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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력은 필요없다
저   자 : 모리 히로시(역:이아랑)
출판사 : 북클라우드
출판일 : 2018년 10월

  • 집중력은 필요없다


    집중력은 필요 없다

    “도저히 집중할 수 없어!”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아보고 이를 활용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이는 아마 정보가 넘쳐나는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공감하고 고민하는 문제일 것이다. 확실히 지금은 정보 과잉 시대다. 많은 이들이 수많은 정보에 신경 쓰다 시간을 빼앗기고 결국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다. 어쩌면 지금의 시대는 우리가 접하는 정보의 양이 늘었다기보다 그저 정보를 전해주는 ‘메신저’와 가까워졌을 뿐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어 이 과정이 더욱 손쉬워졌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차라리 광고에 가까운 잡다한 정보가 마치 눈사태처럼 밀려들기 시작했고, 덕분에 정보의 평균적인 가치는 형편없이 낮아지고 말았다.


    그렇다면 어째서 사람들은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정보의 파도에 휩쓸려 도저히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고 이에 대해 불평하는 것일까? 여과 없이 솔직한 감상을 적자면, 그 누구도 우리에게 모든 정보를 확인하라는 의무를 지운 적은 없다.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것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소외감을 두려워한 나머지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잠식되고 말았다. 이것이 오늘날 정보화 사회의 민낯이다.


    무분별한 정보의 물줄기 아래에서 현명한 나의 태도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정보의 물줄기를 아예 신경 쓰지 않거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샤워기의 수도꼭지를 잠가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많은 이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이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 공짜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인터넷은 공짜가 아니다. 우리가 무료라고 생각했던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에는 우리도 인식하지 못 하는 사이 다양한 광고가 따라 붙는다. 지금까지 방문했던 수많은 웹사이트를 생각해보라, 거의 모든 사이트의 한 구석에는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광고 배너가 위치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광고에 갇혀 중요한 진짜 정보를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환경을 선택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가 주변 환경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인지하기만 해도 지그보다 냉정하게, 더 유용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집중은 왜 위험한가

    사고법을 주제로 쓴 여러 편의 에세이 덕에 나는 독자들에게 종종 이메일을 받곤 한다. ‘선생님이 지적해주신 내용이 꼭 저의 이야기 같습니다. 말씀하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하지만 명심할 것이 있다. 출발선에 선 것은 당신이다. 결국 자신을 변화시킬 방법은 스스로 생각해내야 한다는 말이다. 조급해 하지 말고 시간을 들여 조금씩 생각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이 시간이 축적되다 보면 점점 우리의 사고법도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요즘의 광고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제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광고를 예로 들어보자. 정말로 광고의 말에 따르기만 해도 그렇게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어째서 그 광고를 제작한 사람들은 스스로 실천하는 대신 남에게 권하는 것일까? ‘평생 보장’ ‘노후안심’ ‘꿈의 실현’과 같은 매력적인 문구는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을 뿐이다. 명확한 사실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바로 나이며 그 대가로 제공받는 보상은 대게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수많은 광고에 현혹되곤 한다.


    충동구매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갖고 싶은 물건에 온 마음을 집중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사기를 당하는 것도 당장 눈앞의 일에 흥분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걸려드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냉정할 필요가 있다. 냉정을 유지하며 관심을 끄는 대상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이 냉정함은 지나치게 집중하지 않는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공학박사와 베스트셀러 작가 두 가지 삶의 비결

    집중만 하기에 인간은 너무 뛰어나다

    인간의 두뇌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생명을 유지하는 것 외에도 온갖 생각과 사고가 가능하도록 꾸준히 발달해왔다. 우리는 지금 눈앞에 있는 대상뿐만 아니라 지금 여기에 없는 것, 타인의 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까지 상상력을 발휘해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력의 발휘는 신체를 능숙하게 제어하는 동안에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사고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 활동 덕분에 인간은 식량을 비축하거나 맹수가 나타나기 전 경계 태세를 갖추고 대책을 세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확실히 인간이 지금까지 살아남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바로 이점이 다른 동물보다 운동 능력이 떨어짐에도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다.


    만약 식량을 얻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그것에만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단지 그 활동에만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식량을 구하고 난 뒤 나머지 시간에는 그저 잠을 자는 것이 유일하게 가능한 활동일 것이다. 하지만 인류는 다 함께 협력하여 그 어려움을 완화시켰다. 누군가 사냥에 성공하면 다 함께 나누어 먹고 누군가가 망을 보면 많은 이들은 안심하고 잠들었다. 그렇게 작업을 분담함으로써 먹고 사는 활동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들은 다른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탄생한 여유가 집단으로서의 능력을 높였다.


