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지저분한 것이 묻었을 땐 깨끗이 씻어버리면 된다. 하지만 마음에 묻었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알아차리기는 어렵지만, 우리 마음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쉽게 얼룩지고 자주 어지럽혀진다. 직장에서 받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 인간관계에서 오는 긴장과 허무함,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 등 이유도 제각각이다. 어둡고 습기 찬 자리에 곰팡이가 피듯이, 부정적인 감정에서 배양된 독소는 켜켜이 쌓여 마음에 얼룩을 남기고 인생의 독으로 작용한다.
마음의 얼룩은 사람을 사소한 일에 곤두서게 하고 무너지게 만든다. 인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 얼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다. 생각대로 흘러가는 인생은 깨끗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마음도 몸처럼 주기적으로 ‘디톡스’를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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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구사나기 류슌
1969년 나라현에서 태어났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16세 때 집을 나와 도쿄로 상경했다. 독학으로 대입 검정고시를 치르고 도쿄대학 법학부에 입학했으며 대학을 졸업한 후 PHP 종합연구소 정책 싱크탱크에서 근무했다. 학창 시절부터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경쟁 사회를 경험한 저자는 속세의 허무함을 깨닫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30대 중반 늦은 나이에 인도에서 출가했다.
현재 생활불교연구회 고도노사토(興道の里)를 운영 중인 저자는 출가 이후 불교를 단순한 종교가 아닌 삶을 개선하는 마음 수련법으로 소개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움직임을 가미한 ‘참선 운동법’ 등 독자적인 활동과 재미있는 법문이 호평을 얻어 기업, 학교, 지자체에서 끊임없는 강연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2015년 수행 중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반응하지 않는 연습》을 출간했고 4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후로도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음으로써 스트레스를 사전에 차단하는 마음 수행에 관한 책을 꾸준히 출간해왔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이 만들어지는 악순환을 멈추고, 괴로움을 ‘씻은 듯’ 없애는 마음챙김의 지혜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저서로는 《반응하지 않는 연습》, 《반응하지 않는 연습 실천편》, 《단순하게 생각하는 연습》, 《사실, 괜찮아지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고민 오프》 등이 있다.
■ 역자 류두진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일과를 졸업했다. 바른번역 아카데미에서 일어 출판번역 과정 수료 후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저자의 전작 《반응하지 않는 연습》을 비롯해 《리더는 칭찬하지 않는다》, 《도전과 진화의 경영》, 《아마존 뱅크가 온다》, 《나이를 잊게 하는 배움의 즐거움》, 《생각정리법》, 《3색볼펜 읽기 공부법》, 《7번 읽기 공부법》 등이 있다.
■ 차례
시작하며_마음도 몸처럼 주기적으로 디톡스가 필요하다
제1장_쓸데없는 마음의 흔들림을 멈추고
생각대로 흘러가는 인생은 깨끗한 마음에서부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마음의 흔들림은 멈춘다
모든 괴로움은 세 가지 반응에서 시작된다
마음을 들여다보면 괴로움이 멈춘다
제2장_마음의 얼룩을 깨끗이 닦아내면서
반응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이해한다
몸의 감각에 집중하면 쓸데없는 반응이 사라진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집착과 잡념 버리기
제3장_온전한 나의 영역에 머무르는 동안
마음의 안과 밖 사이에 확실한 선을 긋는다
관계의 기준을 세워 자신을 지킨다
제4장_무너진 마음을 다시 바로 세우게 되고
지나간 일에 후회하지 않는다
이루지 못한 것에 미련두지 않는다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방법
타인을 대할 때는 판단이 아니라 이해가 먼저다
제5장_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중력’을 뛰어넘는 법
업을 부르는 마음 버릇과 이별하라
‘부모의 업’이 ‘나의 업’이 되지 않게
세상의 ‘독’에 물들지 않는다
삶의 방식을 새로 쓰는 마음 사용법
평정심을 삶의 기본으로 삼는다
지혜가 열린 마음에는 괴로움이 생기지 않는다
괴로움을 뛰어넘어 깨끗한 마음에 이르는 길
인생의 완성은 ‘지금’의 행복에 있다
마음을 씻어내는 길 위에 선 당신에게
마음의 얼룩은 사람을 사소한 일에 곤두서게 하고 무너지게 만든다. 인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이 얼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다. 생각대로 흘러가는 인생은 깨끗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마음도 몸처럼 주기적으로 ‘디톡스’를 해야 하는 이유다.
