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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도 모르는 소비자 마음
저   자 : 박소윤
출판사 : 레모네이드앤코
출판일 : 2020년 01월
  • AI도 모르는 소비자 마음


    PAIN POINT와 친해지기

    pain point의 SIMPLE PRINCIPLE 2가지

    SIMPLE PRINCIPLE 1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볼 것

    순수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는 명확한 원칙이다. 매우 쉬워 보이는가! 하지만 일하다 보면 까먹을 수 있다. pain point를 바라보는 미묘한 관점에 따라 작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커다란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더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소비자 입장’과 ‘전문가(=마케터)입장’의 차이이다. 소비자는 전문가인 당신과는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깊게 이해해야 한다. 소비자는 당신과 같은 전문가적 배경 및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다. 물론 여러분이 최종적으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 중에는 여러분에 근접한 수준의 소비자가 당연히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대부분의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다. 특정한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제품군에서 일하는 분들은 이 부분을 더욱 유념해야 한다. 거의 모든 소비자는 이 정도 즉, ‘내 수준 정도는 알고 있을 거야’ 하는 당연해 보이는 오해 말이다. 절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모터의 Spec보다 더 중요한 것

    요즘 미세먼지가 창궐하다 보니 첨단 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청소기가 많이 보인다. 높은 사양의 비싼 청소기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모양새다. 혹자는 이에 대해 기술 혁신이 성숙기에 접어든 이후, 대부분의 청소기 제조사가 모터의 스펙 업그레이드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뛰어난 스펙의 청소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시장에 분명히 존재한다. 그 때문에 이의 관점에서 훌륭한 고민을 통해 탄생한 제품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필자는 이러한 시장의 흐름 속에서 기술 관점이 아닌 ‘소비자-사용자 관점’으로 탄생한 제품의 성공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일렉트로룩스이다. 이 회사는 타깃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청소기를 사용하는 그 자체에 집중했다. 그래서 청소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부들이 어떤 점을 불편해할까 대한 고민에 더욱 집중한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은 아래와 같은 2가지의 pain point를 발견한다. 이를 발굴한 다음에는 하나씩 하나씩 이를 해결해 나갔다.


    Pain point 1

    대부분의 청소기는 모터가 아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침대 밑의 청소가 힘들다. 또한 모터의 무게로 인해 천장 청소는 엄두도 못 낸다.


    HAPPY POINT로

    무선 청소기 최초로 메인 모터의 위치를 청소기 본체 상하로 조절할 수 있는 ‘플렉스 리프트’ 기능을 탄생시켰다. 청소를 하는 위치에 따라서 모터 위치를 조절해 ‘상중심’ 또는 ‘하중심’으로 변경 가능, 사용자의 손목에 무리가 덜 가는 구조를 취했다. 모터를 아래로 내려 하중심으로 사용하면 바닥을 청소할 때 편하다. 반대로 모터를 위로 올려 상중심으로 사용하면 침대 밑이나 틈새, 천장 청소가 용이하다.


    Paint point 2

    많은 무선 청소기가 한번 충전으로 중단 없이 온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할 만큼 배터리 사용량이 좋지 않다.


    HAPPY POINT로

    국내 최대용량인 36V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사용 시간도 대폭 늘렸다. 그래서 타사 대비 연속 사용 시간이 가장 긴 제품을 탄생시켰다.


    2가지 pain point를 해결한 일렉트로룩스의 청소기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담뿍 받는다. 기술 지향적 전문가의 관점으로 간주할 수 있는 ‘모터의 역량’보다 ‘소비자의 사용성’에 집중한 결과이다. 더욱 단순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당신의 생각보다!



    PAIN POINT 탐험 도구 BIG 5

    BIG 1. 영리한 질문

    노련한 WHY 힘

    한겨울에 푸른 잔디가 왜 필요한가요?

    “왜 한겨울에 푸른 잔디를 깔려고 하는 겁니까?”


