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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한국경제 대전망
저   자 : 이근 외
출판사 : 21세기북스
출판일 : 2021년 11월




  • 2022년 한국경제는 ‘합종연횡’이라는 키워드 아래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의 탈출이라는 큰 흐름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미·중의 통상 갈등 문제는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서방의 중국 견제가 공고화되면서 새 전기를 맞았다. 대중국 견제가 강화되면 미중 사이 디커플링이 심화되면서, 그동안 중국과의 강력한 경쟁 압력에 직면해왔던 한국 기업은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미국과 EU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투자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할 시점이다.


    2022 한국경제 대전망


    바이든 시대 대외 환경 변화와 한국

    G7 정상회의 이후 계속되는 미중 사이 줄다리기와 한국의 선택

    G7,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구도 형성

    2021년 G7 정상회의는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에 이어 미중 통상 패권 전쟁을 선포하는 자리가 되었다. 2022년에는 효율성이 미덕이던 그간 국제경제 질서 내에서 민주주의 이념과 인권, 환경, 노동 등 가치관이라는 다양한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의 국제정치경제 질서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열었다. 문제는 이러한 가치가 무역에 어떻게 반영되는가인데, 셈법이 복잡하고 기준이 모호하다. 세계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적 갈등 구조에서는 사실상 규범과 글로벌 협력에 기반한 다자주의 국제경제 질서의 복원은 묘연하다. 무엇보다 미중 간에 끼여 미국의 가치 동맹과 중국의 경제 협력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은 참 곤란하다.


    오늘날 통상 환경의 현실에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술-안보-이념을 연계해 동맹국에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의 연합군으로의 참가를 종용하고 있으며, 자국의 통상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참여를 한국 기업에 직접 요청하는 실정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나 국내 관련 산업과 일자리 정책을 고려할 때, 이러한 미국의 요청을 반가워할 수만은 없다. 물론 선택받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규제, 노사 문제와 고비용의 인건비 문제로 답답하던 차에 오히려 미국의 러브콜을 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중국 시장은 아쉽고, 중국산 중간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미중 간 선택의 기로에 놓일지 좌불안석이다.


    이럴 때일수록 미중 간 충돌하는 영역이 무엇인지 사안별로 구분하고, 국내 산업의 수요를 고려해 신중히 접근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크게는 미중 간 분쟁에서 나타난 타협이 가능한 영역과 타협이 불가능한 영역을 나누어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후에는 산업별로 안보 영역과 비안보 영역을 구분해 중국의 공급망 투자와 시장을 활용하는 방식이 안전하다. 중국은 미국과 EU가 제기하는 비시장적 관행(non-market practices)과 국영기업(SOEs, state-owned enterprises)에 대한 재정의(redefining), 보조금 지급이라는 자본 및 투자 방식에 대한 개혁 요구에 대해서는 자국 시장의 성숙도와 필요에 따라 점진적으로 수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과 첨단 기술 육성에 대한 중국의 성장 방식, 안보나 인권, 정치 및 거버넌스에 대한 부분은 타협이 어려워 보인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실용주의를 표방해 겉으로만 미국과의 동맹을 강조하는 표리부동 외교는 위험하다는 점이다. 합의된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외교, 안보 협력 사안에 대해 정부가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행위는 국제적 신뢰를 잃게 하는 등, 중국과의 갈등의 소지만 남기고 한국 기업의 대외 비즈니스 활동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기업으로서는 할 수만 있다면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연대에 참여하고, 국가 차원에서도 미국의 민주주의 가치 동맹에 확실히 편승하는 것이 방책이다.


    이러한 기본 입장은 대승적으로 미국과 중국 양쪽 시장에서 국내 산업에 도움이 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미 정부의 요청을 받아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된 한국 기업의 제품은 지금과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에 납품되던 중국산의 대체재가 된다. 한편 중국에 수출되던 미국산 첨단 장비 및 부품에 대한 교역 제재는 중국 내 이에 대한 대체 수입선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중국 시장에서 미국과 경합관계에 있던 부품 기업 중,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중국 수출이 어렵게 된 기업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때 미국 정부 눈에 띄는 국내 기업, 예를 들어 삼성, SK 등은 미국 진출을 우선 고려할 수 있을 것이고,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던 한국의 차상위 기업에는 미국 기업을 대체하거나 중국 내 생산 공급망에 진입하는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이러한 기회 요인은 독일과 프랑스 등 EU와 일본의 첨단기술 기업에도 해당된다.


