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지은이 : 존 헤네시(역:구세희)
출판사 : 부키
출판일 : 2019년 05월




  •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의사회 의장이자 나이트-헤네시재단의 대표인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리더십론과 인간 성장론을 10가지 원칙으로 집약해 들려준다. 교수, 엔지니어, 창업가, 관리자, 장학 사업가, 그리고 경영자로서 세계 최고 대학과 최고 기업의 리더를 맡아 온 저자는 스스로 벤처 기업을 창업해 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성과로 튜링상을 수상하는 한편, 구글 공동 창립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인재를 제자로 길러 냈다. 또 16년간 총장을 지내며 스탠퍼드대를 초일류 대학으로 발전시켰으며 현재는 구글 알파벳 이사회 의장으로서 디지털 혁명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Humility 고개를 숙일 때마다 성장한다

    당신은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만 보고 자신감이야말로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자신이 세운 전략과 그 전략의 수행에서 자기 역할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이끌기란 거의 불가능할 테니 말이다. 자기 계획에 확신이 없거나 자기 능력을 믿지 못하는 리더를 따르고 싶어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이 자신감의 중심에는 무엇이 자리할까?


    나는 진정한 자신감, 즉 자신감으로 위장한 겉모습이나 거짓된 허세, 또는 최악인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과 품성에 대한 진정한 인식은 자존심이 아닌 겸손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오만은 자신의 강점만 보면서 자신의 약점과 남들의 강점은 무시하게 만들어 결국 큰 실수를 저지르게 한다. 반면에 겸손은 우리의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 줌으로써 보완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겸손이야말로 우리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다.


    그렇다면 겸손은 어디에서 오는가? 내 경험에 따르면 겸손은 크게 두 가지 시각에 의해 고취된다. 첫째, 우리가 이루는 성공의 상당 부분은 행운 덕분이라는 자각이다. ‘운수’라는 표현 대신 ‘행운’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운수’가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초자연적인 힘이란 의미를 은연중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행운이다. 만약 여러분이 식량 부족으로 힘들어하는 나라나 전쟁 중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보라.


    학계의 일원이라는 사실 역시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이 학자 공동체에는, 아니 때로는 한 건물 안에도 어떤 주제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학생일 수도 있다)이 늘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겸손을 불러오는 두 번째 시각이다. 한마디로 당신은 지금 당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당신이 주도하고 있는 프로젝트나 일의 성공은 팀 전체에 달려 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전문성과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팀원들이 알고 있는 것을 배우며, 겸손한 자세로 그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이다.


    겸손은 야심 부족이 아니다

    겸손에 관한 스토리를 마무리하기 전에 덧붙여야 할 것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겸손’은 단순히 어떤 사람들이 운 좋게 타고나는 심성을 뜻하지 않는다. 또한 진취성 부족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내가 말하는 것은 체득해 숙달된 겸손, 명확한 방향이 있는 겸손이다. 다시 말해 이것은 용기나 결단력처럼 당신이 리더로서 개발하는 습관이다. 겸손으로 다른 사람을 이끈다는 것은 자신의 공적을 자기 입으로 자랑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알리게 놔두는 것, 자신이 이해한 바가 옳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닫고 솔직히 인정하는 것,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함을 깨달았을 때 기꺼이 도움을 청하는 것, 실수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기회를 잡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도전 과제를 던지고 더욱 성장하게 만들어 줄 순간들에 당당히 맞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겸손을 갖추는 것이 야심 부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평소 겸손했으나 야심도 컸다. 나 역시 야심이 있지만 내 사리사욕을 위한 것은 아니다(물론 게임이나 골프에서 이기는 건 좋아한다). 나의 야심은 변화를 일으키는 것, 우리 학교와 내가 속한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남들의 유익을 위해 야심을 품는 것이야말로 겸손한 동시에 야심 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겸손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일을 하면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얼마나 겸손한지를 평가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아직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고, 어떤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다수의 생각이 거의 항상 한 사람의 생각보다 더 정확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겸손해질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데 매진할 수밖에 없다.