    미8군 담당자가 답변했다.


    “극비로 방한하는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유엔군 묘지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 황량하고 쓸쓸해 보이는 묘지를 보여주기 싫습니다. 대통령에게 푸른 묘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젊은 사업가는 다시 물었다.


    “그럼 꼭 잔디가 아니더라도 묘지가 푸르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맞는 말 아닌가! 그런데 이 Why라는 한마디 질문을 다른 많은 회사는 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젊은 사업가는 푸르른 보리 이삭을 수십 트럭 옮겨와 묘지에 가지런히 심었다. 잔디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한겨울에 묘지를 푸르게 덮은 것이다. 그는 입찰 금액의 3배를 받았고, 이후 미 8군의 사업은 다 그의 것이 되었다고 한다. 그 젊은 사업가는 바로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다.


    한겨울과 푸른 잔디로 쌓인 묘지. 이 요구 사항만 생각하면 ‘미션 임파서블’이다. 그런데 이 불가능한 임무 앞에서 젊은 정주영 회장은 ‘Why’를 던졌다. 그의 질문은 톰 크루즈보다 멋진 것이 된 것이다. 이유를 물었기에 해결 방안이 나온 것이다. Why를 통해 본질을 파악한 것이다. 여러분은 본질을 꿰차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Why를 질문해야 한다. 그래야만 통찰력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고 싶은가. 단순하다. 당신의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질문하는 것이다.


    BIG 2. 소비자 여정이 담긴 지도 CONSUMER JOURNEY MAP

    CONSUMER JOURNEY MAP의 첫 번째 소도구

    소비 단계를 차근히 밟아보는 소비 체인

    내가 처해 있는 상황을 쪼개고, 그 쪼개진 파편을 하나하나 단계별로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쪼개는 작업은 역으로 전체를 볼 수 있게 이끌어 준다. 쪼개면서 그리고 또 이어가면서 소비자와의 여행(Journey)을 하라.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쪼개는 것이 좋을까? 잘 쪼갤 수 있는 한 가지 개념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소비 체인(Consumption Chain)이다. 이것은 소비자가 제품(혹은 서비스)을 소비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는 전체 경험에 대한 과정을 도면화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단계별로 예상 가능한 소비자의 경험을 정밀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후 단계별로 소비자가 불만스러워하는 요소 즉, pain point를 발굴하는 것이다. 정말 간단하다.


    소비단계 STEP 4 소비자들은 어떻게 제품을 주문하고 구매하는가?

    남자들은 귀찮다. 매번 자그마한 것 하나 사러 가는 것이! 나도 비서가 필요해

    달러 쉐이브 클럽 (Dollar Shave Club)은 일종의 서비스 구독 모델로써 한 달에 한 번 면도날을 4~5개씩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2016년에 세계적인 회사 유니레버에 10억 달러에 매각되었다. 이 기업은 창업자 마이클 더빈이 느낀 pain point에서 출발했다. 그는 Fortune과 같은 매체에서 자신이 면도날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한다. 다음과 같이.


    “매번 면도기와 면도날과 같은 제품을 사기 위해 Durg Store에 가는 것은 귀찮은 경험이다.”


    이 한마디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가. 귀찮다는 것은 중요한 pain point이다. 창업자 더빈은 제품을 주문하고 구매하는 단계에서 작은 노동을 들여다보는 과정 자체가 귀찮았다. 거기다 기존 면도 제품의 가격도 다소 부당하다고 느끼는 pain point를 경험했다. 거창해 보이는가. 아니다. 그 안에는 그냥 작은 불편함이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작은 불편함은 이미 많은 이에게는 익숙해진 불편함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대부분 이를 간과했다. 하지만 더빈은 그 점을 과감히 포착한 것이다.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작은 것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 ‘Shave Time (사러 가는 동안의 불편함 및 시간 낭비의 pain point를 서비스 구독 형태로 해결) Shave Money (내게 필요도 없는 신기술이 적용된 비싼 제품을 사는 pain point를 합리적 가격대의 제품 제공으로 해결)!’를 표방하여 대성공을 이룬 것이다.