≪클린≫은 마음 디톡스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읽는 해독제’다. 하루 5분만이라도 ≪클린≫에서 안내하는 마음 디톡스 방법을 하나씩 연습해보자.
클린 CLEAN
(제1장) 쓸데없는 마음의 흔들림을 멈추고
생각대로 흘러가는 인생은 깨끗한 마음에서부터
마음이 흔들리는 이유를 이해한다
마음의 흔들림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멍하니 바깥을 바라보는 사이에 마음이 움직여 마음의 얼룩을 만들어내고 맙니다. 분노, 걱정, 압박감, 후회, 콤플렉스와 같은 모든 ‘편치 않은 생각’들이 쓸데없는 마음의 움직임이 만들어낸 마음의 얼룩입니다.
이것들을 멈추려면 마음은 도대체 어떻게 움직이는지 즉, 어느 시점에 쓸데없는 마음이 생겨나고, 그 마음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이어지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쓸데없는 마음의 움직임, 나아가 마음의 얼룩을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깨달을 수 있다면 멈추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자극에는 눈이나 귀로 들어오는 외부 자극과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인 내부 자극이 있습니다. 그런 자극에 일단 반응하면 마음은 다른 자극에도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어떤 일에 분노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다른 일에도 분노로 반응하게 되는 것처럼요. 전혀 관련 없는 다른 일에도 화를 내거나,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논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과거를 돌이켜보며 후회하거나 기분 전환을 위한 쾌락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최초의 반응이 만들어낸, ‘쓸데없고 지나친 반응’입니다. 한번 타오르기 시작한 마음은 불이 번져가듯 다른 재료를 찾아내 또 새로운 불을 피웁니다. 결과적으로 마음은 항상 타오르게 되지요. 그 불꽃이 괴로움이 된다고 붓다는 말하는 것입니다.
깨끗한 마음으로 인생의 방향키 잡기
만약 방안이 그을음으로 가득하다면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아도 즐겁지 않겠지요. 재투성이가 되어 공기도 쾌적하지 않을 테고, 얼룩진 창으로는 바깥 경치도 깨끗하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쓸데없는 자극에 선동되어 무방비로 반응하고 어느샌가 집착해 마음이 쓸데없는 감정과 사고로 가득 찬다면, 쾌적하게 살 수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런 얼룩진 마음으로는 기나긴 인생을 살아간들 성과도, 행복도, 깨달음도 얻을 리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그렇다면 이쯤에서 인생의 방향 전환을 도모해봅시다. 계속 타오르는 마음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얼룩져 있는 마음에서 투명한 마음으로 말입니다. 쓸데없는 자극을 좇지 않고, 자극을 접해도 반응하지 않고, 반응하더라도 집착을 남기지 않는 것. 되도록 마음을 더럽히지 않고 진정 가치 있는 일과 소중한 일에만 마음(의식)을 사용하는 쪽으로요.
말하자면 인생을 더욱 소중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상쾌함과 삶을 긍정하는 기분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며 그런 삶으로 방향키를 크게 꺾겠다고 결심하는 것입니다. 이런 인생의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표현이 바로 ‘깨끗한 마음’입니다.
