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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 공부
저   자 : 산조 게야(역:정문주)
출판사 : 쌤앤파커스
출판일 : 2019년 03월

  • 사장공부


    사장의 마음가짐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겠다고 각오했는가?

    사장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뭘까?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회사를 살리겠다.’는 각오다. ‘경영’이라는 단어에 그만큼 막대한 무게감이 실려 있다. 나에게 조언을 구하러 오는 사장 중 8명에 1명 정도는 상황이 상당히 심각한데도 별로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1,2년 내에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알려줘도 “안 되면 파산신청이라도 해야죠.”라며 태연한 표정을 짓는 경우도 있다. 한 번 파산한 사람이 재기해서 더 크게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파산한 뒤에 후회하는 경영자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오늘날 경영환경은 전에 없이 어렵고 불투명하다. 하지만 그 어떤 역경을 맞더라도 경영자가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각오를 굳건히 한다면 틀림없이 살아남을 길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전쟁 중 중국과 만주에서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던 이데미쓰고산은 일본의 패전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사조는 ‘직원은 가족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을 버릴 수는 없다,’며 1,000명이나 되는 직원을 단 1명도 해고하지 않고 그대로 떠안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고 공언하고, 석유 관련 일이 없을 때는 경험이 전무한 라디오 수리며, 구舊 해군의 연료탱크 바닥에 남은 잔유 퍼내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맡았다.


    무슨 일을 해서라도 회사를 살리겠다는 경영자의 자세가 바로 이런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러한 마음가짐이 부족한 경영자들이 많은 것 같다. 꼭 배워야 할 모습인데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것만은 내가 1등!’이라고 내세울 무언가가 있는가?

    같은 무대에서 경쟁기업과 싸우다 보면 결국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게 된다. 가격은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손쉬운 변수다. 같은 상품이 A가게에서는 100엔, B가게에스는 80엔 이라면 누구나 B가게로 갈 것이다. 물론 그 만큼 이익이 적어지기 때문에 판매수량을 늘리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이는 참으로 고된 싸움이다. 중소기업이 이런 경쟁에 말려들면 버텨낼 재간이 없다. 그래서 나는 강연할 때 자주 이렇게 조언한다. 뭐든 좋으니, ‘이것만큼은 우리가 1등!’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반드시 하나씩은 만들어두라고 말이다.


    G는 소규모 건축사무소 사장이다. 직원이라기보다 ‘제자’라고 불러야 어울릴 법한, 수완 좋은 스태프도 몇 명 함께 일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G의 솜씨를 믿고 들어온 단독주택 관련 일거리가 꽤 있었다. 그러데 점점 대형 건설업체에 밀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신규계약이 뚝 끊기고, 당장 내녀부터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그러던 중 G는 우연한 기회에 내 강연을 듣고 ‘이것만은 내가 1등’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래서 G는 ‘이 지역 고객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아는 건축사무소가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창업 후 줄곧 이 지역을 기반으로 일해 온 장점을 살려서 지역 주민의 가족구성과 생활하는 가옥의 상태 등을 데이터화했다. 그리고 길에서 마주치는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적극적으로 제안을 했다.


    G는 못 하나 박아달라는 부탁도 기분 좋게 들어주었다. 그러는 사이에 지역 주민들의 마음속에 가족 같은 존재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니 대형 건설업체라 해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지금은 특별히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소규모 리폼부터 대대적 개축공사까지 다양한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 G의 고객 데이터는 하루이틀 인연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을 만큼 세밀하고 꼼꼼하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 지역 1위의 존재감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라고 내세울 수 있는 무언가를 확보하고 있다면 그 이상의 강점은 없다. 여러분의 회사는 어떤 점이 1등인가?


    꿈에 취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가?

    ‘회사를 차렸다. 드디어 내 꿈이 실현됐다!’창업의 기쁨이 얼마나 큰지는 나도 잘 안다. 그런데 ‘경영’은 꿈만 있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꿈은 꿈일 뿐, 실제 사업은 두 발로 땅바닥을 딛고 서서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벽에 부딪힌다.


