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지은이 : 한근태
출판사 : 미래의창
출판일 : 2019년 05월




  • 이 책은 개인의 삶과 일, 기업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생산성 향상이 가능한지 말한다. 생산성의 핵심은 복잡함을 제거한 후 가장 본질적인 곳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시간의 양 대신 밀도를 높여야 한다. 즉, 단순화와 집중이 답이다. 우리의 삶과 일터에서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단순함, 집중과 몰입, 소통과 휴식, 그리고 조직 문화의 변화를 통해 생산성을 올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현재 한국의 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다. 한 사람이 할 일을 두 사람이 하는 격이고, 남들이 한 시간에 하는 일을 두 시간에 한다고 보면 된다.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생산성 증대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생산성 향상은 하면 좋은 일이 아니다. 해야만 하는 일, 하지 못하면 생존이 위태로운 일이다.” 



    고수와의 대화


    저자의 말

    지금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생산성이다. 생산성은 올리지 못하고 월급만 오르면서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생산성이 높으면 거기에 맞게 월급을 올려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생산성과 상관없이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무로 급여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한국, 중국, 일본의 자동차 회사를 보면 된다. 어떤 이의 표현에 의하면 일본이나 중국은 날아다니는데 한국은 경로당이 연상된다고 한다.


    자동차 산업만이 아니다. 사무직 생산성은 더욱 형편없다. 모 금융회사 신입 사원 교육을 갔는데, 회장이 온다고 두 시간이나 예행연습을 시켰다. 그런데 행사 30분을 앞두고 회장이 안 온다는 통보가 왔다. 정말 기가 막히는 일이다. 정부기관이나 정치 쪽을 보면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아예 생산성이란 개념조차 없다.


    지금 우리의 화두는 생산성이다. 지금 이 상태의 생산성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죽는다. 정부나 조직이나 개인이나 이제 생산성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단순함의 생산성

    가치를 추구하라

    내가 생각하는 생산성 향상 방법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올리고, 대신 상품과 서비스의 원가를 줄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를 올리는 일과 원가 줄이는 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가치 올리는 일은 생각하지 않고 원가 줄이는 일만 생각한다. 생산성을 높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교육 예산, 연구개발 비용, 광고비를 줄인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분야는 고객에게 가치를 올리기 위한 필수적인 일들이다. 가능하면 이 부문의 비용을 줄이면 안 된다. 대신 개선을 통해 투입 자원을 줄여야 한다. 작업 순서를 변경해보고, 불필요한 작업을 줄이며, 부품이나 공구 넣는 장소를 변경하고, 일하는 환경을 정비해 작업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사무직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야 한다. 불필요한 작업이나 중복 서류를 줄여야 한다. 혁신을 통해 투입 자원을 삭감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정을 줄이고, 부품 숫자를 줄이며, 설계 변경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일하는 방식의 개선도 필요하다. 최고의 생산성 향상 방법은 남들이 절대 할 수 없는 나만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다.


    정체성을 명확히 하라

    생산성의 핵심은 단순화와 집중이다. 복잡함을 제거한 후 가장 본질적인 곳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생산성의 반대말은 복잡함과 산만함이다. 2017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기업을 조사했는데, 독일의 저가형 슈퍼마켓 체인 알디(ALDI)와 리들(LiDL)이 1, 2위를 차지했다. 알디의 핵심은 단순화와 저렴한 가격이다. 알디는 2015년 기준 독일에서 매출은 35조 원이고 글로벌 매출은 70조 원이 넘는다. 업종은 레드오션이지만 연평균 10퍼센트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바로 소품종 최저가 정책 때문이다. 이들은 제품당 품목 수를 엄격하게 제한한다. 매장당 1,500종밖에 되지 않는다. 참고로 월마트는 3만 종, 테스코는 5만 종이 넘는다. 알디는 가격을 위해 90퍼센트 이상을 PB 상품으로 채우고, 상상 가능한 모든 조직을 없앴다. 홍보, 마케팅, 법률을 다루는 기획실도 없다. 시장 조사도 소비자 조사도 하지 않고 컨설팅도 받지 않는다. 직원도 최소한으로 고용해 매장 한 곳당 7∼8명 수준이다. 당연히 인건비 비중이 2.8퍼센트 수준인데 경쟁사는 10∼15퍼센트다.