깨끗한 마음이라고 하면 조금 생소한 표현일 수도 있는데, 불교 세계에서는 예로부터 이를 ‘청정심(淸淨心)’이라고 부르며 중시해왔습니다. 괴로움이 없는 마음, 매사를 잘 통찰하는 마음. 그런 마음을 지향해 매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단련하는 것을 '세심'이라고 부르며 ‘일일시수행(日日是修行, 하루하루가 수행이다)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여기에 붓다의 지혜에서 비롯한 올바른 사고, 즉 목적에 따른 합리적인 사고법을 익힐 수 있다면 과거에 답을 내지 못했던 괴로움에도 답을 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도 ‘그래, 나는 이렇게 살아갈 거야’라는 확신으로 바꿀 수 있을지 모릅니다. 마음이 깨끗해지고 인생 자체가 상쾌하고 확 트인 하늘처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마음의 흔들림은 멈춘다
라벨링으로 객관적인 상태를 확인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마음의 상태를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방법론을 이야기해봅시다. 이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라벨링(labeling)’입니다. 라벨링이란 단어를 사용해 객관적으로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지금 하려는 일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 걷고 있을 때는 ‘나는 지금 걷고 있다’고 의식한다.
· 지하철을 기다리며 ‘역에 서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고 자각한다.
· 컴퓨터로 일을 시작할 때는 ‘일을 시작한다’고 확인한다.
이렇게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라벨에 이름을 적어 착 붙인다는 느낌으로 외부인이 되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봅시다.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자각하는 것이 이해의 시작입니다.
모든 괴로움은 세 가지 반응에서 시작된다
괴로움의 99퍼센트는 망상에서 나온다
가장 먼저 다룰 내용은 ‘망상’입니다. 불교에서는 괴로움을 동반하는 반응을 일반적으로 탐(貪), 진(瞋), 치(癡)의 ‘삼독’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탐욕, 분노, 망상’ 순으로 나열됩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망상을 다루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망상이야말로 인간을 고뇌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최대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망상을 씻어낸다면 괴로움의 99퍼센트는 해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할 만큼 망상은 우리 마음속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 걸까요?
이런 망상을 우리는 왜 멈추지 못할까요? 바로 ‘쉽기’ 때문입니다. 망상하는 데는 에너지가 거의 들지 않으니까요. 제한도 없습니다. 혼자서든 누구와 같이 있든, 집에서든 밖에서든, 심지어는 자면서도 망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망상이 마음을 괴롭히게 됩니다. 왜냐하면 티끌 같던 망상도 한없이 쌓이다 보면 태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망상이 마음을 점령하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망상 하나가 자극제가 되어 마음이 또 다른 망상이나 감정(이른바 2차 반응)을 만들어 내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예를 들어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떠올리면 당시의 괴로운 감정이 되살아납니다. ‘실패했다’, ‘난 능력이 없다’는 생각이 솟구치면 그 망상에 마음이 반응해 한층 더 침울해집니다. 미래에 대한 망상에도 마음은 반응합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최악의 결과를 상상해 나약해지거나 ‘난 안 될 거야’라며 포기하는 것은 부정적인 망상에 반응한 결과입니다.
망상 상태를 자각할 수 있으면 부정적인 믿음이나 잡념투성이였던 상태로부터 쑥 빠져나올 수 있게 됩니다. 망상이 줄면 그토록 굳어 있던 고뇌도 녹아 사라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제2장) 마음의 얼룩을 깨끗이 닦아내면서
반응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이해한다
해석하지 않고 그저 이해한다
불교에서는 ‘이해하기’라는 말을 ‘존재하는 것을 존재한다고 아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요? 한마디로 반응하지 않고, 해석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저 ‘알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자체로서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고만 인식합니다.
이 마음 사용법을 ‘이해하기’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눈앞에 과일이 놓여 있다면 과일이 존재한다고 아는 것. 보인다는 것을 아는 것. ‘무슨 맛이 날까?’, ‘맛있겠다’와 같은 반응으로 더는 들어가지 않는 것. 이처럼 아는데서 그치는 마음가짐을 ‘이해하기’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의식 사용법을 붓다는 ‘사티(sati)’라고 불렀습니다.