    ‘세계 각국에 가난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일본에는 온갖 재화가 남아돈다. 이 2가지 상황을 연결 지어 잘 순환시키면 개발도상국 사람들은 풍요를 누리고, 일본은 남아도는 물건을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A는 이런 꿈을 안고 재활용 사업을 시작했다. 실제로 창업 직후부터 1년 정도는 일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하지만 차분하게 따져보니 현금이 들어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개발도상국에서 입금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현지에서 의기투합해 파트너가 된 사람이 돈을 들고 도망을 간 것이다!


    복지사업이라는 콘셉트로 돈을 벌기에는 세상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을 그는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사업을 하려면 더욱 신중을 기해 온갖 위험과 경우의 수를 가정하고, 계산기를 잘 두드려서 치밀하게 경영계획을 세워야 했던 것이다. 꿈은 상상의 세계이자 비현실이다. 그러나 경영은 그야말로 현실임을 언제나 가슴에 새겨야 한다.


    한 창업지원 회사가 사람들에게 ‘창업을 하는 이유’를 조사했더니 ‘돈을 벌고 싶어서’를 1순위로 꼽은 사람이 단 1명도 없었다고 한다. 가장 많았던 것이 ‘꿈이니까’와 ‘내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였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동기가 그럴듯하고 목적이 거룩하다 해도, 기업이 망하고 나면 말짱 소용없는 일이다.


    경영자는 꿈을 좇는 동시에 돈도 잘 굴려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사장이어야 사람이 따르고 꿈과 사업을 키울 수 있다.


    잘됐던 방법부터 버릴 용기가 있는가?

    내가 사업을 했던 긴키 지방에는 긴 세월 동안 대대로 운영되어 온 가게, 이른바 ‘노포 老鋪’가 많았다. 그렇데 최근에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곤경에 처한 노포가 적지 않다. 심각한 위기상황에 관한 흉흉한 소문도 많은데, 실제로 노포를 경영하는 분들은 상담을 받으러 찾아오거나 강연을 들으러 오는 분이 적다. 왜 그렇겠는가? 대부분의 노포는 과거의 성공체험이 풍부해서 ‘경영을 하다 보면 좋은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이제껏 다 경험해본 일이다.’라는 식으로 지금의 어려움이 곧 해결될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의 사회변화는 이전처럼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정도가 아니다. 좀 더 근원적인, 즉 지각변동에 버금가는 변화라고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 교토에서는 기모노 관련 산업이 활발했다. 기모노 산업의 시장규모는 황금기였던 1980년을 전후해 약 1조 8,000억 엔을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2,805억 엔으로 급감했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60%넘게 쪼그라들며 악화되는 추세가 멈출 줄을 모른다.


    하지만 교토의 대형 기모노 가게들은 기모노 산업이 융성했던 시절에 쌓아놓은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은 그곳에 상업용 빌딩을 짓고 임대사업을 벌이는 덕에 본업이 신통치 않은 요즘도 그럭저럭 이익을 낸다. 물론 조상에게 물려받은 유산을 까먹기만 하는 그런 경영이 오래갈 리 없다. 분명히 말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명맥만은 유지해야 한다며 늘 해오던 방식을 고집한다면 거액의 빚만 남을 것이다.


    가메야(가명)라는 전통과자점도 그런 노포의 전형이었다. 현재의 사장 부부는 부모님께 가게를 물려받으면서 소스라치게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5억 엔이 넘는 빚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부부의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기존의 전통과자 상품을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완전히 바꾸자는 아이디어를 부모님께 여쭈었지만, 선대 사장은 고래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새 사장 부부는 시간을 들여 끈질기게 이들과 선대 사장을 설득했다. 그 결과 젊은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과자를 선보이게 되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렇게 고객몰이에 성공하여 지금은 차근차근 빚을 갚고 있으며 교토의 번화가에 위치한 매장도 현대식으로 개축했다.


    노포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어느 시대에나 한발 앞선 감각으로 받아들여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영자는 트렌드를 읽고 시대감각을 갈고 닦아야 한다. 혁신의 선두에 서야 살아남을 수 있다.



    사장의 행동력

    칭찬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가?