    겸손을 리더십의 핵심에 두면 어떤 의미에서 리더의 역할 자체가 바뀐다. 나는 그 사실을 밉스에서 배웠다. 시간이 매우 촉박하고 아주 작은 실수도 치명적일 수 있는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자신을 직원들과 격리하지 않고 그들과 동등한 존재로서 팀에 속해야만 한다. 이럴 때 리더가 해야 할 일은 팀원들에게 할 일을 정해 주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밉스에서 처음 생산할 칩의 최종 품질 검증 작업을 할 인원이 부족했을 때 내가 팔을 걷어붙이고 달려들어 테스트 프로그램 돌리는 일을 도운 건 그 때문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겸손해야 할 점들이 많지만, 사실 나는 본래부터 겸손한 사람은 아님을 먼저 인정해야겠다. 그렇지만 겸손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워 익히 알고 있다. 겸손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순간은 아마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일 것이다. 실수는 모든 사람, 모든 리더에게 일어난다. 그러므로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그때부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단을 내리는 편이 더 낫다. 이 책에서 내가 그렇게 해야 했던 순간들의 예를 몇 가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반드시 즐겁지만은 않지만 겸손하다면 그 일은 훨씬 쉬워진다.



    Empathy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안다

    마음에서 우러나와 이끈다는 것

    의사 결정 과정에 공감이 개입하면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학계, 특히 업계의 리더들 중에 많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중요한 의사 결정은 실증적인 사실과 데이터, 그리고 감정이 배제된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내가 평생에 걸친 경험으로 알게 된 바로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공감은 어떤 결정을 내리고 목표를 세우는 데 항상 고려 요소가 되어야 하며, 행동으로 실천하는 데 중요한 체크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데이터에 인간의 조건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더하면, 모두의 행복을 뒷받침하는 의사 결정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은 어떤 공식으로 계산할 수도, 일련의 사실로 확인할 수도 없다. 그렇다 보니 나 같은 공학자에게는 불만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공감은 사훈, 교훈, 강령 같은 공식 문서로 호소한다고 간단히 정당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감은 마음에서부터 나온다. 이것이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을 의미 있게 만드는 이유인 동시에 감정이 오도되거나 이성을 압도할 경우 위험할 수 있는 이유다. 권력이나 지위를 가진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감정과 이성의 적절한 조합을 찾으려면 뛰어난 기술과 약간의 시행착오가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여러 이해관계자가 즉각적으로 수익 환수를 기대하는 기업에 비해 대학을 포함한 비영리 단체가 공감에 더 많이 기대어 조직을 운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학계에 배운 공감으로 조직을 이끄는 방법은 어느 환경에나 적용될 수 있다. 어떤 조직을 이끌든 직원이나 고객을 위해, 지역 사회 구성원을 위해, 어떤 재난의 희생자를 위해 공감을 지니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럴 때 당신에게 주어진 과제는 당신 자신과 조직의 입장에서 가장 이치에 맞게 그 기회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공감은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필요하다

    나는 우리의 공감 능력이 중요한 도전 과제를 떠안으리라 예상한다.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의 부상은 일자리와 고용 문제를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봇과 자율 주행 자동차가 수작업과 운전기사를, 컴퓨터 진단과 치료가 방사선 전문의와 여려 분야 의사들을, 법률과 사무 업무의 자동화를 위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법률 보조원과 행정 보조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러한 변화가 최소한 산업 혁명 이상으로 엄청날 것이며, 그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가 대규모 산업화보다 확장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감은 이러한 변화와 파장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고 믿는다.


    우리 사회에서 권력의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와 여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 이 새로운 혁명에 가담하는 기업 역시 사회가 거기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장기 실업이나 불완전 고용을 겪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그런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 중 상당수가 우리의 이웃이나 동료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급진적인 기술 혁신에 따른 일자리 시장 변화가 일시적인 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직한 개인들이 고용 불능자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컴퓨터가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대신할 수 없는 일들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일들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는 더 많은 교사가, 그리고 갈수록 고령화하는 사회에서 노인들과 함께할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인간적 요소가 깊이 내재된 일들, 알고리즘 같은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일들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리더들과 교육자들은 지금 당장 그런 일을 할 사람들을 양성하는 데 나서야 하며, 거기에는 반드시 공감 교육이 있어야 한다. 로봇이나 앱은 할 수 없고 인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인간적 요소, 정서적 유대와 보살핌이 바로 그것이다.



