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 치는 어느 날 밤, 100명의 어린 마음을 대변하는 100개의 어린구름은 궁금함과 답답함을 잔뜩 안고 아들러 할아버지의 연구실 문을 두드립니다. 각자 응원하는 아이의 고민을 대신 상담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 그리고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아들러와의 만남이 시작되는데요. 아들러는 고민에 휩싸여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만 같은 구름들에게 따뜻한 차와 달콤한 빵을 대접하며 그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살핍니다. 그러고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지요. 같은 풍경이라도 어떤 색 렌즈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아들러의 말에 구름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미소 짓습니다. 분명 인간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한 시각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 나날이 익숙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 거예요. 누군가 어둡다고 평가한 한 아이의 성격은 남달리 침착한 것일 수도 있고, 성급한 사람은 재빠른 것일 수 있으며, 남에게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친절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긍정적인 안경을 쓰고 세상을, 특히 나 자신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매 순간 맞닥뜨리는 열등감을 성공적으로 다루어 ‘좀 더 나은 나’로 성장한다면,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를 가진다면, 남을 기쁘게 할 방법을 찾는다면,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해 주는 심리학자 아들러. 그 따뜻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 저자 지연리
서양화와 조형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시작으로 〈북극허풍담〉 등 다수의 서적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유리 갑옷〉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TS 노래산문〉 외 여러 도서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저서로 〈자루 속 세상〉 〈걱정많은 새〉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는 코끼리 이야기〉 〈파란심장〉 〈작고 아름다운 니체의 철학수업〉 〈라무에게 물어봐-본다는 것에 대하여〉가 있습니다. 2004년 정헌 메세나 청년 작가상, 2020년 눈높이 아동문학대전 그림책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 차례
서문 8
프롤로그 12쪽
행복이 미소 짓는 아이 ▶Day1~Day14. 16
문 뒤의 행복▶Day15~Day27. 54
행복을 심는 아이 ▶Day28~Day43. 92
호주머니 속에 든 행복 ▶Day44~Day67. 134
마주 잡은 행복 ▶Day68~Day84. 196
행복을 여행하는 아이 ▶Day85~Day100. 240
에필로그 282쪽
매 순간 맞닥뜨리는 열등감을 성공적으로 다루어 ‘좀 더 나은 나’로 성장한다면, 실패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을 용기를 가진다면, 남을 기쁘게 할 방법을 찾는다면,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작고 아름다운 아들러의 행복수업 서문
우리 모두에게는 길잡이 별이 필요해요
어느 밤의 일이야.
온갖 빛깔의 구름이 모여 회의를 시작했어.
“나는 우울해. 재미있는 일이 필요해.”
“나도 그래. 내가 응원하는 아이에게 힘이 되어야 하는데, 그럴 힘이 남아 있지 않아.”
“나는 응원하는 방법을 잊었어.”
“휴, 다들 걱정이 많구나. 나도 그래. 어쩌면 좋지?”
구름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궁리했어. 비를 내리는 구름은 참지 못하고 세상에 많은 비를 뿌렸고, 바람을 일으키는 구름은 소용돌이치며 하늘을 뒤흔들었어. 파도를 만드는 구름도 철썩거리며 발을 굴렀지.
“내가 응원하는 아이는 귀를 아예 닫고 살아. 아무리 얘기해도 소용없다니까.”
“이어폰 때문일지도 몰라. 아이의 귀를 잘 살펴봐.”
“나는 길을 잃었어.”
구름이 저마다 한 번씩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할 때마다 천둥 번개가 번쩍이며 우르릉거렸어.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희게 변할 정도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다 싶은 방법은 떠오르지 않고 한숨만 나올 때였어.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아들러 할아버지에게 가 보자! 할아버지라면 우리의 질문에 답해 주실 거야!”
파란 하늘을 닮고 싶은 구름의 말에 다른 구름들이 고개를 번쩍 들었어. 그러곤 곧바로 짐을 싸기 시작했어.
“맞아! 우리가 왜 할아버지를 잊고 있었지? 세상에, 이건 말도 안 돼!”
여기저기서 탄식이 쏟아졌어.
“하지만 뭐 어때? 지금이라도 생각해 낸 게 천만다행이야! 안 그래?”
파란 하늘을 닮고 싶은 구름은 다독이는 말로 다른 구름들을 위로했어. 지금 구름들에게 필요한 건 지나간 일을 후회하는 게 아니라 내일을 향해 나아갈 용기를 되찾는 거였거든.
