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고객이 브랜드에 머물도록 하는 핵심 요인임에도, 적지 않은 마케터가 데이터 혁신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데이터 마케팅은 결국 자본과 체계가 마련된 대기업에서나 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원을 한꺼번에 투입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 자주 활용하는 ‘린 스타트업’이나 ‘애자일’ 같은 방식도 있다. 모바일과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트렌드가 빠르게 교체되고 기술 발전의 속도도 가속화된 상황에, 고객 피드백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은 제품 개발에 따른 시간과 노력은 최소화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욕구는 기민하게 해결해준다.
데이터는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객 이탈률이 높다면, 이탈한 사람들의 공통적 특성을 파악해서 앞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큰 고객과 예상 이탈 시기를 파악할 수도 있다.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으면 특정 고객의 예상 이탈 시점 직전에 개인화된 할인 쿠폰이나 혜택을 제공해서 이탈을 사전에 방지해볼 수도 있다. 이처럼 데이터는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인사이트가 보인다.
■ 저자 백승록
25년간 업계를 선도해온 데이터 전문가로, 아이지에이웍스 컨설팅 부문 대표이다. 중앙대학교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고, 와튼스쿨 및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에서 브랜드 전문가 과정을 밟았다. 대홍기획 광고기획팀 부장, 제일기획 글로벌 디지털 캠페인 디렉터, 디메이저 대표를 거치면서 광고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학문적 배경과 실무에서 듣고 본 것들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기에 기업과 개인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도록 돕고자 컨설팅과 강연, 저술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인터넷 광고의 이해》를 번역했고, 《광고론》,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101》(공저)을 집필하였으며, 삼성전자, 삼성그룹, CJ그룹, 롯데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계열사 및 인재개발원 등에서 100여 회 이상 강의를 진행하였다.
■ 차례
머리말 데이터를 아는 마케터가 먼저 성공한다
1부 이것이 데이터 마케팅이다
1장 왜 데이터 드리븐인가?
●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인가? 제조업체에 머물 것인가?
● 데이터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무엇부터 알아야 할까?
2장 데이터는 마케팅을 어떻게 혁신하는가?
● 체계는 탄탄하게, 피드백은 빠르게, 변화는 유연하게
● 취향을 기억하는 데이터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다
2부 빅데이터 대홍수에서 마케터로 살아남기
3장 쏟아지는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
● 데이터는 현상일 뿐, 인사이트는 분석에 있다
● 데이터 분석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 문제다
4장 고객을 다각도로 이해하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찾아라!
● 고객 성향은 무엇으로 측정하고 분류할까?
● 방대한 고객 행동 데이터를 어떻게 체계화할까?
● 뿔뿔이 흩어진 고객 정보를 하나로 모을 수는 없을까?
3부 소비자를 VIP로 만드는 마케팅의 진화
5장 그로스 마케팅은 기존 마케팅과 무엇이 다를까?
● 소비자는 마음을 알아줄 때 충성고객이 된다
● 마케터라면 아하 모먼트와 북극성 지표에 주목하라
6장 데이터 관리 플랫폼, 인사이트의 폭을 넓히다
● 고객 페르소나가 선명할수록 타기팅이 섬세해진다
● 소비자, 경쟁사, 시장을 한눈에 거시적으로 파악하다
7장 퍼포머스 마케팅의 혁신을 꿈꾸며
● 퍼포먼스 마케팅은 과연 퍼포먼스를 내고 있을까?
● 데이터,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연결하다
8장 크리에이티브가 데이터를 만났을 때
● 크리에이티브 판도를 바꾸는 AI 머신러닝
● 인공지능에 대체되기 전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라
4부 데이터는 어떻게 기업의 무기가 되는가
9장 마케터의 데이터 활용 능력은 조직문화가 좌우한다
● 디지털 전환, 왜 어렵고 무엇이 필요할까?
10장 개인정보 보호는 고객과의 신뢰다
● 개인정보 제공, 혜택보다 위험이 더 크다면?
