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으로 설득의 고수가 되라
 
지은이 : 쉬윈송(역:임보미)
출판사 : 나무와열매
출판일 : 2019년 07월




  • 스토리텔링은 사실 유형의 설득이다. 형태가 있는 설득을 하면서도 청자에게 보이지 않는 상황을 묘사해 마치 그곳에 있다는 듯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ㆍ 바로 이미지를 ‘극대화’해야 한다. 스토리에 ‘극대화’ 효과가 없으면 상대방의 감정을 흔들 수 없다. 그래서 스토리의 좋고 나쁨은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수준이 어떠냐에 달려 있다. 


    스토리텔링으로 설득의 고수가 되라


    설득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설득 방법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일상적인 만남에서도 스토리텔링은 더욱더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어 버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제품들의 퀄리티에서 큰 차이점을 찾기 어려워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제품에 담긴 스토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이용가치보다 정서적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스토리는 쉽게 기억된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부분의 정보를 잊어버린다. 하지만 스토리가 있는 정보들은 우리 뇌리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화제 가치가 중요해졌다. 광고를 통해 해당 제품을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 제품에 흥미로운 스토리가 더해진다면 입소문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상품의 화제 가치 Talk value 라고 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스토리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탄탄한 스토리, 가성비 ‘갑’

    스토리가 가진 매력은 아주 특별하다. 이런 특별한 스토리는 당신이 전하고자 하는 정보를 보다 쉽게 전달해 준다. 오스트리아의 한 빵집 주인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아름다운 정취를 품은 오스트리아 빈에서라면 다뉴브 강변의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이다. 하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비싼 임대료 부담으로 뒷골목으로 밀려나 버린 가게들도 적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스위트’ 베이커리처럼 말이다. 빈의 젊은 청년이 운영하는 이 빵집은 비싼 임대료 탓에 뒤편의 작은 골목에 자리 잡았다. 문을 연 지 벌써 보름이나 지났지만 이름만큼 가격도, 맛도 착한 ‘스위트’한 빵을 찾는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러던 차에 빵집 주인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바로 그날 빈 광장의 비둘기 떼가 갑자기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은 제각각 수군거렸다. 이후 며칠 동안 빈 광장의 거의 모든 비둘기들이 비슷한 시각만 되면 어김없이 그 빌딩의 창문을 향해 날아올랐다. 뉴스거리를 찾는 방송사 기자들과 진상 파악을 위한 경찰들이 그 빌딩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 강당 위에 걸린 플래카드에는 ‘스위트 베이커리가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선명한 글씨와 함께 건물 아래의 가게를 가리키는 커다란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다. 방송사의 인터뷰와 현장 보도를 통해 이 소식은 스위트 베이커리의 빵 냄새처럼 빈의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이 빵집이 대체 어디에요? 우리도 가볼 수 있나요?” “스위트 베이커리는 참 대단한 것 같아요. 꼭 한번 가봐야겠어요.” “비둘기들은 정말 빵 냄새를 따라간 걸까요?” 이 질문들은 빈을 찾은 여행객들이 가이드에게 물어본 내용이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이 빵집 주인이 아주 적은 액수의 돈을 들여 가이드에게 이 ‘신기’한 스토리를 여행객들에게 퍼뜨려 달라고 부탁했고, 이 스토리를 통해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점이다. 마케팅 차원에서 보자면 거액을 들여 TV나 인터넷 광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소소한 스토리 하나로 얻어낸 것이다.


