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조직
 
지은이 : 벤 호로위츠(역:김정혜)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출판일 : 2021년 04월




  • 이 책은 크게 다섯 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네 가지 문화 모델, 즉 투생 루베르튀르, 칭기즈칸, 무사도, 샤카 상고르가 각각 고안해낸 조직의 원칙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것을 현재의 기업과 비교·적용함으로써 모든 기업이 자사의 고유한 전략을 이해하고 성공적인 문화를 구축하는 데 유용한 지침을 제공한다. 마지막 9장과 10장에서는 예외적 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을 다루고 책에서 말하는 핵심을 요약 및 정리한다. 특히 10장에 실려 있는 ‘문화 점검표’에서는 조직 혁신과 조직 문화 구축에 유용한 기법을 제시한다.


    최강의 조직


    투생 루베르튀르의 문화 원칙을 적용하기

    강점에 초점을 맞춘다

    1997년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CEO로 복귀했을 때 애플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아니, 좋지 않은 정도를 넘어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1985년 잡스가 해고됐을 때 13퍼센트였던 시장점유율은 3.3퍼센트까지 추락했고, 가용 운영 자금이 달랑 3달치에 불과해 부도 직전이었다. 오죽했으면 컴퓨터 제조 업체 델(Dell)의 창업자이자 CEO였던 마이클 델(Michael Dell)이 어떤 컨퍼런스에서 애플의 회생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라면 회사 문을 닫고 남은 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습니다”라고 했을까.


    잡스는 애플이 직면한 문제가 PC 산업의 경제학 구조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애플이 할 일은 더 나은 제품을 만들면 그만이었다. 물론 더 나은 제품을 만들려면 애플의 문화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을 터였다. 그리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은 딱 하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니라 애플의 강점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은 언제나 애플이 가장 잘하던 일이었다. 최고의 전성기 시절 애플은 프로세서 속도와 스토리지 용량 같은 업계의 벤치마크들이 아니라, 매킨토시처럼 사람들의 창의성을 자극하는 제품들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 통합에 있어서는 정말이지 애플을 따를 기업이 없었다. 그리고 애플이 통합의 1인자일 수 있었던 이유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UI, 컴퓨터와 상호작용하며 컴퓨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 및 장치-옮긴이)부터 하드웨어와 절묘하게 어울리는 색상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는 능력을 소유한 덕분이었다. 잡스는 이런 자사의 강점을 정확히 이해하는 직원들을, 다른 말로 자신처럼 사용자 경험을 총체적으로 통제하고자 했던 완벽주의자들을 채용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천재 디자이너로 나중에 아이폰, 맥북 등 애플의 간판 제품들을 디자인하는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도 그런 직원 중에 하나였는데, 잡스는 ‘영혼의 단짝’ 아이브에 대한 믿음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그는 우리 일의 핵심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규칙을 세운다

    수년간 조직 문화를 이끌 강력한 규칙을 세울 때에는 따라야 하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 단순 명료해서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사람들은 규칙을 잊을 때 문화도 함께 잊는다.

    * 사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반드시 이끌어내야 한다. 규칙은 엽기적이고 충격적이어서 모든 사람이 “진심이에요?”라고 반문하게 만들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

    * 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 ‘왜?’에 대한 답은 그 규칙의 문화적 의미를 오해의 여지없이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 구성원들은 거의 매일 그 규칙을 맞닥뜨려야 한다. 아무리 기억하기 쉬워도 구성원들이 1년에 한 번 마주칠까 말까 하는 상황에만 적용된다면 빛 좋은 개살구다.


    복장을 통해 문화를 보여준다

    할리우드의 유명 연예기획사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reative Artists Agency, CAA)를 공동 창업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부 마이클 오비츠(Michael Ovitz)가 CAA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그는 메리 배라처럼 명백한 직원 복장 규정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달랐다. 그녀와는 달리 그의 의중에 암묵적인 복장 규정이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1970년대 중반이었는데도 여전히 우리 세상은 청바지와 티셔츠가 모두의 제복이었던 1960년대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네”라고 오비츠가 회상했다. “나는 그런 문화에 맞설 대항적인 접근법을 찾을 필요가 있었지.” 그가 결국 찾아낸 복장 규정은 자신이 추구했던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비롯했다. “짙은 색상의 품위 있는 정장을 입고 사람들을 만나면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네. 상대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절로 생기는 것이지. 존중을 받고 싶다면 존중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행동해야 하는 법이야.”


