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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저   자 : 이복연 외
출판사 : 북센스
출판일 : 2021년 04월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재택근무란 과연 무엇인가?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일하는 것이 재택근무?

    사무실 밖에서 일하는 것이 재택근무일까?

    재택근무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하는 것이지만, 방점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일하는 것, 즉 원격지에서 하는 근무를 말한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은 카페도 갈 수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재택근무였지만, 일반적으로는 사무실 공간이 아닌 카페 등의 공용 공간이나 원격 사무실 등에서 근무하는 것을 뜻한다.


    근무 장소가 사무실이 아닌 것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얼굴 못 보고 메신저와 영상 통화, 이메일로 일하려니 불편하기만 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기존 사무실 근무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띤다.


    재택근무는 비대면 근무다

    재택근무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직원들끼리 얼굴을 맞대지 않고 일한다는 데 있다. 재택근무의 장점은 주변의 방해나 눈치 없이 자기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과 출퇴근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데 있다. 회사 차원에서 보면, 집중이 필요한 직무 수행자의 경우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장기적으로 재택근무가 추진될 경우 비싼 사무실 공간을 줄임으로써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다는 유연성이 생긴다는 점이다.


    과거 중후장대형(重厚張大形) 설비 또는 대규모 오프라인 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던 시절에는 말도 안 되는 개념이었지만, 갈수록 온라인 비즈니스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현시점에서는 기업이 특정 자산, 특히 낭비에 가까운 사무실 공간을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주로 해외 업체들, 소프트웨어 회사들에만 한정된 사례지만, 직원들의 거주 지역을 신경 쓰지 않고 글로벌로 채용하고 글로벌로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개발자가 한국 디자이너와 일한 뒤 미국에 있는 기획자와 소통하는 식으로 일하는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장점만 있는 시스템이 없듯이 비대면 근무 역시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온라인이나 유선으로만 진행되는 업무는 개개인 업무 단위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부서원 다수의 조율이 필요하거나 함께 모여 논의하는 과정이 필수인 업무 상황에서는 불리하다. 화면이 아무리 정교하게 전달한다 해도 직접 보면서 하는 논의에 비해 그 밀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부서원의 생산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대부분 결과물의 품질이고, 현장에서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기도 힘들기 때문에 인력 평가나 동기 부여 방안 마련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직원들의 소속감이 떨어지는 문제도 필연적으로 따라오고 특정 부서에서만 재택근무가 허용되는 경우 차별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 직원들이 외로워하고 정서적으로 소진된다는 문제도 쉽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대면 근무를 기반으로 리더십을 배워온 경영진 입장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체계라 할 수 있다.



    왜 재택근무가 필요해졌을까?

    비대면 커뮤니케이션 산업과 시장의 외부적 변화가 시작되다

    코로나19로 바뀐 산업과 생활 그리고 일자리

    코로나19의 엄청난 전염력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더욱 멀어지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거의 모든 산업이 사람과 사람간의 좁은 거리를 기반으로 삼고 있는데, 이런 산업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오프라인’이다. 물론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들 산업은 굴러가야 하고, 사람들은 거리를 두면서라도 오프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겠지만,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롭고 편안한 상태에서 소비가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에도 온라인이 절대적 강세를 띠는 분야들이 있었다. 가령 쇼핑, 게임, 영상 콘텐츠 소비나 수험 교육 강의 등은 온라인이 대세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제 거의 모든 산업이 온라인을 핵심으로 하고, 정말 어쩔 수 없는 부분만 오프라인에 남겨놓을 것으로 보인다. 간단히 생각해봐도 영화관 대신 집에서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고, 오프라인 수업 대신 온라인 수업이나 강의를 듣는다. 또 음식점에 가는 대신 배달을 선택하고, 아직 법적으로 완전히 허용되지 않았지만 병원을 가는 대신 원격 진료를 받는다.


    이런 ‘언택트+온라인’ 트렌드는 기존의 오프라인에 혁명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미국에서는 100년 역사를 가진 백화점 ‘니먼 마커스’, 수십 년간 헬스클럽의 상징이었던 ‘골드 짐’ 등이 파산 신청을 했다. 우리나라도 온라인 유통업의 공격에 대형 마트들이 휘청거리고, 오프라인 교육업체나 각종 대면 서비스 업종이 망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그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삶을 영위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배달 플랫폼의 라이더가 되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가 되고,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택근무는 값비싼 지식노동자 계급의 전유물이 되고, 재택근무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와 아닌 업체의 수준이 갈리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업체들은 오프라인 중심 업종이라고 해도 이미 시스템과 조직 문화가 재택근무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거나, 아니면 기업의 모든 부가가치가 온라인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기업 실적에 큰 충격이 없는 업체들이다.


