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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
저   자 : 민병운 외
출판사 : 부키
출판일 : 2021년 07월

  • 코로나 시대의 역발상 트렌드


    소비 시장과 라이프스타일

    리테일의 귀환 VS. 이커머스

    2020년, 이커머스는 웃었고 오프라인 쇼핑은 울었다

    2020년 유통업계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쇼핑의 희비가 교차한 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이커머스의 매출 성장률은 꾸준히 상승하여 2019년 14.2%, 2020년 18.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오프라인 쇼핑의 매출 성장률은 감소 추세를 이어 갔다. 2019년 -0.9%로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2020년 -3.6%로 역성장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런 유통업계의 희비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비대면 쇼핑의 관성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유통업계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커머스와 관련된 지표 대부분이 사상 최대, 최고를 나타냈고, 우리에게 익숙했던 오프라인 매장의 폐점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이커머스 시장 세계 1위인 중국 대표 기업 알리바바와 세계 2위인 미국 대표 기업 아마존의 2020년 매출은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주가 역시 알리바바는 2020년 10월, 아마존은 2020년 9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두 기업은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늘리기까지 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뚜렷한 1위 기업 없이 치킨 게임을 거듭하고 있지만 2022년 시장 규모가 206조 원으로 전망될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급성장한 이커머스의 부작용이 드러나다

    이커머스는 메가 트렌드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오프라인 쇼핑은 리테일 아포칼립스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이 정도로 오프라인 쇼핑이 맥없이 영향력을 잃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만만치 않다. 유통 시장에서 오프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스테이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유통 시장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6.1%로 나타났고, 그 비중은 2023년까지 증가하더라도 22%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세부적으로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이커머스 비중은 24.9%,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의 이커머스 비중은 14.5%,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1월 한국의 이커머스 비중은 29.2%로 나타났다. 즉, 전체 유통 시장에서 오프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70~80%로 절대적인 것이다.


    게다가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커니(A.T. Kearney)에 따르면 이커머스를 주도하고 있는 세대로 알려진 Z세대의 81%는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73%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새로운 제품을 찾는 것을 좋아하며, 65%는 제품 체험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것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의 58%가 오프라인 쇼핑을 할 때 소셜 미디어 및 디지털 세계와 단절됨으로써 쇼핑을 통한 치유, 즉 ‘리테일 테라피(Retail Therapy)’를 느낀다고 답한 것이다. 결국 유통 시장에서 오프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과 소비자 심리를 고려할 때 유통업계의 이커머스 추구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어 보인다.


    체험을 원하는 소비 욕구가 오프라인 쇼핑을 살린다

    이커머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오프라인 쇼핑만의 장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커머스에 대한 역발상 트렌드로서 오프라인 쇼핑이 유효한 이유는 오프라인 쇼핑만이 갖는 ‘체험 경제(Experience Economy)’ 때문이다. 체험은 엔터테인먼트, 교육, 현실 도피, 감각 등 4가지 요소를 충족시켜 주고, 체험에 대한 만족도는 재방문, 구매 의도, 추천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역시 그동안의 오프라인 쇼핑 방식이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를 맞은 것이지, 체험을 바탕으로 한 오프라인 쇼핑의 효용성은 변치 않는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그리고 그 효용성은 대규모 체험형 매장, 다양한 콘셉트의 팝업 스토어, 신제품 론칭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거거익선(巨巨益善), 대규모 체험형 매장의 매력

    시몬스 테라스, 이케아 랩, 다이슨 데모 스토어, 아모레 성수, 신전 뮤지엄은 전문가들이 성공 사례로 꼽는 대규모 체험형 매장들이다. 다양한 제품을 한곳에서 직접 체험하고 느끼고 필요한 경우 전문 어드바이저를 통해 보다 양질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이 매장들은 이커머스에서는 얻을 수 없는 즐거움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체험 경제에서 말하는 엔터테인먼트와 교육의 요소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시몬스 테라스를 운영하는 시몬스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체험형 매장인 시몬스 맨션을 2020년에 19개, 2021년에 2개 이상 오픈 예정하고 있다. 그리고 시몬스의 경쟁사인 에이스침대 역시 체험형 매장인 에이스 스퀘어를 2020년에 8개 오픈했다.


