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과 마흔 사이 나를 되돌아볼 시간
 
지은이 : 미리암 프리스(역:박지희)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019년 01월




  • 이 책은 왜 많은 사람들이 진짜 자신의 모습과 마음을 알지 못하는지 원인을 밝히고, 진정한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는지 이야기 한다. 현재 문제의 원인을 과거의 상처와 어릴 적 부모와의 관계에서 찾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자기 발견의 질문과 행동’을 제시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한다. 


    서른과 마흔 사이 나를 되돌아볼 시간


    내 인생인데 왜 내 뜻대로 되지 않을까

    나는 상담을 하면서 자신은 행복해지고 싶지 않다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성취할 마음이 없다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당신이 원하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싶어?”와 “당신이 원하는 삶과 동떨어진 괴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라는 두 질문 중에 두 번째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사람을 나는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보다 자주 보게 된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계속 고수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장하지 않고, 직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을 스스로 방해하고, 연인과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늘 ‘이상한’ 사람과 상황을 선택하고 자신의 건강이 나빠질 때까지 방치한다. 우리는 머리로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며, 마음으로 행복해지길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게 흘러간다.


    우리는 자주 모순을 경험하며 산다. 경험하는 일상이 고통스러운데도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결국은 그 반대의 행동을 하거나 반대되는 상황에 머무른다. 우리 자신을 위하지 않으며 우리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상황을 고수한다. 이런 모순이 바로 발전이 없고, 자신을 억압하고 고통을 느끼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당신이 행복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이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면 상담 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치료를 아무리 받아도 내가 주인인 삶을 살지 못한다.


    생애 초기에 누구나 받아야 하는 신호

    생애 초기에 필요한 것은 일관된 사랑과 애정, 보호 그리고 ‘지금 모습 그대로 좋아! 네가 있어서 정말 기뻐!’라는 신호 정도이고, 결코 많지도 않다. 태어났을 때부터 자아는 이미 내면에 존재하지만, 우리가 내면의 자신과 교류하지 못하면 자신에 관해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자신과 깊이 관계 맺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분명히 알기 위해서는 첫 만남의 순간부터 애정이 담긴 대화를 지속해주는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 아이의 본성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가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관찰하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와 교제하며 무조건적인 수용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부모의 관심을 통해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부모의 수용을 통해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며, 한없는 인정과 격려를 통해 우리 자신을 알아간다.


    과거를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

    “옛날 상처를 끄집어내서 고통과 다시 마주해야 하는 게 싫어요. 그렇게 해서 제가 얻는 게 뭐죠?”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해볼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로 가야 합니다. 과거의 어떤 것이 지금의 우리 삶을 가로막는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죠.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어떻게 태어났으며 자라왔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것만 알아도 큰 도움이 되죠.”


    과거를 되돌아보는 시간은 죄책감을 느끼거나 누구를 비난하는 시간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는 없다. 과거의 경험은 그때 우리가 경험한 것이고, 지금 우리의 부모는 우리가 태어났을 당시의 그들과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다.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는 그 경험이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를 되돌아보며 우리 자신과 인생에 관해 잘못 알았던 사실을 찾아야 한다.


    사랑에 목마르다

    당신의 삶을 유심히 관찰해보라. 당신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동기가 무엇인지 대답해보라. 떠오른 대답이 성공, 정치적 혹은 사회적 성취를 이루는 것일 수 있다. 어쩌면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물질적 부를 쌓는 것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그런 것들을 통해 만족과 안정감을 느낀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 원인을 분석해보면 결국 다른 이들의 관심과 인정을 향한 우리의 갈망이 드러난다. 모든 사람에게 인간적인 삶은 관계가 있는 삶이고 만족스러운 인생은 인정받는 삶이다.


    인정받고 관심받고 싶은 갈망은 우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다. 반면 성인에게 피로와 절망을 가져오는 핵심 원인은 소외와 이별이다. 이를 감안하면 생애 초기에 받는 애정 어린 관심이 아이에게는 얼마나 중요할까. 아직 자신을 파악할 능력이 없는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이며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내 삶의 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생애 초기에 자신의 존재가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지 못하면, 안전하고 애정이 가득한 분위기 대신 거부와 단절, 결핍을 경험하며 자란다면 그 인생은 실존의 위기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과 단절된 상태로 주변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아이는 외부의 현실을 바탕으로 내면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해와 인식은 아이의 중심이 되는데, 그 중심은 만족이 아니라 부족과 결핍으로 차 있다. 타고난 진짜 본성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자신과 관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진짜 내가 아니라 내게 제공된 것들을 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존재가 내면에 자리하게 된다.