    비교 불가한 스토리의 정서적 가치

    스토리텔링은 큰 비용을 필요로 하진 않지만, 그로 인해 창출되는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정서적 가치를 품은 스토리를 담은 순수한 광고는 그 가치를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영국 최대 규모의 백화점 존 루이스(John Lewis)는 150여 년 동안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판매하는 제품의 퀄리티도 수준급이거니와 존 루이스에선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영국인들이 여전히 존 루이스를 찾는 이유는 오래전에 방영된 클래식한 광고에서 찾을 수 있다. 존 루이스는 매년 크리스마스에 감동적인 스토리를 담은 광고를 선보인다. 2012년 크리스마스 광고는 놀라움뿐만 아니라 사랑과 따스함을 전했다. 특정 제품을 드러내지도 않았고, 브랜드 광고에만 열을 올리지도 않았다. 다만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고,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선물이 아닌 사랑과 그 사랑 속에 담긴 따스함을 전해야 함을 얘기했다. 이 광고가 전파를 탄지 일주일이 되었을 때 존 루이스의 매출은 1억 3600달러에 달했다.


    탄탄한 스토리는 적은 비용으로 강력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특히 기업의 경우 탄탄한 스토리에 적절한 기획과 미디어의 파급력이 뒷받침된다면 강력한 흡인력과 감화력을 갖춘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진다. 분명한 것은 스토리의 전파속도가 빠를수록 그로 인한 효과 역시 확대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미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입증해 냈다.



    목표를 세우고 스토리를 구상하라

    3초 안에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라

    설득은 맹목적인 행위가 아니다. 핵심은 바로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찾아내는 데 있다. 물론 빨리 알아차릴수록 설득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 3초 안에 가능할까? 3초는 아주 짧은 시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거의 3초 내외다.


    여러분도 아마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겉보기에 불친절해 보인다. 사실 이야기를 나눠본 사이도 아니고 잘 알지는 못한다. 또 어떤 사람은 평범해 보이지만 기개가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이런 걸 소위 첫인상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첫인상을 남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몇 초 사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우리는 충분한 준비를 하고 디테일하게 관찰해서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첫인상에 사로잡혀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라고 한다.


    사람들의 판단은 제일 처음 접한 정보에 의해 좌우된다. 마치 해저 깊은 곳에 닻을 내린 듯이 첫 번째 정보에 얽매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우리도 누군가를 설득할 때 이와 같은 ‘앵커링 효과’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을까? 그래선 안 된다. 우리는 최단 시간 내에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객관적으로 알아차려야 한다.


    무심코 하는 동작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라

    우리는 상대방의 크고 작은 동작으로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고 니즈를 이해할 수 있다. 가령 고객에게 물건을 팔거나 상사에게 보고를 할 때 그들이 아래와 같은 동작을 취하는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A. 의자에 삐딱하게 앉는다.

    B. 참을성 없이 눈을 깜박거린다.

    C. 미세하게 다리를 떤다.

    D. 코를 만지작거린다.


    과연 이런 행동들이 모두 우연일까? 사실 이 동작들은 모두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바로 거절이다! 행동심리학에서는 위의 네 가지 행위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A는 당신에 대한 거절이다. 이런 동작은 상대방의 말이나 제스처 혹은 다른 무언가를 참아주기 힘들다는 심리를 강력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B는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상대방을 정면으로 응시하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적당한 도피 방법을 찾지도 못한 경우다. C와 B의 성격은 아주 다르다. C의 자세는 자신감 있어 보이지만, 계속해서 다리를 떨고 있다는 것은 마음속의 걱정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다. D는 코를 만지는 형태로 당신의 말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직접 나타내는 것이다. 만약 손가락으로 코의 측면을 짚고 있다면 당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의미고, 계속해서 비빈다면 직접적인 거절을 뜻한다.


    동작에 드러나는 상대방의 속내를 이해하는 것은 설득 전략을 조정하는 데 이로울 뿐 아니라 설득에 필요한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낼 수도 있어야겠지만 그와 함께 상대방의 정확한 포지션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스토리에 양념을 하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좋은 스토리를 들려주고 싶다면 상대방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찰과 분석을 별개로 구분 지어서 관찰한 후 분석을 통해 결론을 얻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 두 가지가 함께 이뤄지는 게 더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관찰과 분석이 잘 안 됐다면 그건 당신이 상대방의 바이오리듬을 읽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분명 당신의 스토리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설득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


    관찰과 분석을 하면서 스토리를 가다듬어라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스토리를 한 번에 쏟아 낼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 관찰하고 분석하면 스토리에 새로운 정보를 첨가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설득의 효과는 배가된다.