    대면 소통이 어색한 디지털 세대, 기업의 중심이 되다

    텍스트로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디지털 세대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 소위 디지털 세대가 본격적으로 기업에 유입되고 있다. 이들은 “전화 주문이 부담스러워 배달을 못 시켜 먹겠다”고 할 만큼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텍스트로 소통하는 것을 선호한다. 기존 사회 활동과 기업 활동에서 너무나 당연시되던 대면 소통이나 유선 소통을 부담스러워하는 세대다.


    돈보다도 ‘워라밸’을 추구하는 세대

    또한 직장인들이 워라밸,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를 추구하는 성향도 훨씬 강해졌다. 워라밸 자체가 일반적인 단어가 되었을 정도다. 요즘 세대들은 대면이나 유선 소통보다는 텍스트 중심의 온라인과 모바일 소통을 훨씬 익숙하고 편하게 느끼는 데다 워라밸을 중시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는 아주 매력적인 근무 방식이 될 수 있다. 현재 기업 상황에서는 디지털 세대가 실무급의 중심 인력이 되었고, 일부는 팀장이나 중간관리자까지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조직 관리와 운영 측면에서 기업이 더 이상 재택근무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N잡러를 요구하는 노동시장의 변화가 시작되다

    온라인 시대의 새로운 노동 형태, 긱 이코노미

    오프라인의 서비스 업종은 원래 인력 고용을 많이 하는 직종이다. 대부분의 일을 사람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라인화는 편한 점도 있지만 인력의 축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통계를 살펴봐도 배달의민족 서비스 회사인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 900여 명의 직원이 3,100억 원의 매출, 즉 1인당 3억 4,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지만, 이들을 통해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들은 종사 인력 1인당 1억 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했다. 플랫폼 때문에 오프라인 업종에서 밀려나는 인력들은 결국 플랫폼에 종사하게 된다. 소위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고 부르는 플랫폼 노동자가 되는데, 대표적으로 배민라이더스나 쿠팡플렉스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온라인화 혹은 오프라인 제품, 서비스의 디지털화는 결국 예전에는 전문가의 ‘감’으로 했던 일을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시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년 전 불었던 닷컴 열풍 때와의 차이점은 이젠 단순한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했던 많은 일들을 시스템이 대체한다는 데 있다.


    온라인과 AI가 몰고 올 노동시장의 변화는 특정한 전문직이나 시스템 관리자나 운영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직장과 직업을 수시로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한 가지 이상 여러 가지 일이나 직업을 동시에 하는 N잡러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메인 직업과 서브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일상적으로 되면 그렇게 일하기 위해 무조건 일부는 재택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일을 주는 회사와 일을 받는 노동자 모두에게 필수적인 상황이 될 것이다.



    왜 기업은 재택근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만 할까?

    재택근무는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

    기업은 이제 온라인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수준이 아니라 무조건 온라인에서 승부를 내야만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온라인에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 기존에 온라인화, 디지털화를 제대로 고민한 적이 없는 기업의 경영진이라면 매우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스펙이나 경력 등이 그럴싸한 인력을 찾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 오랜 시간의 집중과 집요함을 가지고 조직의 변화를 선도해줄 인력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보기 어렵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런 인력을 고용해서 팀에 계속 충원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잘못 뽑을 수도 있고, 기존 인력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또 무엇보다 경영진 스스로 기업의 변화에 대해 계속 의문을 품은 채 ‘꼭 이렇게까지 변하려고 노력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가르쳐준 아주 명확한 교훈은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것이다.


    인재 확보를 위한 비금전적 솔루션, 재택근무

    이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줄 비금전적 솔루션 중 하나가 바로 재택근무다. 우리 회사가 인력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성과를 만들어낼 준비가 된 상태라면 재택근무는 보다 낮은 비용으로도 좀 더 경험 많고 능력 있는 인력을 찾을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 유능한 인력일수록 자기 유능감과 자기 주도성, 독자적인 업무 처리 등을 원하는데, 재택근무는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보다 직원을 더 믿고 직원에게 더 많은 물리적, 시간적, 심리적 공간을 주는 시스템이다. 또한 회사 내에 존재하는 기존 인력과 신규로 유입된 인력 간의 불필요한 알력이나 갈등도 최소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신규 인력이 기대와 달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거나, 새롭게 시도한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해도 재택근무가 도입된 상태라면 실패한 결과물을 기존 비즈니스와 분리시키는 데 유리하다.


