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지은이 김영수 작가는 지난 30년이 넘는 동안 사마천(司馬遷)과 《사기 (史記)》, 그리고 중국을 연구하고 25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해온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이다. 저자는 지금도 사마천과 중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지속적으로 답사하고 미진한 부분을 계속 보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번에 펴낸 《성공하는 리더의 역사공부》는 《리더의 역사공부》를 개정증보한 것으로 초판의 미진한 부분을 전면적으로 수정 및 보완하고 특별 부록으로 〈군자론(君子論)과 리더십〉을 추가했다,
《성공하는 리더의 역사공부》는 저자가 오랫동안 〈사마천 컬럼〉에 연재한 100여 꼭지 글을 7개의 주제로 관련 도판 자료와 함께 엮었다. 각 꼭지 주제마다 쉽게 풀어쓴 《사기》 속의 적절한 예화들은 《사기》 마니아는 물론 《사기》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지적 감흥을 불러일으킴은 물론, 이 시대를 이끌고 있는 리더와 앞으로 리더가 될 분들을 위한 훌륭한 역사공부 지침서가 될 것이다.
■ 저자 김영수
지난 30여 년 동안 사마천(司馬遷)과 『사기(史記)』, 그리고 중국을 연구하고 25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해 온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당대 최고의 전문가이다. 저자는 지금도 사마천과 중국의 역사와 그 현장을 지속적으로 답사하며 미진한 부분을 계속 보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와 역서로는 『완역 사기』 시리즈를 비롯하여 『역사의 등불 사마천, 피로 쓴 사기』,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1: 사마천, 삶이 역사가 되다』, 『절대역사서 사기-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2』가 있고, 최근에는 『사마천 사기 100문 100답』, 『막료학』, 『리더의 망치』, 『리더의 역사 공부-사마천, 우리에게 우리를 묻는다』, 『리더와 인재, 제대로 감별해야 한다』, 『사기, 정치와 권력을 말하다』, 『사마천 다이어리북 366』, 『인간의 길』, 『백전백승 경쟁전략 백전기략』, 『삼십육계』, 『알고 쓰자 고사성어』 등을 펴냈다.
이 밖에 『오십에 읽는 사기』, 『제왕의 사람들』, 『난세에 답하다』,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제자백가의 경제를 말하다』, 『사마천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사기를 읽다』, 『1일 1구』, 『태산보다 무거운 죽음 새털보다 가벼운 죽음』, 『백양(柏楊) 중국사 1, 2, 3』 등이 있다. 영산 원불교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사단법인 한국사마천학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집필과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 차례
개정증보판 서문
머리말 사마천(司馬遷), 우리에게 묻는다
1장. 역사는 기록(記錄)이 아니라 기억(記憶)이다
2장. 옳은 길은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었다
3장. 백성이 부유해야 나라도 부유해진다
4장. 권력(權力)은 힘을 나누는 것이다
5장. 언격(言格)이 인격(人格)이다
6장. 좀 알자, 중국
7장. 지식이 해방된 시대
특별 부록 군자론(君子論)과 리더십
왜 역사 공부하는 리더가 성공할까요?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기 때문입니다. 역사 공부가 주는 ‘상황대처력’과 ‘미래예견력’을 키워보세요!
성공하는 리더의 역사공부
역사는 기록(記錄)이 아니라 기억(記憶)이다
사마천의 ‘삼립(三立)’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은 지준(摯峻)이라는 고매한 인품의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군자가 귀하게 여기는 인생의 바른길에는 다음 세 가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람으로서 최고의 가치 기준은 덕행을 수립하는 입덕(立德)이요, 그다음은 책을 써서 자기주장을 세우는 입언(立言)이며, 그다음은 공업을 세우는 입공(立功)입니다”라고 했다. 이것이 사마천의 ‘삼립’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셋 중 하나라도 이루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다. 사회에서 자신의 영역을 지켜내며 나름대로 업적을 쌓게 되면 입신 내지 입공했다 할 것이며, 어느 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여 자기주장으로 일가를 이루었다면 입언했다 할 것이다. 사마천은 덕행을 수립하는 입덕을 최고의 가치 기준으로 보면서 자신은 감히 이 경지에 이르렀다 할 수 없고, 그저 입언할 수 있다면 뜻한 바를 이룬 것이라며 자신을 낮추었다.