    그렇다면 복잡성 제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 정확히 어떤 가치를 고객들에게 주는 곳인지 재정의해야 한다. 본질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일 외엔 모두 삭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해당한다.


    단순함은 산도 움직인다

    단순함에는 두 종류가 있다. 무식해서 단순한 것과, 고도의 계산과 시행착오를 거친 후 도달하는 단순함이 그것이다. 여기서 얘기하는 건 당연히 후자의 단순함이다. 그렇다면 단순하면 무엇이 좋을까? 우선 마음이 편하고 고요하다. 말도 그렇다. 하수는 말이 많고 길다. 실력이 떨어지는 선생일수록 설명이 길고 복잡하다. 골프도 그렇다. 고수는 스윙이 단순하고 간결하다.


    그러나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보다 어렵다. 단순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과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한 것은 본질적인 것이고 본질적인 걸 뽑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단순함이란 불필요한 것을 모두 덜어내고 반드시 있어야 할 것만으로 이루어진 결정체 같은 것이다. 본질적인 것만 집약된 모습이다. 단순하기 위해서는 사건의 핵심을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정말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문제점과 현상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할 것과 남이 할 것,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일단 생각을 명확하고 단순하게 하면 산도 움직일 수 있다.”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집중과 몰입의 생산성

    신호등이 없는 도로가 더 안전하다?

    네덜란드 북부 드라흐텐은 인구 4만 5,000명의 소도시로 리바이플라인이란 사거리가 있다. 매일 수천 명의 보행자, 자전거, 2만 2,000대의 차가 통행한다. 하지만 신호등이 없다. 정지, 서행, 양보를 알려주는 표지판도 없다. 바닥이 빨간 벽돌로 되어 있을 뿐이다. 빨간 벽돌은 일종의 경고 표시다. 이 구역이 특별하고 안전장치나 신호가 없다는 점을 알려준다. 통행 구역, 흰색 선은 물론 길을 구분하는 표시도 없다. 하지만 원활하게 잘 굴러간다. 이곳은 교통 조사원 한스 몬더만이 설계했다.


    그동안 우리는 도로에 문제가 생기기만 하면 항상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했다. 이와 반대로 몬더만은 기존 것들을 하나씩 제거해나갔다. 그 결과, 평균속도, 대기 시간, 사고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반면, 전반적인 효율성과 만족도는 두 배로 증가했다.


    신호와 선은 사람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 이런 장치는 상황을 해석하고 대처하는 인간의 능력을 없앤다. 통제 장치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뭔가를 만드는 것보다 뭔가를 없애면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채우려 한다. 더하려 한다. 많이 만들고 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일이 잘 풀리고 매출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우아하게 살기 위해서는 없애고, 멈추고, 생략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이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생산성을 높이는 교육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교육은 밝은 미래로 들어가게 해주는 여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권은 늘 미리 준비해놓아야 한다. 하지만 가장 생산성이 떨어지는 분야가 교육이다. 투자 대비 효과가 별로 좋지 않다. 내가 생각하는 기업 교육의 생산성 향상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교육을 하러 갈 때마다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전체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당자 역시 전체 그림과 연계하여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육을 왜 하려는지, 이 교육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두려는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전략적이어야 한다. 교육도 경영이다. 최소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최대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상후하박(上厚下薄)을 선호한다. 일명 역삼각 형식의 교육 투자다. 높은 사람에게 교육을 많이 시키고 신입이나 낮은 직급에는 예산을 적게 쓰는 것이다. 교육을 받은 높은 사람으로 하여금 직원 교육을 하게 한다. 그들의 행동이 변하면 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아랫사람들은 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반대로 한다. 사장은 회사를 만든 이후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셋째, 교육을 차별화와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무분별한 교육, 아무런 니즈가 없는 사람들에게 교육을 하는 것만큼 낭비도 없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그만큼 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다.