    소비단계 STEP 14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서 집으로까지 가는 과정에 불편한 점은 없을까

    버리고 싶은 쇼핑 백

    이번에는 쇼핑백을 없애서 소비자의 불편을 덜어준 사례를 소개한다.


    이 또한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단계에서의 소비자 pain point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남성 의류 업체인 보노보스의 이야기이다. 보노보스는 뉴욕에서 온라인 업체로 시작했지만, 의류업의 특성상 고객이 직접 상품을 만져보고, 입어보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전문 코디네이터가 옷과 신발, 벨트 등 스타일에 대한 조언을 남성들에게 해주었다. 여기까지는 흔히 상상할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보노보스 오프라인 상점에는 발칙한 전략이 또 한 가지가 있었다.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옷을 입어보고 산 후, 굳이 그 옷을 들고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대신에 소비자가 산 상품은 배송을 통해 집으로 보내지는 것이다. 여자들과 달리 남성 소비자들은 쇼핑백을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또 옷을 구입하고 다른 약속이 있으면 특히, 쇼핑백은 더욱더 귀찮은 존재이다. 보노보스는 이 pain point에서 배송 서비스를 착안한 것이다.


    CONSUMER JOURNEY MAP의 두 번째 소도구

    소비자의 Blind Spot까지 그리는 서비스 청사진

    서비스 청사진(Service Blueprint)은 198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은행 관리직에 종사한 린 쇼스택이 처음 소개한 개념이다. 이는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세스를 그 특성이 잘 나타나도록 도식화·가시화한 후 각 접점에서의 개선 사항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식화 또는 가식화란 쉽게 말해, 종이에다 모든 과정을 스케치하듯이 그리는 것이다. 이 그림을 그릴 때는 서비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의 소비자 동선과 예상되는 행위 그리고 이에 필요한 직원들의 역할, 물리적 설비 등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서비스 청사진을 만들어 놓으면, 단계별 문제점을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다. 나아가 총체적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서비스를 혁신할 방안을 창출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출 수 있다.


    히스로 공항에서 미국으로 가보자 Why? 그냥 샌드위치 먹으러

    뉴욕에는 맛있는 샌드위치 샵이 꽤 많다. 파네라 브레드(Panera Bread)도 뉴욕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파네라 브레드의 창업자이자 현 CEO인 로널드 샤이치는 한 소비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컴플레인을 받았다.


    “세상에! 샌드위치 하나 먹는 데 대기 시간이 30분 이상 됩니다. 차라리 집 냉장고에 있는 먹다 남은 음식을 먹을 걸 하는 생각이 들어요.”


    창업자는 아차 싶었다.


    “대기 시간을 어떻게 하면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을까?”


    당연히 이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이후 그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파네라 매장의 카운터를 아예 없애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에게 샌드위치 값을 안 받은 것일까? 물론 그건 아니다. 카운터 대신 키오스크(디지털 주문 기계)를 도입했다. 카운터 수의 3배 만큼으로 넉넉하게. 가령 기존의 카운터가 3개였던 매장에는 9개의 키오스크를 설치한 것이다. 솔직히 지금이야 키오스크 주문이 다소 흔하게 느껴지지만, 파네라가 이를 도입한 2010년 당시에는 지금처럼 흔해 보이는 아이템은 아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네라는 우리가 잘 아는 모바일 주문도 스타벅스보다 한발 빠르게 도입했다. 이러한 파네라의 시도는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러한 매장 내 주문 과정에서의 개혁을 통해 소비자들의 대기 시간을 30분에서 8분으로 단축했다. 감탄스럽지 않은가. 도대체 몇 배의 시간을 절약했는가. 소비자들이 겪는 가장 큰 불편함 중의 하나인 주문 과정에서의 병목 현상을 제거한 것이다! 과감하게.