    Courage 조직을 위해 나설 때를 안다

    용기 근육을 단련하라

    겸손, 진정성, 봉사, 공감의 자질은 리더가 비전을 갖추고 옳은 행동으로 진로를 결정하게 해 준다. 반면에 용기는 리더가 옳은 행동을 실천하게 해 준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런 분별력에 따라 행동하기는 훨씬 어렵다. 용기 있는 행동을 실천하는 리더는 자신의 조직을 근본적으로, 두드러지게, 지속적으로 변모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 리더다.


    사람들은 흔히 용기와 용맹을 하나로 생각한다. 물론 두 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 용맹스러운 행동을 하려면 그 밑바탕에 용기가 있어야 하고, 용기 있는 삶은 때로 용맹스러운 행동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다.


    내가 생각하기에 용기는 결단력 있고 도덕적인 삶의 토대 역할을 하는 꾸준한 성격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용맹은 짧은 순간에 엄청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건 중심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공격 개시일에 적군 진지를 향해 돌격하는 병사는 대단히 용맹스럽다. 이제 영구 장애를 입은 그 병사는 앞으로 수년간 고통과 장애, 삶의 재구성이라는 과정을 견뎌 낼 용기가 필요하다.


    학계와 업계 사람들 대부분은 용맹이 필요한 사건을 별로 경험하지 않는다. 그런데 용기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크고 작은 분야에서 우리는 정기적으로 용기를 시험받는다. 리더로서 우리는 자연재해나 국가적 비극처럼 조직 밖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적인 용기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내부의 사건을 수습하고, 필요한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자신의 입장을 바꾸고, 실수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 일어서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할 때도 있다.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이 같은 용기를 지니고 있다. 그것을 얼마나 발휘할 용의가 있느냐는 우리가 과거에 이 용기 근육을 몇 번이나 사용하고 강화했는지에 달렸다. 용기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두려움이 적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옳은 행동을 하면서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웠다고 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흰머리가 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학습 곡선은 길며, 수시로 다가오는 두려움의 순간들로 가득 차 있다. 그렇지만 용기 있는 행동은 교훈을 얻으면서 점점 더 쉬워진다.


    공동체가 당신을 필요로 할 때 나서라

    미식축구 경기에서 선수들은 마치 힘의 화신처럼 보인다. 헬멧을 서로 맞부딪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승리와 패배의 함성이 오간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라커 룸에서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연출된다. 선수들이 중요한 플레이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앞으로 3시간 동안 최대치의 경기력을 보여 줄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쥐 죽은 듯이 조용하며, 심지어 불안감이 감돌기까지 한다. 이와 비슷하게 대단히 폭넓은 감정 연기로 유명한 배우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일상에서 그들은 말수가 적고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나는 조직 구성원들 앞에서는 역동적으로 행동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면 수줍어하고 내성적인 최고경영자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요점이 무엇이냐고? 하루 24시간 스위치를 ‘켠’ 것처럼 행동하는 리더는 없겠지만 글이나 말로 구성원들을 대표해 앞에 나서야 할 때를 아는 것은 그 역할 수행에서 매우 중요하며, 또 그렇게 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겉에서 보면 대부분의 리더들은 많은 사람 앞에 나서는 일을 편하게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언제든 무슨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고 있는 듯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보면 그들 역시 앞에 나설 때 용기를 짜내야 한다. 아울러 쉽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할까?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조직을 대표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 집중할 때 리더는 조직의 화신이 되며, 그로 인해 한 개인으로 이야기할 때는 결코 가질 수 없었던 힘과 확신을 지니고 말하게 된다. 명심하라. 조직은 당신을 리더로 삼을 만큼 충분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므로 개인적으로 얼마나 두려워하고 긴장하는지에 상관없이 당신은 그 책무로부터 우러나온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다.