어느 폭풍우 몰아치는 밤의 일이었어.
프롤로그
아들러의 연구실에는 온갖 빛깔의 구름이 있어. 빨강, 초록, 노랑, 파랑······, 모두 인생이라는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이었지.
아들러는 매일 구름을 관찰했어. 변덕쟁이 구름이 왜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는지, 우물쭈물 구름에는 무엇이 필요한지, 심술꾸러기 구름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어.
그러다가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되었어. 우울한 파란 구름과 명랑한 노란 구름이 섞이면 괜찮은 초록색 구름이 되고, 차가운 흰 구름과 뜨거운 빨간 구름이 섞이면 따뜻한 분홍 구름이 된다는 사실이었지. 똑같은 초록 구름도 가만히 보면 푸르스름한 초록과 노르스름한 초록으로 나뉘었고, 다른 구름 속에 숨어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구름이 있는가 하면, 커졌다 작아졌다 조금만 눈을 돌려도 풍선처럼 펑 터지는 구름도 있었어.
그 많은 구름 중에는 쉼 없이 비를 내려서 아들러의 연구실을 물바다로 만드는 울보 구름도 있었고, 어디가 앞이고 뒤인지 분간되지 않을 만큼 온통 까맣게 뒤덮어서 창문을 두드리는 새의 부리 없이는 아침이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없게 만드는 검정 구름도 있었어. 아들러는 이 모든 구름이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살피고 매일 관찰일지에 꼼꼼하게 기록했어.
그러던 어느 날 밤의 일이야. 100개의 어린 구름이 아들러의 연구실 문을 두드렸어. 아들러는 연구실 문을 활짝 열고 비에 젖은 구름들을 안으로 들여보냈어. 그러곤 서둘러 벽난로에 불을 붙여서 젖은 몸을 말려 주었지. 안 그럼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니까.
허기진 구름에게는 무화과잼을 바른 빵을 주고, 목마른 구름에게는 시원한 물을 마시게 했어. 그런데 많은 구름 중 유독 한 구름이 원하는 걸 물어도 대답하지 않았어. 입술을 씰룩거리며 눈썹으로 갈매기만 그려 댈 뿐이었어.
그런데 아들러가 누구겠어? 구름 전문가잖아? 아들러는 갈매기 눈썹의 구름이 스스로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렸어. 다른 구름들을 챙겨 주면서.
그 사이 갈매기 눈썹의 구름은 이 구름에서 저 구름으로 총총거리며 바삐 움직이는 아들러를 지켜보았어. 그러곤 마침내 입을 열었어.
“제게 필요한 건 내가 응원하는 아이의 행복이에요.”
어느 폭풍우 몰아치는 밤의 일이었어.
행복이 미소 짓는 아이
성격에 대하여
“할아버지, 성격이 좋다, 나쁘다, 말하는 건 무슨 기준을 두고 하는 건가요?”
누군가 바닥에 그린 선 위의 구름이 물었어. 아들러가 대답했어.
“성격이란 사회적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해.”
“사회적 개념이요?”
“응, 사회적 개념. 한 사람을 세상에서 따로 떼어 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주변 세계의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야.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크루소를 이야기할 때, 그가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를 말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거든. 좋고 나쁜 성격의 판단 기준도 사회적 개념 안에서 만들어져.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한 행동이 주변에 좋은 영향을 줄 때 우린 비로소 그 사람의 성격이 좋다고 말하니까.”
듣고 보니 그랬어. 자기를 힘들게 하거나 상처 준 사람에게 성격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어. 우리가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그 사람이 나에게 선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었지.
미래의 나에 대하여
“할아버지, 내가 응원하는 아이는 성격이 나쁘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사람의 성격은 변할 수 있나요?”
무지개 여행을 꿈꾸는 구름이 물었어. 아들러가 대답했어.
“물론이야, 성격은 변할 수 있어. 하지만 쉽지는 않아. 왜냐하면 한 사람의 성격과 태도를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대부분 어릴 때 형성되거든. 그리고 이때 형성된 요소는 지문처럼 남아서 인생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 하지만 네가 응원하는 아이는 아직 어리고, 그래서 변화할 가능성은 훨씬 더 커.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각자 자기에게 꼭 들어맞는 결론에 도달하려 경험을 바꾸고, 뒤틀고, 왜곡하는 고집 센 어른들과는 다르니까. 익숙한 게 편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잘못된 점을 거의 열정에 가까운 노력으로 유지하는 어른과도 다르지. 자기를 바꾼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 하지만 우린 누구도 과거의 내가 아니란다. 나라는 사람을 규정하는 건 내가 그리는 미래일 뿐이야.”