● 쿠키의 시대는 끝났다, 새로운 데이터 생태계
맺음말 데이터로 소비자를 만나는 마케터의 길
미주
모바일과 웹에서의 모든 반응과 행동이 기록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마케팅과 비즈니스는 데이터로 시작해 데이터로 끝납니다. 데이터를 올바르게 바라보고 명확하게 분석하는 방법을 알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마케팅을 바꾸는 데이터의 힘
이것이 데이터 마케팅이다
왜 데이터 드리븐인가?
데이터 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무엇부터 알아야 할까?
-직관과 경험은 이제 최선이 아니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마케팅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대부분 사람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물론 각종 소비자 조사 등 정량적인 분석을 진행하면서 인사이트를 얻어왔지만, 결국 마케팅 실무자나 의사결정자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실패와 성공의 결과로 학습한 직관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왔습니다.
경험 기반의 전통적인 마케팅 접근이 모두 의미 없거나 효과가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사람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이를 통한 인사이트는 데이터를 활용할 때에도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의사결정의 근거가 무엇인가의 차이입니다. 하나의 전략이 모든 상활에 들어맞을 수 없듯이 사람의 경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지식이 뛰어나도 경력이 풍부한 마케팅 전문가일지라도 늘 새롭게 등장하는 예측 불가의 시장 상황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정답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마케터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소비자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업데이트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인사이트의 양에는 한계가 있으며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내용을 망각하게 마련입니다. 이렇듯 두뇌가 허용하는 학습능력과 연산능력에는 시간적, 양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데이터는 오랜 기간 축적될수록, 그 양이 많아질수록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정확성과 예측력을 가집니다. 새로운 데이터는 계속해서 공급되며, 변화의 추이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머신러닝으로 분석하고 딥러닝으로 스스로 학습하면서 사람이 파악할 수 없는 양과 깊이의 인사이트를 끊임없이 제공합니다. 또한 데이터는 과거와 현재에 발견한 현상의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미래의 일을 예측한다는 측면에서 시간적 제약을 뛰어넘습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의 또 다른 장점은 객관성입니다. 어떤 마케터가 특정한 마케팅 방법으로 몇 번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마케터는 그 방법을 성공 방정식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지요. 제품과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예전에 성공한 방법을 고집하는 사람을 실제 업무 현장에서 자주 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모든 상황에서 똑같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마케팅 방법론은 없습니다. 하지만, 데이터 기반 마케팅은 데이터의 양이 많아질수록 편향성 또는 왜곡이 줄어드는 동시에 객관성과 대표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미리 파악하고 사전에 통제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추측이 아닌 사실에 기반한 최선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것입니다.
조금 오래된 드라마입니다만, 대형 백화점 오너의 2세인 남자 주인공이 나이 지극한 임원들과 회의를 진행하거나 결재를 받을 때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이게 최선입니까?” 매번 상대방을 쏘아보며 이렇게 이야기하니 임원들은 어떻게 대답할 줄 몰라 당황합니다. 비단 드라마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비즈니스와 마케팅 의사결정을 할 때 자주 등장하는 모습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계획 같아 보여도 그 계획이 정말 최선의 계획인지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그 결과를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임원이나 리더라면 더욱 그 계획이 최선인지를 최종 의사결정자 앞에서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계획이 시장과 소비자 데이터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준비되었고, 그 근거가 명확한 데이터로 제시된다면 이게 최선이냐는 물음에 적어도 ‘최선’의 계획임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한 판단이 아닌,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전략은 추측이나 막연한 희망이 아닌 명확하고 객관적인 판단의 근거가 있으니까요.
빅데이터 대홍수에서 마케터로 살아남기
쏟아지는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믿어선 안 된다!
데이터는 현상일 뿐 인사이트는 분석에 있다
-가공하지 않은 데이터는 거친 원석일 뿐이다
데이터는 외적으로 나타난 결과나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분석 과정을 거쳐야만 그 가치가 확인됩니다. 데이터 분석 도구나 데이터 자체가 정답을 제시해주지 않습니다.
데이터는 분석부터 인사이트 도출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가장 일반적인 데이터 분석 프로세스는 분석 목적 정의, 데이터 수집, 데이터 정제, 데이터 분석, 인사이트 도출 다섯 단계로 나뉩니다.