사티가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만약 사티, 즉 이해한다는 마음 사용법의 궁극에 도달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모든 마음의 얼룩이 날아갑니다. 예전에는 이를 ‘깨달음’이라고 불렀는데 그 의미 중 하나는 ‘이해의 궁극에 도달해 모든 고뇌로부터 해방된 마음의 경지’입니다.
몸의 감각에 집중하면 쓸데없는 반응이 사라진다
라벨링과 사티로 몸의 감각을 알아차린다
요즘 많은 현대인들이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지요. 스마트폰 사용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의식이 그저 반응으로 흘러가는 ‘얼룩이 잘 쌓이는 마음’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선명하게, 모드 전환이 잘 되게 만들고 싶다면 하루에 몇 번쯤은 반응을 의도적으로 차단해 ‘감각에 어디까지 집중할 수 있는지’에 도전하도록 합시다.
라벨링과 사티는 모두 이해의 힘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라벨링은 마음과 몸의 움직임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고 사티는 한층 더 세세하게 순간순간의 ‘있음’을 알아차리는 방법입니다.
이 두 가지는 자동차의 바퀴와 같습니다. 두 가지를 함께 회전시켜야(실천해야) 이해하는 힘을 단련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는 쓸데없는 반응이 멈추고 마음의 얼룩이 사라지며 깨끗한 상태로 바뀌어 가는 여정입니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집착과 잡념 버리기
사티를 실천하다 보면 그 사람이 떠안은 인생의 과제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것이 사티의 흥미로운 대목이지요.
예를 들어 ‘사티를 실천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은 집착이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집착이란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마음 상태’를 말합니다. 이치만 따지며 너무 생각이 깊은 사람이나 마음 한구석에서 계속 과거나 타인에 대한 생각을 날려 버리지 못하는 사람은 똑같은 정신 상태에 머물러 있으므로 집착이 강한 사람입니다. 이런 집착을 풀어내려면 사티를 사용해 마음의 상태를 바꿔야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너무 깊이 생각하는 버릇을 고치고 응어리를 날려 버리는 요령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생각에 대한 집착은 몸을 움직여 풀어낸다
너무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몸의 감각보다 ‘생각’에 의식을 사용하고 싶어 합니다. 물론 생각은 필요한 일이지만 지나치게 생각에만 빠져 있으면 융통성이 없어지거나 새로운 환경과 인간관계에 잘 적응하지 못해 고생하지요. 솔직히 본인도 그런 자기 모습에 질려 있을지 모릅니다.
그럴 때는 ‘몸을 더 많이 움직이는 사티’에 도전해봅시다. 스포츠나 웨이트 트레이닝, 에어로빅댄스도 좋습니다. 잡념에 빠질 겨를이 없을 정도로 몸을 최대한으로 움직여 생각을 떼어놓는 데 도전하는 것입니다. 일설에 따르면 요가 그리고 중국이 발상지인 무술도 사티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티를 작동시킨다’는 본질을 잊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 대한 집착은 인정함으로써 날려버린다
이상하게도 뭔가 응어리가 남아 있는 사람은 ‘앉는 사티’를 하면 금방 졸음을 느낍니다. 본인은 집중력이 약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욱 본질적인 이유는 '이해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가 있고, 누군가에 대한 생각을 버리지 못해 응어리가 있고, 그런 상태를 바라보자니 힘들고, 상대를 부정하고 싶지 않고, 나쁜 쪽은 나일지도 모르고 등등 별의별 생각이 솟아납니다. 그런 혼란을 회피하려고 마음이 ‘당신은 이제 잠이 듭니다’라고 지령을 내리는 것이지요.
날려버리지 못하는 생각을 직시하기란 괴로운 법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반응의 연쇄’에서 졸업하지 않으면 응어리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그런 상태로는 불쾌한 감정이 계속되어 현재 상황을 벗어나는 데 필요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마음을 제대로 쓸 수 없지요. 결과적으로 하는 일마다 전부 뒤죽박죽이 되고 어긋난 느낌이 듭니다. ‘나 지금 뭐 하고 있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됩니다.
