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들의 비밀
 
지은이 : 조이 챈스 (지은이), 김익성 (옮긴이)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023년 12월




  •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 인기 강좌로 선정된 ‘영향력 및 설득 숙련과정’! 설득, 부탁,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이끌어내는, 힘이자 행복과 성공에 이르는 길이기도 한 영향력에 대한 행동과학의 법칙을 알려드립니다.


    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들의 비밀


    사람들이 ‘그래요’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 되기

    사람들에게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묻는다면 누구나 그렇다고 대답한다. 영향력은 힘이기 때문이다. 영향력은 우리에게 변화를 만들고 자원을 관리하며 마음과 정신을 움직일 능력을 준다. 영향력은 마치 중력처럼 작용해 우리를 관계 속으로 끌어들인다. 영향력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며 뜻깊고 오래 유지되고 주변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는 성공에 이르는 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향력의 전략과 전술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그런 것은 남을 조종하는 일이고 교활하고 강압적인 수단이라고 말한다. 불쾌하고 탐욕스러운 사람들은 영향력을 둘러싼 전반적인 생각을 변질시킨다. 그들은 불쾌하고 탐욕스러운 수법을 사용해 중고차를 팔고, 광고주의 제품을 소셜미디어에서 광고한다. 그 결과 당신은 물건이 남아돌아 급할 게 없는 데도 지금 당장 사게 된다.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와 크리스 보스(Chris Voss)처럼 내가 좋아하는 영향력 분야의 몇몇 대가들은 ‘영향력의 무기’를 사용해 ‘상대를 쓰러뜨리라’고 권고한다. 나를 비롯한 마케팅 전문가들은 고객을 표적이라 부른다. 마치 특정 상대를 주요 표적으로 삼아 성관계나 금전적인 이득 등을 얻으려 하는 픽업 아티스트나 사기꾼이 쓸 법한 말이다. 또한 나를 비롯한 학문 연구자들은 이제껏 연구 참가자들을 대상자로, 자기네 실험을 조작으로 불러 왔다. 영향력을 발휘해 거래를 하려는 사람은 사람을 마치 물건처럼 다룬다.


    나는 친절한 사람들이 특히나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가 누구도 조종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사실을 안다. 게다가 영리한 사람일수록 영향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잘못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친절한 데다 영리하기까지 하다면 최대한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려는 당신을 가로막는 이중의 골칫거리를 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고 몇 가지 새로운 도구를 실제로 연습해 보면 그런 걸림돌이 서서히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살펴보게 될 10가지 오해가 있다.


    1. 밀어붙이면 영향력이 커진다.

    실은 정반대다. 영향력이 있으려면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마음 편히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그래요’라고 말하기도 쉬워진다.


    2. 사실이 무엇인지 알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마련이다.

    마음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리는 결정이 실제로 어떻게 이뤄지는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바른 선택을 내리도록 하는 더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게 된다.


    3.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의식적 결정에 따라 행동한다.

    우리는 모두 자기 가치관과 의식적 결정에 따라 행동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우리 의도와 행동 사이에는 엄청나게 깊고 넓은 간극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바꿔 놓았다고 해서 꼭 당신이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4. 영향력이란 의심하는 사람은 설득하고 저항하는 사람은 내 뜻에 따르도록 만드는 힘이다.

    그렇지 않다. 당신의 훌륭한 아이디어가 성공을 거둘지 여부는 열성적인 협력자들에게 달려 있다. 사람들의 저항을 극복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이런 협력자들을 찾아 힘을 실어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 훨씬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5. 협상은 전투다.

    당신은 협상을 적대적인 것으로 가정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호구가 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다. 협상자의 경험이 풍부할수록 사람들이 협력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더 크다. 이렇게 협력하는 태도는 사람들을 더 큰 성공으로 이끈다.


    6. 부탁이 많으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당신이 부탁하는 횟수보다 부탁하는 방식으로 당신을 판단한다. 당신은 물론이고 양쪽 당사자 모두 일이 풀려 나가는 방식에 만족할수록 그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7.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상대가 누구든 어떤 일이라도 하게 만들 수 있다.

