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상식사전
 
지은이 : 김민구
출판사 : 길벗
출판일 : 2019년 03월




  • 이제 우리의 의식주는 경제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내 예금통장의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금리, 엔화 약세의 원인이 된 아베노믹스 등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알아야 내 돈을 지킬 수 있는 시대이다. 6차 개정판에는 ‘봉 차트’, ‘스몰캡’, ‘프로그램 매매’ 등 주식 기초 용어와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P2P 금융’ 등 최신 금융 상식도 수록해 부자가 되고 싶은 독자들이 기초 상식을 쌓는 데 도움을 준다. 면접을 앞둔 취업 준비생, 재테크를 준비하는 직장인, 교양지식을 쌓으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어원과 등장 배경, 교훈, 향후 전망, 그리고 현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까지 다룬 이 책이 최고의 경제 교과서가 될 것이다. 


    경제 상식사전


    경제 기초체력 쌓기

    부(富)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 트리클다운 이론

    트리클다운 이론은 양동이가 꽉 차 넘쳐흐른 물이 바닥을 고루 적시는 것처럼, 정부가 투자를 늘려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먼저 늘려주면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게도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 결국 경기가 활성화되고 덩달아 경제발전과 국민복지가 향상된다는 이론입니다. 고소득층의 소비지출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저소득층의 소득이 확대된다는 말이지요.


    미국 41대 대통령인 조지 워커 부시(아들 부시)가 1989년 경제정책으로 채택해 실시한 트리클다운 이론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다시 대두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기업들의 법인세를 깎아서 부자들에게 이득을 주면 부(富)가 물 흐르듯 흘러 가난한 사람도 잘살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소위 MB노믹스)도 트리클다운 이론에 기초한 것이었습니다. 세금 혜택과 수출 호조로 대기업은 많은 돈을 벌었고, 이 돈을 사내유보금 형식으로 쌓아놓았습니다. 문제는 기업들이 쌓아놓은 돈으로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위기관리에만 신경 쓴다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경기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줄이는 것이죠. 기업이 투자라는 수도꼭지를 꼭꼭 잠그다보니 중산층과 서민층에게 이른바 낙수효과가 스며들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빈부격차 심화 현상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이른바 ‘분수효과’입니다. 분수에서 뿜어져 나온 물이 아래로 흐르듯 정부가 저소득층 소비를 늘려 전체 경기를 부양하자는 이론이지요. 분수효과를 실현하기 위해 저소득층 복지 강화, 최저임금과 법인세율 상승,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늘리는 ‘부유세’ 신설과 같은 주장도 나옵니다.


    레드오션 속의 블루오션 - 퍼플오션

    경제용어를 공부하다 보면 오션(ocean)이 들어간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레드오션(red ocean)이죠. ‘경쟁이 매우 치열해 붉은 피로 물든 것 같은 시장’을 뜻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블루오션(blue ocean)입니다. 말 그대로 ‘푸른 바다’죠.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잘 알려지지 않아서 경쟁자가 거의 없는 유망한 시장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퍼플오션(purple ocean)이란 용어도 들어보셨나요? ‘보랏빛 바다’라는 뜻이지요. 힌트를 하나 드리자면,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으면 보라색이 나옵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해 경쟁이 치열한 기존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활용해 독창적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죠.


    퍼플오션 전략의 대표적인 예는 소재 하나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해 파급효과를 노리는 ‘원소스 멀티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입니다. 이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바로 ‘일본’입니다. 만화가 성공하면 그 만화를 원작으로 드라마를 만들고, 영화도 만들어서 하나의 원작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사진이나 캐릭터 상품으로도 응용해 끊임없이 상품을 만들어내죠.


    새로운 발상과 아이디어로 퍼플오션을 창출한 또 다른 사례로 즉석밥시장을 들 수 있습니다. 즉석밥시장은 1990년대 이후부터 여성의 경제활동, 전자레인지 보급률 증가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경쟁사들의 진입으로 즉석밥시장은 레드오션이 됐습니다. 이에 CJ는 2007년에 잡곡밥이라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건강을 걱정하는 현대인들의 욕망을 읽은 것이지요. 블루오션, 퍼플오션도 언젠가는 레드오션이 됩니다. 대중의 욕구는 진화하고 경쟁자는 생겨나게 마련이니까요.


