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
 
지은이 : 로버트 서튼(역:문직섭)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출판일 : 2019년 03월




  • 모든 직장인에게 출근부터 퇴근하는 순간까지 직장생활은 쉽지가 않다. 하물며 종일 다른 사람을 억압하고 비하하며 경멸하고 힘 빠지게 만드는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부딪히며 일해야 한다면? 그야말로 ‘헬게이트’가 열리는 셈이다. 국내 한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실시한 ‘직장인의 일과 직장 내 인간관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71.8퍼센트가 업무 스트레스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고 했으며, 인간관계의 갈등으로 실제 퇴사나 이직을 해봤다는 비율도 54.4퍼센트로 나왔다고 한다. 진짜 힘든 건 ‘일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봐야 하는 대목이다. 


    참아주는 건 그만하겠습니다


    8,000통의 이메일

    도와주세요, 서튼 교수님!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수천 번도 넘게 받았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다. 질문들의 내용은 다양했지만 핵심은 하나였다. “또라이들을 상대하느라 미칠 지경이에요. 제발 좀 도와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운영 상태가 엉망인 병원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냉혹한 팀장과 함께 근무하는 의사가 보낸 이메일이다. “부하 직원은 어떻게 하나요? 나는 그저 묵묵히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며 팀장의 혹독함을 견디려 노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는 일하고 싶은 의욕이 전혀 생기지 않습니다.” 일리노이 주의 한 루터교회 목사는 이렇게 메일을 보냈다. “우리 교회 업무의 대부분은 자원봉사자가 맡고 있는데, 이들 중 일부가 동료 봉사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자신의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동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독일의 은퇴한 공장 매니저는 이런 질문을 한다. “나는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최소한 세 번은 재수 없는 놈, 판매 사기꾼, 멍청한 놈, 또라이 때문에 해고당했습니다. 내 아들이 이와 같은 불운을 겪지 않게 하려면 어떤 조언을 해야 할까요?” 이와 같은 질문을 거의 매일 보내오는 사람들도 있다.


    이메일 뿐만 아니라 트위터와 링크드인, 페이스북으로도 질문이 들어온다. 학생들과 동료 교수, 고객, 친구, 친척, 심지어 나와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강의실이나 교수회의, 결혼식, 장례식 등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이런 질문을 쏟아낸다.


    이들이 내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2007년 내가 쓴 책 <또라이 제로 조직>이 발간되고, 이보다 몇 년 앞서 비슷한 주제로 쓴 에세이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렸기 때문이다. 책이 출간되고 몇 년이 지난 후, 내가 어떤 주제로 책을 쓰고 내 연구가 어떤 분야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나는 늘 무엇보다도 먼저 ‘또라이 전문’으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많은 독자들이 <또라이 제로 조직>에 빠져든 이유는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또라이들에게 시달리고 있으며, 이들에게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싶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책의 한 장은 ‘또라이가 많은 조직에서 살아남는 법’을 다루기도 한다. 하지만 <또라이 제로조직>의 주제는 또라이를 다루는 법이 아니라 ‘안락하고 품위 있는 근무 환경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달리 지금 독자들이 읽고 있는 이 책은 약한 자를 괴롭히고 모함하는 또라이들에게서 벗어나고, 이들의 횡포를 견디고 맞서며 물리칠 수 있는 전략과 조언에 집중한다.


    나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이 전략과 조언을 개발했다. 지난 10년간 내가 해야 했던 연구와 상관없이 나는 거의 매일 한두 시간을 또라이와 이들에게 대항할 방법에 관해 생각하고, 읽고, 대화하고, 글을 쓰며, 때로는 자신의 일상 터전에서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독설을 일삼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보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전략과 조언은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나는 또라이들, 즉 다른 사람을 비하하고 경멸하는 사람들에 관한 학문적 연구에 바탕을 두고 만들었다. 이 책은 또한 또라이에 관해 사람들이 내게 보내온 이메일의 도움도 받았다. 이 책은 그러한 격려와 조언, 후속 질문 등을 포함해 내가 이들의 메일에 회신한 내용들도 담고 있다.