    그런 암묵적인 복장 규정이 CAA 의 사내 문화에 미친 영향은 아주 깊고도 지대했다.


    “정장은 우리 기업 정신의 일부가 되었다네. 우리 모두는 고전적이고 고상하며 보수적인 프로였다는 말일세. 그런 복장은 우리가 굳이 큰 소리로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가 지향하는 모든 것을 대변했다네. 요컨대 우리는 그 무엇도 아닌 우리 문화를 통해, 사람들이 우리 문화 때문에 우리 회사를 존중하게 만들었지.”


    복장은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시적인 행동이다. 또한 조직 전체의 행동을 견인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이 될 수도 있다. 오비츠는 그것을 이렇게 요약한다. “문화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은 것에 의해 형성되네. 즉, 문화는 의지로 이뤄지지.”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명확히 한다

    2010년 헤이스팅스는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려볼 만큼 스트리밍 가능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지역으로는 DVD 우편 배송 서비스의 불모지였던 캐나다를 선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넷플릭스는 족히 석 달이 걸릴 거라고 예상했던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 목표치를 단 사흘 만에 달성했다. 스트리밍 시대가 눈앞에 와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앞세워 세계적인 비즈니스로 도약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였다.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를 세계적인 비즈니스로 발돋움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분명해 보였다. 바로 스트리밍과 DVD를 패키지로 묶는 일이었다. 그다음에는? 그가 넷플릭스를 유망한 미래 비즈니스로 도약시키기 위해 팀원들과 중요한 이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때마다 대화는 항상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그들의 결론은 DVD 서비스를 최적화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헤이스팅스는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자 자신의 우선순위를 명백히 보여주는 힘든 결정을 했다. DVD 비즈니스를 이끌던 모든 경영진을 주간 임원 회의에서 배제시킨 것이다. “그때가 넷플릭스를 창업해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라고 훗날 헤이스팅스는 고백했다. “우리는 그들을 사랑했고 그들과 함께 성장했으며 그들이 중요한 모든 부문을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관한 대화에서 아무런 가치를 부가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헤이스팅스는 오래전부터 넷플릭스의 시장을 잠식할 스트리밍 서비스 전문 회사가 등장할까 봐 예의 주시하며 바짝 경계하던 중이었다. 스트리밍 부문의 잠재적 경쟁자가 어떤 회의에도 DVD 담당 경영진을 참석시키지 않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이치였다. 그런 마당에 세계적인 스트리밍 전문 회사를 꿈꾸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에 관한 회의에 DVD 담당 임원들을 참석시킨다?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그는 판단했다.



    칭기즈칸, 정복왕의 놀라운 포용성

    능력주의: 계급을 버리고 실리를 택하다

    몽골은 당시에도 이미 여자들에 대한 대우는 상당히 좋았다. 그런데 칭기즈칸은 그에 만족하지 않고 세습되는 모든 귀족 칭호를 없앴고 계층적 계급 구조도 폐지했다. 말인즉 이제는 모든 남자가 동등해졌다. 가령 양치기와 낙타를 돌보는 소년도 이제는 장군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었다. 테무친은 모든 신민을 ‘모전 천막의 사람들(People of Fetl Walls)’이라고 불렀다. 모전 즉, 펠트는 몽골 유목민의 전통 가옥인 게르(ger)나 유르트(yurt)의 벽을 덮는 직물이다. 이 명칭은 그들이 하나의 씨족이라는 사실을 상징했다.


    칭기즈칸은 새로운 이런 능력주의가 확실하게 자리 잡도록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선출되지 않고 통치자나 리더가 되는 것을 사형 죄로 규정했다. 또한 몽골에 처음으로 법치의 개념을 도입했고 이는 더 이상 권력 하나만으로 만사형통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이것이 얼마나 혁명적인 발상이었을지 한번 생각해 보자. 당시는 통치자들 스스로가 법 위에 군림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칭기즈칸은 리더들도 가장 미천한 양치기와 똑같은 책임과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요한 것이다.