    Collaboration 혼자 일하지 않는다

    군림하는 통치자가 아닌 헌신하는 협력자가 되라

    사실 리더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업과 팀워크다. 물론 특정한 업무는 리더 혼자 완수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팀에 의해 수행된다. 당신이 지시를 내리는 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 팀 말이다.


    이러한 점은 당신 역시 이미 알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팀원들은 당신과 동등한 사람이고, 조직 내 기여도 면에서 몇몇 사람은 당신보다 우위에 있을 것이다. 나는 상사가 리더로 머물지 않고 다른 누구보다 먼저 공을 인정받아야 하는 통치자로 군림하는 팀을 너무 많이 보아 왔다. 그것은 팀이 아니다. 당연히 성공적인 팀도 아니고 옹졸한 독재에 불과하다. 나에게는 고전적인 리더십 모델 중 하나인 ‘동료 사이의 일인자’라는 개념이 지금까지 최고의 결과물을 창출해 냈다.


    효과적인 리더는 팀에 참여하는 방법뿐 아니라 팀을 구성하고, 팀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팀원들이 돌발적이고 폭발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실리콘 밸리와 스탠퍼드에서 일하다 보니 그러한 믿음은 매일 매일 한층 더 강해졌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는 궁극적으로 연구에 가장 통찰력 있게 기여하는 사람이 리더가 아니라 팀원 중에서도 부하나 후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이유로는 젊은 에너지, 기꺼이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자세, 최신 혁신에 대한 노출, 반권위주의적인 태도, 평판이나 체면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 자세, 선례로부터의 자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이테크 기업이나 학계 모두 이러한 현상을 잘 이해하고 팀 내부나 팀 전반에 걸쳐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다. 수직적 벽과 수평적 벽을 제거하는 것은 대학원생, 신입 직원, 옆 팀원 등이 프로젝트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게 하기도 한다.


    리더십을 어떻게 위임할 것인가

    리더는 자신이 만든 팀에 참여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팀의 리더십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게 된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과제들을 제기하는데, 아마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리더를 선정하고 그 사람이 성공하도록 돕는 일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잘 선택할 수 있을까? 누가 재능 있고 올바른 인간관계를 맺는 팀원들을 모으고, 서로 존중하고 생산적인 팀 문화를 확립하고, 전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각 팀원들로부터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믿을 수 있는가?


    처음에는 이러한 변화가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당신이 좋은 팀의 리더이자 팀원이기 때문에 지금의 리더 자리에 올랐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제는 그 일을 다른 누군가에게 맡겨야 한다. 그 사람이 무거운 책무를 잘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는가? 뛰어난 야구선수가 나중에 감독이나 코치되면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고 한다. 이는 자기 선수들의 기량을 한때 자신이 지녔던 기술과 투지에 자꾸 비교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팀의 리더를 선출할 때는 자신이 끌어올렸던 수준까지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몇몇 후보를 탈락시키는 일이 있다. 때로 그런 평가가 정확할 수도 있지만 사람은 장밋빛 렌즈를 끼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경우가 많다. 명심하라. 당신도 지금 가진 기술을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고 아마 지금까지 꽤 여러 번 넘어지고 좌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한 방식대로 그 일을 해낼 사람을 찾지 말고 긍정적으로 협업한 경험이 있는 사람, 목표 달성에 필요한 리더십의 자질을 보이는 사람을 택해야 한다.

    자신이 뽑은 팀의 리더를 믿고 자신의 판단력을 믿어라. 중역의 역할을 수행하다 보면 자신이 임명한 리더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사건건 참견할 시간이나 여력이 없다. 물론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경로에서 벗어나는 것이 보인다면(또는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귀띔한다면) 개입할 필요가 있다.


    때때로 개입은 고군분투하고 있는 리더를 코치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흔히 상황을 꿰뚫어 보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 팀의 리더가 고려해야 할 핵심 문제들을 조명해 줄 수 있다. 팀이 공동 목표 아래 잘 모이는가? 명확한 기회 요인과 문제점을 잘 파악했는가? 더 많은 사람으로부터 도움받을 계획을 세웠는가? 실제로 팀의 리더와 팀원들이 명확한 비전은 있으나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도움을 줄 사람들을 참여시키지 못해 고생하는 경우도 서너 번 본 적이 있다. 사람을 제대로 뽑았고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진다면 팀 리더는 당신의 메시지를 잘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 낼 것이다.