    낙인은 신중하게, 인정은 신속하게

    다른 사람을 또라이로 낙인찍는 건 신중하게, 자신을 또라이로 인정하는 건 신속하게 하라.


    이 격언을 마음속으로 되뇌면,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반응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즉, 또라이로 의심되는 사람에 대한 첫 판단을 늦추고, 자제하며, 이미 내린 판단도 바꿀 수 있다. 먼저 이 격언을 마음에 새기고 책을 읽으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늘 되뇌고 삶에 적용하면, 약자를 괴롭히고 다른 사람을 모함하는 또라이들이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는(또는 드러내지 않는) 시기와 그런 악행을 저지르는 이유, 그리고 이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내가 잠재적 또라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상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오랜 기간에 걸쳐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이다.


    앞서 언급한 격언이 사람들의 부족한 자기 인식을 보완할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무의식적으로 저지르기 쉬운 잘못된 인식을 막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을 또라이로 낙인찍는 데 신중을 기하면, 또라이로 의심되는 사람의 말과 행동에 쓸데없이 상처받고 즉흥적으로 화를 내는 대신, 그들 나름의 사정을 고려하고 공감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또한 자신이 또라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거나, 자신의 문제를 잠시 돌아볼 시간을 마련함으로써 자신의 결함과 잘못을 부정하고 가볍게 여기는 인간의 속성에 대응할 수 있다.



    도망의 기술 / 벗어나는 건 번거롭지만 도움이 된다

    때려치울까, 남을까

    나는 ‘때려치움 quiting’의 힘을 믿는다. 전설적인 NFL 코치 빈스 롬바르디 Vince Lombardi는 “승자는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포기하는 자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편의점에서 캐셔로 일하는 미스티 셸스키 Misty Shelsky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그녀는 아이오와 주에 본부를 둔 QC마트 체인의 사장 윌리엄 언스트 William Ernst가 “바로 다음에 해고당할 직원이 누구인지 맞히는 직원에게 10달러의 상금을 지급하는 콘테스트를 하겠다” 는 말을 듣고 나서 곧바로 회사를 떠났다. “정말 치욕적이고 비열한 짓이었습니다. 우리는 회사가 보낸 콘테스트 실시 메모를 보고 나서 서로를 쳐다보며, ‘그래, 여기서는 희망이 없어’라고 말했죠.”


    QC마트에 계속 남아 있는 직원들도 경영진에 서면으로 경력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셸스키가 실업급여를 신청했을 때, 언스트 사장은 그녀가 해고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관뒀다는 이유로 실업급여 신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수전 애커먼 Susan Ackerman 판사는 언스트 사장이 적대적이고 부적절한 근무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에 셸스키의 실업급여 신청은 정당하다고 판결했으며, 그 콘테스트는 너무나 터무니없고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만두는 것은 또라이나 또라이들이 지배하는 곳에서 벗어나 안도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지독한 현장을 떠나면 견디기 힘든 끔찍한 접촉도 피할 수 있다. 많은 연구 결과들을 보면, 비열한 행동을 당하거나 목격한 사람들은 보통 곧바로 사건 현장을 떠나거나 피하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이 또라이에게서 벗어나려는 행동은 단지 하나의 ‘성향’에 불과하다. 벗어나지 못하거나 그러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많으며, 어쩔 수 없이 묶인 사람도 있다. 베넷 테퍼 교수가 조사한 직원들 중 다른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가혹한 상사를 떠나지 못하는 직원은 업무 만족도가 낮고 스트레스도 더 많이 받았다. 또한 감정적 소진 emotional exhaustion과 일과 가정 사이의 갈등으로 겪는 고통도 심했다.