    넷째, 티칭, 트레이닝, 에듀케이션을 구분해서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토론식 교육이다. 티칭은 있는 사실, 아는 사실을 그대로 가르쳐주는 것이다. 트레이닝은 훈련을 뜻한다. 반복 훈련으로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에듀케이션은 스스로 배우고 깨닫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교육은 이 세 개가 다 필요하다. 하지만 높은 직급일수록 토론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자기 의견을 정립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토론을 하는 것이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다섯째, 리더 스스로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 조직은 교육자를 많이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CEO의 E는 교육(Education)을 의미한다. 높은 직급에 있는 사람일수록 교육이 중요한 역할이 되어야 한다. 아니, 가르칠 역량이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선택과 집중

    경영 효율화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과 가치 창출의 극대화다. 효과적이라는 말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 거기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경영자가 할 일은 두 가지다.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과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선택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할 것인가 결정하기 전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여유를 얻고 그걸로 정말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과정이다. 정말로 소중한 것을 알기 위해서는 가끔 숨을 가다듬고, 주위를 돌아보며,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선택한 후에는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하는 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우리가 세운 목표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어 있는지 끊임없이 따져봐야 한다. 모든 일을 다 하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것과 같다.


    몰입하는 힘

    현대인은 점점 산만해지고 있다. 뭔가 분주하긴 한데 성과는 나지 않는다.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몰입이란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것에 몰두하는 능력이다. 생산성의 큰 축이 바로 몰입이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 중요하다.


    칼 뉴포트의 『딥 워크』를 보면, 현대인의 주의를 빼앗는 세 가지가 나온다. 개방형 사무실, 소셜미디어, 이메일이 그것이다. 개방형 사무실은 협업에는 좋아도 집중에는 좋지 않다. 늘 산만하다. 소셜미디어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메일도 그렇다. 우리는 이메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


    몰입이 중요한 것은 생산성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몰입 그 자체가 삶의 질을 올린다. 행복감과 충만함을 준다.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을 위해 육체나 정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일 때 최고의 순간이 온다.



    소통과 휴식의 생산성

    핵심을 전하는 기술

    어디서나 연결되어 있고, 분주하고 정보가 쏟아지는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간결함이다. 간결함이란 핵심을 정확하게 전하는 기술이다. 간결하다고 무조건 짧은 것이 아니다. 필요한 메시지를 잘 전달해 상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당신은 얼마나 간결한가? 간결함은 실력이다. 간결함은 전문성에서 나온다. 폭넓은 지식이 있어야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다. 간결함이란 본질을 확실하게 파악한 후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다. 간결하지 못한 이유는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전체 내용을 일일이 전할 수밖에 없다.


    말을 줄이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도와주는 것이 브리프맵이다. BRIEF의 B는 Background, 즉 서론이다. R은 근거 혹은 타당성을 뜻하는 Reason, I는 핵심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 E는 결론을 뜻하는 Ending이다. 마지막으로 추가 내용 혹은 질문의 F는 Follow-up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긴 회의, 말도 안 되는 설교, 결론 없는 보고다. 모든 것이 간결해야 한다. 말도 글도 간결해야 한다. 간결함이 생산성이다. 간결함은 현대인의 필수 미덕이다.