    집단의 형성으로 생긴 여유는 개인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여러 대상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생활 속 여유가 과도하게 발달한 인간의 두뇌와 맞물려 우리 인간은 더욱 활발하게 호기심을 발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한다

    성미가 급한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매사를 차분히 진행하기보다 서둘러 마무리하는 데 급급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대부분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곤 했으며 이러한 나의 태도는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지적받아 오던 것이었다. 만들기를 할 때에도 나는 접착제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리지 못한다. 칠을 한 다음에도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다음 작업이 하고 싶어져 섣불리 손을 대고 결국 망쳐버리고 만다. 서두른 탓에 작업의 완성도는 떨어지고 엉성한 결과물을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 모든 것은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의 태도 때문이다.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서 지금 하는 작업에 집중할 수 없고 그 결과 남들보다 작업 속도는 빠르지만 완성도는 낮아진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직업으로서의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 더 이상 이러한 나의 태도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깨달음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한눈팔고 싶은 욕구를 끝까지 참고 하나의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완성한 적도 있었다. 무척 스트레스를 받기는 했지만 완성하고 난 뒤 찾아오는 해방감과 성취감에 나름대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작업 방식을 오래 지속할 수 없었다. 결국 나에게는 이러한 차분함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나는 여러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는 나만의 새로운 작업 방식을 고안해냈다. 분산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작업의 방식은 이러하다. 만약 접착제를 바르거나 칠을 하는 등 하나의 단계를 끝내고 난 다음에는 그 작품에서는 일단 손을 뗀다. 그리고 다른 작품으로 옮겨 가는 식이다. 그러다 더 이상 그 작업에 집중할 수 없고 지겨워지면 곧바로 중단하고 이전에 그만두었던 또 다른 작업으로 옮겨 간다. 이전에 발라두었던 접착제는 내가 다른 작업에 열중하는 사이 어느새 말라 있다.


    물론 어떤 이들이 보기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작업 방식을 통해 결과적으로 차분하고 느긋하게, 그리고 신중한 태도로 완성도 높은 하나의 작품을 끝낼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찾아낸, 그리고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는 나만을 위한 작업 방식인 ‘분산작업’의 시작이었다.



    산만하지만 믿을 수 없이 생산적인

    왜 추상적 사고가 중요한가!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우리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사용하는 구체적인 표현이 오히려 대상의 범위를 한정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추상적인 표현은 넓은 범위의 가능성까지 포함한 형태이기 때문에 다분히 사고의 분산을 상기시킨다.


    추상의 개념은 그 적용 대상을 자신으로 지정했을 때도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구체적 사고가 외줄낚시라면 추상적 사고는 그물에 던져 물고기를 잡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하나의 제품만을 담당해 생산하는 직원에게 ‘당신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하면 그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작업과 제품에 대한 설명만을 할 것이다. 하지만 전체 작업을 책임지는 공장장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졌을 때 그는 ‘우리 공장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공장장의 말은 추상적인 표현이기도 하고 때문에 그가 이야기하는 것이 정확히 어떤 행위를 이야기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넓은 범위의 것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생각’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추상적인 표현, 추상적인 사고는 결국 분산사고로 이어진다. 나아가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이 싹트기 쉬운 기본 토양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추상적 사고가 단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추상적인 사고는 무한한 범위로 응용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의 노하우에서 보편적인 개념을 도출하여 다른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힌트가 되어주기도 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하나에 집중하지 않는다

    나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많은 것을 잇달아 떠올리는 분산사고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떠올리고 호기심에 가득 차 있는 아이들을 볼 때면 이러한 나의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갖는다. 하지만 이런 인간의 본성에 반해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모두 동일한 작업을 하도록 강요되었다. ‘그것은 가난한 시대의 산물이며 대규모의 토지를 경작하거나 전쟁에 참여해 전투에 임할 때나 필요한 태도다.


    물론 현대사회의 모든 일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많은 사람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집중하고가 적절한 사고법이 아니라는 것에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리더에게는 항상 새로운 생각이 요구된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시험을 치러왔다. 이 과정을 무사히 통과한 사람은 훌륭한 학습 능력을 인정받고 좋은 대학에 가며, 좋은 직장에 취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일들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더의 자리에서 요구되는 것들은 다르다. 리더란 자신의 직원들에게 문제를 부여하는 사람이다. 리더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그렇다면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능한 넓은 범위의 다양한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문제가 발생할 만한 곳, 다시 말해 새로운 일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곧 분산작업을 의미한다.


    사실 현재의 자유로운 사회적 분위기는 인간의 역사에서 매우 최근의 일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지금의 사회에서만큼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었던 시대는 없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성공하기 위해 이미 성공한 사람의 방법론에 주목하고 그들을 따라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이의 방법론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에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수많은 것을 검토하고 기존의 것에 집중하지 않는 유연한 대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성공의 열쇠는 다양한 것을 살피고 자유롭게 생각을 발전시켜 나간 끝에 발견할 수 있었던 새로운 생각에 있다. 



    1일 1시간 일하는 두뇌사용법

    뇌를 쉬게 하려면

    그렇다면 뇌를 쉬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른 방법은 자만을 버리는 것이다. 차라리 스스로를 바보라고 믿는 편이 낫다. 스스로를 얕잡아 보는 태도를 통해 겸허하게 문제에 임하라는 것이다. 반드시 혼자 힘으로 그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자기도 모르게 긴장해 버리고 만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차라리 자신을 속이는 편이 낫다.