    또한 재택근무는 기본적으로 직원들의 만족도나 회사에 대한 외부의 평가 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기업의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엄청난 ‘혁신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기업 문화를 훨씬 부드럽고 직원 친화적으로 바꿀 수 있다. 물론 기업의 경영진과 중간관리자, 그리고 시스템들이 재택근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기업체들 입장에서 쉽게 엄두를 낼 수 없는 변화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상당수 기업에 강제로 재택근무를 경험하게 했고, 그 변화에 따른 준비도 급격히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경영진의 슬기로운 재택근무 활용법

    재택근무에 걸림돌이 되는 경영 마인드부터 바꿔라!

    경영진에게 재택근무의 가장 큰 의미는 ‘’눈으로 보지 않고도 직원을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특징은 관리자가 직원들을 밀착 관리한다는 것이다. 직원 개개인의 출퇴근 시간을 5분 단위로 체크하고, 사무실에서 보이지 않으면 시킬 일도 없으면서 “어디 갔냐?”고 물어 주위를 불안하게 한다. 그리고 일과가 마무리되는 시간에 업무 일지를 기록하게 하고 아침에는 하루치 업무 계획을 제출하게 한다. 물론 이대로만 진행되면 명쾌하고 깔끔하지만, 실제 직원은 그 업무 계획대로 일하지 않고, 퇴근 시간의 업무 일지 역시 그날 했던 핵심 업무는 빠지기 일쑤다. 또한 업무 계획과 상관없이 상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야근하는 게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기업 문화다.


    이런 행태만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다. 리더 그룹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많은 중간관리자나 임원들이 직원에게 두루뭉술하게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대안 대신 지난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라고 직원들을 다그친다. 또 경쟁사와 비교하거나 결과가 나쁜 것을 직원들 탓으로 돌린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건 알겠다. 하지만 뭘 어떻게 시작해서 어느 정도의 비용과 기간으로 일을 진행하고, 그 효과 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만약 이런 식의 이야기만 하는 상사가 있는 조직에서 재택근무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까? 재택근무를 도입하려 한다면 경영진은 어떤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중간관리자와 직원들을 관리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경영진의 인내심은 필수 항목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상사들이 직원들에게 업무를 시키는 능력이 지금보다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상사들에게는 목적에 맞춰 일을 적절히 나눠주고, 진도를 파악하고, 직원이 어려움에 부딪힐 때는 필요한 해답을 신속히 제공하여 부서 전체의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관리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기업에서 상사로 진급시킨 이들은 대부분 저돌적이고 미친 듯이 열심히 일해서 실적을 잘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저돌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시간을 넉넉히 주고, 천천히 훈련시키면 재택근무에 필요한 업무 구조화 능력이나 프로젝트 관리 능력 등을 익힐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맞춰 업무 패턴을 변화시키겠지만, 이 과정에서는 경영진의 인내심이 문제될 수 있다. 이들이 저돌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인내심 없이 성과를 다그치는 경영진의 요구 때문이었다. 재택근무처럼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근무 형태에서는 인내심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경영진의 이런 마인드는 재택근무에서 두드러지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경영 마인드

    경영진은 조직이 집요하게 제품과 서비스에 몰두하고 이를 열정적으로 팔아서 매출과 수익을 만들어내기를 원한다. 또 가끔은 일상의 업무에서 빠져나와 시장 전체의 큰 그림을 보고, 새로운 경쟁 방안이나 제품, 서비스의 혁신 방안을 만들기를 원한다. 즉 몰두하되 열린 사고를 하고, 집요하되 유연함을 가진 조직을 원한다. 그러나 막상 실적에 쫓기게 되면 유연성이니 큰 그림이니 혁신이니 하는 것들은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저 빨리 숫자를 만들어내기만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고는 우리가 ‘올해도 잘했어’라며 작은 실적에 만족한다. 하지만 그사이 누군가는 진짜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혁신을 만들어 시장 전체를 뒤집어버린다.