    충성: 요구하지 않고 직접 보여준다

    칭기즈칸은 충이라는 개념을 당대의 사람들과 사뭇 다르게 정의했다. 전형적인 리더들은 부하들에게 자신을 위해 목숨을 내놓도록 요구했지만, 칭기즈칸은 리더에게도 상당한 책임을 부과하는 상호적인 관계가 충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 사례가 있다. 한번은 말 관리인 2명이 칭기즈칸을 찾아와 그에 대한 음모를 경고해주자 그 둘을 장군에 임명했다. 그리고 한번은 자무카의 궁사가 쏜 화살에 맞아 테무친이 거의 죽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의 병사들이 그 궁사를 포로로 잡았다. 그 궁사는 테무친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고 그저 부하로서 지도자의 명령을 받들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고 해명했다. 그 궁사는 당연히 처형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테무친은 그를 장교로 임명했고, 훗날 그는 위대한 장군으로 성장했다.


    칭기즈칸은 더 중요한 원칙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킴으로써 커다란 군사적 우위를 획득했다. 앞서 말했듯, 그는 병사들에게 자신을 위해 목숨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병사들은 칭기즈칸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릴 각오를 했다. 몽골 병사들은 그들의 황제 중의 황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가 물에 뛰어들라면 물속으로, 불에 뛰어들라면 불속으로 전진하리라. 그를 위해 기꺼이 하리라.”


    포용성: 핏줄, 인종, 종교를 초월하다

    칭기즈칸은 전쟁의 수칙들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보통의 정복자는 피정복지의 귀족들을 특별히 신경 써서 대우하고 일반 병사들을 노예로 삼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거꾸로 했다. 감히 후일을 도모하지 못하도록 귀족들은 처형해 씨를 말렸고 병사들은 자신의 군대에 편입시킨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는 군대를 키웠고 자신은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일종의 ‘고용주’가 됐다. 그런 고용주야말로 우리 모두가 구성원이 되고자 꿈꾸는 팀의 리더이다.


    1196년 주르킨족을 함락한 후 칭기즈칸은 자신의 어머니인 호엘룬에게 주르킨의 고아 소년을 입양해서 자식으로 키워달라고 부탁했다. 이 행동은 정복지의 신민들도 처음부터 그의 부족이었던 것처럼 미래의 정복에 따른 전리품을 공평하게 나눠가질 거라는 명백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칭기즈칸은 새로운 평등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자 자신이 정복한 몽골 부족민들과 새로 받아들인 친척들을 위해 융숭한 잔치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부족들의 결속을 더욱 강화하고자 부족 간 결혼을 권장했다.



    스스로에게 충실할 수 있는 문화를 설계하라

    당신이 원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첫 단계는 당신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고? 맞다. 당연한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알 수 있을까? 쉬울 거라 생각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가능한 선택지가 무한해 보이는 상황에서 당신의 조직에 꼭 필요한 경쟁 우위를 가져다주고, 당신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환경을 창조하며, 무엇보다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문화를 설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다워져라

    오해하기 전에 말하건대, 찰스 바클리를 깎아내리려는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 그저 올라주원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싶어 밑밥을 뿌렸을 따름이다. 그의 인터뷰가 리더십의 핵심을 극명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리더로서 당신은 ‘반드시’ 당신다워야 한다. 주변 사람들은 당신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관해 나름의 기대가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모든 기대를 충족시키려 당신 스스로의 믿음 및 성격과 일치하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당신은 당신 고유의 매력을 잃게 될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당신은 리더가 될 수 없을뿐더러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지도 못할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당신 스스로 롤 모델이 된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롤 모델에 관한 찰스 바클리의 발언은 사실상 이렇게 해석해도 된다. “나를 따르지 마라. 심지어 나조차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핵심 문화와 하위 문화 구분하기

    기업마다 조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된 핵심 문화 요소’는 당연히 필요하다. 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하지만 모든 문화 요소들을 모든 사내 부서에 동일하게 적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이는 특정 기능들을 우선시하기 위해 다른 기능들을 약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최우선이다”, “누구의 아이디어든 최고의 아이디어가 살아남는다”, “경쟁에서 이긴다” 같은 덕목들은 전사적으로 시행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편안한 복장을 하라”거나 “오직 결과로만 말한다” 같은 덕목들은 대개의 경우 하위 문화에 더욱 적합하다.


    효과적인 문화적 덕목의 특징

    덕목의 효과성을 점검하는 데 유익한 몇 가지 질문이 있다.


    * 덕목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무사도에 따르면 문화는 일련의 믿음이 아니라 일련의 행동들이다. 당신의 문화적 덕목들은 어떤 행동으로 구체화될까? 가령 공감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을까?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다면 공감은 덕목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공감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다른 덕목으로 문화를 설계하는 것이 상책이다.