    사실 최근에는 자존감이나 자존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어렸을 때부터 칭찬만을 듣고 자라는 경우가 꽤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에서는 자신감으로 가득해 무의식중에 허세를 부리는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람의 뇌는 휴식을 취할 수 없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보다 실제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겸손을 떠는 것도 꼴사나운 일이므로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과대평가해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두뇌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언제나 느긋한 마음을 유지하는 편이 휴식을 취하는 데는 더 낫다.


    결국 가장 간단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휴식의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다. 충분히 집중하는 시간을 가진 후 문득 뇌를 해방시킨다. 그것이 확실한 휴식을 위한 방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집중과 해방의 완급 조절은 분산작업을 통해 자연스레 몸에 익힐 수 있다. 지나치게 집중한 상태에서 벗어나 자시 쉬어가며 한숨 돌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우리의 두뇌 역시 마찬가지다. 소설을 쓰다가 만들기를 하고, 정원을 꾸민 뒤 다시 소설 집필 작업으로 돌아오면 소설을 쓰는 데 사용된 뇌의 영역은 다른 작업에 몰두하는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급해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고 해서 능률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똑같은 작업을 계속하다 좀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졸음이 쏟아지거나 잡생각으로 가슴이 답답했던 경험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당신의 두뇌가 지금의 작업 방식이 틀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자신의 신체 반응을 잘 관찰하고 어떻게 하면 나의 능력을 더 잘 발휘할 수 있는지, 또 나의 신체적 경향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반드시 스스로 관찰하고 생각한 방법이어야 한다. 


    나의 기억 방식

    이제와 돌이켜보면 과거의 내가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려 애쓰지 않은 덕분에 지금 더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지금도 이러한 사고법은 나만의 개성으로 작용하여 작가로서의 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면 타인과 대화를 나눌 때 그 대상을 콕 집어 말할 수 없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그 대상과 관련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함께 전달한다. 예를 들어 특정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는 그의 생김새를 설명하거나 어떤 버릇이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등을 함께 설명하는 것이다. 이때 나에게 그 인물의 이름을 가르쳐주는 이는 대게 나의 아내다. 덕분에 내 아내는 무엇이든 이름 붙여 설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 가게를 말하는 거야?’ ‘우리가 언제 갔었어?’와 같은 나의 질문에 아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한다. 나와는 반대로 아내는 이러한 관련 데이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의 아내와 비슷한 성향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대상의 이름을 기억함으로써 그 외의 데이터는 몽땅 잊어버린다. 이름을 기억함으로써 기억해야 할 정보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에너지 소모가 덜하고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기억 방식은 수많은 정보를 파악하고 저장하는 분산기억이다. 아무리 많은 정보라 하더라도 분산해서 가지고 있으면 설령 일부를 잊는다 해도 남아 있는 다른 기억을 통해 유추해낼 수 있다. 분산기억을 활용하면 모든 정보를 깡그리 잊어버리는 일은 웬만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미래는 결국 딴생각으로 움직인다

    집중은 인간을 배제한다

    ‘개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여러분은 어떤 답이 떠오르는가? 셀 수 없이 많은 인간이 존재하지만 누구 하나 똑같은 사람은 없다. 외모가 닮은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그들 역시 모두 다른 존재다. 그럼에도 한 명의 개인이 존재한다는 것은 실로 신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사람을 유일한 개인으로 존재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는 결국 신체적인 특징이 아닌 인격이나 개성과 같은 것일 테다. 하지만 이들 역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화한다. 따라서 이렇게 변환하는 개인을 별개의 연속된 인격체로서 인식한다는 것은 실로 경이적인 일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물리적인 신체로서 존재하던 우리를 별개의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결국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인격과 개성이라 할 수 있다. 즉, 사고하는 것이 인간이며 사고하고 있으므로 개인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지금까지 인간의 육체가 행해온 많은 작업을 인간이 아닌 것에 맡길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기계에 맡기면 인위적인 실수는 사라진다. 만약 프로그램의 실수로 사고가 일어난다고 해도 원인을 규명해 프로그램을 수정하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덕분에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안전성은 높아지고 프로그램은 점점 완벽에 가까워질 것이다.


    과거에는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인간의 사고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고가 아니다. 단순한 처리이며 다시 말해 반응에 불과하다. 이렇듯 집중이란 인간의 사고를 배제하는 행위이며 나아가 인간의 본성을 배제하는 행위다.


    어쩌면 현대의 우리 대부분이 이미 그저 처리하고 반응하는 기계로 변해버린 것은 아닐까? 인터넷상의 인간관계도 머지않아 자동화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관계나 인연이라고 불리고 있는 것이 형태만 남은 단순한 절차가 되어버린다. 이 귀찮은 과정을 모두 기계로 해결해버릴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아니, 이미 지금 대부분이 그렇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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