    영향력은 일방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영향력은 그 사람들과 당신 모두에게 좋은 것이다.


    8. 당신은 자신이 사기꾼도 단박에 알아볼 만큼 사람을 볼 줄 안다고 생각한다.

    유감이지만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탐지하는 데 끔찍할 정도로 형편없다. 그런데도 나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몇몇 위험 신호를 보여 줄 생각이다. 그래야 당신에게 해를 끼칠 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에게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지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9.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얻으려면 더 외향적이거나, 더 나이가 많거나, 더 젊거나, 더 매력적이거나, 학벌이 더 좋거나, 경험이 더 많거나, 적절한 인종이거나, 모국어 사용자여야 한다는 말에 당신이 흔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듣도록 말하는 법과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듣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10. 당신은 권력, 돈, 사랑 아니면 남모르게 바라는 무엇이든 그것을 받을 자격이 없다.

    나는 당신이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될 자격이 있다고 애써 설득할 생각이 없다. 애초에 자격이 있다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정말로 아는 한 가지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영향력은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사람에게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조만간 당신이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될 것이다.



    영향력은 우리 생각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왜 그런 행동을 할까

    행동경제학의 주요 공헌 가운데 하나를 꼽자면 이제는 꽤 널리 알려진 이중 인지처리이론(dual process theory of cognition)이 있다. 두 인지 과정에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는 다소 밋밋한 이름이 붙어 있다. 이 아이디어를 설명하면서 이것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influencer)으로서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두 인지 과정의 일반적 개념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한 몇몇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게 될 것이다.


    의사결정은 대부분 습관처럼 이뤄지며 비교적 노력이 들지 않는다. 이것이 시스템 1이다. 악어처럼 시스템 1은 대부분 의식적 자각 아래 숨어서 환경이 위협일지 기회일지 감시한다. 시스템 1은 본능과 습관의 힘으로 움직이며 항상 곧바로 행동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다가가고 회피하고 싸우고 물고 보살피고 친구가 된다. 아니면 가장 흔한 방식으로 먹이 반응 구역 밖에 놓인 고기처럼 무시한다. 시스템 1은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이다.


    반면 시스템 2는 마치 주장을 경청하고 증거를 따지면서 한 번에 하나씩 사건을 신중히 판단하는 판사처럼 의식적이고 이성적이다. 우리가 자신을 이성적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바로 시스템 2의 작동 메커니즘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 2는 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는 되도록 시스템 2를 요청하는 사태를 피함으로써 한정된 인지적 자원을 아끼려 한다. 시스템 2는 가장 어렵고 중요한 사건에 대비해 마련해 둔 일종의 전문가다. 1911년에 철학자 앨프리드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는 이렇게 썼다. “‘의식적’ 사고라는 작업은 흡사 전투에 참여한 기병의 돌격과 같다. 숫자는 엄격하게 제한돼 있고 팔팔한 말이 필요하며 결정적인 순간에만 실행해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시스템 1은 ‘빠르고’ 시스템 2는 ‘느리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시스템 1과 시스템 2만이 유일한 이중 처리이론은 아니다. 사고 대 감정, 이성 대 직관, 좌뇌와 우뇌 같은 다른 이중 처리이론도 있으며 사실상 모두 연관돼 있다.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고 총칭하는 것은 이 이론이 다른 모든 이중 처리이론의 공통점을 강조하면서 각 이론들을 망라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라는 용어가 상당히 애매하다고 여겨 왔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이들을 각각 악어(Gator) 모드와 판사(Judge) 모드라고 부르고 때에 따라서 악어 뇌(Gator brain)라는 말을 악어 모드와 같은 뜻으로 쓰려고 한다. 영향력의 관점에서 볼 때 이중 처리이론은 두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카리스마의 유별난 특징