아들러의 말에 무지개 여행을 꿈꾸는 구름은 ‘휴’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어. 내일의 아이가 오늘보다 나을 수 있다면 걱정으로 오늘을 보낼 필요가 없었지.
소통에 대하여
“제가 응원하는 아이의 엄마, 아빠는 매일 싸우세요. 서로 이해하지 못하겠대요. 아이도 그런 부모님을 이해하지 못하죠. 이 가족은 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까요?”
항아리 위의 구름이 물었어. 아들러가 대답했어.
“인간에 대한 이해는 오래전부터 인류가 해결하고자 노력해 온 거대한 과제야. 하지만 이제껏 체계적으로 다뤄지지 않았어. 그래서 대부분이 이 문제에 대해 이렇다 할 해결책을 갖고 있지 않아. 게다가 오늘날만큼 인간이 소외된 채 살아가는 시기는 없었어. 어린 시절 부터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
“그럼 어떡해요?”
“지금처럼 무엇이, 왜 이해되지 않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지! 하지만 그러려면 먼저 자기만의 방에서 나와야 해.”
자기만의 방에서 나온다니! 항아리 위의 구름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어. 항아리 안에서는 주변 풍경을 넓은 시야로 볼 수 없었거든.
다양한 직업에 대하여
“할아버지, 저는 세상에 왜 이렇게 많은 직업이 있는지 궁금해요. 제가 응원하는 아이는 직업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 커서 뭘 하면 좋을지 모른다고 하거든요. 몇 가지 일만 있다면 좋을 텐데요. 안 그래요?”
씨앗 위 고개를 든 새싹 구름이 물었어. 아들러가 대답했어.
“세상에 이토록 많은 직업이 있는 이유는 노동의 분화가 인간 사회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야. 사회는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하길 바란단다. 우리 또한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치를 평가받지. 이때 분업은 개개인이 사회를 구성하는 거대한 연결 고리가 되게 해 줘. 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과 삶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지.”
“모든 일이 의미 있는 건 아니잖아요? 모두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요. 안 그래요?”
“그렇지 않아. 범죄를 제외하고, 모든 일은 각각의 의미를 지녀. 행복이 누구에게나 미소 짓듯, 가치 없는 사람도 없지.”
씨앗 위 고개를 든 새싹 구름은 조금 부끄러웠어. 더 의미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고 생각해 왔으니까. 하지만 이제 알게 되었지.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은 없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방금 전의 자신처럼.
가치 있는 일에 대하여
“할아버지, 그래도 모두가 직업을 갖진 않아요. 내가 응원하는 아이의 엄마도 일하지 않으시거든요. 그래서 여쭙는데요, 직업이 없는 사람도 의미 있는 일을 하나요?”
공기처럼 투명한 구름이 물었어.
“아이의 아버지는 뭘 하시니?”
“회사에 다니세요.”
“회사에 다니면서 뭘 하시지?”
“돈을 벌어 오시죠.”
“어머니는 뭘 하시고?”
“밥도 해 주시고, 청소와 빨래도 하시고, 학원에 데려다주시기도 해요.”
아들러가 대답했어.
“그래, 아버지는 회사에 다니시면서 가정을 유지하는 경제활동을 하고, 어머니는 가정을 지키는데 필요한 일을 하셔. 이중 한 가지가 없으면 그 가정은 어떻게 될까?”
“힘들어져요.”
“맞아.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분업을 통해 가정에 필요한 부분을 나눠 책임지고 계신 것이야.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다는 아니지만, 이렇게 부모의 한쪽이 큰 의미에서의 사회적 직업을 갖고 다른 한쪽은 작은 의미에서의 사회적 직업을 갖고 일하는 가정이 있어. 양쪽 모두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면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지.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이란 이렇게 사람과 사회에 유용한 것이야.”
공기처럼 투명한 구름은 아들러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어. 아이의 어머니가 없었다면 자기가 응원하는 아이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었고, 그러면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었어.