    나와 친분이 있는 한 여성이 있다. 잠시 그녀를 리사라고 해 두자.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리사는 경미한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리사에게 말을 건네는 순간 리사의 불안한 눈빛에서 그녀가 나를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리사는 아직까지 마음을 열 준비가 안 되어 있는 듯 보였다. 그래서 나는 리사에게 스토리를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그녀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 나는 유명한 여성의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하지만 리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스토리를 잘못 선택한 것이다. 어느 날인가 오후에 책을 읽고 있는 리사에게 이런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내 친구 이야기를 할까 하는데 너도 아는 친구야. 바로 피터. 피터네 집은 어릴 때 무지 가난했어. 그런데 피터는 책을 아주 좋아했지. 하지만 돈이 없어서 아빠가 주시는 점심값을 아껴서 책을 사보곤 했어. 하루는 옆에 앉은 친구가 피터에게 물었어. ‘넌 왜 점심을 안 먹는 거야?’ 그랬더니 피터가 말했어. ‘아껴서 책을 사려고.’ 이튿날 이 친구는 도시락을 한 개 더 싸와서 피터에게 먹으라며 내밀었어. ‘피터, 이건 꼭 네가 먹어야 돼. 우리 엄마가 너 주라고 일부러 싸주신 거거든. 네가 점심값을 아껴서 책을 산다고 엄마한테 말씀드렸더니 너를 아주 칭찬하시더라.’ 피터는 그제서야 기쁜 마음으로 밥을 먹었지.”


    나는 여기까지 이야기한 후 잠시 멈추고 리사의 행동과 표정을 살폈다. 날 바라보고 있는 리사의 눈가에 붉은빛이 감돌았다. “왜 말을 멈춘 거야? 피터한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어. 어릴 적 피터가 너무 가엾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때 피터는 ‘나는 꼭 이겨낼 거야’라고 말했었어. 이후 대학교에 갔고 장학금으로 유학길에 올라 우리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었지, 안 그래?”


    다음날 나는 평소대로 리사의 집을 찾았다. 한 시간쯤 기다리자 리사가 돌아왔다. 리사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질끈 묶은 채 손에는 서점에서 산 책이 들려 있었다. 보기에도 활기차 보였다. 리사는 이제 과거의 어둠에서 빠져나왔다. 스토리의 힘이 이렇게 위대하다. 다만 스토리텔링을 할 때 반드시 해야 할 임무가 있는데, 바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상대를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스토리가 상대가 원하는 내용인지, 또 효과는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다.


    무엇을 관찰하고, 무엇을 분석할까

    아침에 일어나면 우리는 배가 고파 아침을 먹는다. 그렇다면 뭘 먹을 것인가? 이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 문을 연다. 최종적으로 달걀을 집어 들었다. 달걀 프라이를 할 때는 불의 세기를 조절하면서 달걀 위로 소금과 후추를 뿌린다. 그리고 거의 다 익었을 때쯤 그릇에 달걀 프라이를 담고 아침 식사를 즐긴다.


    잘 익은 달걀이라면 충분히 익혀야 하고 모양새와 맛도 그럴듯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으로 누군가를 설득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우선 어떤 스토리를 떠올리고 상대에게 들려줘야 한다. 이때 상대방이 이 스토리에 관심이 있는지, 중간에 한눈을 팔지는 않는지를 잘 관찰해야 한다. 또 이 상대방이 어떤 유형의 스토리를 좋아하고, 어떤 인물이 상대에게 감동을 주고 그의 눈물샘을 자극할 수 있는지, 흥분시킬 수 있는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반응을 고려해 약간의 소금이나 후추를 치며, 정보의 양을 조절하거나 아예 다른 스토리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당신의 스토리가 설득력을 갖게 된다.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을 놓치지 마라