    카리스마의 쌍둥이 역설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력 기술을 키우고 싶은지 물어보면 가장 흔한 대답은 단연코 카리스마다. 이 말을 정의해 달라고 부탁하면 사람들이 당신을 주목한다는 의미라거나 당신의 존재감이 크다는 의미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는 왜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들에게 주목할까? 그들이 대체 뭘 하길래 그런 걸까? 사전에 실린 카리스마의 정의는 ‘다른 사람의 헌신을 불러일으킬 만큼 사람을 휘어잡는 흡인력 또는 매력’이지만 영향력을 위한 도구로 보자면 이 정의는 너무도 모호하다. 그렇다. 카리스마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주목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주목을 받아도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는 속옷 바람으로 사무실을 뛰어 지나가는 사내에게 카리스마 있다고 말하진 않는다. 기를 쓰고 자신에게 관심을 집중시키려는 사람들은 그냥 짜증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카리스마 있는 존재가 되려고 애쓰면 역효과가 따른다

    아카데미상 수상 연설을 분석해 보면 배우들이 감독들보다 1인칭 대명사를 더 빈번하게 사용했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라면 전혀 지위가 낮지 않지만 감독이 여전히 그들의 상사다. 대명사 사용과 지위 사이의 관계가 영어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은 아니다. 페니베이커는 하급 이라크 장교가 자기보다 상급의 동료에게 아랍어로 쓴 편지에서도 똑같은 패턴을 발견했다. 권력이나 지위나 행위 능력이 부족하면 ‘나는’, ‘나를’, ‘내’, ‘내 것’ 같은 말을 써서 자신만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 관심의 초점을 자기에게 맞추고 있다면 이들이 자기도취적이 거나 자기를 과장하는 방식으로 말하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흔하다. 일관되게 자기에게 초점을 맞추는 일은 보통 불안정하다는 느낌에서 일어난다.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면 어쩔 수 없이 자기 관심을 내면으로 향하도록 할 수밖에 없다. 짐작하건대 당신은 자신이 1인칭 대명사를 빈번하게 사용한다는 사실이 자신의 심리 상태를 보여 주는 실마리라는 점을 모를 것이다.


    다른 사람으로 초점 옮기기

    질문은 초점을 자신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옮기는 손쉬운 방법이다. 당신은 낮춤 표현을 질문으로 바꾸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 자신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다. 우리는 모두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기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기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생면부지의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실제로 돈을 내려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가? 자기 노출을 연구하는 뇌과학자 다이애나 타미르(Diana Tamir)는 우리가 자기 이야기를 하면 돈과 섹스, 초콜릿을 먹을 때와 동일한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자신에게 질문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일련의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다른 사람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거나 아니면 돈을 받지 않고 자기 자신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질문의 주제는 하찮았지만 사람들은 자신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는 경험을 즐거워하며 자신이 벌 수도 있는 돈의 20퍼센트 정도를 포기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자기가 스노보드 타기를 좋아하고 피자에 토핑으로 올라간 버섯을 아주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쪽을 선택했다.


    사람들은 자기에 대해 말하기를 즐거워하는 탓에 말할 기회를 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한다. 앨리슨 우드 브룩스(Alison Wood Brooks)는 동료들과 함께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 갈 때 질문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이 더 큰 호감을 얻고, 독신 남녀들이 애인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사람을 돌아가며 잠깐씩 만나 보게 하는 스피드데이트 speed date(행사) 참석자 가운데 질문을 더 많이 하는 참석자가 두 번째 데이트에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질문자들은 앞의 질문에 이어지는 후속 질문을 할 때 훨씬 더 큰 호감을 얻는다. 연속된 질문은 곧 깊은 관심의 표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나는 남의 말을 엿듣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질문자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바꾸는 단순한 프레임의 마법

    프레이밍은 주문을 거는 행동이 현실에서 작동하는 방법이다. 그저 뭔가를 설명하거나 거기에 이름을 붙임으로써 당신은 그것을 존재하게 만든다. 프레임을 제대로 선택하면 무엇이 관련이 있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아니면 무엇이 좋은지를 결정할 수 있다.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누군가의 경험에 프레임을 부여할 때 당신은 사건에 대한 그들의 기대뿐만 아니라 해석까지도 형성한다. 내가 강연 초반에 프레이밍을 어떻거 사용하는지, 여기 그 예가 있다.


