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착한 딸을 그만두기로 했다
 
지은이 : 아사쿠라 마유미 외(역:김윤경)
출판사 : 북라이프
출판일 : 2017년 02월




  • 이 책은 가상의 인물 서른세 살의 미혼 여성 루이가 엄마와 겪는 갈등을 픽션 형식으로 공감을 이끌어낸다. 어린 시절 엄마의 갖은 간섭과 구박에 시달려 온 ‘루이’는 엄마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럽다. 그러다 ‘그린그레이’라는 패션업체의 프로모션을 맡으며 자신과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만나게 되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엄마와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하며 진정한 홀로서기를 시도한다. 


    나는 착한 딸을 그만두기로 했다


    변화의 시작 _이상화된 모녀 관계에서 벗어나기

    루이는 33세 여성으로, 도쿄에 있는 소규모 광고대행사의 프레젠테이션팀 팀장이다. 그녀는 오늘 간절하게 기다리던 미국 패션 브랜드의 일본 진출 프로모션을 수주받았다. 기획 담당으로서 자랑스럽고 기분 좋은 날이지만, 오후 6시에 엄마와 만나기로 한 약속 때문에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한 달에 한 번, 도망치고 싶은 두 시간

    고향에 사는 엄마는 딸을 만나러 한 달에 한 번 도쿄에 온다.


    나는 그저 엄마의 애완동물일까?

    엄마는 ‘나’가 즐겁게 일하면서 바쁘게 산다는 이야기를 하면 곧바로 언짢아한다. ‘그렇게 사니까 결혼이 늦어지는 거야’, ‘남자 이상으로 일하는 여자는 매력이 없어’라는 이유에서다.


    너, 엄마하고 살 때랑 완전히 달라졌구나

    큰 안건을 계약해서 기분이 너무 좋다는 ‘나’의 말을 평온한 표정으로 듣던 엄마는 갑자기 “옷이 그게 뭐니? 여자는 여자답게 입어야 한다고 엄마가 몇 번을 말했어. 예전에는 단정한 옷차림을 좋아하더니 대체 어떻게 된 거야?”라고 한다. 하지만 이게 진짜 ‘나’의 모습이다. ‘엄마의 가치관에 맞추려 예전의 내가 무리했던 거야!’


    더 이상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엄마에게 ‘나’에 관한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는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엄마는 순수하게 기뻐하지 않았다. 일이 즐겁다고 하면 그러니까 콧대 높은 여자가 되는 거라고 말하질 않나, 취미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하면 지나치게 운동을 많이 하면 이런저런 점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엄마는 지금 ‘나’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정말 너는 내 품에서 벗어나고 많이 변했어. 옛날에는 고분고분하고 착해서 빨리 엄마처럼 결혼하고 싶다고 기특한 말을 하더니만. 서른세 살이나 되었는데 아직 미혼이라니, 내가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어.” 엄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착한 딸을 위한 상담실 1 | 간섭이나 헌신을 애정과 헷갈리지 마라

    사춘기 딸은 엄마에게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강요받으면서도 그것을 애정으로 받아들여 엄마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널 위해서 이렇게 하는 거야” 하고 끊임없이 속삭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조금이라도 엄마의 뜻을 거스르는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되면 ‘엄마의 행동을 싫어하는 나는 나쁜 딸이야’라는 죄책감을 갖게 됩니다.


    성인이 된 딸은 비로소 자기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을 찾으려 애를 씁니다. 그 방식이 엄마의 뜻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딸은 엄마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그동안 엄마가 자신을 구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엄마의 바람과 자신의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이제 현대 사회의 엄마와 딸은 어느 시점을 계기로 일정한 거리를 두기 위한 의식을 치러야 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싸움 _모순에 빠진 엄마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기

    친환경을 표방하는 해당 브랜드 진출 계획에 대해 회의를 하던 루이는 회의 참석자 중 자신을 제외한 두 명이 아이 엄마라는 사실에 왠지 혼자만 덩그맣게 남겨진 기분이 든다. 그녀들은 육아 잡지에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아기용 턱받이를 부록으로 넣을 것을 제안한다.


    엄마가 될 친구를 위한 선물

    ‘나’는 턱받이 얘기가 나온 김에 시장조사를 겸해 임신을 한 친구 사키에게 줄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간다. 물건을 고르던 ‘나’는 한정 턱받이를 육아 잡지 부록으로 내놓고 온라인 숍에서는 같은 무늬의 숄을 세트로 판매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심장을 내려앉게 하는 부재중 전화

    집으로 돌아와 스마트폰을 꺼내 보니 한 건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엄마였다. 전화를 걸었다. 집에 너무 늦게 들어온 거 아니냐는 잔소리에 사키의 선물을 사러 갔었다고 말하자 엄마는 “사키는 이제 곧 엄마가 되는데 너는 왜 결혼도 안 하고 혼자 사니? 내가 기껏 정성을 들여 키워놨더니 엄마한테 반항이나 하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야?” 한다.