    휴식이 생산성이다

    마침표나 쉼표가 없는 글을 읽을 수 있을까? 읽기야 하겠지만 숨이 막혀 힘들 것이다. 음악도 그렇다. 쉬지 않고 계속 노래를 부른다면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괴롭다. 휴식은 우리 삶의 쉼표 같은 존재다. 휴식 없이 일만 한다고 성과가 나지는 않는다. 휴식을 하는 것은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다. 휴식은 4R을 목표로 한다. 첫 번째가 물러남(Retreat)이다. 하는 일을 멈추고 안 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다. 둘째는 재충전(Refresh)이다. 일이 아는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다. 셋째, 뒤돌아봄(Reflect)이다. 휴식은 우리에게 정신 차릴 기회를 준다. 넷째, 재창조(Recreation)의 시간이다. 쉬다 보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삶에서 균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일과 휴식의 균형, 일과 가정의 밸런스, 다양한 취미와 일의 조화, 지적인 일과 육체적인 일의 적절한 섞임, 논리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부분의 어울림, 이런 균형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직 문화의 생산성

    익스트림 팀

    넷플릭스, 픽사, 에어이앤비, 알리바바, 홀푸드, 파타고니아, 자포스. 이 회사들의 이름을 들으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가장 먼저 탁월성이 떠오른다. 뭔가 다른 조직 문화를 갖고 있고 성과도 탁월하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본다. 이들은 생산성이 가장 뛰어난 조직이다. 생산성이 무엇인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들 조직은 5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올인한다. 집중한다. 대충 설렁설렁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들은 팀의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해 종교 집단에 가까운 집념을 발휘한다. 일중독이 아니다. 일의 의미를 알고 즐기는 것에 가깝다.


    둘째, 개인기보다는 팀워크를 중시한다. 무엇이 중요할까? 확실한 것은 개인기에 의존한 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그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기만으론 안 된다. 이를 팀워크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중요한 몇몇 분야에 집중한다. 모든 일을 다 잘하는 건 불가능하다. 가진 지원은 한정적이다. 최고의 성과를 위해서는 정말 중요한 분야만을 집중해서 공략해야 한다.


    넷째, 때론 강하고 때론 부드럽다. 고도의 자율성과 명확한 책임 의식을 함께 추구한다. 자율은 책임을 필요로 한다. 책임이 없는 자율은 방임이다. 무책임이다. 픽사는 자기 프로젝트를 스스로 선택하지만 선택에 따른 책임 역시 본인이 진다. 홀푸드는 고객과 가장 가까이 있는 판매사원들이 고객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 방식을 결정하게 한다.


    다섯째, 불편함을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이들은 서로 격려하지만 한편으로 갈등과 충돌을 즐긴다. 건강한 논쟁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도록 유도한다.


    생산성은 단순화와 집중이다. 이들 잘나가는 7개 회사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몇몇 분야를 선정하고 거기에 올인한다. 엉뚱한 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 자율성을 중시한다. 쓸데없는 간섭을 없애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철저하게 따진다. 개인보다는 팀워크를 중시한다.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화끈하게 쉰다.


    마즈 이야기

    생산성은 그 조직이 가진 조직 문화에 비례한다. 사람이 일하는 게 아니라 조직 문화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생산성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하는 일은 생산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문화가 좋은 회사를 만들고, 좋은 회사는 성과로 이를 보상한다. 그중 하나가 마즈(MARS)라는 회사다. M&M초콜릿이나 스니커즈, 트웍스 같은 브랜드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인데 매출이 37조 원이 넘는다. 마즈는 가치 중심적이고 수평적이며 주인 의식이 분명한 조직 문화로 유명하다. 한국 마즈에서는 일반 직원이 대표 이름을 거침없이 부른다. 부장님, 상무님 같은 직급 대신 영어 이름으로 부른다. 임원실도 따로 없다. 대표를 포함해 모두가 사무 공간에서 함께 어울려 일한다.


    조직 문화는 가치가 행동으로 전환된 결과물이다. 평소 그들이 높이 생각하는 가치가 어떤 것인지 조직 문화로 바뀌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가치와 행동이 따로 논다. 그러나 마즈는 실제 가치가 살아 움직인다. 마즈는 상호성(mutuality)이란 가치를 갖고 있다. 사업이 직원은 물론 고객, 협력 업체, 대리점, 지역 공동체, 심지어 농민들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의미다.