    “내 손으로 만들고 내 손으로 키운 회사다. 너는 군소리하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해!” 아버지는 이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하기야 작은 찻집하나로 시작해 빌딩임대업으로 산노미야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위치까지 올랐으니, 아버지의 경영수완은 자식인 내가 봐도 발군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같은 독불장군식 경영은 자식인 나조차 질릴 때가 많았다.


    우리 아버지처럼 자기 손으로 창업하고 키웠다는 자긍심이 강한 경영자는, 자신이 일을 가장 잘 안다고 믿고 있어서 구석구석 일일이 모든 지시를 내린다. 그 결과, 직원들은 조금도 성장하지 못하고 사업도 정체상태에 빠진다. 사실 작은 회사일수록 이런 사례는 대단히 흔하다.


    사람을 키우고 활용하는 경영자는 끊임없이 숫자와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숫자에 관해 직원들에게 질문한다. 직원들에게 직접 검증하게 하고, 그럼으로써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끊임없이 스스로 생각하는 훈련을 한 직원들은 생각하는 힘이 커지고, 업무에 관해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제안하게 된다.


    사람을 키울 때 “다섯을 가르치면 셋은 칭찬하고, 둘은 꾸짖는다.”는 원칙을 적용해보기 바란다. 이 원칙은 상대방의 나이와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다. 나이가 몇 살이건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고, 기분이 좋으면 더 열심히 하려고 애를 쓰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늘 칭찬만 받으면 칭찬의 가치를 모른다.


    여러 기업을 컨설팅해온 내 경험을 되짚어 봐도 그렇다. 호되게 꾸짖기만 하는 독불장군 경영자보다는 직원에게 판단을 맡기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원을 칭찬하는 경영자가 사람도, 사업도 더 잘 키운다. 결국 그렇게 해서 회사가 더 크게 뻗어나가는 사례가 많았다. 직원 모두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을 갖추면,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틀림없이 크게 발전할 것이다.


    변화의 조짐을 놓치지 않고 민첩하게 움직이는가?

    경영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는 온화하고 평화롭다. 하지만 먼 하늘에 한 점이라고 검은 구름이 보이면 폭풍의 전조임을 단박에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다. 그는 큰비를 동반한 거친 파도를 예상해 만반의 대비를 하라고 지시한다. 그 사람이 바로 선장, 즉 경영자다.


    그런데 왜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꼈을 때 방법을 강구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시간이 없었다고 변명하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장의 동향을 보고, 회사의 실적을 살핀 다음 작은 이상신호나 변화의 조짐을 잡아내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경영자가 해야만 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다.


    요즘은 모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변수가 저출산과 고령화다. 특히 저출산의 파급력은 무서울 정도로 크다. 아이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직격탄을 받은 분야가 교육산업이다. 누구보다 일찍 저출산 문제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감지하고 필사적으로 신사업을 개척한 결과, 남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틈새시장을 찾아내 승승장구하는 경영자가 있다.


    그는 한 지방도시에서 오랫동안 학원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뛰어난 실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출산 경향이 두드러지자 도쿄의 대형학원들이 점점 지방으로 진출했고, 그렇지 않아도 작아진 파이가 대형학원에 의해 급격히 잠식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를 찾아왔을 때도 그는 도산밖에 길이 없을 것 같다며 자금융통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장님은 오랜 세월동안 그 지역을 발판으로 학원을 경영해온 신용이 있지 않습니까? 그 점을 살리면 반드시 타개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격려하고 반년 가량 시간을 들여 온갖 방법을 총동원했다. 그 결과, 마침내 아무도 손대지 않은 틈새시장을 발견했다. 바로 장애아동 보육사업이었다. 장애아동을 받아주는 보육시설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그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해 방과 후에 장애아동을 맡아 돌봐주는 사업에 착수한 것이었다.


    지금은 노하우를 쌓아 프랜차이즈화에 힘쓰고 있고, 전국 규모로 사업을 확대해 다른 업자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탄탄한 경영기반을 완성했다. 선견지명으로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결과, 도산 직전이었던 학원이 단숨에 부활에 성공한 경우다. 변화의 조짐을 느낀 즉시 행동에 옮긴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라 하겠다.