    엄마에겐 내 인생보다 결혼이 더 중요할까?

    “엄마, 나는 길을 잘못 든 게 아니야. 단지 지금은 꼭 해내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어서 일에 열중하고 있을 뿐이고. 물론 멋진 사람이 있으면 사귀고 싶지만 지금은 연애가 최우선이 아니거든. 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나대로 찬찬히 잘 해나가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하고 완벽하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하던 찰나 “너 지금 무슨 느긋한 소릴 하는 거야? 서른이 한참 넘도록 결혼할 생각이 없다니 창피하지도 않아?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봐야 어른이 되고 온전히 한 사람 몫을 하는 거야. 그런데 일, 일, 주제넘은 소리에 잘난 척이나 하고 대체 뭐하는 거니! 엄마는 네 장래가 걱정돼 죽겠는데 말이야.” 엄마는 모질게 반응했다. 마치 결혼과 출산만이 미혼인 ‘나’에게 대항할 수 있는 무기라도 되는 것처럼!


    착한 딸을 위한 상담실 2 | 엄마를 설득하지 말고 단호하게 말해라

    엄마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성인 여성으로서 딸도 어느 시점이 되면 자신의 주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루이의 엄마는 논리를 내세우기만 해서는 대화가 통할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딸은 이론을 내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엄마의 간섭에서 자신을 지키는 벽을 쌓아올려야 합니다. 엄마에게 억지스러운 말을 들으면 할 수 없거나 무리한 일이라고 확실하게 딱 잘라 말하여 선을 그어야 합니다. 타협점을 제시하거나 미안한 마음을 품지 않아도 되며, 엄마의 바람에 응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부연 설명이나 이론을 내세울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분명하게 거절 의사를 전하되 정서적인 동요를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 _엄마는 딸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부록 턱받이 시제품이 완성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턱받이에 색을 넣기 위해 사용한 옅은 초록색 염료가 화학염료여서 해당 브랜드에서 인정을 하지 않은 것이다. 해당 브랜드 담당자와 회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는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온다. 긴장한 루이에게 그녀는 아이가 아파 급히 어린이집에 가야 해서 회의를 취소해야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세상의 많은 여자에게 일 이상으로 소중한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새삼 기분이 묘해졌다. 그때 사키에게서 만나자는 전화가 온다.


    자유를 배우기도 전에 이미 길들여졌다

    사키의 엄마는 사키가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간섭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키와 ‘나’의 다른 점은 엄마의 심리적 속박에 익숙해져 있느냐 아니냐, 오직 그 한 가지였다. ‘나’는 어릴 때부터 쭉 엄마에게 억눌려오면서 자유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영악하게 다가갔다. 하지만 사키는 달랐다. 다 자란 후 갑자기 간섭받게 된 탓에 빠져나오려도 발버둥치는 방법도, 엄마에게서 벗어나는 방법도 알지 못했다.


    좋은 엄마란 어떤 엄마일까?

    지금은 행복하냐는 ‘나’의 질문에 사키는 “응, 너무 행복해. 남편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소중하게 대해주거든. 무조건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야.”라고 한다.


    나를 인정해 주는 존재의 의미

    자신을 무조건 인정해 주는 존재! ‘나’에게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 어릴 때는 물론 성인이 된 지금도 ‘나’를 나무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리기도 했다.


    문득 사키가 말했다. “우리 둘 다 엄마란 존재가 참 어렵네. 그렇게 말하는 나도 나중에 엄마처럼 딸의 인생에 사사건건 간섭하게 될까?”


    착한 딸을 위한 상담실 3 | 엄마의 어린 시절을 조사해 기록해 보라

    사키의 엄마는 아이가 어렸을 때는 이해심이 많았으나 딸이 사춘기에 들어설 무렵부터는 태도를 바꿔 딸을 심하게 구속한 엄마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사키는 엄마같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행여나 자신도 나중에 엄마를 똑같이 따라하진 않을까 불안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고민을 호소하는 여성이 상당히 많습니다. 자신도 엄마의 행동을 답습하게 될까 봐 두려운 나머지 아이를 갖지 못하고 주저하는 여성도 꽤 있습니다. 또한 아이를 그리는 과정에서 예전에 엄마에게 받은 심한 상처가 플래시백 된다는 고민을 안고 있는 여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걸 피하기 위해서는 엄마의 성장 배경이나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을 살펴보고 엄마가 자신을 키우면서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를 연구해 보면 실제 엄마의 모습이 엄마가 자신에게 심어 주고 믿게 하려던 어머니상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지금가지 자신이 믿어온 어머니상을 떨쳐버릴 수 있습니다.