    효율성(efficiency)도 중요한 가치다. 즉, 잘할 수 있는 것만 한다. 매출 37조 원이 넘는 큰 기업이니 원료 공급이나 포장재 생산, 물류 사업, 광고 대행사만이라도 계열사로 하면 돈을 쉽게 벌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는다. 소박한 환경에서 일하고, 일인당 생산성과 매출액이 매우 높은 것도, 제품의 과대 포장 없이 최소한의 포장으로 환경에 영향을 덜 주는 것도 효율성의 가치를 실천하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올리는 구체적인 방법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라

    『노인과 바다』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매일 자신이 쓴 단어의 수를 기록할 정도로 글 쓴 작업을 관리했다. 생산성의 핵심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즉, 루틴이다. 나만의 규칙적인 리추얼이다. 생산성은 의지 대신 습관에 의지해야 한다. 마음보다는 몸이 가게끔 만들어야 한다.


    최고의 생산성은 생산적으로 일하겠다고 의식하지 않은 채 나도 모르게 내가 정한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생산성의 키워드는 단순성과 집중이다. 루틴은 그것을 실천하는 도구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지킬 수 있다면 개인도 조직도 생산성을 크게 올릴 수 있다.


    빠른 의사 결정이 생산성을 좌우한다

    생산성은 빠른 의사 결정에 비례한다. 하든지 말든지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 결정을 미룬다는 건 그만큼 시간을 까먹는 것이다. 결정을 방해하는 장애 요인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어 결정의 품질을 올리겠다는 욕심이다. 그런데 정보가 많을수록 의사 결정의 품질이 올라갈까? 1974년 심리학자 폴 슬로빅은 정보가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는 실험을 했다. 유명 경마 도박꾼 8명을 참여시켜 경주 우승마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실험이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정보가 늘어도 정확도는 17퍼센트 정도로 변하지 않았는데, 자신감은 34퍼센트까지 올라갔다. 정확도가 아닌 자신감이 커져 거는 돈은 점점 커졌고 결국 많은 돈을 잃은 것이다. 이는 확증 편향 때문이다. 많은 정보를 얻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인다. 상충되는 정보나 평가는 무시하거나 일축한다. 결론은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다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완벽한 결정은 있을 수 없다. 70퍼센트의 정보와 30퍼센트의 직관력이면 결정의 황금 비율이다. 정보가 50퍼센트만 넘어도 나쁘지 않다. 빠른 의사 결정의 대표 선수는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다. 아마존의 엄청난 성장은 빠른 의사 결정 덕분이다. 현재와 같은 경영 환경에서는 질이 높지만 뒤늦은 의사 결정은 소용없다. 빠르고 질 높은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한번 내린 결정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정보가 70퍼센트 정도 확보되면 의사 결정을 한다.

    셋째, 의사 결정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안 해도 되는 일을 너무 잘하고 있지 않은가

    생산성을 일을 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해야만 할 일을 올바른 방법으로 하는 것이다. 영어로 하면 “Do the right thing right”다. 해야만 하는 일은 방향성에 관한 것이다. 그 일이 해야만 하는 일인지, 영양가 있고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일인지에 관한 것이다. 앞의 것은 효과성에 고나한 것이고 뒤의 방법은 효율성에 관한 것이다.


    정말 해야만 하는 일은 다소 방법이 서툴러도 괜찮다. 최악은 정말 하면 안 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다. 생산성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 이상을 뜻한다. 생산성의 첫 걸음은 고객을 의식하는 것이다. 우리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 고객들이 우리를 정말 필요로 하는지 늘 인지하고 정말 영양가 있는 일, 그들에게 도움 되는 일,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속한 조직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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