    또 자신이 맞서는 또라이들과 싸워 이기겠다는 결심으로 남아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또라이 문제가 너무 심각해 반드시 벗어나야만 하고, 또 그럴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너무나 많은 이들이 자기기만에 빠져 있다. 즉, 문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믿거나, 실제로는 벗어날 수 있는데도 어쩔 수 없이 묶여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 결과 불행하게도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끌어들인 다른 사람들까지 필요 이상으로 긴 시간 동안 진상, 꼰대를 비롯한 또라이들과 쓸데없이 씨름하게 만든다.


    현명하게 벗어나는 다섯 가지 방법

    처음부터 또라이들과 부딪히지 않는 것이 또라이들에게 붙잡히고 난 뒤에 벗어나거나,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보다 낫다. 물론 언제 또라이들과 맞닥뜨릴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시작하지만 얼마 안 가서 무례하거나 이기적이거나 비열한 인물이 나타나고, 그가 뿜어내는 독이 전염병처럼 퍼져 마침내 온 사방이 또라이 경연장으로 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는 한때 온화하고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상사나 동료가 성공에서 비롯된 오만함과 배려심 상실, 실패와 책임 추궁, 지위 강등에 대한 두려움 등의 이유로 못되게 굴기도 한다.


    뒤쪽에서 소개하는 ‘또라이 탐지 요령’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이 요령들은 또라이와 얽히게 되는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고 사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라이 탐지 요령

    1. 구글로 검색하라.

    2. 신뢰할 만한 가십을 수집하라.

    3. 과거 피해자들의 정보를 확인하라.

    4. 다른 또라이들의 횡포에 노출된 적이 있었는지 확인하라.

    5. 나쁜 첫인상에 주의하라.

    6. 두 번째 인상도 주의 깊게 살펴라.

    7. 칭찬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비난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라.

    8. 우월감 콤플렉스의 징후가 보이는가?

    9.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보라.

    10. 발신만 하고 수신은 하지 않는지 살펴보라.

    11. 상황을 살피며 한 발씩 들어서라.



    회피의 기술 / 아예 안 보고 살 수 없다면 덜 보고 사는 걸로

    엮이고 싶어서 엮이는 사람은 없다

    “되도록이면 미친놈들과 엮이지 마라.” 이 말은 또라이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제안해달라는 질문에 토론토 대학교 케이티 드셀즈 교수가 했던 대답이다. 우리는 종종 어쩔 수 없이 또라이들을 마주치고, 그들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또 이런 상황들을 견디려고 애를 쓴다. 이럴 경우 우리의 목표는 할 수 있는 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다.


    또라이는 위험하고 전염성이 강한 병에 걸린 환자와 비슷하므로, 나는 또라이에게 노출되는 상황을 줄이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인간의 생각과 감정, 행동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다른 사람에게서 감염된다. 이렇게 감염된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더 나쁜 방향으로 변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킨다. 학대 행위를 당한 직원은 자신의 동료와 고객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괴롭히는 경향이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가 실행한 연구 결과는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에‘스트레스 전염병’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극도의 피로감으로 인한 ‘탈진 증상’이나 감정적 소진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학습과 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코티솔 cortisol 호르몬 수치가 높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2015년 플로리다 대학교 트레버 폴크 Trevor Foulk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객에게서 그리 심하지 않은 욕이 섞인 이메일 한 통을 받는 것처럼 무례한 사람에게 가볍게 노출된 사람도 전염병 매개체로 변해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행동을 전염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부정적인 언행은 정말 감기처럼 퍼져나가는 셈이다.