    반항과 독립 사이 _과거에 잃어버린 자신감 찾기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러던 중 아이가 아파 휴가를 오래 내었던 해당 브랜드 담당자 유리가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다며 루이에게 연락해 왔다.


    새로운 친구, 새로운 시선

    유리는 싱글맘이었다. 네 살 아들을 키우면서 매일 아침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출근했다가 저녁에 데리고 온다고 했다. 아이를 재우고 나면 회사가 미국에 본사가 있는 탓에 거실에서 컴퓨터를 켜고 일을 마저 한다고 했다.


    집을 뛰쳐나와도 괜찮다

    유리의 엄마도 어렸을 때부터 간섭이 심했다고 했다. 유리는 “엄마는 나를 반려견 같은 존재로 키우고 싶었던가 봐.”라고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유리는 스무 살 때 집을 나와 뉴욕으로 날아갔다고 했다. 그곳에서 일을 시작하고 결혼도 했지만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데리고 귀국한 것은 3년 전인데, 그 후 부모님과는 그럭저럭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사이로 지내고 있다고 하였다.


    나를 위로하는 사람과 장소는 따로 있다

    유리는 작은 소리로 웃으며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 엄마에게 불평만 듣고 자라서 본래의 내 존재도, 인격도 인정받은 적이 없었거든.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어. 부모에게 인정받으려고 자신을 억누르지 말고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과 장소를 찾으면 된다고 말이야. 그래서 스무 살이 되면 집을 나가기로 마음먹었던 거지.”라고 말했다. 유리의 말에 ‘나’는 귀가 번쩍 뜨였다. ‘나’는 왜 유리처럼 생각해 보지 못했을까?


    내 안에서 찾은 정답

    유리는 말했다. “그런데 아까 ‘나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 말인데. 그대로 전부 인정해 주길 바라는 마음은 결국 타인에게 기대는 거니까, 단지 의존일 뿐이야. 루이 씨 친구처럼 남편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인정해 주면 엄청나게 행복할 거야. 하지만 그건 결국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거라고 생각해.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한 자신을 인정해 준 남편이라는 존재에 기대로 있을 뿐이지. 결국 자신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감을 가져야 해.”


    착한 딸을 위한 상담실 4 | 작은 반항으로 엄마와의 거리를 조정하라

    엄마와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선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자신의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애초에 엄마에게는 딸에게 울타리가 있다는 인식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딸은 자신과 엄마의 영역이 다르므로 경계를 지켜주길 바라게 됩니다. 결국 엄마와 딸 사이에는 양립할 수 없는 사고가 충돌합니다. 하지만 딸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영역을 지켜야 합니다.


    우선 엄마와의 대화에서 리드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그리고 깍듯한 말투를 사용해 엄마와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동지와 대화를 하여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감정의 잔해 _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잘 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루이는 그저 자신이 경력과 나이가 더 많다는 이유로 여러 직원을 모아 일정을 책임지고 관리할 뿐, 새로운 제안이나 창조적인 아이디어 하나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점점 초조해졌다.


    서른셋 어른아이의 작디작은 반항

    ‘나’는 한 달여, 엄마와 연락을 하지 못했다. 두 번 정도 전화가 걸려왔지만 받지 못하고 문자로 회신했을 뿐, 예전처럼 전화를 걸지는 않았다. 사키와 유리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부터다. 서른세 살이 되어서 일으킨 작디작은 반항이었지만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대화는 언제나 잔소리로 끝난다

    오랜만에 걸려온 엄마의 전화를 받은 ‘나’는 평소와 달리 짧아진 통화에 불안해졌다. 엄마에게 거리를 두어서 엄마에게 심경의 변화가 생긴 것일까? 아니면 엄마도 나이가 들면서 마음이 약해지신 탓일까? 석연치 않은 생각을 품은 채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보냈다는 러스크가 놓여 있었다.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 딸의 기색을 살피려고 일부러 선물까지 보내준 엄마를 생각하니, 처음으로 짠한 마음이 들었다.