    * 당신이 지지하는 덕목이 당신의 문화를 차별화시켜주는 요소일까? 물론 모든 덕목이 당신 회사만의 고유한 특징일 수는 없을 테다. 하지만 동종 업계의 기업 모두가 동일한 덕목을 주장한다면 그것을 굳이 강조할 필요도, 이유도 없지 않을까? 가령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튼 IT 기업이라면 평상복 근무를 덕목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그것은 이미 실리콘밸리의 전체 문화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관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직원이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하길 바라는 IT 기업이 있다면, 그것은 그 기업 문화의 독특한 특징일 수 있다.

    * 이 덕목이 시험대에 오르는 일이 생겨도 나는 이 덕목을 실천할 수 있을까?



    위대한 문화를 창조하는 방법

    신뢰: 진실을 이야기하기

    당신은 정직한 사람인가? 이 질문에 열 사람 중 열은, 잠깐 생각해보고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를 정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이번에는 선뜻 대답하기가 아주 힘들 것이다. 어떻게 모두가 자신은 정직하다고 믿으면서 정직한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내는 것이 그토록 어려울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것에 관한 진실은 진실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들려주는 것이 자연스럽다. 세상에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데 기분이 좋지 않을 사람은 없다. 최소한 당분간이라도 흐뭇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진실을 말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이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진실을 말하는 것과 관련해 덜 알려졌지만 특히 문화와 관련해 용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판단력과 기술이다.


    나쁜 소식이 있는데 직원들이 알게 되어 동요할까봐 두려울 때는 게티즈버그 연설을 기억하라. 큰 거래가 불발됐든, 분기 실적이 저조하든 아니면 정리 해고든, 이는 비단 그 사건만이 아니라 당신 회사의 성격을 정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게다가 당신이 얼마나 일을 엉망으로 망쳤든 적어도 수천 명의 병사들을 사지로 내몬 것은 아니지 않은가.


    개방: 나쁜 소식을 받아들이기

    만약 규모가 꽤 큰 조직을 관리한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한 가지는 확실히 알고 있을 테다. 언제든 뭔가 끔찍하게 잘못된 일이 어디선가 튀어나온다는 사실이다. 일부 관리자가 자칫 재앙으로 비화될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당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좀 있다가 알아보자. 심지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문제는 더욱 악화될 뿐인데도 그들은 입도 벙긋 않는다.


    문화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때, 주인 의식과 권한 위임의 덕목들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패배감을 안겨주거나 징징대는 응석받이 문화를 조장하지 않으면서 그런 문제를 드러내는 문화를 구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쁜 소식을 장려하라

    나의 경우 누군가가 문제에 대해 알려주면 크게 반색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썼다. 대개는 이런 식으로 반응했다. “그 일이 우리 회사를 죽이기 전에 알게 됐으니 천만다행입니다.” 또는 “일단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우리 회사는 훨씬 더 강해질 겁니다. 분명 전화위복이 될 겁니다.” 사람들은 리더의 거울이다. 다시 말해 리더가 하는 대로 따라 한다. 고로 당신이 나쁜 소식에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이면 그들도 그렇게 할 것이다. 좋은 CEO는 고통과 어둠을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통과 어둠에 정면으로 맞서고, 나아가 그것을 즐기는 법까지 배운다.


    사람이 아니라 문제에 집중하라

    일단 문제를 알게 되면 원인 분석을 통해 문제의 뿌리를 정확히 찾아야 한다. 십중팔구는 의사소통이나 우선순위 등등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문제의 근원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직원 한두 명을 콕 집어 비난하며 책임 소재를 따지기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고 그것을 해결한다면, 비밀이 많거나 자기 방어적이지 않은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꾸 감추고 숨기고 방어하기에 급급한 폐쇄적인 문화가 아니라 나쁜 소식을 환영하는 열린 문화가 만들어진다.


    일상적인 활동에서 나쁜 소식을 찾아라

    조직의 리더로서 공식적인 업무로든 일상적으로든 직원들을 만날 때 나쁜 소식들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하라. “업무에 방해가 되는 것이 있습니까? 무엇이든 좋습니다.”, “만약 당신이 나라면 회사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습니까?” 등등. 사람들이 입을 열게 만들려면 정확히 몇 번 물어야 할지 정해진 횟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당신이 자꾸 용기를 북돋워주면 사람들이 머잖아 입을 연다는 점이다. 나쁜 소식을 알고자 하는 순수한 열정을 보여줄수록 그리고 나쁜 소식을 알게 된 후 진심 어린 지지를 보여줄수록 사람들은 마음을 더 쉽게 열 것이다.