    다다익선, 다양한 콘셉트의 팝업 스토어

    팝업 스토어의 효용성은 여럿 있지만 ‘슈퍼 충전(Super Charging)’ 효과에 근거한다. 슈퍼 충전 효과에 따르면 브랜드는 재고가 거의 없는 소규모 점포, 예를 들면 팝업 스토어를 통해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소비자는 이커머스가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 다양한 품목의 제품들을 체험함에 따라 브랜드 경험에서 더 강도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소비자는 슈퍼 충전을 통해 최초 구매와 반복 구매의 빈도와 구매량을 늘리게 되고, 반품을 줄여서 결국 브랜드의 운영 효율성도 높여 준다. 그러므로 팝업 스토어가 없던 곳에 팝업 스토어가 생기면 해당 상권의 최초 구매자 수가 7%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커머스의 최초 구매자 비율이 75%인데 반해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의 최초 구매자 비율은 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슈퍼 충전을 통해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신제품 홍보에 더 효과적인 오프라인 매장

    오프라인 쇼핑의 효용성은 체험 경제와 슈퍼 충전 효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신제품 론칭 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제품의 경우 온라인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보다 오프라인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이 판매 성과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후광 효과(Halo Effect)’ 때문인데, 오프라인에서 실제 제품을 보고 경험함으로써 신제품에 대한 후광이 형성되고 그것이 제품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를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의 후광은 결국 이커머스에도 영향을 미쳐 신제품을 오프라인에서 론칭하면 그 제품에 대한 웹 트래픽이 37%나 증가한다.


    리:테일(Re:tail)의 귀환(Re:turn)을 맞이하라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비즈니스가 증가한다고 해도 거꾸로 오프라인을 통한 직접 경험의 중요성 역시 커질 것이고, 소비재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고자 하는 니즈는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매장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업계 종사자들은 모든 관점을 이커머스로 돌릴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체험, 콘셉트, 희소성 등을 활용하여 이커머스가 주지 못하는 즐거움을 제공할 방도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자본력을 갖춘 오프라인 백화점, 대형 쇼핑몰 업계는 좋은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공실이 발생하는 공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커머스 업계가 오프라인으로 진출함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업계의 상권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인한 상권 경쟁은 이커머스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겨지고 있다.



    소셜 미디어와 문화 콘텐츠

    소셜 릴레이션 서비스 VS. 소셜 미디어와 개인주의

    바잉 파워, 점점 커지는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

    2004년 페이스북, 2006년 트위터의 론칭 이후 소셜 미디어 가입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는데 2010년 약 9.7억 명에서 2020년 약 38.1억 명으로 최근 10년간 약 4배 증가했다. 최근 5년만 살펴보아도 2015년 약 20.7억 명에서 2배로 급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2021년 기준 소셜 미디어 가입자 수는 이제 39.6억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 세계 인구 약 77.7억 명 중 50%를 초과하는 규모다. 이를 통해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절대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한 사람이 보유하는 평균 소셜 미디어 계정은 2014년 4.8개에서 2020년 8.8개로 약 80% 증가했고, 한 사람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평균 시간은 2015년 1시간 44분에서 2020년 2시간 24분으로 약 38% 증가하여 소셜 미디어는 양적, 질 적으로 모두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호사다마, 점점 커지는 소셜 미디어의 부작용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그에 대한 역효과도 만만치 않다. BBC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증가시키고 우울증, 수면 장애, 중독, 질투심, 사회적 고립을 유발할 수 있으며 기 분, 자존감, 삶의 만족도, 상호 작용을 부정적으로 만든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소셜 미디어가 특히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인간관계와 상호 작용을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이것이 개인주의 성향을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작용들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할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의 산물일 뿐, 소셜 미디어를 구조적, 기술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보다 더 큰 부작용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는 소셜 미디어가 오히려 개인주의가 아닌 집단주의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이 기본적으로 ‘소외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 FOMO)’을 가졌기 때문이고, 더불어 특정 인플루언서를 추종하면서 나타나는 밴드 왜건 효과(Band Wagon Effect)나 레밍 효과(Lemming Effect)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가 소셜 미디어와 개인주의를 동일시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중국과 베트남 등 개방형 사회주의 국가는 국가 주도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관리하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가 개인주의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쉽게 하지 못한다.