    훌륭한 스토리라면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과거 상하이에서 열린 기업인 포럼에 강연자로 초청받은 적이 있었다. 무대 앞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기업인들로 90년대 출생한 패기만만한 젊은 창업가들은 물론 이미 성공한 유명 기업인들도 있었다. 내가 세 마디 정도 하자 그들은 서로 소곤거리기 시작했고 심지어 자리를 뜨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미끼를 던지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언제 창업을 계획하셨습니까?”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고 기업인들은 창업 초창기 당시의 모습을 떠올렸다. 순간 포럼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살아났다. 포럼이 끝난 후 많은 기업가들이 나를 찾아와 훌륭한 강연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일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게 아닌 “계획”된 행동이었다. 미국의 유명한 연설가 카네기는 “당신이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주도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카네기가 ‘첫 번째’로 언급한 전략은 “처음으로 자신이 어른이 됐다고 생각한 것은 언제입니까?”와 같은 질문으로 이목을 끄는 것이었다.


    훌륭한 스토리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해 스펙터클한 줄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물 흐르듯이 담백하기만 한 스토리는 사람들에게 감정의 변화는 물론 어떠한 흥분도 안겨 줄 수 없다.


    ‘살아 숨 쉬는’ 스토리를 만들려면 캐릭터가 분명한 인물이 필요하다

    스피치든 텍스트든 스토리를 기획한다면 우선 주인공을 설정해야 한다. ‘생동감 넘치는’ 줄거리는 모두가 좋아하는 스토리 유형이다. 그런데 만약 애매모호한 캐릭터가 줄거리를 끌고 간다면 상대방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우여곡절을 담은 줄거리는 화자가 임의로 설정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 속의 인물이 환경에 맞게 자연스럽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기업 관리자로서 기업을 잘 꾸려나가고 싶다면 우선 직원 관리에 힘써야 한다. 이때 스토리로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여 보자, 직원들과 연관성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직원들 스스로가 스토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 자연스럽게 줄거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제도만 나열된 파일로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스토리 속 ‘예상 밖의 이야기와 순리적인 이야기’의 화학반응

    내가 말하는 ‘화학반응’이란 일반적으로 말하는 반전 혹은 전세 역전을 가리킨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의 행동을 상상해 보곤 한다. ‘남자는 왜 그 여자를 쫓아가지?’, ‘그들은 결국 헤어질까?’, ‘분명 그 사람이 다 가져갔을 거야!’와 같이 말이다. 작가는 실제로 독자나 관객들의 기대를 고려하여 줄거리를 구상하고 이런 요소들을 삽입한다. 설령 처음에는 의도치 않았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의 심리적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뜻밖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끼워 넣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전체 스토리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당신의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직장 상사이든 친구든 아니면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이든지 간에 그의 입에서 계속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면 어떻게 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영혼이 담긴 스토리만이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다

    영혼이 있는 스토리만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모든 부모들은 산타클로스가 단지 동화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어느 부모도 이 사실이 밝혀지는 걸 원치 않는다. 게다가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기꺼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디즈니랜드에 가면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을 보고 또 백설공주 이야기를 듣는다. 분명히 이 스토리들이 허구라는 건 알지만 우리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누군가는 이런 질문을 던질 것이다. 왜? 아주 좋은 질문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혼이다. 스토리 속에 담긴 영혼이 사람들의 의심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스토리의 배경이 될 요소들을 발굴해야 한다