    지금의 경영진은 기존의 경쟁 문법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른 이유가 기존 문법에 따라 아주 잘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의 양상이 계속 바뀐다면 조직에도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 있는 관리자를 모두 집으로 보낸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조직을 혁신하기 전에 매출이 없어 무너져버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이 마련해야 하는 또 다른 해법이 바로 외부 인력의 수혈과 조직 문화의 변화를 위한 도전이다. 조직이 변하지 않으면 삽시간에 죽거나 물살에 휩쓸리는 세상이다 보니,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인력을 들이기 위해서는 재택근무 등 기존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새로 뽑는 인력의 업무를 구조화하고, 체계적으로 사고하면서 직원들을 밀착 감시하기보다는 리더답게 전체 그림을 보는 데, 더 열정을 쏟는 경영진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재택근무에 맞는 인력 채용과 보상을 설계해라!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해라

    재택근무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재택근무에 맞는 인력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적절한 자질을 가진 신입사원을 단체로 뽑아 집단의식도 기르고, 업무 순환제 등으로 여러 보직에 대한 훈련도 시키면서 회사에 최적화된 인력을 키우는 방식이 표준이었다. 회사 내에서 일 잘하는 사람은 전반적으로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많은 사내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윗사람들과도 인간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바로 대규모 공채였다.


    하지만 온라인화와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이런 전통적인 시각은 큰 의미가 없다. 단체로 뽑았다고 해서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갖지도 않고, 우리 회사가 얼마나 좋은 회사냐고 아무리 자랑해본들 블라인드나 인터넷 카페를 통해 회사가 감추고 싶어 하는 문제들점을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는 세상이다. 예전에야 “우리 회사가 좋고, 우리는 비전이 있고, 우리가 주는 보상이 최고다”라고 말하면 통했겠지만, 지금은 ‘어떤 회사가 더 좋고, 성장이 더 빠르고, 월급을 더 많이 준다’를 몇 시간의 검색만으로도 알 수 있는 세상이다.


    더불어 회사도 신입사원 뽑아서 몇 년간 인력 개발 비용을 투자해도 불과 2~3년 만에 나가는 세상이다.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신입사원이 3년을 버티는 비율이 30%도 되지 않고, 대기업도 60% 수준이라 한다.


    그만큼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신입사원을 뽑아서 차분하게 역량을 키울 만큼의 여력을 주지 않는다. 카카오를 보면 국내 최대 메신저 업체이지만, 국내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은행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2010년대 중반, 국내 은행 중에서 향후 경쟁자로 카카오가 등장할 것을 예측하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 회사가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또한 카카오만큼 유연하고 능력 있는 기획자와 개발자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 곳이 얼마나 있었을까? 사실 5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다 해도, 기존 은행에서 신입사원을 뽑아 5년간 교육시킨다고 카카오의 인력만큼 모바일 뱅킹에서 경쟁할 역량들이 육성되었을지 의문이다.


    산업의 변화 측면에서 보았을 때 5년은 너무도 긴 시간이지만, 인력의 육성과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5년은 너무도 짧은 시간이다. 즉 카카오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은행들이 5년 전에 미리 예측하고 각종 모바일 서비스를 혁신할 인력들을 신입으로 뽑았다 해도, 그 인력들이 5년 내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결국 시장의 변화 속도에 내부 인력의 역량을 맞추려면 신입이 아닌 경력직을 뽑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경력직도 그냥 1년에 한 번 뽑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사업부별, 부서별로 뽑아야 한다.


    공채와 신입사원 교육, 배치 등의 과정을 중앙집권화하지 않고 협업 부서 단위의 업무로 이양하면, 아무리 짧아도 3개월 이상 소요되던 채용부터 투입까지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더불어 경력직이기 때문에 직무 교육에 드는 시간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재택근무를 제공한다면 더더욱 빠르게 실무를 시작할 수 있다. 물론 업무 카운터파트너가 누군지도 잘 모르고, 리더들과도 스킨십이 없었던 경력직에게 재택근무를 시키면 일을 잘해낼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프리랜서들에게 계약에 기반해서 일을 시켜보면 불과 한두 번의 미팅으로도 곧잘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물리적으로 사무실에 함께 있어야만 성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시장 가격에 기반한 보상을 해라