    소셜 알고리즘이 집단주의를 조장하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는 소셜 미디어가 어떤 알고리즘 설계를 통해 사용자를 좌지우지하고, 또 어떤 가치로 연결시키는지 잘 설명해 준다. 이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들이 어떤 종류의 글을 많이 읽는지, 어떤 글에 ‘좋아요’ 또는 ‘싫어요’를 누르는지, 어떤 사람과 자주 교류하는지, 주로 어떤 시간대에 어떤 지역에서 접속하는지 등을 분석하여 행동 패턴을 파악한다. 그리고 이렇게 파악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성향을 가진 사용자들끼리 묶는다. 그래야 광고주들이 특정 성향을 가진 사용자 집단에게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고, 특정 사용자 집단에 광고를 노출해야 비용 대비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즉, 소셜 미디어는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와 가장 동질화된 사람들과의 연결을 강화시킨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은 개인주의가 아닌 집단주의를 지향한다.


    가짜 뉴스는 소셜 미디어를 타고 더 널리, 더 빨리 퍼진다

    소셜 미디어가 집단주의와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양극단의 가치를 강화하는 것은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밑거름이 된다. 즉, 소셜 미디어는 가짜 뉴스 양상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활발하게 소통되는 정보가 균형 잡힌 관점을 반영하지 못하고, 개인의 성향에 맞는 정보만 맞춰서 제공되기 때문에 가짜 뉴스를 접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게 된다. 실제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0’에 따르면 한국인의 44%는 ‘나와 같은 관점의 뉴스를 선호한다’고 답했는데, 이런 경향은 전 세계 40개국 중 터키, 멕시코, 필리핀에 이어 4위 수준으로 매우 높다. 이에 대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정치 관심도가 높고 정치적 성향이 분명한 사람들에게서 나와 같은 관점의 뉴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폐쇄성, 프라이빗, ‘나 자신’과 취향이 중요해진 시대

    넓고 얕은 관계가 아니라 좁고 깊은 관계를 원한다

    결국 소셜 미디어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모두를 강화시키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 어느 방향도 긍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소셜 미디어가 개인주의를 강화시킬 때에는 사회적 고립과 인간관계에서의 부정적 상호 작용을 야기하고, 집단주의를 강화시킬 때에는 국가주의와 전체주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관계주의라는 대안이다. 관계주의는 개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소규모 커뮤니티 등 특정 그룹 사람들끼리의 관계를 중시하는 성향이다. 이때의 관계는 매우 유연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 관계 속에서 극단적 개인주의자로 치닫지 않고, 타 집단을 경계하거나 차별적 관점을 두지 않음으로써 집단적 피해를 주지 않는다.


    개인주의는 개인의 가치와 선택,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는 한편 집단주의는 집단의 이익을 중시하며 타 집단을 배타적으로 대하고자 하는 성향이 있다. 관계주의는 개인이나 집단 전체의 이익보다 자신 과 친밀한 다른 구성원과의 관계를 더 중시하는 관점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집단주의는 집단의 목표나 요구에 따라 개인의 개성과 욕구가 억제되거나 악화되는 것을 뜻하는 반면, 관계주의는 개인의 욕구에 따라 두 사람 이상이 연합(Coalition)을 이루는 형태를 지칭한다. 따라서 집단주의는 집단에 대한 자신의 종속으로, 관계주의는 자신의 확대를 통한 관계의 구성으로 볼 수 있으며 그 기본 동기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폐쇄형 소셜 미디어 비즈니스의 등장

    클럽하우스의 등장은 관계주의와 폐쇄형 소셜 미디어의 정점을 찍는 듯하다. 2020년 4월 출시된 클럽하우스의 사용자는 2020년 말 60만 명 수준이었으나 2021년 1월 200만 명을 넘어섰고, 2021년 2월에는 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클럽하우스에 가입하려면 기존 사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 하는데 한 사람당 2명만 초대할 수 있다. 그리고 클럽하우스는 사용자가 방을 개설하고 대화할 사람을 초대하면 수많은 사람이 그 방에 들어가 발언자의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이처럼 클럽하우스는 아무나 가입할 수 없는 폐쇄성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보장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고 공통점이 있는 여럿과 소통하게 해 주는 서비스가 강점인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불편함을 감추지 않지만 관계주의 관점에서 보면 클럽하우스는 사용자가 본인의 가치관과 맞는 사람들을 선택해 서로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정보를 교환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존 개방형 소셜 미디어보다 더 긍정적이다.


