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 간신학
 
지은이 : 김영수 (지은이)
출판사 : 창해
출판일 : 2024년 02월




  • 간신은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도탄에 빠뜨립니다. 그런데 이러한 간신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간신이 구사하는 수법, 즉 ‘간사모략’을 통해 간식을 파훼하는 방법론을 전합니다.


    간신-간신학


    간신의 기술-실로 다양한 간신의 수법

    크게 간사한 자는 충성스러워 보인다

    오래전부터 ‘큰 간신은 충성스러워 보인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것이 ‘대간사충(大奸似忠)’이다. ‘속이 아주 음험한 거간(巨奸)이 겉은 아주 충성스러워 보인다’는 뜻이다. 송나라 때 인물인 여회(呂誨)가 쓴 왕안석(王安石)을 논함이란 글에 나오는 명구로서 같은 송나라 때 사림 《소박의 문견후록(聞見後錄)》에 수록되어 있다. 해당 대목은 이렇다.


    “크게 간사한 자는 충성스러워 보이고, 겉으로 보기에 소박하고 거칠지만 속에 기교를 간직하고 있다.”


    동서고금에 ‘대간사충’한 자들이 결코 적지 않았다. 거간의 목록에서 늘 빠지지 않는 춘추시대 제나라의 세 대신 수조(竪刁), 역아(易牙), 개방(開方)은 환공(桓公)에게 더할 수 없이 충성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간신들이었다. 수조는 스스로 궁형을 받고 환관이 되어 환공을 곁에서 모신 자였고, 역아는 어린 친아들을 삶아서 환공에게 사람 고기를 맛보라고 갖다 바친 자였으며, 개방은 위(衛)나라 영공(靈公)의 아들로 태자의 자리를 버리고 환공에게 충성을 다하여 부모가 세상을 떠났는데도 돌아가지 않은 자였다.


    재상 관중(管仲)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환공에게 이 세 사람을 멀리하라고 경고했다. 환공은 이들의 충성심을 전혀 의심하지 않아 관중의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결과 환공은 중병으로 병석에 누웠지만 아무도 돌보지 않아 산 채로 굶어 죽었다. 더 비참한 사실은 죽은 뒤에도 무려 70일 가까이 시신을 돌보지 않아 시신에서 구더기가 들끓어 구더기가 담장을 넘어 나오고서야 그의 죽음을 알게 되었다.


    ‘대간사충’하는 자들이 기용되지 않게 하려면 당사자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미혹되어서는 안 되고, 유언비어(流言蜚語)에 귀를 기울여서도 안 되며, 아부(阿附)와 아첨(阿諂)의 말에 넘어가서도 안 된다. 몰래 등 뒤에서 화살을 날리는 자, 중상모략(中傷謀略)을 일삼는 부류를 조심해야 한다. 과감하게 직언하고 충직하게 나서며, 비판과 자아비판에 용감한 사람을 가까이해야 한다. 또 비판하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함부로 이런저런 덫을 씌우지 않고, 잘못이 있으면 바로 고치길 힘쓰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한다. 이런 양호한 민주적 환경이 만들어지면 ‘대간사충’은 생존할 여지가 없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구말복검’은 《자치통감》에 나오는 표현으로 당나라 때의 이름난 간신 이임보(李林甫)를 가리킨다. 이임보는 당나라 현종(玄宗) 때 병부상서(兵部尙書) 겸 중서령(中書令)이란 재상의 직위에 있었고, 또 황제와 같은 집안이라 그 권세가 정말로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렸다. 재능과 기예도 상당했다. 특히 아첨하는 재주가 뛰어나 종종 이 수법으로 현종과 현종의 심복 환관 및 총애하는 왕비들의 비위를 맞추곤 했다. 이임보는 이런 특별한 재능으로 무려 19년 이상 조정 최고 자리인 재상 자리를 지켰다.


    이임보는 재능이나 공이 자기보다 높거나 황상에게 총애를 받는 사람으로 자기에게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갖은 방법으로 그를 제거했다. 겉으로는 그와 친하게 지내며 달콤한 말만 하지만 뒤에 가서는 그를 모함했다. 세상 사람들은 이임보를 두고 ‘구유말(口有蜜), 복유검(腹有劍)’, 즉 ‘말은 달콤하게 하지만 뱃속에는 칼을 숨기고 있다’고 쑤군거렸다. 이는 옛날 관료 사회의 권력 암투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이라고 그 본질이 달라지지 않았다.


    ‘구밀복검(口蜜腹劍)’과 유사한 간사모략으로는 ‘양면삼도(兩面三刀)’, ‘소리장도(笑裏藏刀)’ 등이 있다. 전자는 ‘두 얼굴에 세 개의 칼’이란 뜻으로 다양한 얼굴로 사람을 홀리지만 실은 속에 여러 개의 칼을 감추고 있는 자를 가리킨다. 후자는 ‘웃음 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구밀복검’과 같다.