    이렇게 생겨난 존재가 바로 거짓 자아False Self다. 또는 내적 현실Inner Reality, 노이로제Neurose, 에고Ego라고도 한다.


    거짓 자아의 두 가지 유형

    거절을 경험하는 시기가 어릴수록, 관심을 덜 받을수록 애정결핍은 아이의 정체성에 깊이 스며든다. 이때 생겨나는 거짓 자아에는 두 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하나는 특정 순간마다 스스로를 방해하는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정체성의 기반이 되어버린 형태다. 거짓 자아가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거짓 자아가 자신의 대부분을 차지하거나, 정체성이 거짓 자아 위에 세워진다면 거짓 자아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 거지

    너무 일찍 직접적인 거절을 경험한 아이는 구걸하는 아이가 된다. 구걸하는 아이는 부모 사이의 관계가 깨진 가정에서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거지 유형 아이의 거짓 자아는 거부당하고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거부당하는 것이 아이의 인생 원칙이 되고 아이에게는 진실이 된다. 아이 자신도 스스로를 거부한다. 자기와 자기 주변에 일어난 모든 일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고 세상과 인생이 아이를 거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 왕자

    ‘왕자’ 유형은 평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평화를 유지하려는 가정에서 성장한다. 아이는 배우자의 대용물이 되거나 부모를 행복하게 해야 하는 존재, 각각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역할을 떠안는다. 왕자 유형의 아이의 부모가 스스로 구걸하는 아이였기에 자신의 아이에게는 그런 일을 겪게 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경험한 고통과 결핍을 아이가 모르길 바라는 부모는 아이를 ‘과잉보호’한다. 그 결과 왕자 유형은 ‘튼튼한 인생 기반’을 다지지 못한다.


    왕자 유형의 아이는 구걸하는 아이와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지 못한다. 누구에게 거부당한 건 아니지만 (스스로) 높아진 경험이 아이의 거짓 자아가 된다. 이 경우에도 주변에 아무도 없는 느낌이 아이를 사로잡는다. 성인이 되어도 자신을 왕좌에 앉혀줄 누군가를 끊임없이 필요로 한다.


    변화를 가로막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

    거짓 자아는 우리가 겪는 가장 큰 모순의 원인이다. 거짓 자아는 우리가 더 이상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할 때 생겨나며 그 당시에는 우리를 보호하는 존재처럼 등장하지만 금세 우리를 실패하게 만든다. 우리와 우리 본성 사이에 끼어들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아볼 수 없게 만들고 우리 자신과 가까워지려 할 때마다 우리의 모습 대신 거짓 자아의 얼굴을 보여준다. 거짓 자아의 얼굴을 본다는 건 자신이 경험한 위기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을 의미한다. 거절과 결핍, 이와 연관된 모든 감정과 고통, 자신과 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들을 다시 바라보는 것이다.


    거짓 자아의 특징

    거짓 자아는 이것이 생겨난 곤란한 상황이 이후로도 결코 변하지 않을 법칙인 것처럼 우리 생각에 침투해 우리가 충만한 인생, 건강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한다. 이 법칙에 따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도록 강요하고, 이 법칙이 실제 현실이라고 계속해서 우리를 설득한다. 그러므로 거짓 자아에서 벗어나려면 거짓 자아가 보여주는 얼굴이 어떤 얼굴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 거짓 자아는 직접 경험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모여 만들어진 의식 상태다. 따라서 정신적이고 신체적인 차원에서 그 사건과 관련된 모든 느낌과 생각이 담겨 있다. 대부분의 경우 거짓 자아는 특정 외부 환경이 주어졌을 때 비로소 영향력을 드러낸다.