    사실 이러한 폐쇄형 소셜 미디어의 등장과 인기는 놀랄 말한 현상이 아니다. 기존 개방형 소셜 미디어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양극단을 지향하면서 초래한 부작용 때문에 많은 사람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 소셜 미디어 사용 시간이 늘자 더욱 누적됐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클럽하우스 같은 폐쇄형 소셜 미디어는 지극히 관계주의자를 타깃팅(Targeting)하는 것으로써 우리가 소셜 미디어를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로만 이해할 때에는 결코 발견할 수 없었던 비즈니스 모델이다. 따라서 코로나19로 인해 소셜 미디어 사용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개인주의만 강화한다고 여기거나 그 관점이 개방형 소셜 미디어에만 머물러 있다면 다른 많은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그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폐쇄형 관계주의가 만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세상

    결국 폐쇄형 관계주의는 개인주의에 따른 소외에 대한 두려움 또는 집단주의에 따른 정보 게리맨더링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비단 소셜 미디어에만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오프라인 소셜 살롱의 활성화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존재했던 오프라인 소셜 살롱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애초에 많은 사람이 모여서 활동하는 개념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이 거의 없었고, 코로나19로 각종 소셜 미디어에 대한 피로감으로 폐쇄형 관계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었던 덕분이다.


    이렇듯 폐쇄형 관계주의를 활용한 비즈니스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소셜 미디어의 경우 개방성과 대중성보다 폐쇄성과 관계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에 소수의 사용자로 독특한 관계를 형성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의 등장이 가능해졌다. 또한 오프라인 소셜 살롱 역시 더욱 활성화될 수 있고, 이것이 폐쇄형 소셜 미디어와 융합되면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게다가 백화점뿐 아니라 다양한 유통 채널과 브랜드 역시 멤버십 설계를 세분화하거나 그들끼리의 관계성을 도모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기존 고객의 충성도 강화와 신규 고객 유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초혁신 기술과 메타버스

    폴리매스형 전문가 VS. 긱 워커와 로봇

    인간과 로봇의 일자리 치킨 게임

    ‘이어즈 & 이어즈’가 2023년까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일들이 2020∼2021년 현재 메가 트렌드로 언급되는 원인은 결국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디지털 전환과 로봇의 상용화 때문일 것이다. 즉, 코로나19는 대면이 필요하거나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에서 사회 안전이라는 명분 아래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도록 만들었다. 많은 전문가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로봇이 ‘혁신의 출발’이라 말하며 비대면 사회의 필수 기술 중 하나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를 꼽는다. 그만큼 현재 로봇은 제조와 물류는 물론 관리 업무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그 결과 사람은 로봇과 일자리 경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사람들의 경제 활동과 직업에까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른 두드러지는 현상 중 하나는 긱 이코노미의 팽창과 긱 워커의 증가다. ‘긱’이란 용어는 1920년대 미국 재즈 클럽에서 단기로 고용한 연주자를 부르는 용어에서 유래했으며 ‘일시적인 업무’를 뜻한다. 또한 긱 이코노미는 정규직 직원을 고용하는 대신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계약직 직원이나 프리랜서 등을 섭외해 단기간 일을 맡기는 경제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긱 이코노미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긱 워커라고 하는데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의 배달 파트너, 우버 드라이버, 숨고와 크몽의 프리랜서, 아이디어스의 자영업자가 여기에 속한다. 긱 워커들은 다양한 앱 플랫폼을 통해 단기 계약 형태로 일을 구하는데, 최근 이런 일자리들이 늘어나고 있어 결국 ‘직업’이 사라지고 ‘일’이 그 자리를 대신한 듯한 모양새다.