    고성장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 골디락스

    골디락스(goldilocks)는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골디락스는 ‘금(gold)’과‘ 머리카락(lock)’의 합성어로, ‘금발머리’라는 뜻입니다. 골디락스는 영국의 낭만파 시인 로버트 사우디가 1837년에 쓴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금발머리 소녀 골디락스가 숲속을 거닐다 우연히 곰 세 마리가 살고 있는 집을 발견합니다. 그 집에는 아빠 곰, 엄마 곰, 아기 곰이 살고 있었는데, 마침 곰 가족은 모두 외출하고 없었습니다. 집 안을 둘러보던 골디락스는 곰이 끓여놓은 수프 세 접시를 발견합니다. 수프는 각각 뜨겁고, 차갑고, 적당히 따뜻했습니다. 허기에 지친 소녀는 그중 따뜻한 수프를 먹고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곰 가족은 집을 어지럽혀 놓고 태평하게 잠들어 있는 골디락스를 발견하고 으르렁거렸고, 골디락스는 잠에서 깨어 도망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동화는 경제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우선 소녀가 좋아한 적당히 따뜻한 수프는 경제 상태로 비유하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을 뜻합니다. 그리고 소녀를 위협한 곰 세 마리는 전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고유가, 부동산 거품, 인플레이션을 뜻합니다.


    2015년 미국은 높은 성장세에도 낮은 물가가 유지되는 골디락스 경제를 누렸습니다. 미국에 골디락스 현상이 일어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중국’입니다. 일반적인 공산품을 중국이 싼값에 제공하다보니 높은 경제성장에 비해 물가는 낮은 골디락스 현상이 벌어졌던 것이지요.


    한편 가격이 아주 비싼 상품, 싼 상품, 중간 가격의 상품을 함께 진열해서 중간 가격의 상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판촉기법이 있는데, 이때 중간 가격을 ‘골디락스 가격’이라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본능적으로 극단적인 선택보다 평균값에 가까운 것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골디락스 가격은 이를 이용한 판매기법이죠.


    친구 따라 강남 가는 - 밴드왜건효과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속담이 있지요. 남에게 이끌려 덩달아 같이 하게 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처럼 군중심리에 영향 받아 따라하게 되는 현상을 밴드왜건효과(bandwagon effect)라고 합니다. 밴드왜건은 서커스나 정치집회 때 행렬의 맨 앞에서 밴드를 태우고 다니며 분위기를 유도하는 자동차입니다. 서커스단이나 곡마단이 들어오면 행렬의 맨 앞 밴드왜건을 운행하면서 북을 치고 트럼펫을 연주합니다. 그러면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궁금해서 모여들고, 이를 본 다른 사람들까지 몰려들지요.


    사실 밴드왜건효과는 정치용어로 먼저 사용됐습니다. 1848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재커리테일러의 선거운동을 위해, 유명한 서커스 광대인 댄 라이스가 밴드를 결성해 유권자들을 공략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현대 정치에서 밴드왜건효과는 ‘될 사람을 뽑자’라는 의미로 통용되기도 합니다.


    밴드왜건효과는 경제학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소비에는 대개 수요의 법칙이 작용하지만, 때로는 가격과 관계없이 수요가 폭발하는 예외 현상을 보입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남들이 특정제품을 사는 것에 자극받아서 덩달아 같이 사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 퀴즈 하나! 사람들이 모두 특정제품을 사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만 나 혼자만 그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현상은 무엇이라고 할까요? 정답은 스놉효과(snob effect)입니다. snob은 ‘남들을 깔보며 혼자 잘난 척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말로는 ‘속물효과’라고 하지요. 다른 사람들과 구별 짓고 한 마리 우아한 백로처럼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다른 말로는 ‘백로효과’라고도 합니다.


    성질 급해서 경제를 망치는 - 샤워실의 바보

    샤워를 하려고 더운물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찬물이 나오네요. 조금만 기다리면 더운물이 나오겠지만, 이를 참지 못하고 더운물이 나오도록 수도꼭지를 끝까지 틉니다. 그러자 갑자기 너무 뜨거운 물이 나와서 손등을 뎁니다. 놀라서 수도꼭지를 찬물 쪽으로 끝까지 돌리자, 이번에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이 머리 위로 쏟아져 나옵니다. 이처럼 찬물과 더운물을 오가며 헤매는 상황을 경제학에서는 샤워실의 바보(fool in the shower room)라고 부릅니다. 이 표현은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 대학 교수 밀턴 프리드먼이 처음 사용했습니다.


    프리드먼이 ‘샤워실의 바보’라는 표현을 통해 지적한 것은 정부의 무능’입니다. 바보는 수도꼭지 조작과 그 결과의 시차를 무시한 채 순간의 수온에 따라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큰 우를 범합니다. 이처럼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기다리면서 세밀한 조정작업을 거치지 않고 즉흥적으로 조치하며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 뜨거운 물에 데거나 아예 샤워를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대표적인 예가 있습니다. 바로 정부의 부동산정책입니다. 정부는 부동산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 이를 억제하기 위해 부동산대출 규제강화 등과 같은 정책을 내놓습니다. 그 결과 부동산시장이 침체국면으로 접어들면 이번에는 부동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과도하게 규제를 푸는 정책을 내놓습니다. 그러면 또 다시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는 등 혼란만 가중되지요.