    따라서 2022년에는 중국이 더 이상 자체 기술로 감당할 수 없거나, 미국의 제재로 인해 수급이 되지 않는 필요 중간재와 자본재에 대한 한국, 일본, EU의 차상위 기업 간의 중국 진출 경쟁과 투자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가격만큼 중요한 것은 미국의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경쟁력과 대체성이다.


    한국경제가 직면한 두 가지 벽, 70%와 2%

    추격지수란 무엇인가

    1인당 GDP 즉, 1인당 소득 수준 및 그 증가율은 특정 국가의 주어진 기간 동안의 경제적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소득이나 그 증가율 지표만으로는 한국이 미국의 1인당 소득 대비 몇 %의 수준에 도달했는지, 또한 그 격차가 어느 정도 줄어들고 있는지 등은 보여주지 못한다. 따라서 최상위 선진국과의 소득 격차 정도와 그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각국의 1인당 소득이 최상위 국가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그 차이가 얼마나 줄어들거나 확대되었는지 변화율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추격지수(catch-up index)와 추격속도지수(catch-up speed index)다.


    한편 각국의 경제 성과를 평가함에 있어서 소득 수준의 차이뿐 아니라 그 나라의 상대적인 경제 규모도 중요하다. 1인당 소득으로 표현되는 소득 수준은 한 국가 내 국민 개개인의 후생 수준을 대표한다. 전 세계 총생산 대비 각국의 경상 GDP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표현되는 각국의 경제 규모는 해당 국가의 경제적 위상, 즉 경제력을 대표한다. 국가의 경제 성과는 1인당 소득 수준뿐만 아니라 그 국가의 경제력도 함께 고려해야 현실 경제를 설명하는 데 보다 적절하다.


    따라서 경제추격연구소에서 개발한 추격지수는 1인당 소득 수준 이외에도 경제 규모를 기초로 해서 전 세계에서 경제 비중이 가장 큰 나라인 미국 대비 각 나라의 경제 비중과, 그 비중이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는지 변화율을 모두 지수화해 국가 성장의 다양한 면모를 다각도에서 정확하게 포착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미국 대비 70%, 세계경제 대비 2%라는 벽

    국가 간의 추격, 추월, 및 추락은 상대적 게임이다. 자국보다 경쟁국이 더 발전하면 추격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다. 한국이 현상을 유지해도 경쟁국이 추락하면 한국의 추격지수는 상승한다. 코로나 이후 상황은 한국과 중국에는 후자에 가깝다. 코로나로 일시적으로 더 타격을 받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V자 회복을 한 중국은 대미국 추격을 재점화하고 있다. 또한 2020년 한국의 1인당 실질 소득은 감소했음에도 한국의 대미 추격, 대일 추월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2021년과 2022년 미국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한국의 미국 추격은 다시 후퇴해 미국 대비 7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 동안의 추세로 보면, 한국의 1인당 소득은 5년에 1%p씩 미국을 추격하고 있는데, 이 추세 대로라면, 미국과 같은 수준이 되는 데 150년 걸린다. 이런 미국 대비 70% 벽을 넘지 못하는 추격 정체, 즉 선진도상국 함정의 바탕에는 김세직 교수가 추산한 5년에 1%p씩의 잠재성장율 하락 경향이 놓여 있다. 또한 한국이 차지하는 세계경제에서의 비중 면에서도 지난 20년 동안 그 비중이 2%를 넘지 못했는데, 이것도 또 하나의 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영향 속에서 각국의 경제성장 성과는 그동안 각국이 구축해온 디지털 인프라가 잘 작동해 비대면으로 각종 경제 활동을 얼마나 잘 지원할 수 있는가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및 고도화하고 전 사회적으로 확충해 미래 사회에 얼마나 잘 대응하는가에 따라서 향후 각국의 추격, 추월과 추락 과정은 또 한 번의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코로나 충격에도 불구하고 G7 국가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경제 비중은 상승 내지 유지되었다. 반면 신흥국, 개도국 중 브라질 등 많은 나라는 경제 회복을 하지 못하면서 세계경제에서의 비중도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국 및 개도국의 대선진국 추격은 퇴보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세계경제의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즉, 글로벌 차원의 K자 회복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시장과 경영 트렌드