    ‘앞에서는 좋은 말만 골라 하다가 등 뒤에서 독수를 쓰는’ 이런 일은 현대 사회에서도 비일비재하다. 흔히 ‘뒤통수를 친다’고 한다. 간신의 수법 가운데 중요한 것으로 언급한 ‘치기’의 하나이다. 간신은 무방비 상태에 있는 상대의 ‘뒤통수를 치는’ 데 고수이다. 중국 공산당 초기의 임표(林彪, 1907~1971) 같은 인물도 입으로는 달콤한 말을 하면서 가슴에 칼을 품고 있었던 음모가이자 야심가였다. 이런 바르지 못한 간사모략이나 간신은 일이 커지기 전에 정확하게 간파해서 막아야 한다.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 방치했다가는 조직 전체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신의 수법조차 빌려라

    삼국시대 주유(周瑜)가 채모(蔡瑁)와 장윤(張允)을 죽인 사건은 ‘차도살인’의 성공적인 사례다. 적벽대전에서 조조의 군대는 수전에 익숙하지 못해 수전에 경험이 풍부한 형주의 패장 채모와 장윤을 기용, 하룻밤 사이에 수군을 훈련시켜 수전 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놓았다. 장강 방어를 책임지고 있던 주유에게 이는 커다란 위험이 아닐 수 없었다. 주유는 궁리 끝에 조조의 참모이자 자신의 오랜 친구인 장간(蔣幹)이 자신을 찾아온 것을 이용하여, 술자리를 마련하고 위조된 채모와 장윤의 투항서를 교묘하게 장간에게 노출시켰다.


    장간은 이 거짓 정보를 얻어서는 그날 밤으로 조조의 군영으로 달려왔다. 투항서를 눈으로 확인한 조조는 앞뒤 볼 것 없이 채모와 장윤을 처형해 버렸다. 조조는 크게 후회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주유는 교묘하게 장간과 조조의 손을 빌어 수전에 익숙한 두 명장을 제거했다. ‘차도살인’의 모략을 성공시킨 주유는 수전에서의 우세를 확보했고, 이는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끄는 기초가 되었다.

    ‘차도살인(借刀殺人)’은 간신이 선호하는 수법이다. 간신 역시 자기 손에 피를 묻히길 싫어한다. 그래서 패거리를 짓고, 패거리를 이용하여 정적을 해친다. 패거리 중에는 틀림없이 심복(들)이 있고, 이 심복을 한껏 이용하여 자신의 간행을 감추고 상대를 제거한다. 나아가 상대의 내부에 자기 사람을 심어 첩자로 활용한다. 먹히기만 한다면 ‘차도살인’만 한 수법도 없다. 간신의 이런 속성과 ‘차도살인’이란 수법을 제대로 인식하고 간파할 수 있으면 이를 얼마든지 역이용하여 간신으로 하여금 간신을 제거하게 할 수 있다. 이때 함께 구사해야 할 모략은 ‘이간(離間)’과 ‘연환계(連環計)’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간신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역사 공부를 기초로 병법 공부도 철저히 해야 한다.


    미인계(美人計)

    간신과 관련하여 미인계(美人計)는 간신과 그 패거리를 흔들거나 더욱더 타락시키기 위한 수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간신의 공통된 특성들 가운데 하나로 ‘탐색(貪色)’이 있기 때문에 이 수법이 주효한다면 상당히 큰 작용을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미인계’는 간신이 권력자를 사로잡기 위해 많이 써먹는 수법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간신을 통제하고 무너뜨리기 위한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간신은 모든 모략을 다 구사한다. 아무리 반인륜적이라도 서슴없다. ‘미인계’는 인간, 특히 남성의 원초적 본능을 이용한 모략이다. 아주 단순하고 천박한 모략이지만 그 위력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지금도 수시로 터져 나오는 성 관련 스캔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역대로 권력과 자리를 가진 간신은 대체로 ‘탐색(貪色)’의 성향을 갖고 있었다. 이런 성향을 비롯하여 간신 개개인의 개성과 특성을 치밀하게 살펴서 그에 맞는 계책으로 간행을 분쇄할 수 있어야 한다.