데이터 분석은 ‘무엇을 알고 싶은지’ 올바른 질문을 하고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지’ 분석의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무엇을 알고 싶고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를 정의하지 않으면, 어떤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지 알 수 없으며 분석의 방향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매체별 광고 효율과 구매 전환율을 분석해서 매체별 광고비를 재조정한다든가, 자사 쇼핑몰 방문객이 구매에 이르기까지 전환율을 파악해 고객경험을 최적화한다는 등 분석 목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편이 좋습니다.
분석 목적이 정의되었다면 다음은 분석에 사용할 적합한 형태의 데이터를 확보할 차례입니다. 광고 효율 및 전환율은 매체에서 제공하는 클릭율(Click Through Rate; CTR)이나 광고 노출당 비용(Cost Per Mille; CPM) 등 광고 효율 지표만으로 분석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클릭해 해당 쇼핑몰에 방문했을 때, 어느 매체에서 유입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광고 효과 측정(attribution)툴을 활용해야 방문 고객을 개인 단위로 식별하고 유입 매체별로 나누어 분석할 수 있습니다.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가 무어서인지를 정의하고 적합한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했다면 다음으로 실제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형태와 조건으로 정제 및 통합합니다. 처음부터 설계에 따라 데이터를 원하는 형식으로 확보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부서별로 서로 다른 기준으로 관리하던 데이터나 오프라인 구매 데이터, 기존 회원 정보 등의 이종(異種) 데이터를 통합해서 활용해야 할 때는 동일한 형식이나 식별자 기준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또한 일련의 데이터 세트에서 누락된 데이터가 있거나, 일반적인 범위를 넘어선 극단적인 값(outlier)을 나타내는 데이터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제외해야 정상적인 분석이 가능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정제와 통합이 마무리되었다면 본격적으로 데이터에서 일정한 패턴이나 관계, 트렌드 등을 파악해서 분석 목적에 맞는 데이터 인사이트를 도출합니다. 데이터로 도출한 인사이트를 의사결정에 반영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려면 역시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주로 여섯 단계로 구성됩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가상의 브랜드 마케터 A의 데이터 분석과 인사이트 도출 과정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마케터 A는 평상시 데이터 분석과 인사이트 발굴 업무를 담당합니다. A는 매일 아침 출근해서 전날 집행된 매체별 DA(Display Ads)광고(이미지 및 동영상 광고) 집행 결과를 취합합니다. 매체별 집행 결과가 이메일로 자동으로 수신되지만, 스프레드시트로 된 보고 양식에 맞춰 오전 내내 매체별 데이터를 복사 붙여넣기해서 팀장 및 임원에 일일 성과 보고를 합니다. 어제의 광고 효과 ‘데이터’가 ‘리포팅(reporting)’되는 것입니다.
월말이 되어 A는 월간 광고 결과 리포트에 작성할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대비 이번 달 광고 효율이 높아졌고, 방문자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A는 이번 달 자사 몰에서 대대적인 회원가입 프로모션과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광고량이 증가하면 트래픽이 늘어난 건 당연하지만, 효율은 광고 크리에이티브와 매체 계획이 잘 준비되고 운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으므로 팀장님과 임원에게 칭찬을 들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그런데 광고 결과와 이번 달 매출 데이터를 분석(analysis)해보니 프로모션 기간 내내 광고 효율도 좋았고, 방문자 수도 많이 늘어났음에도 매출 증가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A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6개월간 광고로 유입된 신규 방문자를 매체별로 나누고 이들의 재방문과 구매 전환율을 분석해보기로 합니다. 캠페인 기간에 구매전환이 증가하지 않은 이유가 기존 고객의 구매가 줄어든 탓인지, 신규 고객의 전환율이 낮았던 탓인지, 그리고 신규 고객의 전환율이 낮았다면 가장 큰 영향을 준 유입 채널은 어디인지 확인합니다. 기존 고객의 재방문과 재구매율을 함께 비교 분석해본 결과 기존 고객의 평소 구매 활동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프로모션 광고로 신규 방문한 고객의 유입 경로와 전환율을 확인해보니, 이벤트 프로모션 가입 후 구매전환까지 이루어진 비율이 기존 고객보다 낮았습니다. 전환율이 특히 낮은 고객 집단은 대형 포털 광고에서 유입된 고객이었습니다. 대형 포털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광고비를 투입했고 많은 방문자가 유입되었음에도, 대부분 이벤트 참여만 했지 구매로 전환된 비율이 매우 낮았던 것입니다.