    유형별 맞춤 전략을 마련하자

    안타깝게도 또라이들은 너무나 많은 장소에서 너무나 다양한 방식으로 추악한 짓을 저지르고 있으므로, 각 또라이 문제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가 당하는 고통의 미묘한 차이와 특성, 자신의 강점, 약점, 목적 그리고 훗날 자신을 돌아보며 느끼고 싶은 기분을 감안해 여러 기법을 적절하게 혼합해 사용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한 CEO가 지독한 이사회 멤버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쏟아지는 욕설을 제어하기 위해 고안한 기발한 방안을 살펴보자. 그녀가 소규모 소프트웨어 기업의 CEO로 재직할 당시, 대화할 때마다 소리 지르고 욕을 퍼붓는 이사회 멤버가 있었다. 이사의 행동이 너무나 모욕적인 터라 CEO는 일대일 미팅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했다. 그녀는 이사와 정기적으로 전화 미팅을 하는 스케줄을 만들었고, 전화 미팅을 할 때면 전화기의 마이크를 묵음 상태로 처리한 뒤 손톱을 다듬고, 상대방의 목소리가 겨우 들릴 정도로 스피커 볼륨을 낮추고, 3~4분마다 한 번씩 그 또라이 이사가 여전히 소리 지르고 있는지 확인했다. 잠시 뒤 독설을 거의 다 분출한 또라이 이사가 어느 정도 진정하고 나면, 그녀는 그제서야 품위 있고 건설적인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바로 거리를 두고 회피하는 방법이다.


    또라이 회피 요령 총정리

    * 오염과 전염을 막는 방법


    1. ‘앨런 곡선’을 활용하라.

    2. 가급적 먼 자리를 확보하라.

    3. 피하고 빠져나가라.

    4. 반응 주기 활용법을 적용하라.

    5. 투명 망토를 착용하라.

    6. 인간 방패를 세워라.

    7. 또라이에게 번갈아 대응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라.

    8. ‘숨 쉴 공간’을 활용해 일시적 위안을 얻어라.

    9. 조기 경보 시스템을 작동시켜라.



    버티기의 기술 / 오늘도 ‘존버’ 하는 당신에게

    생각의 재구성: ‘내가 이 꼴을 보려고 입사했나’ 자괴감 들 때

    신입생 시절 어느 날 베키는 그날의 <뉴욕타임즈> 1면 기사를 상급생도에게 알려주는 일을 깜빡했다는 이유로 엄청난 꾸지람을 받았다. 흔히 있을 법한 실수였지만 상급생도는 베키의 코 바로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는 그녀가 인간으로서, 그리고 전문가로서 실패자인 모든 이유를 들먹이며 그녀에게 소리쳤다. 그날 베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런 괴롭힘을 개인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대신,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 ‘엄청나게 재미있는’ 장난쯤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때로는 상급생도의 욕설과 조롱, 심지어 가혹한 벌도 너무나 재미있게 느껴져 웃음을 참지 못했고, 그럴 때면 상급생도는 “지금 이게 재미있다고 생각해?” “이건 웃을 일이 아니야!” 라고 소리치며 더 심한 벌을 내렸다. 베키는 이마저도 모든 상황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말로 받아들였다.


    베키는 상급생도들의 행동을 자신에게 덜 불편하고 덜 위협적인 형태로 생각을 재구성하며 또라이들에게 대응했다. 이것이 바로 인지행동 치료를 실행하는 심리 치료사들과 연구원들이 제안하는 방식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주디스 벡 Judith Beck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 치료법은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이에 따라 기분이 좋아지면서 보다 건설적인 행동을 하게 만든다. 또한 어려움와 염려를 덜 고통스럽거나, 심지어 좋은 일로 재구성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상태로 환자를 천천히 유도하기도 한다. 생각의 재구성은 직장 내 또라이에게 대항하는 일반적인 방어방식이다.


    사람들과 사건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는 행동은 공격해오는 또라이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줄 방탄조끼를 입는 것과 같다. 이 방법들 대부분은 친구와 코치, 상사, 동료 등 또라이의 공격 대상자로 지목된 이들과 힘을 합쳐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생각의 ‘틀’을 개발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야수 같은 또라이나 험담꾼과의 전쟁을 앞두고 우리의 자신감이 약해질 때, 우리가 험난한 시간을 견뎌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동맹이 생기는 것이다. 반대로 그들이 힘든 일을 겪을 때는 우리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버티기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생각의 재구성

    * 당신의 고통을 덜어줄 문장들


    ㆍ‘난 혼자가 아니야.’

