    최고의 인재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당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언제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한 역사가에 따르면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Florence Foster Jenkins)는“세계 최악의 오페라 가수였다. 그녀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녀만큼 음악 부호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람은 없었다. 작곡가 콜 포터(Cole porter)는 계속 이상하게 흘러나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크게 웃지 않으려고 꼬챙이로 다리를 찌르곤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고 결국 카네기홀 무대까지 올랐다.


    플로렌스처럼 능력이 형편없으면서도 어떤 활동을 굉장히 좋아하는 듯 보이는 사람을 자세히 살피면 활동 그 자체가 아니라 활동의 덫을 좋아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플로렌스의 경우 그 덫은 공연자에게 주어지는 관심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백악관에서 연주할 정도로 성공적인 피아니스트였다. 그런데 부상을 당해 피아노 연주를 그만두면서 무대에 오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평범한 성과라는 바다’에 있는 찰나의 위대한 순간에 매료되어 그 빛나는 순간을 다시 만들려고 쉼 없이 탐색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경우든 인간은 대개 선천적으로 잘하지 못하는 활동을 깊이 사랑할 수 없는 것 같다.


    대신 우리는 즐거움이 느껴지는 활동에 끌린다.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사기를 고양해 더 나은, 더 회복력 있는, 더 창조적인 어떤 것이 드러나게 하는 요소가 담긴 듯한 활동이 있다. 이 감정은 모두에게 있지만 우리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른 활동에서 이런 즐거움을 찾는다.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나면 우리는 그 일에서 정말 뛰어날 수 있다.


    자기 일에 정말로 뛰어난 사람을 볼 때,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 우리도 이러한 감정을 느낀다. 리더가 당신에게 창의력, 혁신, 협력, 회복력, 직관, 생산성을 기대한다고 말할 때 그는 사실“우리는 당신이 일하는 시간을 당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활동, 당신을 기쁘게 하는 과제로 채우길 바란다”고 말하는 셈이다.


    일과 강점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을‘일상적’으로 받는 것은 높은 실적의 필수 조건이다. 최고의 팀을 이끄는 리더는 팀원들의 강점을 인정하고 그들이 매일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도록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역할과 책임을 조정한다. 팀 리더가 이렇게 하면 인정, 사명감, 명확한 기대 같은 것도 덩달아 좋아진다. 반대로 팀 리더가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돈, 직위, 응원, 회유 등 그 무엇으로도 그것을 만회할 수 없다. 강점과 역할이 최적으로 조화를 이룰 때 최고의 팀이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기업은 시스템, 절차, 기술, 의식, 언어, 철학 측면에서 정확히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표준화한 모델을 기준으로 직원들을 평가하고 가능한 한 그 모델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몰아댄다. 그들은 다재다능한 사람이 최고의 직원이라는 거짓말을 중심으로 조직을 만든다.


    탁월함은 개별적이다

    대다수 대규모 조직 내부에 있는 이론 세계, 즉 질서와 정돈의 필요에 사로잡힌 세계에서 완벽한 직원은 자기 역할에서 꿈꾸고 규정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갖춘다. 현실 세계에는 이처럼 복잡하게 규정한 긴 역량 목록이 존재하지 않으며 설령 존재할지라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영국의 여우사냥이 먹지도 않을 것을 쫓는 데서 얻는 희열이라면 역량 모델은 무관한 것을 쫓는 데서 얻는 희열이다. 현실 세계에서 불완전한 우리는 각자 자신의 독특한 형질과 기술로 최선의 조합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이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 다시 말해 자기 일을 사랑하고 지성과 자제력으로 그 사랑을 키우는 사람이 가장 크게 기여한다. 최고의 직원은 다재다능하고 자신의 획일적인 능력에서 충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다. 그와 정반대로 특출한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직원이다. 저마다의 날카로운 특출함을 사랑으로 연마하면 그들은 가능한 한 최선의 기여를 하고 가장 빠른 성장을 보여주며 궁극적으로 가장 큰 기쁨을 발견할 것이다.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오래전부터 이 점을 알고 있었다. 학창 시절이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마‘이 귀찮은 일을 치워두고 내가 정말로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만 있다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을 누구나 해봤을 터다. 사실 우리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과 그 독특함을 어떤 훈련과 괴롭힘으로도 없애지 못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바쁜 팀 리더가 팀원이 각각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것에 동기를 부여받으며, 인간관계 단서에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물론 다른 종류의 칭찬에 기뻐한다는 사실과 대면하는 것은 압도적으로 부담스런 일이다.