    충성: 의미 있는 관계 구축하기

    궁극적으로 볼 때 충성은 ‘관계의 질’과 관련이 있다.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 즉, 상사를 떠난다는 말이 있다. 관리자와 직원이 관계를 쌓지 못하면, 심지어 그들의 관계가 나쁘면 당신의 문화적 정책이 어떻든 직원들의 충성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고드시처럼 기브 앤 테이크에 대해 명백하게 표현하는 방식은 관계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는 경영진에 대해 이미 명백한 관심을 쏟고 있는데다가 구두상의 약속을 통해 그것에 방점을 찍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자신의 말을 뒷받침해줄 관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 약속이 립서비스에 그쳤다면 아마도 그는 실패했을 것이다.


    조직의 최고 리더는 단순히 보고 라인의 직속 직원들만이 아니라 사내의 아주 다양한 직원들과 유의미한 관계들을 구축할 수 있다. 만약 리더가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자신의 말을 충실히 지키며 조직 전반에서 직원들로부터 따르고 싶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는다면, 리더는 가장 변화가 심한 업계에서조차도 강력한 유대감과 깊은 충성심을 생성시킬 수 있다.


    문화 점검표

    지금까지 우리는 거의 모든 문화에 포함되는 덕목들에 대해 살펴봤다. 이제는 당신 차례다. 당신은 자신만의 문화를 창조할 준비가 끝났다. 아래는 문화를 구축할 때 염두에 둬야 하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한 점검표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 자신에게 충실한 문화를 설계하라. 문화는 반드시 리더인 당신의 개인적인 성격과 전략에 부합해야 한다. 문화가 어떻게 조직 내부로 칼끝을 겨누는 무기가 될지 예상하고, 해석의 여지가 남지 않도록 문화를 더없이 명확한 방식으로 정의하라.

    * 문화 오리엔테이션의 중요성을 기억하라. 신입 직원의 출근 첫날이 샤카 상고르가 격리에서 해제되어 교도소에서 맞이한 첫날만큼 평생 지워지지 않는 강렬한 경험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출근 첫날은 누구에게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깊은 인상을 주는 법이다. 직원들은 다른 어떤 날보다 출근 첫날에 조직에서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더 많이 배운다. 그러니 직원들에게 잘못된 또는 뜻하지 않은 첫인상을 주지 마라.

    * 파격적인 규칙을 세워라.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사람들이 “우리에게 이것이 왜 필요합니까?”라고 되묻게 만드는 규칙은 문화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강화할 것이다. 조직 전체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어 문화에 순응하도록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라.

    * 외부의 리더를 활용하라. 가끔은 당신이 원하는 문화가 당신 조직의 현재 문화와 너무 다르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당신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문화의 영역으로 회사를 억지로 끌고 가려 애쓰지 말고, 차라리 당신이 열망하는 문화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을 데려와라.

    * 본보기 교훈을 보여줘라. 언제나 행동이 말보다 의미를 더 명확히 전달한다. 오죽하면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까. 진심으로 단단히 뿌리내리게 하고 싶은 교훈이 있다면 일벌백계로 본보기를 보여라. 손무가 일벌백계한다고 후궁들을 참수한 것처럼 가혹한 본보기일 필요는 없어도 반드시 극적이어야 한다.

    * 윤리를 명백히 하라. 리더들이 저지르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치명적인 실수 하나는 사람들이 심지어 다른 목표들과 상충할 때에도 ‘양심적으로’ 일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미뤄 짐작하지도 막연히 기대하지도 말고, 윤리적 원칙들을 명백하게 알려라

    * 문화적 행동 강령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라. 문화적 행동 강령이 규범 및 기대와 확실히 구분되게 하라. 고대 일본의 무사들이 예의 개념을 오늘날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정의했더라면, 문화에 티끌만큼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예를 사랑과 존경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했기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그 정의가 일본 문화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살아 숨쉬는 것이다. 당신의 덕목들은 진실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 언행을 일치시켜라. ‘내 행동대로가 아니라 내 말대로 하라’는 원칙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직원들은 당신의 거울이다. 그러니 간곡히 부탁하건대, 당신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 문화적 덕목들을 선택하지 마라.

    * 우선순위를 명백히 보여주는 결정을 하라. 투생 루베르튀르는 병사들에게 자신의 문화가 복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그것이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노예 주인들을 용서해줌으로써 그것을 증명해 보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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