    이처럼 샤워실의 바보가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프리드먼의 해법은 간단합니다. 시중에 돈을 풀었다 조였다 하기보다는 제규모 확대에 따라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통화를 확대공급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경제조절 정책이라는 것이죠.



    재테크에 도움 되는 금융상식

    은행의 이자 장사는 이대로 끝? - 예대마진

    예대마진이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의 차이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예금금리로 4%를 지급하고 대출금리로 10%를 받는다면, 둘 사이의 차액인 6%가 예대마진입니다. 우리나라 은행에서 예대마진은 전체 수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2015~2018년 6월까지 은행별 예대금리 수익내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국내 은행의 예대마진이 약 109조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수치를 통해 예대마진이 은행의 수입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대마진을 위한 은행의 대출금이 상승은 가계부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2018년 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1,700조원에 육박합니다. 가계부채는 개인 또는 가계 전체가 은행과 카드회사 등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을 말합니다. 과도한 가계부채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지금 예대마진을 높이기 위한 은행들의 대출금리 상승 소식은 쓴웃음을 짓게 합니다. 이러한 수수료 장사에 대한 세간의 비난 때문이지, 국내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은행의 수수료 추이를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하는 회사 - SPAC

    여기서 말하는 SPAC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어입니다. ‘기업 인수를 특별한 목적으로 삼는 회사’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SPAC은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동시에 그 기업과 합병하도록 설계된 특수목적을 띠고 있지요. 그렇다고 인수한 기업이 곧바로 SPAC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병이 완료될 때까지 SPAC은 경영진과 자본금으로만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회사)일 뿐입니다. SPAC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도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기업 M&A와 SPAC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흔히 기업의 인수합병은 2개 이상의 기업이 합쳐져 법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하나의 기업을 재탄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M&A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을 합쳐서(이를 ‘기업결합’이라고 합니다) 시장점유율을 늘리거나 사업다각화, 경영효율화 등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있습니다.


    이에 비해 SPAC은 조금 다릅니다. SPAC은 기업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다수의 개인투자가로부터 공개적으로 모집합니다. 또한 SPAC은 일반 주식회사 설립과 마찬가지로 우선 발기인이 비상장회사를 설립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자본금이 1,000억원 이상인 증권회사가 반드시 발기인으로 참여해야 하지요. 이처럼 비상장회사를 설립한 후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합니다. 자금을 모은 후에는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갑니다. SPAC은 성장 가능성이 높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우량 비상장 기업을 인수대상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다른 기업과 합병이 성사된 후 SPAC의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얻지요. 결국 SPAC은 자금을 모아 증시에 상장한 후 우량한 회사를 발굴해서 합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SPAC이 상장된 후 기업 인수에 이르기까지의 시한을 3년으로 제한하며, 이 기간 내에 다른 기업을 인수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청산절차를 밟게 됩니다. SPAC이 청산절차를 밟을 때는 공모자금 중 신탁계정에 맡겨놓은 돈을 일반투자자들에게 반환합니다. 사실 SPAC이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는 이유는 최악의 경우라도 원금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2015년 19건, 2016년 23건, 2017년 22건과 달리 2018년 SPAC 신청건수는 10건으로 이전과는 다르게 대폭 하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감소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코스닥시장의 상장 기준 완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기준이 낮아지니 굳이 SPAC을 통해 합병해가며 회사를 상장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죠. SPAC에 대한 수요 자체도 줄었습니다. SPAC을 통해 상장하는 가장 큰 이유가 까다로운 공모절차를 거쳐야 하는 부담감을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공모시장이 놓아 공모에 대한 부담은 줄고 오히려 공모가를 더 높게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생겨 SPAC에 대한 선호가 낮아졌던 것입니다.


    1,000원이 100원 되는 - 리디노미네이션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의 단위를 변경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1,000원을 100원으로, 100원을 10원으로 바꾸는 것이지요. 이렇게 화폐 단위를 바꾸면 덩달아 화폐 호칭도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원’이‘환’으로 바뀌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1953년에 100원을 1환으로, 1961년에 10환을 1원으로 바꾼 적이 있습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화폐 단위를 바꾸는 걸까요? 경제 규모가 커졌으니 그에 맞게 돈의 단위도 바꿀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한 해 예산은 200조원이 넘습니다. 이렇게 나라살림 규모가 커지면 거래되는 돈의 단위도 점점 커져서 거래나 계산할 때 불편해지는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1,000원을 1환으로 바꾸면 현재 3,800원인 물건의 가격이 3.8환이 돼야 하는데, 그러면 은근슬쩍 끝자리가 올라 4환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새 화폐로 교환하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도 반대 이유 중 하나입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성공사례로는 터키를 들 수 있습니다. 지난 2005년 터키정부는 자국 화폐인‘리라’의 단위에서 0을 6개나 떼어내며 화폐 단위를 100만분의 1로 축소했습니다. 터키의 경우 리디노미네이션 시행 후 물가불안도 없었고 경제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09년 100원을 1원으로 바꾼 북한의 리디노미네이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물가가 올라 14,500%나 인플레이션이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악화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북한 당국은 총책임자를 총살하기도 했죠. 섣부른 리디노미네이션이 사회에 어떤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 핫이슈 따라잡기