    사장의 분석력

    드러난 숫자와 숨은 숫자를 동시에 보는가?

    경영이란 한마디로 말해 자금을 융통하는 일, 자금을 이리저리 돌려쓰는 작업이다. 이 작업이 순조로운 기업은 안정적으로 성장하지만, 자금순환에 문제가 있으면 그길로 끝장이다. 도산을 맞지 않으려면 경영자가 항상 숫자를 점검하고 파악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 아닙니까? 저도 매출 정도는 확인합니다!”보통의 사장들은 다들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큰소리치는 사장들 중 대부분이, 숫자는 알지만 그것의 진정한 의미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사장들은 ‘흑자도산’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매출에서 경비를 빼도 이익이 나니 안심하고 있었지만, 현금흐름이 뚝 끊기거나, 장부에는 이익이 났어도 실제 회전시킬 현금이 없어 도산하는 것이다. 도산의 51%는 숫자상으로는 흑자라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다.


    특히 부채상황이 어떤지, 회사의 상환능력은 얼마나 되는지, 언제 얼마를 상환해야 하는지, 다시 말해 나가는 돈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매출을 보고 나갈 돈을 제한 결과가 손익계산서(PL)/대차대조표(BS)의 이면이다. 이것이 기업 경영상태의 민낯이라는 점을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실제로 의류판매업을 하는 어느 기업은 PL/BS를 매달 작성하고 그 숫자가 나타내는 바를 충분히 점검하게 한 결과, 경영상태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사장의 감에만 의존한 경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그 사장도 이제는 깨달은 듯하다. 기본적인 숫자를 확실하게 읽고 파악하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남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일 줄 아는가?

    유통할 자금, 특히 현재 손에 쥔 자금이 부족할 때는 지불 및 상환을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상당히 어려운 부탁임에는 틀림없다. 그 외에도 평소에 경영을 하다 보면 약간의 차질 또는 실수로 남에게 사죄해야만 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을수록 상대에게 자신의 의사를 진정성 있게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닥친다. 부하직원의 실수도 경영수장의 실수나 다름없으니 일단은 머리 숙일 일이 많은 것이다.


    머리를 숙이는 행위와 함께 경영자가 유능한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는 척도가 또 하나 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는지 여부다. 협상도 해보지 않고 ‘아무리 생각해도 어렵겠지….’라거나 ‘되면 좋겠지만, 될 리가 없잖아.’라고 지레 물러서서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경영자가 얼마나 많은지 아는가?


    그런데 세상일은 실제 부딪혀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내가 140억 엔의 빚에서 벗어날 때도 생각대로 되지 않은 일투성이였다. 보통은 그럴 때 두 손 두 발 다 들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럴 때일수록 일단 부딪혀보자는 심정으로 협상에 나섰고, 고개를 깊이 숙였고, 성심성의껏 부탁했다. 그 결과 궁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상황이 따라주지 않을 것 같아도 포기하지 않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협상을 하고, 몇 번이고 머리를 숙여서 판을 뒤엎고 결과를 도출하라. 그런 저력이 있는 경영자는 상황이 아무리 심각해도 반드시 재기할 수 있다. 그래야 마지막에 가서 성공을 거머쥘 수 있다.

    버릴 줄 아는 용기가 있는가?

    혼자서 혹은 매우 적은 인원으로 일으킨 기업을 크게 성장시켰다면 그 성취감, 만족감은 비할 데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를 찾아온 사장 중에 그런 훌륭한 기업을 경영하면서도, 아니 그런 기업이기 때문에 오히려 절박한 상황에 내몰렸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때는 번영의 기반이었고 그 회사의 자랑이었지만, 지금은 이익은커녕 적자만 내고 있는 사업, 다시 말해 경영에 부담을 주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발목을 잡는 사업 부문이나 자산을 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무슨 수를 써서든 짐을 덜어내야 한다. 오랜 세월 그 기업을 지탱해온 사업과 자산일수록 애착이 클 것이다. 하지만 적자를 내는 사업을 싹둑 잘라내야만 몸통이 건강한 상태로 되돌아가 유지되고 발전된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장의 책무다. 그러니 이를 악물어야 한다. 사업에도 때가 있고 유통기한이 있다. 시기와 기한이 지나고 나면 과감하게 처분해야 한다는 말이다.