    상황의 본질을 흐리고 ‘갈라치기’한다

    ‘혼수모어(渾水摸魚)’는 여전히 끊임없이 사용되고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모략이다. 시대만 다를 뿐 사람들의 이 모략에 대한 인식은 역사적으로 더욱 심각해진 것 같고, 그 시행도 더욱 교묘해지고 교활해지고 있다. 물론 간사모략으로서 ‘혼수모어’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간신- 간신전》-‘인물편’에서 우리는 간신의 주요한 수법으로 ‘갈라치기’ 또는 ‘쪼개기’가 있다고 했다. 이것이 ‘혼수모어’에 해당한다. 상대 진영을 쪼개 어지럽히는 것이다. ‘갈라치기’에는 주로 돈과 자리, 때로는 여성이 그 수단으로 이용된다. 즉,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는 수법이다. 이는 바꾸어 말해 탐욕의 덩어리인 간신과 그 패거리도 이런 수단과 방법으로 ‘갈라치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등 뒤에서 몰래 쏘기

    ‘간신은 ‘뒤통수치기’의 명수다. 수시로 등 뒤에서 화살을 날리거나 칼을 꽂는다. 이것이 ‘암전상인(暗箭傷人)’이다. ‘몰래 화살을 날려 사람을 해친다’는 뜻이다. 간신은 겉으로는 동정하는 척하고, 착한 척 굴지만 등 뒤에서는 무서운 살기를 내뿜는다. 표면적으로는 관심을 나타내지만, 등 뒤에서는 죄를 조작해서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겉으로는 충성스럽지만, 내심으로는 속인다. 이런 것들이 간신의 공통된 특성들이고, 또 모두 ‘암전상인’과 같은 수법이기도 하다. 역사상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았다.


    옛말에 ‘정면으로 공격해 들어오는 창은 피할 수 있지만, 등 뒤에서 쏘는 화살은 방어하기 어렵다’, ‘사람을 해치는 마음을 가져서도 안 되지만, 사람을 경계하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 된다’라고 한 것처럼, 방어와 경계심은 매우 중요하다. 등 뒤에서 날아오는 ‘싸늘한 화살’까지 제대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 아니 이런 화살을 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호가호위(狐假虎威)

    ‘간신은 자신의 위세를 떠벌려 상대를 기죽이기 위해 힘센 사람, 특히 권력자를 앞세운다. 끊임없이 유력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자신을 과시한다. 그렇게 해서 상대를 굴복시키거나 패거리를 짓는다. 간신은 최고 권력을 자기 손에 넣을 때까지 ‘호가호위(狐假虎威)’를 멈추질 않는다. 따라서 한 사람의 언행을 잘 살피고 분석하면 그가 간신인지 아닌지를 가릴 수 있고, 간신으로서 ‘호가호위’하는 간행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간신을 제어할 수 있다. 물론 보통 사람들도 ‘호가호위’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함부로 간신으로 규정하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


    ‘호가호위’에서 하나 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흔히 ‘호가호위’의 핵심과 문제는 여우이지만 그 뒤에 있는 호랑이가 더 큰 문제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여우의 꾐에 넘어간 호랑이의 어리석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강을 건넌 다음 다리를 부순다

    ‘강을 건넌 다음 다리를 부수는’ 식의 ‘과하탁교(過河坼橋)’는 역사상 봉건 제왕들이 상습적으로 사용한 기술이 되었다. 제왕들은 오로지 나 한 사람만 존귀하니 나 혼자만 누리겠다는 지극히 강력한 욕망에 사로잡혀 공신들이 권력에 접근하는 것조차 두려워 그들을 잔인하게 해쳤다.


    간신의 심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제왕은 절대 권력으로 공신들을 숙청하지만, 간신은 권력뿐만 아니라 간교한 수법까지 함께 동원하여 아주 치밀하고 잔인하게 사람을 해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고 피해가 크다. 특히 다리를 건너기 전까지는 간과 쓸개까지 빼줄 것처럼 알랑거리며 자신의 정체를 철저하게 위장하기 때문에 여기에 홀려 넘어가는 일이 많다. 주의하고 경계해야 한다.


    간신은 속죄양(贖罪羊)을 찾는 데 주저함이 없다

    ‘꽃을 옮겨 나누어 점을 붙인다’는 말이 있다. 이를 ‘이화접목(移花接木)’이라 하는데, 청나라 대의 장편소설 《호구전(好逑傳)》 제4화에 나오는 사자성어이다. 모략으로서 ‘이화접목’은 정치와 군사 방면에서 주로 사용되는 간사모략의 하나이다. 몰래 각종 수단을 사용하여 모두를 가리고, 자신이 저지른 악행을 다른 사람에게 미룬다. 이렇게 해서 다른 사람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회살을 맞게 하는 대신 자신은 죄와 책임을 씻어 명예, 지위, 권력을 지키는 것이다. 이렇게 속죄양을 만들어 다른 사람을 해치는 악랄한 간계는 늘 마음 나쁜 간사한 자에 의해 채용되었고, 또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이화접목(移花接木)’은 속죄양(贖罪羊)을 찾아 모든 책임을 그 사람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위급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모략이다. 조조의 사례에서 보았다시피 ‘이화접목’을 위해 왕후에게 일부러 식량 배급을 줄이라고 명령하여 병사들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끌어올렸다. 그런 다음 이를 잠재우기 위해 왕후를 서슴없이 희생시켰다. 조조의 악랄한 심성이 유감없이 드러난 장면이다. 간신들 또한 조조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다.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거나 자신이 위기에 몰렸다 싶으면 주저 없이 속죄양을 찾아 그를 희생시킨다. 자기편이라도 필요하다면 결코 망설이지 않는다. 간신의 속성이다.