A는 월간 보고서에 이와 같은 분석 결과를 근거로 평상시에 일정 금액으로 꾸준히 진행해오던 DA광고의 매체 전략에 대한 수정을 제안했습니다. 광고 효율과 방문자 수를 늘리는 데는 대형 포털 광고가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지만, 실질적인 구매전환 차원에서는 업종관련 중소형 매체와 커뮤니티의 광고가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데이터 분석 결과에 근거해 향후 진행되는 프로모션 광고에서는 후자의 광고 비중을 높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팀 회의에서 제안한 후 이 내용이 임원 보고되었고 승인되어 매체 전략 수정이 결정되었습니다. 이후부터 이 회사의 광고는 변경된 매체 전략에 근거해서 집행되었고 구매가 광고 효율과 방문자 증가율에 비례해서 높아지는 매출 증대 효과가 지속해서 나타났습니다.
비록 가상의 상황을 가정해서 설명했지만, 위와 같은 과정은 어떤 마케팅 이슈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발생한 현상에 다양한 가설을 설정해 데이터로 원인을 규명하는 것, 해결 방안을 찾아 실행에 옮기고 다시 측정하는 단계로 돌아가 이 과정을 반복해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데이터 기반의 성장을 만들어내는 가장 일반적인 과정입니다.
소비자를 VIP로 만드는 마케팅의 진화
그로스 마케팅은 기존 마케팅과 무엇이 다를까?
마케터라면 아하 모먼트와 북극성 지표에 주목하라
-이탈하는 고객과 유지되는 고객의 차이
데이터의 출처와 공급망, 그리고 데이터 관리에 정책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데이터 마케팅 실무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고객경험 과정의 AARRR 퍼널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어디일까요? 실망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지점은 여러분이 직접 찾아야 하며, 정답은 데이터 속에 숨어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에서 발견한 고객 구매 퍼널의 가장 중요한 순간, 데이터 마케팅에서는 이것을 아하 모먼트(Aha Moment)라고 부릅니다.
아하 모먼트란 ‘고객이 처음으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주는 진정한 가치와 편익을 발견하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아하 모먼트를 발견한 고객은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가능한 초기 고객경험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업 관점에서는 고객 행동을 분석하면서 마케팅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인을 발견하거나 마케팅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현상을 발견하는 순간이 아하 모먼트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하 모먼트를 OMTM(One Metric That Matters)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넘치는 물을 보고 황금 속 금의 밀도를 깨달았을 때 ‘유레카’를 외친 것과 같은 맥락이지요.
그렇다면 고객경험을 최적화하고 리텐션과 충성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 영향을 주는 아하 모먼트는 어떻게 발견할까요? 데이터 마케터 또는 그로스 마케터의 입장에서 아하 모먼트는 우연히 발견된다기보다는 끊임없이 관찰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진실의 순간이자 깨달음의 순간입니다. 아하 모먼트는 이탈하는 고객과 계속 남는 고객의 행동을 구분하는 변곡점이며, 두 고객 집단의 차이를 만드는 특성과 조건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지점입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신규 가입 고객이 10일 이내에 일곱 명과 친구로 연결된 이후부터 리텐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조건을 아하 모먼트로 정의했습니다. 초기 활성화 사용자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이탈 고객과 유지 고객의 차이가 위 조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아하 모먼트는 95% 이상의 리텐션이 발생하는 지점을 의미하지만, 업종이나 서비스 특성에 따라 환경이 다르므로 굳이 특정 숫자에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아하 모먼트를 발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고객 구매 퍼널에서 이탈이 급증하는 구간이나 위치를 파악하고, 이 변곡점 이후에도 리텐션이 유지되는 고객의 공통적인 행동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입니다. 대개는 ‘a행동을 t기간에 n번 했을 때’와 같이 긍정적인 변곡점이 만들어지는 상황을 정량적인 조건으로 정리합니다. 여러분도 각자 실무 현장에서 고객 행동의 긍정적 변곡점을 찾아, 긍정적인 지표로 전환되거나 유지되는 고객이 공유하는 정량적 조건이 무엇인지를 분석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리텐션이 강화되고 유의미한 전환으로 이어지는 아하 모먼트를 만났을 때 그 공통적인 조건을 정량적 지표로 설정하고 비즈니스 성장의 목표로 삼는 것을 바로 북극성 지표(North Star Metric)라고 합니다. 