문 뒤의 행복
결핍에 대하여
옆에서 듣고 있던 코바늘뜨기의 장인이 되고 싶은 구름이 가만히 입을 열었어.
“할아버지, 제가 응원하는 아이는 엄마랑 따로 살아요. 부모님이 따로 사는데, 아이는 아빠와 지내거든요. 아빠는 언제나 바쁘고, 저는 매일 혼자 지내는 그 애가 안쓰러워요. 뭐든 돕고 싶은데, 제가 그 아이에게 무엇을 해 주면 될까요?”
구름의 질문에 아들러는 이렇게 대답했어.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이나 자라난 환경은 ‘재료’일 뿐이야. 물론 영향은 있어. 부모의 양육 방식에 따라 성격이 다르게 형성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 영향은 적단다. 전부가 아니지. 그 재료를 써서 살기 불편한 집을 지을지, 살기 편한 집을 지을지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니까. 이해하기 어렵다면 한 가지 예를 들어 줄까?”
아들러는 옹기종기 모여 앉은 구름들을 둘러보았어. 그러고는 이렇게 물었어.
“너희가 응원하는 아이 중에 지금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게 모두 부모님이나 선생님, 혹은 친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니?”
오늘의 나에 대하여
구름들이 술렁였어. 왜냐하면 그런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꽤 많았거든.
아들러가 말했어.
“한 사람이 있었어. 그는 큰 죄를 짓고 벌을 받았어. 그런데 왜 그런 죄를 지었냐는 판사의 물음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단다. ‘부모에게 버림받았으니까요.’라고 말이야. 부모에게 버림받고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라지 못해서 죄를 지었으니, 자기 탓이 아니라고 말한 거야. 하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모두가 죄를 짓지는 않아.”
나무 뒤에 숨은 구름이 물었어.
“모든 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씀인가요?”
아들러가 대답했지.
“그래. 과거나 처한 환경 탓만 하는 건 변명에 지나지 않아. 변명만 하며 인생을 허비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고 말이야. 어떤 길로 나아갈 것인지는 모두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거든. 어떤 과거였든, 미래는 오늘 여기 있는 내가 만드는 것이니까.”
의지에 대하여
“할아버지, 의지가 약한 건요? 그건 무슨 콤플렉스 때문이에요? 제가 응원하는 아이가 매일 듣는 말이 바로 그 말인데, 저는 사실 그게 무슨 뜻인지 잘 이해되지 않아요. 의지가 약한 건 나쁜 건가요?”
마시멜로 구름이 물었어. 아들러가 대답했지.
“의지의 약함이나 강함 중 좋고 나쁨을 가리기 전에 우리가 알아야 할 게 있어.”
“그게 뭐죠?”
“의지란 무엇인가 하는 것!”
아들러의 말에 마시멜로 구름은 ‘아하!’, 하는 표정을 지었어. 아들러가 말을 이었어.
“의지란 ‘나’로 존재하는 방식의 여러 측면 중 하나야. 부족함을 느끼는 감정에서 만족의 감정에 이르려고 하는 충동이자 그에 따른 행동이지. 따라서 모든 의지는 부족함, 열등함의 감정에서 출발해서 만족 상태, 신뢰, 충일감의 상황을 향해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어.”
아들러의 말에 구름이 물었어.
“그럼 의지가 약한 건 나쁜 게 아니네요. 부족한 게 없다는 뜻이니까요.”
아들러가 대답했어.
“중요한 건 만족감이야. 삶의 전반을 아우르는 만족감. 자기 삶에, 또는 어떤 상황에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더 나아지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불만이 쌓이니까. 불만은 또 다른 열등감을 낳고, 앞서 말했듯 열등감은 건강하지 못한 여러 방식으로 표현되거든.”
의지의 약함이나 강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만족감이라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었어. 마시멜로 구름은 그 진실을 잊지 않으려고 손바닥에 얼른 그 말을 받아 적었어.
행복을 심는 아이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하여
“할아버지, 대부분은 아무 생각 없이 SNS를 해요. 거의 모든 사람이 하니까요. 아닌가요?”
꿰뚫어 보는 눈의 구름이 물었어. 아들러가 대답했어.
“맞아. 그래서 우린 행동하기 전에 자기 마음과 생각을 살펴볼 줄 알아야 해. 인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문제 중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도 그래. 상대의 행동이 아닌 그 행동을 낳게 한 생각과 마음에 초점을 둔다면 이해하기 쉽고 상처받을 일도 적어지지.”