    자료를 모으는 건 스토리텔링의 기본이다. 스토리의 소재가 충분해야만 비로소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영혼이 깃든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이 준비한 스토리의 배경이 될 요소인 시간, 장소, 스토리 과정 등을 찾아내야 한다. 영혼이 있는 스토리라면 스토리가 탄생한 원인이 드러나야 하고, 주요 인물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기회를 어떻게 포착하는지를 드러냄으로써 청자의 잠재적인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스토리의 배경을 파헤치려면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식견이 필요하다. 만약 큰 그림을 볼 줄 모른다면 블록을 쌓듯이 한 조각 한 조각 퍼즐을 맞춰 보길 제안한다. 당신이 탑을 쌓든, 이야기 구조를 쌓든, 스토리 퍼즐을 맞추는 데는 결코 놓쳐선 안 될 핵심적인 두 단계가 있다. 첫째는 ‘스토리의 지금 상황이 어떠한가?’, 둘째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는가?’이다. 이 두 가지를 잘 파악한 후 스스로가 편파적으로 스토리를 전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줄거리의 전환을 통해 불신을 신뢰로 바꿔라

    많은 이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스토리텔링을 한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들려주는 스토리이니만큼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민해 봐야 한다. 특히 상대방이 당신을 불신한다면 스토리 속에 전환점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의구심을 풀어 줘야 한다. 그래도 의구심을 해소할 수 없다면 그때는 스토리에 깊이와 철학을 가미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방법은 진실성을 담는 것이다. 스토리가 실화라는 사실을 부각시킨다면 더욱 쉽게 상대방의 의심을 해소할 수 있다.



    한방으로 상대의 상투를 잡아라

    상대방의 잠재의식을 조정해 스스로를 현명하다고 믿게 하라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내일 상사에게 보고할 일이 있다는 건 알지만 지금 당장은 모두 관두고서 잠이나 자고 싶다. 또 시험이 코앞인데도 복습은커녕 책을 펼쳐보기도 싫고 그저 음악이나 들으면서 게임이나 하고 싶다. 또 어떤 때는 아무도 내 말에 관심 두지 않는 걸 알면서도 괜히 긴장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우리 모두가 흔히 겪는 일들이다. 이렇게 ‘분명히 아는’ 것은 우리의 현재의식(이성적인 면)이다.


    반대로 진심으로 원하는 일들은 모두 머릿속의 잠재의식에서 나온다(사고나 분석 따위를 거치지 않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직감이다). 잠재의식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했던 프로이드는 “잠재의식은 일반적인 의식 아래 잠재되어 있는 신비한 힘이며, ‘의식’과 상대되는 개념이다”라고 말했다. 잠재의식은 맞아떨어지는 시점에는 느낄 수 있지만,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한다. 스토리텔링도 같은 맥락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면 잠재의식을 ‘지배’해야 한다. 그래야만 더 효과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비교원리를 통한 잠재의식 설득

    우리는 우선 다음 일화를 살펴보자. 미국 시애틀의 우기는 꽤 긴 편이다. 이곳에 사는 레이첼은 이혼을 한 후 9살짜리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레이첼은 출근과 아이의 등하교를 위해 차를 사야 했고, 결국 초콜릿을 파는 일까지 보태 투잡을 뛰기로 결심했다. 사실 회사는 투잡을 뛰는 이 직원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레이첼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연말 ‘판매왕’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레이첼은 시상식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말했다. “저는 초콜릿을 팔기 전에 먼저 복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고객에게 이렇게 말하죠. ‘저는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어 형편이 좋지 않아요. 그래서 이 복권으로 큰돈을 벌어서 차를 살 생각입니다. 이 복권을 사 주시겠어요? 한 장에 20위안입니다.’ 하지만 한 장을 20위안이라며 내밀면 너무 비싸다고들 생각합니다. 그때 저는 초콜릿 열 개를 꺼냅니다. 그리고 고객에게 말하죠. ‘그러면 초콜릿을 열 개만 사 주세요. 열 개에 10위안밖에 하지 않아요.’ 잠시 비교를 한 고객은 열 개의 초콜릿을 선택합니다. 어떤 고객은 그 이상을 사기도 하고요.”


    비교를 통해 상대방의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쳤고, 나아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만들었다. 사실 이런 비교는 숫자가 나오는 분야에 활용하기 안성맞춤이다. 레이첼은 20위안과 10위안을 비교하였고, 이 대비 효과 덕에 사람들은 자연히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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