    그런데 성공한 기업들은 도무지 만족을 모르는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기 때문이다. 로널드 샤이치의 파네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창업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무한 음식을 받으러 사람들이 몰려가서 지루하게 기다리는 상황을 목격한다. 이가 여전히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파네라의 혁신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로널드 샤이치는 매주 100시간 이상 매장에 출근해서 고객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핀다. 특히,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는 공간인 주방도 매의 눈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그는 ‘주방의 업무와 소비자의 기다림’이라는 또 하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낸다. 즉, 주방과 메뉴에서의 혁신을 단행한 것이다. 그의 주방 혁신을 한번 보자.


    첫 번째, 주방 내부에 있는 주문 접수 화면 텍스트 형식에서 음식 사진이 나오는 것으로 교체했다.


    두 번째, 조리대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해서 사진과 레시피가 함께 나오도록 전환했다. 글 대신 사진을 보면, 조리사의 실수가 줄어들 수 있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메뉴 450가지를 122가지로 축소하고, 동일한 메뉴라도 레시피를 수정해서 최대한 간단히 만들 수 있도록 조치했다. 파네라에도 메뉴를 줄이라는 골목식당 백종원 대표의 비법이 전달된 모양이다. 여하튼 이러한 개혁을 통해 소비자들의 대기 시간을 8분에서 다시 1분으로 단축하는 놀라운 성과를 이룩한다.


    BIG 3. 공감과 병행하는 관찰법

    관찰 – 이젠 더 깊게 이해하기

    세 번째 원칙

    타 문화, 이방인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할 때 유용한 세 번째 원칙과 관련된 사례이다.


    멕시코 주부들은 미국 주부들과 달랐다

    멕시코 주부들의 살림살이 고민은 무엇일까. P&G는 신제품 개발에 있어서 관찰 기법을 매우 중요시하는 기업 중의 하나이다. 이들의 관찰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아예 소비자와 같이 살면서 소비자를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한다. 물론 마음대로 소비자의 집에 쳐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소비자 친밀 프로그램 즉 ‘소비자와 함께 살아보기’을 소개한다.


    그들은 멕시코 저소득층 타깃을 위한 새로운 섬유 유연제를 개발해야 했다. P&G 본사에 근무하는 그들에게 멕시코인은 일종의 이방인이다. 내 맘도 모르는데, 낯선 문화에서 사는 소비자의 마음을 단지 하루 이틀 동안의 관찰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은 작정했다. 같이 살아 보는 것으로. 멕시코 소비자들의 집에서 며칠 동안 함께 지냈다. 소비자의 pain point 발굴을 위해서.


    그런데 당시 멕시코 씨티는 하루에 몇 시간 동안만 물을 쓸 수 있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저소득층 가정이다 보니, 이런 물이 얼마나 더 귀했을까? 이들은 살면서 다음의 사실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저소득층 여성들은 하나같이 빨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을. 또한 빨래를 조금만 하든 잔뜩 쌓아 놓고 하든 하나같이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도 함께 발견했다.


    똑똑한 이들은 쉽게 해답을 찾아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적은 물로도 빨래를 깨끗하게 해주는 제품이다. 이것이 바로 다우니, 싱글 린드 제품의 탄생 배경이다. 이 제품은 기존 멕시코 여성들의 빨래 과정을 줄여주었다. 즉 ‘세척 – 헹굼 – 또 헹굼 – 유연제 첨가 – 헹굼 – 또 헹굼’의 과정을 (6단계) ‘세척 – 유연제 첨가 – 헹굼 (3단계)’으로 끝내 버린 것이다. 당연히 이 제품은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BIG 4. 끼적끼적 두들링(DOODLING)

    두들링으로 꾸며진 창의적 공간

    Facebook의 또 다른 Face

    페이스북의 사무실 벽은 남들과 다르다. 이 회사도 구글과 동일하다. 사무실 한쪽 벽을 개조해서 칠판으로 바꿨다고 한다. 직원들이 오다가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그때그때 기록으로 남겨놓을 수 있도록. 직원들은 이 칠판에 만화를 그리기도 하고, 도표를 만들기도 하고, 쪽지를 붙여 놓기도 한다.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또 동료와 교류하면서 새로운 그 무엇을 향한 발자국을 찍어 가는 것이다.


