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 지구와 화해하는 기술
 
지은이 : 김용환 외
출판사 : 씨아이알
출판일 : 2021년 06월




  • 기후 위기에 대한 일반론에서 시작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 관련 연구를 소개합니다. 수소 에너지, 태양광 에너지,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이들 미래에너지를 살펴본 후 탄소 선순환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 현황을 알려드립니다.


    탄소중립

    서언
    탄소중립은 배출한 탄소와 흡수한 탄소의 양을 맞춰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자는 뜻으로, 지난 2015년 파리에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한 첫 단계입니다. 과학기술인의 입장에서 볼 때, 탄소중립은 나노기술이나 생명공학과 같은 여타 과학기술 분야와 구별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과학기술이 자원을 고갈시키고 환경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면, 탄소중립은 과학이 자원의 선순환을 도모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탄소중립은 규제와 정책이라는 요소가 기술개발의 방향과 속도를 설정하고 제어하게 되었다는 특징도 함께 합니다.

    UNIST는 탄소중립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걸음으로 교수들의 지혜를 모아 탄소중립과 관련한 과학기술 연구 분야를 소개하고 각 분야의 기술개발 현황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1.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현재(2006∼2015년) 약 0.87℃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신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기온 상승은 대부분 인간 활동에 기인한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30년부터 2052년까지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5℃를 초과하여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2055년까지 탄소배출 중립을 실현해야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할 수 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1.5℃를 넘어 2℃까지 상승하면 인류와 자연 생태계에 매우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데, 전 지구적으로 자연적인 기후 변동폭을 넘어서는 강력하고 잦은 폭풍, 가뭄, 홍수 등의 극단적 기상 현상이 동반된다. 또한 물부족, 폭염, 전력 생산에 대한 수자원 위협, 농작물 변화, 거주지 감소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해야 할까?

    국가간기후변화협의체 IPCC(Internation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해야 하며, 2050년경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국제사회는 1992년 리우 환경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016년 파리협정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 대응 방법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국제적인 공조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2015년 파리협정이 체결되면서 유엔기후변화협약 전 당사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파리협정은 2021년부터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는데, 이를 ‘신기후체제(Post-2020)’라고 한다.

    신기후체제에서는 각 국가의 여건이 다른 것을 감안해 매 5년 주기로 국가결정기여(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스스로 정하고 주기적으로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파리협정은 모든 당사국에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2℃ 이하 상승을 고려하고 1.5℃ 달성 노력을 담은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을 마련해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기후체제는 기후변화에 대한 지구촌 전체의 대응을 개별 국가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려고 하다 보니 얼핏 보면 느슨해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 기존 경제질서를 새롭게 재편하고 탄소중립에서 혁신을 이룩할 수 있는 여부가 각 국가의 패권과 흥망성쇠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충성 없는 무역 전쟁과 함께 새로운 경제질서가 곧 다가올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의 미래는 탄소중립 대응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산업 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파리협정 이행으로 구축될 신기후체제와 새로운 국제질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제구조 부문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국제 경제질서 대전환 시대를 맞아 미온적으로 대응할지, 선제적으로 대응할지에 따라 미래의 우리나라 모습을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주력 산업의 투자 및 글로벌 소싱 기회 제한 등 수출, 해외 자금조달, 기업신용등급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특히, EU와 미국 등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면 석유화학, 철강 등 고탄소 집약적인 국내 주력 산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반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산업구조의 저탄소화 및 신산업 육성 등 ‘탄소중립+경제성장+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한 배터리, 수소 등 저탄소 기술, 디지털 기술, 혁신역량 등은 미래 탄소중립 실현에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판 뉴딜을 통해 디지털과 그린을 융합한 혁신적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면 탄소중립의 가속화가 가능할 것이며, 이를 위해 기초, 원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미래선도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2. 수소 에너지
    국내에서 에너지 전환을 통한 탈탄소화를 위해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원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의 블루오션으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수소 에너지’다. 이러한 사정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친환경성’ 때문일 것이다. 수소는 연소하는 동안 해로운 부산물을 매우 적게 배출한다.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기상, 기후, 지역 등의 영향을 덜 받으며, ‘에너지 저장’ 부문에서도 큰 강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 정책의 연속선상으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및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수소 생산, 저장, 운송과 관련된 많은 기술들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사실상 친환경 기술이라고 말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탄소중립에 역행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화석연료에서 탈피한 고효율 및 저비용의 친환경 수소 생산, 저장, 운송 방법과 관련한 기술 개발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UNIST 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친환경 수소 생산 향상을 위한 촉매 개발 및 수전해 소재 관련 원천기술 개발은 전 세계적인 그린 수소 관련 기술 선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탄소중립의 실현을 앞당기는 데도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수소 사회 실현 가속화를 위해 UNIST 연구진들의 원천 기술개발과 더불어 기술, 경제, 환경성을 동시에 고려한 시스템 개발 및 실증화를 진행한다면, 원천 기술개발을 넘어 수소 생산, 저장, 운송 관련 공정의 상업화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UNIST에서는 수소 생산/저장 관련, ‘그린 수소 저장체(암모니아 NH3) 기술개발 연구(권영국)’, ‘이산화탄소 전기화학적 전환 반응을 통한 수소∙탄산염∙전기 동시 생산 연구(김건태)’, ‘고효율 알칼리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장치 관련 촉매 연구(김광수)’, ‘전극 표면 고분자 코팅을 통한 기존 대비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효율 향상 연구(류정기, 이동욱)’, ‘금속 유기 골격체를 활용한 효과적인 수소 저장 기술개발 연구(문회리)’, ‘수전해용 전기화학 촉매개발 연구(박혜성)’, ‘저온/저압 조건으로 높은 수득률을 갖는 암모니아(수소 저장체) 연구(백종범)’ ‘과산화수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한 수소 생산(송현곤)’, ‘효과적인 수소 발생 반응을 위한 촉매개발 연구(신현석)’, ‘광촉매를 이용한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연구(이재성)’, ‘수소 생산/저장/운송 관련 시스템 설계, 스케일업, 기술∙경제∙환경성 분석 연구(임한권)’, ‘유기 광전극을 통한 수소 생산 기술개발 연구(장지욱)’, ‘수소 생산을 위한 친환경 및 고성능의 백금-구리 나노프레임 촉매개발 연구(주상훈)’가 진행 중이다.