    디지털 플랫폼 트렌드와 종횡무진형 디지털 전환

    업의 경계를 넘는 빅블러와 새로운 경쟁의 법칙

    모바일이 삶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담은 진작 무너졌고, 지금 세상은 판매와 유통 등 업종 간 결합 또는 산업과 산업의 연결이 순식간에 이뤄져 업의 경계 자체가 모호해졌다. 동종 업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산업 간의 구분이 흐릿해지다 보니 산업별 가치사슬이라는 개념조차 이제는 옛말이 된듯하다. BMW와 벤츠의 경쟁 상대는 차를 한 대도 만들어보지 않은 우버이고, 이마트와 동네 슈퍼마켓의 경쟁 상대는 포털 업체인 네이버라는 말이 이러한 트렌드를 반증한다. 사실 은행 대신 핀테크 앱으로 송금하고, 하다못해 점심을 먹을 때도 음식점이 아니고 배달 앱으로 해결하는 일상이 이미 낯설지 않다.


    디지털 기업들은 기존 비즈니스에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가치를 엮어 새로운 가치로 산업의 경계를 허물며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점한다. 또한 빅데이터와 IoT,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로 공급과 수요의 가치사슬 전반을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선형적 가치사슬은 네트워크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자율주행, 카셰어링, 커넥티드 카 등 스마트 모빌리티 형태의 플랫폼과 네트워크형 가치 체계로 전환된 것이 대표적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미국에서만 2,340만 명 이상이 20억 달러, 한화로 약 2조 4,000억 원도 넘게 충전해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를 이용한다. 웬만한 미국 중소 은행보다 많은 현금 보유액이다. 스타벅스는 이 예치금으로 실제 오프라인 은행 지점을 개설해서 글로벌 핀테크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전통적인 업의 경계는 이렇게 플랫폼에 의해 허물어지고 업의 경계를 넘는 혁신이 주도하는 세상, 즉 빅블러의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 경쟁이라 하면 가격, 품질 그리고 서비스 경쟁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저렴한 제품을 시장에 들이미는 형태의 대량 생산 시대의 경쟁은 가고, 빅블러 시대의 새로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게임은 경계 밖에서 넘어온 경쟁자들과 경쟁을 해야 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가치를 전달하는 경쟁이 주가 된다. 이 경쟁은 개별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을 넘어 생태계 차원의 경쟁이며, 기업과 경영 관리 차원을 넘어 플랫폼 경쟁이자 새로운 가치의 구성 경쟁이다. 이것이 지금 국내 산업과 경제가 직면한 새로운 경쟁의 핵심이다.


    융합의 꽃,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승부하라

    코로나19 의 대유행은 비대면 수요의 확대와 플랫폼 비즈니스의 부상을 촉발시켰으며, 전통적 가치사슬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변혁의 트렌드를 기회의 창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규제와 가치의 전제가 되는 업의 개념과 범위를 유연하게 확장하고, 업과 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지털 혁신, 즉 산업 내 종적 혁신과 산업 간 횡적 혁신을 병행하는 종횡무진형 디지털 전환의 전략이 필요하다. 검색, 금융, 쇼핑과 증권이 연결되면서 확장하는 네이버의 서비스, 소액 송금에서 출발해, 금융과 부동산, 유통을 연결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전자 상거래와 유통에서 출발해 넷플릭스와 같이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쿠팡이 좋은 사례일 것이다.