    착한 딸을 위한 상담실 5 | 눈앞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죄송하다’고 하지 마라

    엄마와의 관계로 괴로워하는 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자주 듣는 말이 ‘엄마가 약한 모습을 보일 때 심한 죄책감이 든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엄마의 허약해진 심신은 흐르는 세월 탓이지 결코 딸인 당신의 탓이 아닙니다. 결국 엄마의 불편한 심기는 엄마의 문제이고 딸의 불편한 마음은 딸의 문제일 뿐, 그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딸이 의연한 태도를 취하면 비정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정하게 군다고 해서 어머니를 저버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있다는 표현입니다. 딸로서 지켜보는 것 말고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패해도 괜찮다 _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루이는 상사에게 “루이 씨, 잘했어!” 하는 칭찬을 듣고 팀원들에게 “프로젝트 성공은 루이 팀장님 덕분이에요!” 하고 감사의 인사를 들었는데도 어딘가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내가 뭐 한 게 있어야지.” 그렇게 말하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루이에게 유리가 말했다. “난 그렇게 자존감 없는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진 않은데. 루이 씨, 그거 안 좋은 버릇이야. 자신에게 좀 더 자신감을 가져.”


    엄마, 왜 실패해도 된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나’는 하루와 태국 요리점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나’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난 옛날부터 내가 칭찬받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어. 그래서 지금도 어떤 일이 잘되고 나면 그 뒤에 반드시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두려워. 아마도 어릴 때부터 누군가와 비교당하고 부모님한테 야단맞기만 하고 자라서가 아닐까 싶어. 게다가 엄마는 내가 이 직업을 택할 때 굉장히 반대하였거든. 그것 때문인지 엄마 말을 듣지 않아서 언젠가 크게 실패하고 ‘그러니까 내가 뭐라든?’ 하고 혼날 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는 것 같아.” ‘나’의 말을 들은 하루는 중얼거렸다. “꽤 꼬여 있네.”


    성장하며 행복을 준 것만으로 충분하다

    하루는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말이야, 뭐가 어쩌니 해도 분명히 어머님은 너를 키우는 동안 행복하지 않으셨을까? 그도 그럴 것이 엄마를 거스르지 않는 ‘착한 딸’이었다며? 그걸로 충분하잖아. 그것만으로도 넌 정말 효녀야.” 그 말을 듣고 나니 ‘나’는 코 끝이 찡하고 아파왔다. 오랜만에 마음이 후련해진 밤이었다.


    착한 딸을 위한 상담실 6 | 당신이 해야 할 효도는 마쳤다고 생각하라

    본래 딸은, 아니 자식은 모두 부모에게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무사히 태어나 부모에게 어릴 적 육아의 즐거움을 준 것만으로도 효도는 다한 것입니다. 당신이 해야 할 효도를 이미 다 마쳤습니다. 우리는 부모도, 가족도, 성별도 그리고 얼굴까지 그 무엇도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결정에 따라 이 세상에 태어났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환경 속에서 불평 한마디 없이 엄마가 원하는 ‘착한 아이’로 자라나 건강하게 살면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지 않을까요.



    새로운 관계의 시작 _서로를 놓아주는 연습하기

    루이는 송년회에서 사장상을 수상하였다. 루이는 생각했다. ‘나의 세계는 점점 넓어지고 있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일의 재미와 심오한 의미도 알게 되었고 말이야. 이 사실에 떳떳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어.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에 대해서 그 누구에게도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는 거야.’


    엄마를 편하게 대하는 기술

    엄마와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엄마의 잔소리는 여전했지만,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다르다. ‘나’는 그저 짧게 “응응, 그렇구나”, “맞아요” 하고 적당히 맞장구를 치면서 엄마가 하는 말을 한 귀로 흘려보낸다.


    이제 엄마에게서 떠나야 할 때

    엄마의 말에 ‘나’는 나답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본가에 갔을 때 엄마가 하는 말이 견디기 힘들어지면 엄마와 정면으로 부딪치는 순간을 피하고 있다. 전화는 ‘나’에게 여유가 있으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여유가 없으면 “나 지금 피곤해서 자야겠어”라고 말하고 나서 전화를 끊고 전원을 꺼 버린다. 이렇게 하는 엄마에게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착한 딸을 위한 상담실 7 | 부모 때문에 엄마가 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라

    엄마에게 당한 일을 자신에게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어떻게 자랐는지를 돌아보고 자신의 말투나 표정 등 행동 습관이 엄마와 닮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닮았다고 해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전문가나 같은 경험을 한 친구의 힘을 빌려 봅시다.


    어떤 부모든 미세한 독을 품고 있습니다. 따스한 엄마의 사랑에는 반드시 약간의 독이 들어 있기 마련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닮기를 두려워하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독을 부정하게 되어 오히려 위험합니다. 미독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맹독이 되지 않도록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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