육안으로도 잘 보일 만큼 밝고 북극에 가장 가까운 별인 북극성과 같이 비즈니스 성장에 가장 중요한 지표라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물론 모든 아하 모먼트가 북극성 지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고객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 가치를 발견하고 충성고객이 되는 조건을 충족한다면 북극성 지표로 설정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북극성 지표는 마케터만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비즈니스 성장의 핵심 지표인 만큼 북극성 지표의 달성은 전사적인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콘텐츠 기획, 플랫폼 기획과 개발, 영상 제작과 디자인, 마케팅, 고객지원 부서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에 관여하는 모든 조직과 구성원이 지향해야 할 공동의 목표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결국 북극성 지표에 이르러야 하는 대상은 고객이며, 고객과 관련된 부서의 노력과 결과는 따로 분리되어서가 아니라 하나의 브랜드 경험, 하나의 고객경험으로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북극성 지표가 설정되었다면 각 부서는 모든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해야 합니다. 초기 랜딩 페이지에 무료 트레일러가 눈에 잘 띄도록 배치하고 회원가입 시 관심 분야를 사전에 입력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관심 분야의 영상 콘텐츠가 추천되도록 설계해야겠지요. 또한 영상 트레일러를 편집할 때에도 핵심 장면들을 앞쪽부터 배치해서 방문 초기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연스럽게 유료 구독 신청으로 이어지도록 구독 신청 과정과 디자인(UX/UI) 요소를 최적화해야 합니다. 한편 초기 회원가입 후 며칠이 지나도록 재방문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는 관심 분야 트레일러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트레일러를 이메일로 발송하거나 앱 푸시, 문자메시지, 메신저를 보내는 등 어떻게든 쉽고 빠르게 북극성 지표에 이르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북극성 지표는 매출이나, 월간 방문자 수 증가와 같이 과거에 일어난 일을 평가하는 후행지표가 아닙니다. 데이터를 후행지표로 활용하는 것은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웠을 때 하던 일이며,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략에 반영하거나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북극성 지표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행동, 즉 고객이 아하 모먼트에 이르도록 전략적 방향성과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선행 지표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혁신을 꿈꾸며
데이터,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연결하다
-소비자 없는 퍼포먼스는 광고비 낭비와 다름없다
당연히 퍼포먼스 마케팅의 성과는 광고를 집행해서 구매를 일으키려는 광고주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퍼포먼스는 광고주가 신규 고객을 영입하고자 하는 타깃 소비자가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퍼포먼스 마케팅 캠페인을 데이터 기반으로 제대로 설계하지 않으면 영입하려고 했던 신규 고객이 아닌 다른 소비자를 데려오느라 엄청난 광고비를 낭비하는 일이 많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도 기본적으로 광고 효율을 측정하고, 구매 퍼널과 전환율을 분석한다는 차원에서 분명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이 한때 마케팅의 대세처럼 여겨지면서 DA광고의 최종 효율이나 회원가입, 앱 인스톨 등 초기 전환 성과에 과도하게 집중한 탓에 스스로의 역할을 매우 제한적으로 좁히지는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최근에는 지나치게 광고 효율에 매몰되고, 오디언스 데이터를 분석하지 못하는 AI알고리즘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DMP 오디언스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노력이 조금씩이나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 마케팅은 고객경험 하나로 통한다
기업의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면 마케팅 관련 부서들도 기능과 목적별로 나뉘어서 브랜딩만을 담당하는 팀, 매체 광고만을 담당하는 팀, 디지털 광고만을 담당하는 팀 등이 별도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마케팅 최고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가 있다면 이들 부서를 총괄해서 지휘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각 부서장이 알아서 개별적으로 활동할 테니, 여러 마케팅 활동이 일관된 전략 아래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전통적인 마케팅, 특히 브랜딩 부서와 디지털 마케팅 관련 부서 간의 협업은 현실적으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 때가 많습니다. 협업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각자 맡은 영역에 지나치게 집중하다 보니 바로 옆 부서에서 진행하는 일들은 전혀 신경 쓰지 못합니다.