    융합의 꽃은 데이터다. 산업의 경계를 종적, 횡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자산인 데이터의 수집, 공유, 거래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이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신뢰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여러 은행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하고, 결제, 송금 등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금융결제원의 오픈뱅킹이 좋은 사례다. 이 서비스는 정부가 2019년 12월부터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의 일환으로 기업과 은행이 표준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방식으로 자금 이체, 조회 기능을 제공하도록 하면서 가능해진 서비스다. 누구나 은행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가 여러 은행을 갈 필요가 없어졌으며, 수수료가 10분의 1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핀테크의 다양한 서비스가 창출된 점에서 데이터의 개방과 활용으로 혁신을 창출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규제와 제도 역시 개선의 대상이다. 산업별로 형성된 제도와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업의 경계를 넘는 횡적 융합의 사업별로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유 모빌리티인 타다와 타다 플러스는 데이터 비즈니스로 운송 이외에 다양한 비즈니스가 창출되는 형태인데도 기존의 택시와 같다고 여객운수사업자법으로 규제해 실패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온라인뱅킹은 정부가 기존 은행법과 다른 ‘인터넷은행전문법’을 신설했기 때문에 카카오뱅킹 등 다양한 온라인 뱅킹과 관련 서비스가 등장하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 금융권의 경우 카카오나 토스처럼 부동산, 결제, 커머스 등 다양한 혁신 기업의 진입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기존 금융권은 금융업에 특화된 규제에 묶여 혁신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포지티브 규제냐 네거티브 규제나의 논의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비즈니스에 걸맞은 적절한 규제를 신속하게 만드는 것이 기존 사업자도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있고, 신규 사업자도 새로운 서비스에 도전하게 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전국에 흩어져있는 클러스터형 산단, 공단도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화의 좋은 토대다. 다만 그간 개별 공장의 디지털 공장 도입 시에 직접 비용을 지원했거나, 적용의 범위를 공정 자동화에만 치중했다면, 이제는 전문 디지털 공급 기업을 중심으로 공장과 공장, 산단과 산단을 디지털과 데이터로 엮어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 방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정수기 청소와 필터 교환을 전문 코디네이터가 해주는 것처럼, 제조 현장이 디지털 공급 기업의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시스템의 사후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산단, 공단의 공통 서비스도 디지털 혁신의 좋은 대상이다. 공단의 전력 관리를 스마트화해서 남는 전기를 참여 기업과 공유하는 디지털 서비스가 좋은 사례다. 공통 부품의 제조, 물품의 구매와 발주, 회계와 인사 등 영역으로 확장도 가능할 것이다. 산단과 공단의 스마트화는 해외로 나간 국내 기업들의 리쇼어링도 촉진할 수 있어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도 기존의 선형적 성장 전략을 바꿔야 한다. 전통적 성장은 특정 시장을 목표로 삼고, 진입, 성장, 확대의 선형적 모델인데, 종횡무진형 빅블러를 지향하는 기업의 경우, 다양한 산업의 영역에 투자, 즉 씨앗을 파종하고, 사업이 가시화되는 상황에 맞춰 사업 간 재조합과 심지어 기업의 지배구조까지도 재편하면서 기회를 발굴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구글과 아마존은 물론이고, 네이버가 불모의 웹툰에 투자해서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역으로 기존 영역이나 업에만 천착해 선형적 성장 전략을 고집하면 디지털 대전환과 빅블러로의 생태계 변화에서 도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메타버스의 인기는 지속될 것인가

    메타버스는 디지털이 확대 적용되고, 새로운 차원으로 고도화되는 청사진

    메타버스는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라는 작가가 자신의 SF 소설인 ‘스노 크래시’에 처음 언급한 것에서 유래했다. 소설에서 메타버스는 아바타가 활동하는 공간으로 묘사되었다.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이런 유래가 있음에도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다양하게 해석하는 이유는 ‘사이에, 뒤에, 넘어서’라는 의미의 메타(meta)와 우리가 사는 세계인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실 공간이 아닌 또는 현실과 연결된 모든 것들이 어원상으로 메타버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들 각자의 경험과 생각에 맞춰 다르게 이야기한다.


    비록 다르게 이야기할지라도 메타버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인용하는 보편적 정의가 2006년 발간된 ‘메타버스의 4가지 시나리오’다. 이는 기술과 사람과의 상호경험(UX, user experience) 관점에서 2X2로 구분한 것으로 기술을 의미하는 세로축은 현실과 디지털을 접목한 증강(augmentation)과 완전 디지털로 이뤄진 가상(virtualization)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ux를 의미하는 가로축은 사람과의 상호작용 관점에서 적극적인 개입인지, 관찰자 입장인지에 따라서 나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라이프로깅(Lifelogging),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거울세상(mirror world),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등 네 가지로 구분이 가능하다.