“나의 행복과 다른 사람의 행복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말씀이세요?”
“그걸 어떻게 알았지? 네 말처럼 나의 행복과 다른 사람의 행복은 서로 연관되어 있어. 그래서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거야.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도 인간이고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도 인간이거든. 예를 들면, 괴로움에만 빠진 사람은 마음이 옹졸해져서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고 이기적인 행동으로 주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하지만 자신을 이해하고 껴안은 사람은 주변을 돌보고 사랑할 힘을 얻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야.”
꿰뚫어 보는 눈의 구름은 오늘 밤 구름들이 여기 모인 건 각자 응원하는 아이가 사랑받고 사랑하며 행복해지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러려면 아이는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했어.
증오심에 대하여
“할아버지, 제가 응원하는 아이는 좋은 댓글 쓰기 모임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비난부터 하는 댓글을 보고 상처받은 적이 있거든요. 저는 이런 선택을 한 아이가 자랑스러워요.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다면 좋겠고요. 그래서 말인데요, 할아버지. 우리가 비난을 멈출 날이 올까요?”
꽃다발을 든 구름이 물었어. 아들러가 대답했어.
“우리가 어떻게든 타인과 관계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지 않는다면 그런 날이 올지도 몰라. 매우 어렵겠지만. 그래도 네가 응원하는 아이처럼 비난을 멈추기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그런 날은 더 빨리 올 수 있을 거야. 증오심에서 비롯된 비판적 태도나 혐오주의는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머니까. 포장된 형태의 증오심인 부주의도 그래.”
“부주의요?”
“그래, 부주의. 아무 생각 없이 퍼붓는 비난의 말에는 부주의함이 들어 있어. 반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운명을 같이하는 공동체임을 안다면, 우린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말, 태도,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게 돼.”
꽃다발을 든 구름은 자기가 응원하는 아이가 고마웠어. 자기가 한 응원에 행동으로 힘을 실어 주었으니까.
호주머니 속에 든 행복
다양성에 대하여
곧이어 새로운 질문이 나왔어.
“할아버지, 제가 응원하는 아이도 전에 안 하던 행동을 해요. 갑자기 외계인에 관심을 두더니 교신을 하겠다고 난리죠. 그 애의 부모님은 걱정이 크세요. 아이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시거든요. 저는 할아버지도 같은 생각인지 궁금해요.”
은하수를 가슴에 품은 구름이 질문했어. 아들러가 말했지.
“글쎄, 난 생각이 조금 달라. 나는 외계인이 있다고 믿으니까. 이 광활한 우주에 생명체가 지구에만 있다면 너무 이상하잖아?”
“하지만 외계인과 교신을 하겠다니, 그건 제가 생각해도 현실적이지 않아요.”
“현실과 비현실을 나누는 기준은 뭘까? 왼쪽과 오른쪽, 위와 아래를 나누는 기준은? 모든 대립 명제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그것들을 반대의 개념이 아닌 다양성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야. 모든 것은 이상적 허구를 향한 근사치에 각각 배열되어 있을 뿐 정반대를 의미하지 않거든. 선과 악, 정상과 비정상도 그래. 모두 대립하는 두 개의 모순이 아니라 하나의 변수일 뿐이야.”
듣고 보니 그랬어.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을 두고 어떤 사람은 ‘강이 끝나는 지점’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바다가 시작되는 지점’이라고 하니까.
인생의 주인공에 대하여
“할아버지, 제가 응원하는 아이는 얼마 전에 한 친 와 절교했어요. 그 친구한테 지우개도 빌려주고 떡볶이도 사 줬는데 친구는 자기한테 아무것도 안 해 줬다고요. 이 둘을 화해시킬 방법이 있을까요?”
섬과 섬 사이의 구름이 물었어. 아들러가 대답했어.
“서운한 마음은 알지만 그 아이가 다른 사람이 자기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게 뭔가 해 주면 좋겠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면 좋겠고, 내 의견을 들어주면 좋겠다는 ‘나’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이 있는 게 아니거든.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모두가 똑같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지만 나만이 세상의 중심에 있는 건 아니야.”
아들러의 말에 섬과 섬 사이의 구름은, 인간은 혼자 살 수 없지만 때로는 혼자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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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