    소비자의 pain point 찾아가는 것은 절대 단번에 되지 않는다. 예상보다 긴 여정일 수도 있다. 긴 여정을 잘 보내기 위해 낙서를 활용해 보자. 회사 내에서는 팀별로 낙서판을 만들어 놓고 팀원끼리 교류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여기 소개한 사례들 정도라면, 낙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주장에 수긍이 가지 않는가? 창의력을 높이려면 두들링하라는 말에 솔깃하지 않은가? 여하튼 당장 당신의 사무실에 혹은 집에 작은 화이트보드를 만들어 보자. 여러 가지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동료들과 힘을 모아도 좋다. 사무실 한가운데 혹은 구석에 다른 사람들과 언뜻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를 서로 쓱쓱 그려가면서 의견을 발전시켜보자. 편하게, 글을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글을 쓴다고 생각하면, 문법이니 철자법이니 이런 틀 안에 갇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냥 낙서를 하자. 부담 없이. pain point 탐험을 위해 굳이 예술가가 될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쓱쓱 그려보자.


    BIG 5. 이미지와 협업한 은유

    은유의 힘

    필름은 결국 무엇을 담는 그릇이다

    코닥의 필름은 그릇이었다. 상상되는가. 코닥 (Kodak)은 모두가 알 것이다. 1888년 최초로 카메라를 발명한 회사이다. 1970년대, 당시 코닥의 연구진은 필름의 단가를 낮추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한편, 필름의 일반적인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필름은 ‘빛에 노출되면 표면에 변화가 일어나 영상이 포착되는 화학물질’이다. 연구진은 처음에는 이와 같은 업이 지닌 정의에 충실하였다. 즉, ‘화학물질’에 집중해서 실마리를 풀어나가고자 했다. 그러나 답은 찾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게 된다. 얼마나 초조하겠는가. 이에 연구진은 필름에 대한 業의 정의에만 충실하기만 하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 중에서 필름 단가를 낮출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난항을 겪던 중, 스티븐 사손이라는 연구원 한 명이 조금 엉뚱하지만,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필름이라는 것도 무언가를 담는 그릇이 아닐까요?”


    ‘필름 X=그릇 Y’이라는 은유로 접근한 것이다.


    은유를 이용하여 이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필름을 본 것이다. 기존에 통상적으로 생각해 왔던 ‘業의 정의’에서 탈피한 것이다. 그리고 은유를 활용하여 ‘필름’과 ‘그릇’을 만나게 한 것이다. 한 연구원의 다소 말장난 같은 접근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프레임을 자극했다. 이들은 ‘필름이 그릇이므로 이러한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다른 대안’들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당시 유행한 ‘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담는 그릇인 카세트테이프’와 연결했다.


    이 연결은 또 새로운 생각을 자극한다. 아래처럼.


    “그렇다면 왜 렌즈로부터 나온 이미지가 필름으로만 가야 하지? 같은 그릇이니까 카세트테이프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이는 영상을 바로 입히는 아날로그 방식 대신 디지털로 변환시켜 보자는 생각으로 발전했다.


    이윽고 연구진의 의견은 ‘디지털’로 좁혀졌다. 그 결과 코닥의 엔지니어들은 카세트테이프를 필름 대용으로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를 만들어낸다. 업계의 성공 신화 창출이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은유를 신제품 개발의 실마리로 자연스럽게 활용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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