‘사필소세(史筆昭世)’의 정신
사마천은 자신이 역사서를 집필하게 된 동기와 목적에 대해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고(구천인지제究天人之際),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관통하여(통고금지변通古今之變) 일가의 말씀을 이루고자 했다(성일가지언成一家之言)”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자신의 뜻을 바꾸지 않고 평생 지조를 지켜온 사람이라면 누구든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단언했고, 그런 사람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그리하여 중국 역사상 최초의 농민 봉기군 수령 진섭의 입을 통해 사마천은 “왕과 제후, 장수와 재상의 씨가 따로 있더란 말이냐(왕후장상영유종호王侯將相寧有種乎)!”고 외쳤다.
사마천은 이런 진보적 역사관을 수많은 보통 사람들의 행적 속에 속속 반영하여 무미건조한 사건의 나열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행적을 집요하게 통찰함으로써 사실 이면에 잠겨 있거나 숨어 있는 진실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직필의 차원을 넘어선 신역사학의 경지를 개척한 쾌거였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충신 악비는 처형당했고, 간신 진회는 부귀영화를 누리다 잘 죽었지만 역사는 진회의 죄상을 잊지 않고 있다가 결국은 그 부부의 상을 만들어 악비의 무덤 앞에다 무릎을 꿇려 놓았다. 영원히 그 자리에서 악비에게 사죄하고, 민중에 참회하고, 역사의 심판을 받으라는 준엄한 엄벌이다. 역사의 법정에서 공소시효란 있을 수 없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고, 또 망각(忘却)이란 조금은 편리하고 타고난(?) 약점이 있기 때문에 지난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도, 또 기억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역사에는 망각이란 없다. 기억을 잠시 유보해 두는 경우는 있지만, 시대와 백성이 호출하면 언제든지 기억을 되살려 낸다. 그래서 역사의 법정에 공소시효란 없다고 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
옳은 길은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었다
개혁이 관건이다
상앙의 개혁은 백성들의 신뢰를 얻는 데는 엄격하면서 공정한 법 집행이 큰 역할을 했다. 태자가 법령을 어기자 상앙은 태자는 차마 처벌할 수 없고 대신 태자 스승 중의 한 사람을 처형하고, 다른 한 사람은 얼굴에 뜸을 뜨는 형벌을 가했다. 이 사건은 훗날 상앙이 실각하게 되는 복선으로 작용했지만, 법 집행에 대한 상앙의 진정성이 백성들에게 확실하게 전달되었다.
상앙은 개혁정책과 그에 따른 법 집행이 백성들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개혁 주체가 진정성을 갖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면 백성들의 믿음은 절로 따라온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와 관련하여 그는 이렇게 일갈한다.
“법지불행자상범야(法之不行自上犯也)!”
“법이 시행되지 않는 것은 위에서부터 법을 어기기 때문이다!”
무령왕이 즉위할 무렵 조나라가 직면한 큰 문제는 북방 민족이었다. 간편한 복장에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기동력을 갖춘 북방 민족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무령왕은 다른 무엇보다 복장 개혁이 급선무라는 점을 확신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왕족과 귀족들은 이에 결사 반대였다. “오랑캐 옷을 입는다는 것은 조상 대대로 전해오는 전통적 예의에 어긋난다”는 사고방식이 고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무령왕은 자신의 개혁 의지를 무조건 몰아붙이는 ‘순수의 독선’이란 함정에 빠지지 않고 반대론자들을 설득하고 그들과 타협해나가면서 개혁을 성공시켰다. 특히 자신의 인척인 공자의 성(成)을 직접 찾아가 진정을 다해 설득하여 마침내 솔선수범 오랑캐 복장을 입게 하는 절묘한 수순을 밟았다. 설득과 타협은 일방적 양보나 자신의 논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 개혁으로 가는 필수 과정임을 무령왕은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백성이 부유해야 나라도 부유해진다
관중(管仲), 부민부국(富民富國)을 말하다
관중에게 경제와 정치는 결코 둘이 아니라 백성들의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상호 보완 역할을 해야 하는 자동차의 앞뒤 바퀴의 역할과 같은 관계였다. 정치와 경제가 앞뒤 바퀴가 되어 민심에 따르는 정책으로 시동을 걸면 백성이 가속 페달을 밟아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이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속도는 백성들의 부와 비례하는데,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 ‘부민’이 성취되고, ‘부민’은 궁극적으로 ‘부국’으로 귀착된다.
역사가 입증하고, 지금 현실이 보여주듯 백성이 부유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관중보다 150여 년 뒤의 보수주의자 공자가 공평하고 공정한 분배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려 2,700년 전 관중이 지금 우리 시대의 화두인 기초생활과 기본소득을 정확하게 인식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삼치천금(三致千金), 삼취삼산(三聚三散)
범려는 오나라를 멸망시킨 다음 천하를 함께 나누자는 구천의 제안도 뿌리친 채 월나라를 떠났다. 그러고는 놀랍게도 제나라 지역에서 기업형 농업에 종사하여 천금을 벌었다.