    새로 뽑은 직원이 기존의 조직 문화에 적응할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면 관찰 기간, 즉 수습 기간을 정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물론 경력에게도 수습 기간을 설정하면 유능한 직원일수록 기분 나빠 하거나 채용하자마자 정규직으로 인정해 주는 회사로 가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기간은 오히려 급여를 더 주는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습 기간에는 급여를 적게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운영하지만, 진짜 실력 있는 인재들은 수요도 많고, 갈 곳도 많다. 이런 인력들을 잡고 싶은데, 다만 그 인력이 우리 조직과 호흡이 맞을지는 확인해봐야 하므로 수습 기간을 설정하고, 불안정한 신분에 대한 보상을 추가로 제공해 운영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어려운 것은 연봉 산정이다. 많은 중소, 중견 기업들은 회사 내부의 인력들이 각 직급별로 받는 평균치 정도를 경력사원 연봉의 기준치로 생각한다. 직무에 따라서 같은 연차라 해도 다른 연봉을 적용하는 미국식의 직무급제가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 않고, 연봉이 낮다고 입사하지 않는 지원자가 있어도 회사 측에서는 아쉽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논의의 전제는 조직을 온라인에 맞게 탈바꿈시키거나 혹은 조직 전체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이를 실행하거나 이에 필요한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한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대우는 기존의 방식과는 파격적으로 달라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많이 줄 이유는 없다.


    재택근무를 위한 업무 배분과 조직 관리 기준을 제시해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명확한 메시지만 전달해라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경영진이 온라인에서 전달하는 말들은 최대한 정리되고, 구조화되어 있으며, 원하는 바가 명확해야 한다. 업무 할당을 위한 지시나,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려는 커뮤니케이션일 때는 상사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정리작업이 종료된 이후여야 한다. 관련 사항에 대해 MECE(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관련된 사안에 대한 구성 요소를 논리적으로 명확하게 나누어놓은 상태)하게 생각해놓고, 앞뒤의 맥락을 충분히 파악한 뒤에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해야 한다. 당연히 데드라인과 기대하는 결과물의 형태에 대해서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이건 업종이 무엇이건, 담당하는 직무가 무엇이건 바뀌지 않는 철칙 같은 것이다.


    재택근무 시 조직관리를 위한 5가지 요소

    _시스템 기반의 출퇴근 기록: 출퇴근 기록은 팀장이나 중간관리자 대신 시스템이 하는 것을 권한다. 사람이란 참 재미있는 존재여서 컴퓨터 등의 시스템이 나에게 강요하면 가벼운 짜증은 날 수 있지만, 분노로 이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즉 출근 시간에 맞춰 시스템에서 문자를 보내오면 출근 로그인을 해야 해서 귀찮기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욱하는 감정은 생기지 않는다.


    _일과의 예측 가능성: 말 그대로 직원들에게 일정 관리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주는 것이다. 만약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면 사무실에서처럼 5분 전까지는 시스템을 준비해서 9시 전에 출근 기록을 남기고, 12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으로 업무 연락을 최소화하고, 다시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는 바쁘게 일하지만, 5시 30분에 갑자기 상사가 업무를 보내 야근 폭탄을 떨구지는 않으리라는 걸 알게 하라는 의미다.


    _직원들 간의 인터페이스: 가장 쉬운 방법은 오후 시간에 20~30분 정도의 휴식 시간을 추가해주는 것이다. 근무 시간을 30분씩 날리면 말이 되나 싶겠지만 차라리 이런 시간을 조금 인정하고 나머지 시간에 최대의 실적을 요구하는 게 더 낫다. 집중력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우리 회사는 쥐어짜기도 많이 쥐어짜지만 동시에 충분히 직원도 배려한다’는 느낌도 줄 수 있다.


    _직원 프라이버시: 경영진이나 팀장, 중간관리자 모두 조심해야 하는 것이 직원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존중이다. 컴퓨터 화면 너머로 직원들의 사생활 공간이 보이는 것이 재택근무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중간관리자 이상의 사람들이 언급하지 않는 자세가 기본이다.


    _근무 시간 원칙 공유: 재택근무 역시 근무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개인적인 일정 등의 이유로 근무 시간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을 허용할지에 대한 원칙도 정립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은 여기에 대해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일단 공표했으면 일정 기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강제된 재택근무라면 몰라도 기업 문화를 바꾸고 실적을 높이기 위한 재택근무라면 그 목표에 맞는 세부 관리의 원칙도 그에 맞게 설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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