    거짓 자아는 우리가 무력해질 때 힘을 얻는다. 즉, 처음 거짓 자아가 생겨났을 때처럼 우리가 다시 무력감에 빠지면 이 자아가 활동하기 시작하고 우리는 이런 상태로 현재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대개 단 몇 분간 지속되며 종종 몇 시간 또는 하루 이상 지속되는 이 순간을 나는 ‘한시적 상태’라고 부른다. 이 순간 우리는 모든 걸 부정적으로 느낀다. 우리 자신까지도. 이 순간 우리는 거절당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 자신에게 회의감이 들고, 화가 치밀어 오르며 빠져나올 수 없는 우울증에 빠진다.


    과거의 상처가 되풀이되는 이유

    거짓 자아의 강력한 영향력은 거짓 자아가 탄생한 순간의 의식 상태에 우리가 계속 머무는 데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과거에 이미 지나간 일을 계속 다시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똑같은 상황을 어쩌면 한 해 동안, 10년 동안, 혹은 일생 동안 경험하게 된다. ‘등장인물’은 달라지지만 항상 거짓 자아가 생겨난 때와 같은 시공간에 갇히는 것이다.


    거짓 자아에 갇힌 우리는 갈망하던 것을 채우려 애쓰지만 동시에 (우리 자신도 모르게) 거부하는 태도를 지니게 된다. ‘내가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거부하는’ 긴장 상태로 계속해서 삶의 갈증을 채우려고 노력한다. 그리하여 목마름을 채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우리가 아는 방향, 우리에게 익숙한 갈증이 기다리는 쪽으로 걸어간다.



    어른이 되었는데도 왜 관계가 힘들까

    훼방꾼의 등장

    거짓 자아의 바탕 위에 세워졌거나 거짓 자아에 지배당하는 관계를 왕자의 동반자 관계라고 부른다. 이 관계는 겉으로 보기에는 원만해 보이나 진정한 관계가 불가능한 동반자 관계로서, 진실한 애정 관계가 가져다주는 특징인 협력, 지지, 지원 대신에 고갈과 피로를 야기한다. 왕자의 동반자 관계는 거짓 자아가 규정한 엄격한 법칙 ‘절대 정착하지 말 것!’을 따르는 관계다.


    우리를 ‘사막으로 보내기 위해’ 거짓 자아는 다음 두 가지 전략을 선택한다.

    1.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2. 가능한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려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려는 전략은 거짓 자아가 택하는 가장 일반적이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빠르든 느리든 우리를 고갈시킨다.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상대를 찾게 만들고 지칠 때까지 찾아 헤매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망치고 피폐하게 만드는 관계에 머무르게 하고, 우리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든다.


    당신이 거짓 자아라면 친밀한 관계를 해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관계를 방해하는 유용한 전략은 무엇일까? 우리는 이미 한 가지 전략을 알고 있다. 원하는 것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면 아예 출발을 못하게 하면 된다. 이 전략을 연인 관계에 적용해보자. 거짓 자아는 한때 친밀한 대상에게 경험한 고통과 거부감을 상기시키며 새로운 관계를 원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이때 ‘거부당하기 전에 내가 먼저 거부’하는 거짓 자아의 원칙은 아예 친밀한 관계를 시작하지 않는 것으로 또다시 당신이 외롭게 될 가능성을 방지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상황 위에 만들어진 연인 관계를 의미한다. 이런 관계는 일방적이든 쌍방이든 항상 당사자가 지닌 거짓 자아를 기반으로 맺어진다. 과거에 내게 고통을 준 사람 혹은 상황을 연상시키는 상대를 무의식중에 찾으며, ‘거짓 자아’에 부합하는 상황을 무의식중에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관계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불안정하게 된다. 겉으로 안정된 듯한 연인처럼 정착했다가 곧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혹은 동시에 스스로를 소진하면서 관계를 망가뜨린다.


    우리는 행복해지길 갈망하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행복을 찾아 나서지만 우리의 거짓 자아는 우리가 상대를 찾길 기다렸다가 ‘문을 닫아버린다.’ 당시에는 깨닫지 못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매력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거짓 자아가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그 사람에게서 발견하고 우리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가능한 것을 불가능하게 하려면

    ‘가능한 일을 불가능하게 만들라’는 연인 관계를 실패하게 만드는 거짓 자아의 두 번째 전략이다. 충분히 가능한 두 사람의 결합을 한 사람이 지닌 잘못된 관념 때문에 불가능으로 바뀐다. 나머지 한 사람이나 상황이 건강하고 긍정적이라도, 거짓 자아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지배하며 이를 보지 못하게 만든다. 거짓 자아의 눈은 거짓 자아가 생겨난 당신의 상황에만 주목한다. 외로움과 고통의 안경을 쓰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맞게 행동한다. 자신이 보았다고 믿은 고통스럽고 외로운 상황이 행동의 결과로 실제가 될 때까지.