    3. 태양광 에너지
    생명 작동의 근원적인 에너지원은 따뜻한 햇살과 밝은 빛을 주는 태양이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전기의 약 1만 배의 에너지가 매일같이 지구에 떨어지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중 전력을 생산할 때 가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풍력과 태양광을 꼽을 수 있는데, 만약 ‘단위 면적당 풍력으로 가능한 전력 생산량이 태양광에 의한 발전량과 비슷하다면 어떤 신재생 에너지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가?

    풍력은 태양처럼 아침에 떴다 저녁에 지는 것이 아니라 밤낮 가리지 않고 부는 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그러나 바람의 간섭이나 돌아가는 날개에서 나오는 저주파와 마찰에 의한 소음으로 인해 도시 가까이에 설치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이러한 큰 장점을 지워버린다.

    우리나라의 국토는 인구에 비해 매우 협소한 편이라 가능한 한 단위면적당 전력량이 우수한 신재생 에너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설치 장소도 도심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태양광은 풍력에 비해 장점이 훨씬 많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둘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설치 장소의 제약이 큰 풍력보다는 활발히 연구개발 중인 차세대 태양광 분야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설치된 태양전지의 90% 이상은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태양전지로서, 주로 발전소와 같은 대단지 규모로 조성되어 왔다. 이러한 추세를 지속적으로 이어 가기 위해서는 초고효율 태양전지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계속해서 건설하려면 좁은 국토의 한계로 인해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론적인 한계에 도달한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실리콘을 이용한 단일 태양전지의 이론적인 한계 효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 데 비해 탠덤 태양전지의 경우 4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현재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소 면적의 3/4을 사용하더라도 같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더불어 이렇게 일부러 발전소를 조성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건물에 태양광 발전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는 건물에서 효율적인 전력 생산과 함께 직접 소비를 통해 제로에너지 건물을 현실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UNIST에서 연구 중인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를 통해 발전소 건설을 위한 초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양광 발전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는 반투명하거나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태양전지와 함께, 유연하게 제작하여 어떤 형태의 건물이든 외벽과 창문에 부착 가능한 태양전지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개발이 이루어지고 모든 건물이 태양전지를 이용해서 외벽을 치장하고 창문을 여닫을 때, 비로소 진정한 도심형 태양광 발전소가 완공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UNIST에서는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투명하거나 유연한 실리콘 태양전지(서관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결함 최소화(석상일)’, ‘유사 할로겐 음이온 첨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김진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양청덕)’, 탠덤 태양전지로 ‘물리적 접합 탠덤 태양전지(최경진)’, ‘퀀텀닷 하이브리드 탬덤 태양전지(장성연)’를 연구 중이다, 


    4.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
    핵융합 에너지는 인류가 달성해야 할 궁극적인 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인공 태양’이라는 비유로 많이 알려져 있어 지구상에 또 하나의 태양을 만드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핵융합 발전은 태양과는 다른 방식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쓰이는 플라스마를 자기장 내에 가두어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방법이다.

    핵융합이 매력적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핵융합 반응으로 일어나는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생성되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핵융합 반응의 연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 일정 비율로 녹아 있어 무한에 가깝게 이용할 수 있으니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핵융합의 장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에 더하여 핵융합 반응은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아서 노트북 컴퓨터와 욕조에 절반쯤 차는 물만으로 석탄 40톤을 태워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산업화된 도시에서 한 사람이 평생 쓸 수 있는 정도의 에너지에 해당한다.