    긱 이코노미의 장점은 노동 시장에서 사용자의 효율뿐 아니라 공급자의 유연성도 고려한 양자 간 매칭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형태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노동을 사용하는 측은 불필요한 지출 없이 필요한 거래 비용만 지불하면 되고, 일을 제공하는 공급자, 즉 노동자 측은 노동의 유연성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제로 아워 계약(Zero-Hours Contracts)으로, 계약은 했으나 정해진 노동 시간 없이 고용주가 요청할 때만 업무를 하고 일한 만큼 시급을 받는 고용 형태다. 예를 들어 소매·숙박 및 식음료·레저 업계의 단순 노무직 종사자, 혹은 통역사처럼 일회성 근무를 하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긱 워커의 노동 유연성은 전업주부와 은퇴자들이 노동 시장에 재진입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긱 이코노미의 그늘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

    플랫폼 노동자의 한계와 처우 개선 노력

    긱 이코노미의 다양한 장점 이면에는 그에 따른 역효과도 분명히 존재한다. 긱 이코노미가 확산되면 안정적인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 수 있고, 기업은 우수한 인재의 유출을 걱정하게 되는 등 노동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확산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긱 워커의 실질적인 수입에도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불확실성과 불안감은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긱 이코노미 안에서 근무 시간이 유연한 사람에 대한 차별인 플렉시즘(Flexism)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긱 이코노미가 노동 유연성을 안겨줌과 동시에 오히려 더 크고 넓은 경쟁 환경을 만들어 긱 워커가 공유 경제에서 경쟁을 체념하는 체념 경제로 전락하게 되는 경우를 양산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긱 워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경우 특히 고용 형태를 둘러싼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긱 워커는 ‘자기 고용 근로자, 독립형 근로자, 프리랜서’ 등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법과 제도적으로 긱 워커의 정체성에 관한 논의는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플랫폼 경제에 따른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배달 기사들의 안전과 처우 문제도 점점 부각되지만 플랫폼 기업이 책임을 회피하면 배달 기사들은 위험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서비스를 평가받고 사실상 업무 지시와 통제를 받는데도 자영업자로 간주되어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긱 이코노미 시대는 폴리매스형 인재를 원한다

    다재다능하고 박학다식한 인재가 되려면

    폴리매스형 인재는 긱 워커와 같은 N잡러와 달리 2가지 분야 이상에서 전문성을 확보한 사람이다. 또한 폴리매스형 인재는 서로 다른 분야의 기법이나 지식을 결합해 과제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두 대상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네트워크를 통해 창의성과 총체적 사고로 시대를 이끌어 간다. 궁극적으로 폴리매스형 인재는 현시대의 메가 트렌드를 좌우할 키를 쥔 사람들로 지목된다. 결국 폴리매스형 인재는 긱 워커와 또 다른 의미의 트렌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표성과 희소성을 선사하는 지식 큐레이션

    폴리매스형 인재에게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 세부 분야를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법과 의료 서비스부터 육아, 가사, 정리 전문가까지 매우 폭넓고 다양하다. 이때 전문성은 어떤 수준이나 경지를 의미할 뿐 아니라 특정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타인에게 지적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최근 이를 바탕으로 한 지식 콘텐츠 플랫폼이 각광받는 것 또한 전문성과 관련된 하나의 흐름이다.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하는 퍼블리(PUBLY)는 마케팅 트렌드와 브랜딩 인사이트가 필요한 주니어 직장인에게 다양한 지식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콘텐츠 제공자들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한 사람들이다. 이런 특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퍼블리는 2021년 2월 기준 유료 구독자 2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내일의 변화를 읽는 시간’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폴인(fol:in)은 기술과 산업 현장의 인사이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문성 있는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연결성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에서 나온다

    한편 전문성을 갖춘다는 것은 남다른 콘텐츠와 ‘브랜드를 가진 탁월한 워커’가 되는 일이기도 하다. 기술과 장비의 발달로 누군가의 콘텐츠를 베끼는 게 매우 쉬워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사람의 고유한 전문성이 담긴 콘텐츠와 브랜드를 똑같이 흉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브랜드 파워는 네트워크 효과, 즉 연결성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공고해진다. 그런 점에서 폴리매스형 인재의 가치가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은 바로 연결성이다. 앞서 언급한 전문 분야 간 지식이나 정보의 연결도 중요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 곧 자신이 가진 전문성과 재능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진정한 폴리매스형 인재로 거듭나게 해 준다. 유튜브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중요성을 잘 보여 주는 플랫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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