    어떻게 상처를 주고받게 되는가

    거짓 자아가 관계의 운전대를 잡게 되면, 연인이나 부부는 서로의 거짓 자아에 영향을 주며 둘이 함께 절망의 소용돌이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거짓 자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첫 단계는 그것의 작용 방식을 아는 것이다. 그래야 거짓 자아가 우리의 관계에서 가능한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며 우리 안에 깊이 자리 잡고 우리의 갈망을 키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흔히 거짓 자아는 당사자뿐 아니라 당사자의 주변 사람을 그 거짓 자아가 태어난 세계와 같은 세계에 빠트리고, 똑같은 진실을 믿게 하고 똑같이 살게 만든다. 그렇게 거짓 자아는 충분히 가능한 동반자와의 관계를 불가능하게 만들 뿐 아니라 상대의 자존감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지에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연인의 거짓 자아가 혹시 우리에게 전염되어 현재의 우리 자신과 우리 관계를 막고 있진 않은지 살펴보는 일이 중요하다. 연인의 거짓 자아를 파악하고 이것과 분명한 선을 긋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가 빠진 과거의 소용돌이 속에 우리도 빠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가능한 관계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한 사람의 거짓 자아만이 아니다. 두 사람의 내면에 자리한 ‘서로 어울리지 않는’ 거짓 자아들이 슬금슬금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대화를 방해한다. 또한 각각의 거짓 자아들이 서로 전염되기도 한다. 결국 가능했던 원만한 관계가 불가능한 관계로 떨어지게 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던, 가능한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던, 거짓 자아는 두 경우 모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지쳐버리게 만든다. 왕자의 동반자 관계는 생애 최초의 거절 경험에서 느꼈던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상기시키기 때문에 고통스럽고, 힘이 들며 파괴적이다. 또한 옛 고통을 증폭시킨다. 따라서 그런 관계를 지속할수록 우리 자신이 약해지는 것을 물론 관계가 나빠지고 우리의 상대도 약해진다.



    어떻게 관계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까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 회복

    내 진료실에 찾아오는 부부는 대개 수년간 싸우고, 관계가 망가져서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로 온다. 많은 경우 이들은 자녀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오지만, 두 명 혹은 적어도 한 명은 이런 상황에서 ‘해방되길 원하며’ 이별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거짓 자아가 깊은 흉터를 남겼다면 타인에게 더 이상 마음을 열지 못할까? 그러나 실제로 관계의 무덤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관계에 목말라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이런 상황의 노선 변경은 무엇을 뜻하는가? 배우자를, 상황을 바꿔야 하는가? 아니면 일단 거짓 자아에서 빠져나온 뒤에 계속 배우자와 동행해도 되는지 판단하는 것이 좋을까?


    새로운 것으로 채우려면 먼저 비워야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성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의 일을 완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가 새로운 일에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과거의 일이 실패로 남았다면 더욱 그렇다. 어린 시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면 어른의 삶에 걸림돌이 된다.


    “과거는 모두 정리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예요.”라고 많은 사람이 말한다. 그러나 다음에 또 실패하게 되면 이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우리가 억지로 닫아버렸거나 겉보기에 끝나 보인다고 상황이 끝난 건 아니다. ‘정리’에는 항상 변화가 수반된다. 즉 상황을 통해 배운 것이 있어 자신을 변화시켰을 때, 비로소 내면에서도 옛 노선을 버리게 된다. ‘내가’ 새로운 방향을 선택했기 때문에 내 인생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내가 계속 걸어가면 내 인생도 계속 전진한다. 과거에 있었던 일은 지나간 일이다.