    삼성의 실적발표가 궁금하다 - 어닝쇼크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보고서를 통해 정기적으로 기업실적을 발표해야 합니다. 그중 사업보고서는 기업의 재무상황, 경영실적 등을 담아 일명 ‘기업 성적표’라고 불립니다. 기업실적을 담은 기업 성적표를 일반투자자들에게 공개해 합리적인 투자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고, 투명한 정보로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이 사업보고서의 목적이지요.


    사업보고서에서 기업의 영업이익(operating profit)과 순이익(net profit)을 ‘어닝(earning)’이라고 합니다. 어닝의 사전적인 뜻은 ‘소득’, ‘수입’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기업의 실적’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주로 연말에 집중적으로 실적을 발표합니다. 그래서 증권가에서는 연말을 어닝시즌(earning season)이라고 부릅니다. 어닝쇼크(earning shock)는 기업이 보고서를 통해 발표한 실적이 시장의 예상보다 저조한 것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실적(earning)이 좋지 않아 충격을 받은(shock) 것이지요.


    그렇다면 반대로 기업실적이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것보다 좋은 경우에는 무엇이라고 할까요? 실적(earning)이 좋아서 깜짝 놀란다(surprise)는 뜻으로 어닝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깜짝실적’이라고 부릅니다.


    신제품이 기존 제품을 잡아먹는 - 카니벌라이제이션

    카니벌라이제이션은 원래 동족(同族)끼리 서로 잡아먹는다는 뜻인 ‘카니벌리즘(cannibalism)’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같은 종족끼리 서로 죽이고 잡아먹는 야만적 행위라는 얘기죠. 카니벌라이제이션은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제살 깎아 먹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카니벌라이제이션을 흔히 ‘자기시장잠식(自己市場蠶食)’혹은 줄여서 ‘자기잠식(自記蠶食)’이라고 부릅니다. 새로 내놓은 제품으로 기존 제품판매가 줄고 이에 따른 수익이나 시장점유율이 타격을 받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자기시장에 잡아먹는, 어떻게 보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카니벌라이제이션의 대표적인 예는 애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유명한 애플은 2010년 태블릿 PC인 ‘아이패드(iPad)’를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태블릿 PC의 크기는 스마트폰과 넷북의 중간 정도입니다. 이 태블릿 PC는 크기가 작고 가벼워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죠. 아이패드의 등장은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었지만 애플이 판매 중인 매킨토시(Macintosh)에게는 청전벽력과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1984년에 처음 시장에 등장해 PC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은 매킨토시는 아이패드에 밀려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브랜드가 됐습니다. 매킨토시는 카니벌라이제이션의 대표적인 사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이 효자상품에 타격을 주면서 이와 유사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기술 발전을 꼽을 수 있습니다. 둘째, ‘시장세분화(市場細分化, Market segmentation)’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흔히 ‘마케팅 믹스(marketing mix)’라고 부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특정 인기제품만으로는 기존 고객을 계속 확보할 수 없고, 모든 잠재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카니벌라이제이션은 기업의 기존 제품에만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 공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입니다.


    커플링(동조화)의 반대개념 - 디커플링

    디커플링(decoupling)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는 동조화(同調化)라는 뜻의‘커플링(coupling)’과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즉, 한 나라 경제가 인접한 다른 국가나 세계경제 흐름과 따로 노는 경제현상을 가리킵니다.


    우리나라에서 동조화라는 말은 보통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계를 얘기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우리나라 경제와 미국 경제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니 미국 주가가 떨어지면 한국 주가도 떨어지고, 미국 주가가 오르면 한국 주가도 오르는 현상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동조화, 즉 커플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 주가는 오르는데 한국 주가는 이에 관계없이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을 ‘디커플링’이라고 하지요.


    한 예로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미치는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달러화는 여전히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선호하는 이른바 기축통화(基軸通貨, 국가 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에서 기본이 되는 화폐)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유럽연합(EU)의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의 도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동안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 간의 디커플링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중국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은 자체적으로 튼튼한 소비시장을 갖고 있고, 서방 경제권에 비해 정부가 치밀한 거시경제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미국은 디커플링이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우리나라의 수출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하고, GDP 대비 수입비중 역시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출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세계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악재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미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디커플링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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