기업의 마케팅 부문도 담당하는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으면 파편화되기 쉽습니다. 일관된 마케팅 전략 아래 파트별로 역할을 분담하고 상호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설계한다면 훨씬 더 좋은 마케팅 성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 전통적인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의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전통적인 삶과 디지털 방식의 삶이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듯이,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나고 제품을 경험하고 소비하는 모든 환경은 고객경험 하나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브랜드 따로, 퍼포먼스 따로 움직이는 파편화된 마케팅은 소중한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일입니다. 고객경험의 모든 과정이 데이터 중심으로 연결되어 브랜딩과 퍼포먼스 마케팅이 시너지를 이끌어낼 때 브랜드는 강화되고 고객경험은 최적화되면 비즈니스도 성장할 것입니다.
데이터는 어떻게 기업의 무기가 되는가
마케터의 데이터 활용 능력은 조직문화가 좌우한다
디지털 전환, 왜 어렵고 무엇이 필요할까?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무엇이 다를까
데이터 마케팅과 데이터 활용의 성공 사례를 보면, 성공하는 기업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특징 몇 가지를 살펴봅시다.
사업 준비 단계에서부터 데이터 분석을 위한 체계를 설계합니다. 사내 정책과 분석 도구에 명확한 권한과 책임을 미리 명시해두면 데이터와 관련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개별 대응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MVP에서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데이터 마케팅 성공 사례는 소비자 문제 해결의 관점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기능부터 출시하고, 끊임없이 데이터를 분석하며 최적화해나가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데이터 관련 조직, 인원, 프로세스를 일상 업무에 적용합니다.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업무를 데이터 관점으로 바라보고 집중할 수 있는 전담 조직과 인력 확보는 기본입니다. 더 나아가 기업의 모든 부서와 구성원이 데이터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할 때 디지털 전환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문제 발견과 해결 중심의 협업 문화가 정착되어 있습니다. 어떤 현상의 발견에서부터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가기까지 담당 업무와 부서에 상관없이 협업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빠르게 원인을 파악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협력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제품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데이터를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목적은 업무 효율 향상에 집중되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는 고객이 브랜드를 만나고 구매를 일으키는 모든 과정과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집중되어야 비즈니스와 고객경험을 다 잡을 수 있습니다.
부서간 데이터 파편화를 해소하고 통합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고객은 구매 과정에서 기업의 관련 부서를 따로따로 상대하지 않고, 해당 기업과 브랜드 하나만을 상대합니다. 또한 고객경험은 순서에 따라 나뉘지 않고 하나로 연결된 과정입니다. 따라서 각 부서가 관리하는 데이터, 구매 과정의 모든 데이터를 고객 의사결정 과정을 기준으로 통합하고, 모든 부서에서 연결해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쉽게 데이터에 접근하고 분석할 수 있는 권한을 갖습니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고객 데이터는 부서나 직급에 상관없이 직접 접근해서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출을 분석하더라도 고객 유형, 유입 매체, 유통채널, 제품 유형 등을 다차원으로 분석할 때 데이터의 활용 가치가 높아지고 업무 적용범위가 넓어집니다.
끊임없는 테스트와 빠른 적용으로 개선을 일상화합니다. 데이터의 활용은 한두 번에 끝나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해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데이터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은 끝이 아니라 계속 새로운 실험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책임 영역 내의 이슈는 실무자 스스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시급한 사안을 상부 보고 없이 실무자가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한 후 선조치 후보고하는 문화는 빠른 서비스 개선과 높은 업무 효율을 만들어냅니다.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합니다. 실무자부터 최종 의사결정자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경험과 지식, 직감에 따른 결정을 배제하고, 모든 의사결정을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결정합니다. 설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현상과 원인을 데이터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해야 개선할 기회가 생깁니다. 성공할 것 같은 느낌과 직관에 의존한 결정은 데이터의 가장 큰 적이며 더 나은 의사결정과 성장의 기회를 방해하는 걸림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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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