    나 역시 돌이켜보면 잘나가던 부동산 임대업은 고베 대지진으로 40억 엔의 손해가 발생한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난의 시발점은 자연재해였지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부와 지자체도 나름의 우대조치를 강구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주었지만, 최종적으로 손해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일은 전적으로 경영자의 책임이었다.


    복구과정에서 내가 취했던 대책도 ‘대수술’이라 해도 될 만큼 과감한 방법이었다. 재기를 꿈꾸며 새삼 점검해보니 창업자인 아버지의 미련과 고집으로 유지해온 사업도 있었고, 더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 사업도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그 어느 것도 놓을 수 없다고 버티셨다. 그래서 나는 “내 방식에 반대하실 거면 파산신청을 하겠다.”고 선언하며 아버지를 설득한 후, 큰맘 먹고 가지치기를 감행했다. 그 덕분에 가족의 생활까지 파탄 나는 사태는 어렵사리 막을 수 있었다. 유명한 경영컨설팅 기업인 후나이종합연구소의 고야마 마사히코 전前 회장은 “사장이 내려야 하는 가장 어려운 결단을 버리기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바꾸어 말하면 버리기를 잘해야 진짜 사장이라 부를 수 있다는 뜻이다.



    사장의 협상력

    비전을 제시할 때 어떤 측면을 강조하는가?

    거래를 시작할 때나 추가 융자를 의뢰할 때, 금융기관은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질문하고, 실제 숫자로 나타낸 데이터를 요구한다. 결산서와 사업계획서 등도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사정없이 파헤친다. 이때 경영자가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컵에 물이 반쯤 있을 때, 반밖에 안 남았다고 하는 사람과 아직 반이나 남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듯이 금융기관의 추궁에 어떻게 응수하는지에 따라 인상은 180도 달라진다. 금융기관을 상대할 때는 이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어두운 전망을 듣고 적극적으로 융자를 추진할 금융기관은 없다. 그러니 표현을 잘 궁리해서 가능한 한 밝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눈곱만한 희망도 크게 어필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열의를 가짐으로써 기업에 유리한 판단을 이끌어내어 융자를 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금융기관은 기본적으로 경영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장의 말과 행동에 주목한다. 나는 은행 담당자 앞에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 했던 내용 중에 현실화하지 못한 내용은 많다. 그만큼 최대한의 가능성을 자신만만하게 제시한 것이다. 140억 엔이나 되는 융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진지하고 흔들림 없는 경영자의 자세와 신용, 은행 담당자에게 감동을 주는 프레젠테이션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적인 매력, 훌륭한 인간관계가 있는가?

    인생의 결과는 결국 인간성, 그리고 인간관계가 말해주는 법이다. 이것이 내가 산전수전 겪으면서 140억 엔의 부채와 싸워 얻은 교훈이다. 금융기관과의 관계도 예외가 아니다.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일은 당연히 공적인 비즈니스 영역에서 이루어지지만, 때로는 술잔을 기울이며 금융기관 담당자와 마음을 나눌 수도 있어야 한다.


    사장의 평소 언행은 금융기관과의 관계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금융기관에 융자를 요청하면 금융기관 측도 해당 기업과 경영자에 관해 조사한다. 기업의 경영상태는 물론 경영자의 인간성에 관해서도 상당히 자세하게 알아본다고 한다. 가령 지역 상공회의소와 청년회의소, 라이온스클럽, 로터리클럽 외에도 지역 행사와 상점가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지 여부도 챙겨본다고 한다. 돈을 빌리는데 그런 활동이 무슨 상관이냐고 의아하게 여기는 분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역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경우, 평소 사장의 언행을 보면 해당 지역 업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는 생각보다 큰 의미가 있다. ‘그 회사, 그 사장은 이 지역경제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가? 지역경제와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려는 자세는 해당 지역 금융기관에도 좋은 인상을 주어 이후 거래에 유형, 무형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요컨대 중소기업 경영의 성패는 사장의 사고와 행동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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