    “이번 시간에 제가 여러분에게 약속할 수 있는 건 여러분이 떠날 때 곧바로 실행해 보고 싶은 새로운 전략을 적어도 하나는 얻어 가게 될 거고, 그 전략이 여러분의 삶이나 일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이 정도면 우리가 함께 보내는 시간에 대해 합당한 기대처럼 들리죠?”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막 우리는 조건에 합의했다. 나는 만족 수준을 낮게 잡았고 이는 나중에 우리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다. 내가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내 강연이 끝난 후 사람들은 ‘오늘 강연에서 배운 교감을 빨리 연습해 보고 싶어!’처럼 자기들이 얻은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어’와 같이 자기들이 희생한 것에 집중할 수도 있다. 나는 또한 이 전략이 그들의 삶에 바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기에 중요하다는 프레임을 제시했다. 물론 나는 이 약속을 지켜야 하고 또 그럴 것이다.


    ‘비거 앤 베터’ 게임

    나는 내가 가르치는 MBA 학생들과 함께 프레이밍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비거 앤 베터(The Bigger and Better)라는 게임을 해보라는 과제를 내준다. 규칙은 간단하다. 종이 클립 하나를 더 크고 더 좋은 물건과 교환한다. 그다음에 교환한 물건을 훨씬 더 크고 더 좋은 물건과 교환하고, 계속 그렇게 해 나간다. 나는 학생들에게 원하는 횟수만큼 거래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크고 최고인 물건을 다음 주 강의에 가져와 달라고 부탁한다.


    비거 앤 베터 게임이 고전 게임이기는 하지만 한 번이라도 게임 방식을 들어 봤다면 아마 카일 맥도널드(Kyle MacDonald) 때문이겠다. 2005년 여름부터 2006년 여름 사이에 맥도널드는 빨간색 종이 클립을 물고기 모양 펜과 교환하고 다시 펜을 이상한 문고리와 교환하는 등 교환을 계속해 가다가 마침내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에 있는 집과 교환하게 됐다. 서스캐처원 주민들은 맥도널드를 일일 시장으로 임명했고 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빨간 종이 클립 조각상을 세웠다.


    비거 앤 베터 게임에서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우리 자신도 알게 모르게 항상 프레이밍을 하고 있다. 둘째, 프레임은 결과를 낳는다. 그해 수업에서 학생들은 대부분 비거 앤 베터 게임을 거래라는 관점에서 프레이밍했다. 다른 사람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교환하자고 요구하거나 자신들이 제공해야 하는 물건의 장점을 과장해서 늘어놓는 식이었다. 그러나 맥카프리와 파월은 다르게 접근했다. 두 사람은 큰 꿈을 꾸면서 자신들이 만난 사람들을 상대로 판돈을 올렸다. 그런 다음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교환 요청을 게임에 참여할 기회이자 멋진 일의 일부로 프레이밍했다. 심지어 브라운도 싸구려 종이 클립이 자동차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봤다면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


    더 의식적으로 대상을 프레이밍해 보려 마음먹었더라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어떤 프레임도 활용할 수 있지만 그중 쓸모 있는 세 가지는 기념비적 프레임, 감당할 만한 프레임 그리고 불가사의한 프레임이다. 각각의 프레임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동기를 부여한다.


    기념비적 프레임

    기념비적 프레임은 악어 뇌에게 이렇게 말한다. ‘집중해, 이건 겁나게 큰일이니까.’ 이 프레임은 중요성, 크기, 범위, 배제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등으로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기념비적 프레임은 열광과 헌신을 불어넣는다. 맥카프리와 파월은 자동차를 목표로 정함으로써 비거 앤 베터 게임을 엄청나게 놀라운 일로 프레이밍했다. 두 사람의 터무니 없는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은 실낱같은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프레임이 상당히 놀라워 모두가 게임에 동참하고 싶어 했다. 헤퍼넌 역시 두 사람의 꿈이 성취되는 것을 도운 덕분에 커다란 유명세를 누렸다. 우리는 그저 헤퍼넌의 이야기를 했을 뿐이지만 나는 친구들로부터 이 이야기의 반향을 듣는다. 그리고 그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고 그들 역시 또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전한다. 맥카프리와 파월 그리고 헤퍼넌은 다 함께 예일대학교와 뉴헤이븐이라는 지역사회의 역사에 남았다.