    코칭으로 경로를 올바르게 수정할 수 없다면 리더 교체라는 선택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체할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을 준비시키는 동안 당신이 임시로 팀 리더 역할을 할 시간이 있는가? 거기에 시간과 노력을 투여할 수 없다면 리더 교체는 현상 유지보다 팀에 더 해악을 끼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Storytelling 비전을 스토리에 담아 전달한다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것인가

    사회 운동부터 IT 혁신까지 수많은 훌륭한 노력이 하나의 스토리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이성적인 존재라고 생각하기 좋아한다. 그래서 어떤 개념이나 아이디어, 프로그램의 정량적 평가를 전달하기만 하면 논리와 이성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사실과 수치는 우리 두뇌를 사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일은 잘 하지 못한다. 논리상 흠잡을 데 없다는 이유로 어떤 제안에 동의하거나 따를 수도 있지만 그 논리가 우리에게 힘을 줄까? 그런 일은 매우 드물다. 반면에 밈(어떤 지식이나 문화가 모방과 복제를 통해 보존, 전파되는 것 - 옮긴이)이나 조직적인 움직임은 우리를 흥분시키고, 참여시키고, 귀중한 사람처럼 느끼게 하여 논리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당장 그 일에 뛰어들게 만든다.


    이러한 이유로 팀원들을 고무시키고 어떤 행동을 하게끔 만들고 싶다면 스토리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가장 좋다. 그들이 스토리를 받아들이고 나면, 즉 당신의 비전 속에서 함께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되면 그때 사실과 수치로 그 논리를 뒷받침하면 된다.


    업계에서도 스토리는 통한다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공저자인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사업에서 스토리텔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준다. 콜린스와 포라스는 꾸준한 성공과 지속적인 혁신으로 잘 알려진 19개 기업을 연구하여 각각의 기업에 다양하고 풍부한 스토리와 신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데이비드 패커드가 신제품 프로젝트를 포기하라는 자신의 지시를 무시한 제품 관리자에게 상을 준 일 같은 스토리는 기업에 지속성, 독창성, 공동 방향성을 부여하고 신규 직원이 기업 문화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다. 콜린스와 포라스는 이런 기업들이 변화에 대처할 때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전 직원이 이미 회사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서 직접적인 코칭 없이도 어떻게 대응할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스타트업 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지고 보면 투자자와 미래의 직원, 미래의 고객에게 자기 회사의 스토리를 사 달라고 설득하는 기업가가 곧 스타트업이 아닌가?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은 아직 출시한 제품이 없고, 때로는 그들이 제안하는 제품(예를 들면 소셜 네트워크나 스마트폰 앱)이 절대 실물로 구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창립자가 가진 것은 가능성과 꿈뿐이다. 이 꿈을 주주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 무엇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바로 스토리다. 가장 풍성하고 믿을 만한, 그 자체로 하나의 스토리인 사업 계획으로 뒷받침되는 스토리를 들려주는 기업이 그 꿈을 실현시켜 줄 자금을 얻는다.


    모든 직업과 커리어를 불문하고 점점 더 높은 리더 자리에 오를수록 사실과 데이터를 활용할 일이 줄어든다. 물론 사실은 우리가 고려해야 할 범위를 규정해 준다. 하지만 리더의 임무는 사실과 수치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다. 리더는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이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비전을 창조하는 일에 깊이 연루된다. 그렇다. 사실과 데이터는 늘 우리가 하는 일의 구조를 만들어 주지만 비전을 창조해 줄 수는 없다.


    학문 연구, 마케팅, 세일즈 등 커리어를 쌓은 전문 분야를 떠나 리더 직책을 맡게 되면 기술적 재능은 덜 중요해지고 데이터는 그저 또 다른 도구가 될 뿐이다. 이제는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그들에게 영감을 주고, 멘토가 되고, 자신의 비전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그들을 이끄는 능력을 개발해야만 한다. 커리어의 이 단계에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적절하고 설득력 있고 영감 넘치는 스토리를 들려주는 능력임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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