    첫째 라이프로깅은 사람 또는 사물이 경험하는 일상 정보를 디지털화, 데이터화해 수집, 저장, 묘사하는 공간이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의 일상을 디지털로 기록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가 그 대표적 예인 동시에 전부라 말할 수 있다.


    둘째, 가상현실은 실제처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온라인 디지털 세상으로, 개인 또는 사물의 자아 또는 행위에 초점이 맞춰진 공간이다. 그 예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레디플레이어 원에서 보여준 게임 공간인 오아시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셋째, 거울세상은 현실 세상을 디지털 세상으로 복제 또는 투영시킨 것이다. 구글 어스, 네이버지도, 카카오맵 등 실제 지형을 디지털 지도로 옮긴 것이 그 예가 된다.


    넷째,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있는 아날로그적, 물리적 대상에 디지털 데이터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 적용된 공간이다. 마블의 ‘아이언맨’ 영화에서 적을 구별하고 미사일을 쏠 때, 현실에 디지털 정보가 겹쳐지는 모습을 구현된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디지털화라는 방향성 속에서 다음 세 가지를 포괄해 정의할 수 있다. 첫째, XR 기술이 적용되어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로 고도화된 공간이다. 둘째, 디지털이 더 익숙한 새로운 세대들이 아바타 UX가 적용된 공간을 선호하고 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셋째, 산업계를 포함해 개인의 일상 속 디지털화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2022년 메타버스의 새로운 세 가지 시나리오

    첫째, 아바타로 대변되는 디지털 미가 활동하는 공간은 ‘소통, 마케팅, 욕망의 공간’이다. 1) 디지털 미의 공간을 통해 혁신적 이미지 구축이 가능하다. 딱딱하고 구식으로 보이는 산업이 아바타의 공간을 활용하면 좀 더 새롭게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기업들이 제페토에서 많은 회의를 하고, 디지털 휴먼을 활용한 마케팅을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 2) MZ 세대와 소통과 마케팅이 가능하다. 제페토와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의 주요 이용자들은 대부분 MZ 세대다. 이들과 소통하기에 아바타의 공간보다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3) 스타 그리고 IP의 공간이다. 현실 아이돌들은 사생활도 있고, 계약 문제도 있지만 아바타가 스타가 된다면 그런 문제는 사라진다. 4) 디지털 미의 공간은 욕망의 공간이다. 아바타는 현실을 초월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디지털 미는 MZ 세대들과 소통하는 경로로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지금 관심받는 이 순간부터 꾸준히 확대될 것이다.


    둘째, XR로 대변되는 디지털 현실의 공간은 ‘기술, 미래의 공간’이다. XR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기기, 부품 및 콘텐츠와 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그리고 XR이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새로운 혁신으로 기대되고 있는 바,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향으로 이미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혁신으로 XR 기술 개발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과 MS가 그 누구보다 열심히 도전하고 있는데, 이들은 스마트폰 시대에 구글과 애플이 가졌던 주도권을 XR 시대에 빼앗아오겠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미래 관점에서 기기부터, 플랫폼, 네트워크, 콘텐츠와 서비스 등 생태계가 향후 구축되면서 더 발전할 것이다.


    셋째, 디지털 트윈은 ‘비용 절감과 안전의 공간’이다. 이미 기업에서는 시뮬레이션, 자동화 등에 적용해오며,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서 활용해왔다. 또 위험한 공간에는 자동화 로봇 등을 배치해서 위험성을 제거하기도 했고, 의료 등 일반 영역으로 확대 적용된다면 건강관리 및 예방적 활동들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디지털 트윈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의 기본적인 활동과 함께 지속적으로 꾸준히 투자되고 고도화될 것이다. 이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용어로 더 확대되어 활용될 수도 있다. 또 기업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속에서 중단될 수밖에 없었던 행정 및 공공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 기관의 디지털 트윈화도 확대되는 등, 향후 그 영역을 넓혀가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미래 지향적 방향성하에서 2022년은 단기적인 성과나 폭발적 성장 관점에서 메타버스를 접근하기보다는 각 시나리오별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생태계 구축 등 세부 시나리오별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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