정답을 말하자면 어떤 마음의 응어리든 그것을 날려버리려면 ‘있다고 이해하는 것’ 이상의 해결책은 없습니다. ‘내 마음이 아직 과거에 걸려 있구나’라고 인정할 수 있게 될 때 응어리진 마음이 사라집니다.
애초에 집착이란 반응 뒤 남은 찌꺼기에 불과합니다. 마음 상태이며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거’도, ‘누군가’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망상입니다. 가슴이 욱신거리는 것은 망상에 반응하고 있을 뿐이지요. ‘이렇게 되길 바랐다’는 기대나 바람 역시 망상입니다.
(제3장) 온전한 나의 영역에 머무르는 동안
마음의 안과 밖 사이에 확실한 선을 긋는다
온종일 누출된 현대인의 삶
사람의 마음은 매일같이 반응하고 누출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누출되고, 남의 말에 누출되고, 가십거리에 누출되고, 반값 세일에 누출되고 있지요. 그 결과 화내고, 망상하고, 소문과 험담에 무심코 동조합니다. 온종일 마음이 누출되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상태에서 마음이 차분해질 리 없습니다. 집중이 되지도 않고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기운이 날 리도 없습니다. 가령 1초에 하나의 반응을 한다고 치면 우리는 하루에 얼마만큼 반응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중 얼마만큼이 의미 있는 반응이며 얼마만큼이 마음의 누출(쓸데없는 반응)일까요? 한 번쯤 진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접시에 구멍이 뚫려 있다면 구멍을 막지 않고서는 사용할 수 없지요. 마음도 마찬가지로 누출을 막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그러니 ‘마음의 구멍을 막는’ 연습부터 시작합시다.
자신의 영역과 망상 영역을 구별한다
먼저 다시 한번 눈을 감아주세요. 그대로 양 손바닥을 바라봅니다. 꽉 쥐었다가 쫙 펴보세요. 그리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 손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것만이 나의 마음 영역이다.’
· ‘이 손이 닿지 않는 바깥 세계는 나의 영역 밖, 즉 망상 영역이다.’
중요한 표현이 두 가지 나왔습니다. 바로 ‘마음 영역’과 ‘망상 영역’입니다. '마음 영역'이란 실제로 손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말합니다. 이 손과 이 몸을 써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만이 자신의 영역입니다. 눈을 감고 전신의 감각을 느껴보세요. 그것이 바로 자신의 영역입니다.
한편 몸의 감각 바깥쪽은 자신이 직접 움직일 수 없는 망상 영역입니다. 곁에 있는 누군가도, 세상도, 모두 망상 영역에 속합니다. 왜냐하면 사티 부분에서 경험했듯이 눈을 감아도 여전히 보이는 것은 내 몸의 감각과 어둠뿐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외에 뭔가가 보이고 있다(느껴진다)면 망상인 셈입니다. 사람도, 세상도 눈을 감으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것들은 자신에게 있어 망상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망상 영역에 속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관계의 기준을 세워 자신을 지킨다
부디 오해하지 않길 바랍니다. 바깥 세계와 선을 긋고 반응하지 않는다는 말은 상대방을 거부하거나 관심을 꺼버리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는 ‘휘둘리지 않기’ 위한 전제입니다. 자신의 영역에 머물고 마음을 쓸데없는 데 사용하지 않는 것. 자신을 확실히 지키는 것. 그런 다음 명확한 기준을 갖고 주체적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해 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행동, 시간, 이로움에 대해 생각한다
언젠가 중소기업 사장인 어느 50대 남성이 저에게 상담을 받으러 왔습니다. 직원 수십 명을 두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노력파였던 그는 책과 신문, 인터넷 뉴스를 보며 항상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불안감이 심해 밤에 잠이 안 옵니다. 땀에 흠뻑 젖어 벌떡 일어난 적도 있어요.”라며 저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하루하루 매출이 신경 쓰이고 앞으로 잘될지 불안해요. 경쟁사들도 신경 쓰이고 매일 업데이트되는 뉴스를 접하다 보니 미래가 걱정되어 견딜 수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고민은 일을 떠안고 사는 사람, 특히 흔히 말하는 ‘책임 의식이 높은’ 사람에게 매우 많이 나타납니다. 이 남성은 회사와 직원에 대한 책임감,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위기감, 또 끊임없이 날아드는 최신 정보에 선동되어 마음의 안정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였습니다. 말하자면 ‘자신의 영역’을 완전히 잃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나의 영역을 명확히 할 수 있을까요? 영역을 구분할 때는 세 가지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행동, 시간, 이로움(가치 있는 일)입니다.