    조직은 종종 사명선언문에서 조직이 수행하는 일을 기념비적 프레임으로 나타내려고 노력한다.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의 사명선언문을 보자. ‘충돌 제로, 배기가스 제로, 혼잡 제로의 사회를 창조’하는 것이다. 생명을 구하고 지구를 구하고 시간을 절약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제너럴 모터스는 우리에게 정말로 중요한 일의 일부가 되라고 권한다. 설령 당신이 그들의 포부를 공유하지 않더라도 회사의 비전이 더 큰 꿈을 꾸라고 당신을 고무할 수 있다. 당신의 이상적인 미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당신이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뿌리 뽑고 싶은 큰 문제들은 무엇인가?


    감당할 만한 프레임

    기념비적 프레임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행동에 나설 영감을 자극하지만 어떤 문제들은 이미 너무 크고 벅차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대신 감당할 만한 것이라는 프레임을 입힐 수 있다. 기념비적 프레임은 ‘이건 중요해!’를 강조하고 감당할 만한 프레임은 ‘그렇게 어렵진 않아’를 강조한다. 우리는 이미 용이성이 행동을 예측하는 최고의 변수라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감당할 만한 프레임이 그토록 강력한 이유다. 가령 ‘하루에 단돈 몇 푼’이라는 프레임은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 상당한 금액을 기부하는 것을 감당할 만하다고 느끼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래, 할 수 있어, 커피 한잔 값도 안되잖아.’ 작은 발걸음은 누구라도 시작할 만하다.


    감당할 만한 프레임은 공포나 슬픔이나 의심에 직면한 사람들을 도우려 할 때 특히 효과가 클 수 있다. 하지만 ‘하나도 걱정할 필요 없어’라는 말처럼 자신감 있게 사람들의 감정을 누그러뜨리면 역효과가 발생해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대신에 사람들에게 더 이상 자신이 혼자가 아니며 자신의 감정은 완전히 정상이라는 사실을 알리면 그들은 눈앞의 상황을 더 감당할 만하다고 느낄 수 있다.


    불가사의한 프레임

    다음 문장을 한번 읽어 보라. ‘마은음 철자를 하나하나 읽지 고않 단어 전체를 는읽다.(The mnid deos not raed ervey Iteter by istlef, but the wrod as a wlohe.)’ 철자가 틀렸음에도 이상하게 쉽지 않은가? 바로 추측하는 우리의 시각 처리 시스템 덕분이다. 세 번째 강력한 프레임인 불가사의한 프레임이 효과적인 것은 추측 과정과 그 과정에 따라다니는 기대를 교란하기 때문이다. 불가사의한 프레임은 변화나 불확실성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악어 뇌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악어 뇌가 이런 변화나 불확실성에 곧바로 동조한다. 새로운 위협이고 새로운 기회다. 호기심이 발동한다.


    ‘새로운’이나 ‘갑자기’나 ‘긴급 속보’ 같은 단어나 구절은 변화한 것에 대한 호기심을 촉발하는 불가사의한 프레임이다. ‘불가사의’, ‘남모르는’ 또는 ‘폭로하다’ 같은 단어들이나 의문문으로 프레임을 입힌 주제들은 바탕에 놓인 동일한 불확실성을 촉발하고 이런 불확실성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불가사의한 프레임은 악어 뇌의 주의를 끈다. 악어 뇌가 빠져 있는 세부 사항을 채우지 못하면 판사 뇌에 알려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떠맡도록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정신적 자원이 필요하다. 이런 현상의 이면은 일단 한 인지 과정이 완결되면 우리가 더는 그 과정에 신경 쓸 필요가 없고 그 과정이 마음의 맨 위에 있지도 않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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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