    각 나라마다 처한 상황과 땅 및 인구가 다르고 이웃국가와 전력의 공유 문제 등이 다른 상황에서 특정 에너지 기술, 즉 재생에너지인 태양광, 풍력만으로 깨끗한 전기 수요 문제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우리 미래를 굉장히 어둡게 만들 수 있다. 재생 에너지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모두 활용하고,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의 개발을 통해 우리의 탄소 제로 에너지 기술을 확보하고 증대해 나아가는 것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에서 재생 에너지의 공간적 제약과 간헐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혁신적 기술을 확보하지 않고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원자력 기술을 포기한다는 것은 마치 코로나와 같은 글로벌 재난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는 백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원자력 기술에서 문제로 지적되어 온 안전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소형모듈형원자로(SMR)는 중단기적으로 깨끗한 전기 공급 분제를 해결해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핵융합은 인류의 지속 발전 가능성을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발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화석에너지 발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석탄 발전소 1기를 원자력발전소로 대체할 경우 연간 약 86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를 핵심 혁신과제로 선정하고, SMR 개발을 지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OECD 원자력기구 NEA의 SMR 원자로 기술 및 경제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설비용량 90MW급 SMR의 현재 단가는 kW당 647만 원, 이용률이 90%일 경우 발전단가는 kWh당 62원으로 산출된다. 설비용량이 1,400MW인 대형원전과 비교했을 때 건설 단가는 2.5배, 발전단가는 1.8배 수준으로 측정된다.

    UNIST는 이러한 탄소 저가형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향상시켜 kWh당 평균 10g 이하로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발전단가를 현재 대형원전과 같은 40원대로 낮추는 연구를 다양하고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UNIST에서는 원자력공학과와 물리학과의 2개 학과에서 핵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원자력공학과에서는 핵융합 플라스마의 가둠 현상을 위한 근원 물리 규명 연구, 실험 결과 해석을 수행 중이며, 이를 위해 슈퍼컴퓨팅을 이용한 플라스마 난류수송현상 전산모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산모사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검증과 확인 작업을 연구하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물리학과에서는 순간적으로 큰 열속이 다이버터 및 벽면에 가해져 장치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경계면 불안정 현상 제어 연구를 위해 한국핵융합실험로(KSTAR) 실험 및 실험 분석을 수행하고 있으며, 국제핵융합로실험로(ITER) 장치에서 다이버터가 받는 열속을 줄이기 위한 다이버터 모양 최적화와 시뮬레이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5. 탄소 선순환
    현재와 같은 상태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할 경우, 2100년경에는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6℃ 상승해 돌이킬 수 없는 전 지구적인 재앙이 몰아 닥칠 것이라고 한다. 이에 탄소 배출을 줄이고 이미 배출된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2030년까지 매년 60억 톤, 그리고 이후 2050년까지는 매년 10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파리협정에서 목표로 하는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에서 2℃이내로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발전소, 제철소, 석유화학 및 폐기물 등에서 배출되는 탄소 포함 가스성분, 속칭 나쁜 탄소(Bad Carbon)를 생물학적, 화학적 방법을 통해 유용한 화학제품, 속칭 좋은 탄소(Good Carbon)로 거듭나게 하는 기술이 ‘탄소 선순환’ 기술이다. 이 기술은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를 더 소모하지 않게 하여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며, 가장 난이도가 높아서 가장 늦어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산업계에서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산업계에서 에너지를 소비할 때 단순 연소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 것은 물론, 제품 생산 과정에서도 탄소를 소재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탄소를 부생성물로 배출하는 등 배출 경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2020년에 발표된 맥킨지 보고서에서는 2050년 유럽에서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탄소 포집, 활용, 저장, 즉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equestration) 기술이 최대 10% 수준의 탄소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는 국제과학자그룹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화석연료와 시멘트 생산 과정 등에서 6억 1,100만 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세계 9위 이산화탄소 배출국에 올랐다. 단순히 10%에 해당하는 양을 CCUS가 감당할 경우 6,1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선순환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UNIST가 제시한 기술이 완전하게 적용되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 감축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연간 2,18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는 경제성 및 사회적 수용성 등을 아직 고려하지 않은 수치이나, UNIST에서 이 기술 개발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데 기여하는 비율이 매우 큰 분야를 연구 중임을 알 수 있으며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로 판단된다.

    현재 UNIST에서는 탄소 선순환 분야에 있어 포집으로 ‘세미 클러스레이트를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연구(서용원)’, 활용 자원화로 ‘이산화탄소의 태양광 그린 수소 이용 메탄올/디젤유 생산 연구(곽지훈, 이재성)’, ‘철강부생가스 중 폐탄소 자원의 선순환을 통한 개미산 및 생분해플라스틱 생산 연구(김동혁, 김용환, 박성훈, 이성국)’,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전환 반응을 통한 개미산/CO 생산 연구(김용환, 류정기)’, ‘가스상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직접 전환을 통한 고부가 화합물 대량 생산 연구(권영국)’, 고체탄소 선순환으로 ‘고체탄소(플라스틱)의 가스화 및 생분해플라스틱으로의 선순환(김동혁, 김용환, 이성국, 박성훈)’이 연구 중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