    ㆍ‘내가 비난받을 일이 아냐.’

    ㆍ‘별 대단치도 않네.’

    ㆍ‘또라이 짓도 나름 능력이잖아.’

    ㆍ‘난 넘어설 거야.’

    ㆍ‘팍팍한 세상, 착한 내가 참아야지.’

    ㆍ‘은근 웃긴 면이 있다니까.’

    ㆍ‘이 또한 지나가리라.’

    ㆍ‘또라이들 따위 신경도 쓰지 않아.’


    생각의 재구성은 양날의 검과 같다. 이런 문구들은 우리가 끔찍한 또라이 짓을 일삼는 사람들에게서 곧바로 도망치고, 이들에게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는 행동이 훨씬 좋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 또한 상대방을 괴롭히고 험담하는 또라이들과 싸움을 벌일 수 없게 만들어, 우리가 실질적으로 상황을 유리하게 바꾸며 이들을 물리칠 수 있는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요약하면, 재구성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가장 악랄하고 큰 피해를 주는 또라이들에게 맞서는 상황에는 특히 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전략이 심각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에게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반격의 기술 / 언젠가 한 번은 갚아줄 때가 온다

    반격의 3요소: 권력, 증거, 연대

    또라이 짓이 점점 더 추악해지면 피해자는 그 또라이를‘당장에’무너뜨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러한 욕구를 억제하고 마음을 진정시킨 뒤, 계획을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즉흥적으로 내린 판단은 완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끔찍한 지경에 이르렀을 때, 즉시 반응하려는 충동을 잠시라도 억제하고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어리석은 실수를 막는 방법이다. 특히 중요한 세 가지 요소를 놓고 현재 자신이 이 요소들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또라이들과 비교해 자신이 가진 권력의 크기

    우리가 가진 힘이 약할수록, 또라이들은 우리에게 해를 입히고도 더 쉽게 빠져나가며, 우리가 대항할 옵션은 많지 않고, 더 많은 위험에 직면한다. 직장에서 곧 쫓겨날 처지에 놓인 한 직원이 조언을 구하며 보내온 메일 내용을 살펴보자. 메일을 보내기 며칠 전 이 직원은 자신의 업무를 무시하는 매니저에게 “당장 꺼져, 이 미친놈아!”라며 욕을 했다. 더욱 난처한 것은 하필이면 매니저와 함께 그 자리에 있었던 매니저의 상사에게도 이따위 행동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뒀다며 큰 소리로 불만을 터트렸다.


    나로서는 이렇게 성급한 사람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다. 권력을 쥔 사람 두 명에게 이미 욕을 했기 때문에 상황을 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매니저가 아무리 심한 모욕적인 말을 했더라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고 자신에게 힘을 보태줄 동지들을 모았더라면 상황이 그렇게까지 나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명백한 증거

    증거가 완벽할수록, 피해자와 또라이의 말이 서로 엇갈려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모르는 상황을 보다 쉽게 피할 수 있다. 문제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면 곧바로 이메일과 소셜미디어상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보관하고 상황을 상세히 기록해둬야 한다. 가능하면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비슷한 피해를 입은 동료들이나 자신의 편에 선 다른 사람들에게도 증거를 확보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이때 자신이 속한 지역의 법규를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

    때로는 혼자 싸워나가야 할 경우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동지와 연대해 보다 많은 힘을 갖추고 있으면, 서로를 격려하며 힘든 싸움을 이어갈 수 있고, 상황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며 헤밍웨이의 경우처럼 내가 특이한 성격이라서 생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다 쉽게 설득할 수 있다.


    파멜라 루트겐샌드빅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한 직원들이 힘을 합쳐 반격했을 때 가해자의 58퍼센트가 처벌을 받았으며 피해자 중에서 해고당한 사람은 없었다. 반면 혼자 싸움을 벌일 때에는 가해자의 27퍼센트만 처벌을 받았고, 오히려 피해 직원 중 20퍼센트가 해고당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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