    사람들에게는 타인을 정확히 평가하는 능력이 있다

    인재를 심사하기 위한 오만 가지 시스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당신의 상급자들은 한곳에 모여 당신을 평가한다. 그들은 당신의 실적ㆍ잠재력ㆍ직업상 포부를 이야기하고 당신의 보너스, 특별훈련 프로그램 참여, 승진 같은 중대한 문제도 결정한다. 이 회의는‘인재 심사’라고 불리며 거의 모든 조직이 그들 나름대로 인재 심사 과정을 진행한다.


    이 인재 심사는 조직이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장치다. 조직은 최고의 직원을 행복하게 하고 그들이 계속해서 도전받게 만드는 동시에 기여하는 것이 없는 사람은 솎아내고 싶어 한다. 대다수 조직의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직원의 봉급과 수당이기 때문에 상급자들은 이 회의에 매우 진지하게 임한다.


    규모가 큰 조직의 모든 상급 리더가 가장 몰두하는 문제이자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문제는‘우리가 직원들의 진짜 모습을 보고 있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이것은 상급 리더들이 밤잠을 설치게 하는 문제다. 그들은 팀 리더가 자신만큼 조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을 정확히 알아보지 못하며 팀 리더들이 직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한다.


    이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 회사는 인재 심사 절차를 강화하는 온갖 시스템을 마련한다. 실적과 잠재력을 보다 정확히 규정하고 싶어 하는 많은 조직이 팀원의 역량 목록을 만들고 이를 기준으로 연말에 팀원들을 평가한다.


    인재 심사는 1년에 한두 번 이뤄진다. 개개인은 동료, 직속상관, 상사에게 평가를 받고 그 점수는 한 해 중반이나 연말에 합산해 최종 실적 평가로 남는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수많은 기업이 직장에 상시평가제를 도입하자 인적자원 관리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들은 자사만의 상시 평가 도구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와 제너럴 일렉트릭 같은 대규모 조직은 자사 고유의 평가 도구를 만들고 있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도 타인을 정확히 평가할 수 없다

    이처럼 평가에 광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면 실시간 평가를 목표로 하는 경쟁은 필연적 결과다. 이 모든 것은‘우리는 어느 정도의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는가’라는 조직의 관심에 부합한다. 당신의 관심은 조금 다른 부분에 있지 않은가. 역량과 고과 조정과정, 행동 기준은 당신에게 다소 난해해 보일 테고 이를 크게 염려하지도 않을 것이다.


    대신 당신에게는 당신의 봉급, 승진 가능성, 심지어 고용 문제까지도 당신을 노골적으로 제외한 회의에서 결정하는 현실 세계의 몇 가지 측면이 더 확실하게 와 닿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나를 좋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그들이 나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그런 결정을 내리는 회의실에서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알고 싶다.’ 당신의 관심은 이런 데 있다. 또한 당신은 평가 척도, 동료 설문, 상시 360도 앱을 궁금해 하고 이것이 당신의 가장 좋은 모습을 정확히 표현해줄 만큼 과학적이고 공정한 과정이기를 바랄 것이다. 이후 결과가 어찌되었든 말이다. 그래야 최소한 당신이 인간으로서 혹은 팀원으로서 자신의 진가를 공정하게 해명할 기회를 얻을게 아닌가.