    언제든 제거할 수 있는 꼭두각시를 잘 세운다

    간신은 속죄양을 잘 내세울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는 자신이 바로 나서지 않고 꼭두각시를 잘 내세운다. 이를 ‘시거수위(尸居守位)’라 한다. ‘시거수위’는 시체인 강시로 하여금 이름만 있는 자리를 지키게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는 꼭두각시를 세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한 다음 막후에서 통제하는 모략이다. 이 꼭두각시가 속죄양이 되기도 한다.


    역사상 대권과 보좌가 비면 예외 없이 군웅들이 각축을 벌였다. 시기가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얻었다면 옹립자의 신분으로 꼭두각시를 내세우고 자신이 실제로 국면을 통제하는 것이 효과적인 상황이 왕왕 나타난다. 모략에 능한 자라면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하여 ‘시거수위’ 모략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진나라의 간신 조고(趙高)가 이 모략을 아주 잘 써먹었다.


    악어의 눈물에 속지 말라

    간신들의 수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보통 사람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고, 이해조차 못할 짓을 서슴지 않는다. 필요하면 눈물을 흘리는 것은 기본이고, 심하면 통곡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 물론 다 가짜이자 거짓이다. 눈물은 쥐어짜는 것이고, 통곡은 그냥 소리치는 것이다.


    간신의 이런 수법을 ‘눈물로 간사함을 판다’는 뜻으로 ‘이읍수간(以泣售奸)’이라 한다. 이 간사모략을 나타내는 성어는 청나라 때 사람 심덕부(沈德符)의《야획편(野獲編)》에 보인다. 천박하고 떳떳하지 못한 자가 울며불며 사람을 속여 그 간계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간사한 소인배의 가짜 겉모습을 꿰뚫어 ‘여산(廬山)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통찰력도 장착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런 간사하고 음흉한 계략이 우리의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효과적으로 방비할 수 있다. 간신의 눈물은 인간의 눈물이 아니다. 먹이를 잡아먹기 전에 흘리는 악어의 눈물이며, 그보다 더 사악하고 치명적인 독극물이다.


    간신의 엽기(獵奇)와 변태(變態) 천태만상(千態萬象)

    간신들의 엽기와 변태 천태만상

    간신의 간행은 거의 예외 없이 변태적이고 엽기적이다. 간신은 고유한 특성이자 공통점 외에 또 저마다의 개성과 특징을 보인다. 이들의 간행은 정도의 차이에 따라 권력 집착형, 재물 집착형, 여색 집착형, 쾌락 집착형, 시치방탕 집착형, 폭력 집착형, 경쟁 집착형, 시기 질투 집착형, 패거리 집착형, 관계 집착형, 모함 집착형, 명성 집착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간신은 이 중 여러 개가 겹친다. 이를 참고삼아 간행을 살피면 간신 각각의 특징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완전부의 간행으로 가장 엽기적인 것은 하(何)황후의 동생 하회와 기녀를 두고 벌인 싸움이었다. 하회가 광주자사가 되어 부임하기에 앞서 완전부와 술자리를 가졌다. 술자리에 동석한 하회의 기녀 장요화를 본 완전부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완전부는 하회에게 장요화를 자신에게 달라고 거듭거듭 졸랐다. 하회는 자신은 장요화를 가질 수 있지만, 너(완전부)는 장요화를 가질 수 없다며 거절했다. 화가 난 완전부는 담당 기관에 사주하여 하회를 탄핵하여 파면시켰다.


    청나라 후기의 학자이자 정치가였던 공자진(龔自珍, 1792~1841)은 “배운 사람에게 부끄러움이란 것이 있으면 나라는 영원히 부끄러울 일이 없다(사개지유치 士皆知有恥, 즉국가영무치 則國家永無恥矣)”면서 이렇게 일갈했다.


    “사부지치(士不知恥), 위국지대치(爲國之大恥).”

    “배운 사람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가장 큰 치욕이다.”


    배운 사람의 인격이 존엄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나라의 영욕을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뜻이다. 지식인과 지식인 사회는 한 나라의 정치나 정책의 일기예보와 같다. 나라에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정치와 정책에 관한 다양한 반응과 의견을 제기한다. 그 의견과 반응에 따라 나라의 영광과 치욕이 결정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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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