첫 번째 ‘행동’이란 자기 몸을 사용해 실제로 하고 있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뜻합니다. 몸을 사용해 할 수 없는 범위의 일은 앞서 확인한 대로 망상 영역에 불과합니다. 망상 영역에 마음을 사용해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망상 영역을 굳이 좇으려 하지 말고 실제로 할 수 있는 행동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매출이라든지 앞으로 잘될지와 같은 불안감은 모두 망상일 뿐입니다.”라고 제가 말하니 남성은 매우 놀라워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과’를 기대하지만, 그것은 미래의 일이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망상’에 불과합니다. 그보다는 성과를 내기 위해 내 손과 발을 사용해서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세요. 실천할 수 있는, 행동할 수 있는 수준에서 현실을 파악하지 않으면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망상으로 흘러가고 맙니다.
두 번째 ‘시간’이란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시간을 의미합니다. ‘가치가 있다’는 달리 말해 일이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자신에게 중요한가를 뜻합니다. 그런 일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실제로 스톱워치로 재보면 하루 중에 정말로 가치 있는 시간은 놀랄 만큼 적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입니다.
애초에 물리적인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루는 24시간, 업무 시간은 기본 8시간입니다. 식사가 조금 길어지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시간은 순식간에 줄어들고 맙니다. 가치 없다고 생각되는 많은 일에 우리는 시간을 사용하고 있죠. 게다가 마음을 누출시키는(반응하거나 망상하는) 동안에 시간은 더욱더 줄어듭니다. 얼마만큼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제대로 의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치 있는 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를 구분한다
행동, 시간과 더불어 또 한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기준이 바로 세 번째 ‘이로움’, 즉 가치 있는 일입니다.
우리가 관계하는 바깥 세계의 사람과 사물, 정보에는 가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뒤섞여 있습니다. 자신 외에 이를 분간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지요.
만약 이로움이라는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쓸데없는 많은 자극에 마음을 노출시키게 됩니다. 독으로 가득한 정보와 자극이 넘쳐나는 오늘날의 환경은 그 위험성이 말할 필요도 없이 너무 높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책임감 강하고 노력파’인 중소기업 사장이 떠안고 있는 불안감과 초조함, 스트레스는 그야말로 바깥 세계에 무방비로 마음을 노출시켜 대량의 독을 끌어안은 결과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정하고자 이로움이라는 기준을 하나 더 세워두는 것이지요. ‘이롭다’의 의미를 구체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방향성, 즉 지향하는 목표로 이어진다.
② 목표를 달성하는 데 방법적으로 도움이 된다.
③ 동기부여가 되고 의욕과 활력이 솟는다.
④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
⑤ 가치를 창조한다. 가치 있는 유산을 남긴다.
이런 기준으로 바깥 세계를 다시 보면 가치 있는 것보다 가치 없는 것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 보이게 됩니다. 정말로 가치 있는 것인지, 지향하는 목표로 이어지는지, 방법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나중에 의미를 남길지를 생각해보세요.
이로움이라는 표현은 단순하지만 사람과의 관계, 일하는 방식, 시간을 보내는 방법, 매일같이 날아드는 정보와 마주하는 방법 등 인생 전체와 관련이 깊은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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