    당신이 알면 괴롭겠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이들 중 어떤 것도 효과가 없다. 이러한 도구와 모델, 합의 절차, 철저한 역량 평가, 주의 깊은 고정 평가 척도 중 어떤 것도 회의에서 당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 이 모든 것은 사람들에게 타인을 정확히 평가하는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하지만 사실 그런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는 잠재력이 있다

    ‘잠재력’이라는 대단히 이상한 개념

    당신의 회사는 극대화 기계다. 회사는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이용하길 원한다. 이에 따라 회사는 정확히 누구에게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일에 관심이 크다. 문제는 회사가 이 좋은 의도를 현실로 옮기는 방법에 있다. 왜 회사는 특정 사람에게서만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직원들은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산’이라는 상투적인 문구는 모든 직원에게 적용된다. 우리가 살펴보았듯 인간의 두뇌는 성인기에도 학습하고 성장하는 능력을 잃지 않는다. 각각의 두뇌는 다른 속도와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지만 이는 제각각 다르게 학습한다는 의미일 뿐, 어떤 사람은 학습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제 값어치를 하는 모든 극대화 기계에 가장 좋은 행동 방침은 선택한 몇몇 두뇌에만 집중하고 다른 두뇌는 없애기보다 각 두뇌가 어디에서, 어떻게 최대 성장을 이룰지 알아내는 것이다.


    사실 잠재력이라는 포괄적 자질 개념은 대단히 이상하다.


    잠재력이 큰 사람은 다양한 배경과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눈에 띄게 동료들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낸다. 뛰어난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는 동안 그들은 회사 문화와 가치를 모범적으로 반영한다. 더구나 그들은 조직 내에서 경력을 쌓는 내내 강력한 성장과 성공 능력을 동료들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아주 바람직한 특성처럼 보이지 않는가. 높은 실적으로 올리고 회사 문화를 구현하며 빠른 학습 능력과 성공 기질을 갖춘 사람은 모든 팀 리더가 꿈꾸는 유형이다. 그렇지만 이 정의는 공허하게 들린다. 실제로 이처럼 팔방미인이 되려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우리에게 이러한 자질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독특하거나 특별하지 않고 학습에 능숙하지만 특색이 없으며 배경과 환경이 우리를 정의해주길 바라는 빈 그릇이나 깨끗한 도화지와 다름없다는 뜻이다. 이 얼마나 우울한 일인가!



    일과 생활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달성하기 어려워서 더 매력적인 ‘균형’

    균형은 인류 역사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개념이다. 균형은 항상 얻기 위해 애써야 하는 옳고 고결하며 현명하고 건강한 상태로 여겨졌다. 어쩌면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매력이 더 커진 것인지도 모른다. 결함을 고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균형 달성도 현실에서 성취하기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당신은 일에 파묻혀 곡예를 하듯 삶을 이어간다. 아주 많은 사람이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바람에 당신은 늘 시간에 쫓긴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도 당신은 곡예를 무사히 이어가면 관심과 에너지를 잘 분산해 가정과 직장에서 누구도 당신이 무심하다고 여기지 않고 최소한 자신이 노력한 만큼 적절한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젊은이든 노인이든, 부유한 사람이든 빠듯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든, 사는 곳이 어디든 실제로 삶에서 균형을 찾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다. 균형이 이득보다 골칫거리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 삶에서 균형을 찾느라 애쓰는 것은 우선순위 분류처럼 여겨진다.


    우선순위 분류가 삶의 필수 요소일 수도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선순위 분류로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이는 우리를 자신에게서 멀어지게 만든다. 결국 균형은 도달할 수 없는 목표다. 더구나 세상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바람에 균형도 찰나에 불과하다. 정확한 균형을 찾아도 금세 어떤 일이 생기면서 균형은 무너져버리고 그러면 우리는 다시 균형을 찾기 위해 공을 들여야 한다.


    이상적인 균형은 우리의 인간성, 즉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의 핵심을 없애고 그 자리에 완수할 수 없는 전략을 끼워 넣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은 힘들 수 있다. 이것은 삶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2가지 모두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모든 것의 균형을 찾는 일이 해답이 아니라면 답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에게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일에서도, 삶에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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