    비난을 멈추고 대화를 시작하자

    현재나 미래의 부부 관계를 위한 변화의 첫 걸음은 다시 주체성을 되찾고 우리의 행동과 감정, 생각의 원인이 우리 자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 과정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개념을 내려놓고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 자신의 배우자 관계에 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을 묻지 말고 진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발견하는 방향으로. 우리가 스스로를 피해자로 느끼고 상대를 비난하는 원인이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상대에 대한 적개심은 줄어든다. 다시 냉정을 되찾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원인은 분명히 자신에게 있으며 다른 사람의 책임이 아님을 깨달은 순간부터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우리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우리 안에 있음을 깨닫는다면 상황과 다른 사람에게서 고통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고 상황을 보는 선명한 시야를 얻을 수 있다. 고통을 덜기 위해 상황과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전가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고, 이를 통해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앞으로의 새로운 삶을 위해

    내 마음은 내가 지킨다

    저항은 고통을 만들뿐 아니라 고통의 시간을 연장시킨다. 상황에 저항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 약해지고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우리는 관계와 교제를 통해 힘을 얻는 반면 상황에 저항할 때 힘을 소진하게 된다. 무엇에 저항하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게 된다.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물살을 거슬러 빠져나가려고 하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물살을 타고 소용돌이 속으로 바닥에 도착할 때까지 들어가는 것이다. 아무리 센 급류라도 바닥의 물살은 잔잔하므로 그것에서 가까운 땅의 방향으로 이동 후 수면으로 올라오면 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수면 위로

    최근 한 여성이 내 상담실을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거짓 자아에서 벗어나는 중이었는데, 오랫동안 고통에 저항하다 보니 다시 자신의 고통에 다가가기 어렵다고 했다. “저는 더 이상 제 내면에 저항하지 않아요. 그런데 한 가지 고통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가 없어요.” 그녀는 적극적으로 저항을 내려놓은 것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깊이 빨려 들어간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과 싸우지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감정과 깊이 ‘하나가 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거짓 자아를 이기는 과정에서 고통에 빠져 가라앉기 않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계속해서 냉정을 유지하며 자신의 고통을 파악하는 것이다. 즉 이 상황에서 벗어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열린 마음을 가지고 감정과 소통하는 것이다. 우리의 상황을 결정하는 것은 물살이 아니다. 우리가 상황을 만든다. 치유 과정에서 우리는 물살과 똑같이 능동적으로 흐름을 만드는 주체다. 이런 생각이 객관성과 냉정함을 찾게 해줄 것이다.


    내려놓음

    절망에 주저앉거나 저항하다가 지치지 않으려면 교류할 줄 알아야 한다. 소용돌이에 가라앉지 않고 인생의 흐름을 계속 타게 도와주는 힘은 대화의 힘이다. 대화의 원칙은 잊어버릴 만큼 쉽지만, 익숙해지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주고, 받고, 받아들이고, 내려놓아야 하는 원칙은 또한 삶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하는 인생 원칙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이 원칙으로 실행한다면, 우리는 인생을 우리에게 선물하고 동시에 인생에 우리 자신을 맡기게 된다.


    우리의 호흡은 대화를 상장하는 동시에 대화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호흡에 신경을 집중하면 삶의 흐름을 지속한다는 말이 무얼 뜻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대화를 신체적 차원인 호흡의 형태로 자연스럽게 익힌 것처럼 정신적으로 감정적인 차원에서도 호흡하듯이 대화할 수 있다. 들이마시고 내뱉고, 받아들이고, 내보낸다. 모든 감정, 모든 고통, 모든 생각을 계속해서 교환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정신이 맑아지고 자유로워질 것이다.

    결국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인생과의 관계, 상황과의 관계, 문제와의 관계 그리고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것과의 관계가 건강과 질병은 물론, 성공과 실패 그리고 기쁨과 고통을 좌우한다. 우리가 하는 일, 우리가 얻은 성취, 우리 인생의 종착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사는지에 달려 있다.


    사람 간의 관계에 해당되는 기본 원칙들은 인생의 모든 측면에 해당된다. 관계 영역이 망가지면, 커리어도 망가지고 인생도 망가진다. 중요한 사실은 상황과의 관계뿐 아니라 우리 자신과의 관계가 우리의 성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거부하는 사람은 바깥에서도 거부당하는 상황을 만난다. 계속 반복되는 고통스러운 거부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성공하려고 노력하거나, 최고의 부를 쌓으면 결핍에서 해결될 것이란 확신에서 지나치게 열심히 하다가 다시 결핍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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