그리고 다시 제나라를 떠나 도(陶)라는 지역에 정착하여 교역과 유통업으로 다시 천금을 모았다. 범려는 이렇게 세 차례에 걸쳐 모두 거금을 모았다. 그런데 그는 세 차례에 걸쳐 모은 재산을 이웃과 친인척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여기서 ‘삼치천금(三致千金)’과 ‘삼취삼산(三聚三散)’이란 고사성어가 나왔다. 범려가 ‘세 번이나 천금을 모았고’, ‘세 번 모은 재산을 세 번 나누었다’는 뜻이다.
범려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오늘날로 말하자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을 실천했다. 자공은 자신의 부로 스승 공자와 유가 학파를 지원하는 문화 후원자로서의 모습을 역사에 선명하게 남겨 놓았다. 따라서 위 격언은 모두 치부와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여 진정한 부자의 모습을 보여준 두 사람에 대한 존경의 뜻이 담겨 있는 의미심장한 격언이다. 범려와 자공, 지금 우리 사회가 정말 필요로 하는 기업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지도자의 언행과 사회 기풍
양귀비를 총애했던 당나라의 현종은 ‘투계(鬪鷄)’, 즉 ‘닭싸움’에 미쳐 장안의 내로라 하는 싸움닭을 모조리 사들이고, 이를 훈련시키는 어린 병사를 500명씩 뽑아서 성적이 좋으면 재물은 물론 벼슬까지 내렸다. 이 때문에 “아들을 낳아 공부 가르칠 필요 없다. 닭싸움이나 경마가 낫다”는 동요가 유행했다.
지도자의 언행과 취향 내지 기호가 사회 기풍에까지 영향을 미쳤음을 잘 보여준다. 성평등 문제, 성적 소수자의 인권 등을 포함하여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을 대하는 우리 사회 지도층, 특히 수구 세력들의 언행을 보노라면 이런 사회 병리 현상에 대한 책임의 일단을 그들의 몰지각한 언행에서 찾지 않을 수 없다.
권력(權力)은 힘을 나누는 것이다
법을 농단하고 악용하는 적폐 검찰과 법관들
사마천은 법조문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자들을 두고 ‘무문농법(舞文弄法)’이라 했다. “문장력을 놀려 법을 농락한다”는 뜻이다. 관리들이 법률 지식을 이용하여 법을 자기 입맛이나 권력자의 구미에 맞게 조작함으로써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고 나아가 백성들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지적한 사자성어로 ‘무문 왕법(舞文枉法)’, ‘무문농묵(舞文弄墨)’이라고도 한다.
우리 검찰과 사법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납득할 수 없는 조사와 판결들, 과거 정권과의 부당한 사법 거래들을 보노라면 ‘무문농법’과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한 검사와 법관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제갈량은 공정(公正), 공평(公平), 공개(公開)로 상징되는 ‘삼공(三公)’을 평생 원칙으로 지켰다. 그래서 그가 상을 주면 어느 누구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았고, 또 벌을 내려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그에게 ‘만고의 충절’이란 평가를 내린 것이다. 역사의 평가는 영원하다는 사실을 깊이깊이 새기길 간절히 권한다.
장일인(漿一人), 팽일인(烹一人)
유능한 리더의 기준에서 상벌의 공정한 행사는 필수 요건이다. 큰 잘못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을 늦추거나 그냥 넘어가면 리더의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나라의 안위마저 위태롭게 하기 때문이다. 적폐청산 과정에서 ‘팽일인’해야 할 대상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차 없이 엄단해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과거 청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면 미래가 발목을 잡히기 때문이다. 친일과 식민 잔재의 청산을 굳이 들먹일 필요까지 없지 않겠는가.
사람을 죽이는 정치
지금 우리 정치가 국민을 살리려는 것인지 죽이려는 것인지 국민들을 잘 알고 있다. 무능하고 부패하면 최고 권력자마저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처벌받게 하는 시대임을 위정자들은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미 2,300년 전에 한 사상가는 ‘군주보다 백성이 중요하다’는 민주주의의 제1원칙을 확실하게 천명했다. 그 일갈이 지금 더욱 무겁게 마음을 누르는 현실이다.
이해관계와 이합집산
어떤 일의 상황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데는 많은 원인이 작용하기 마련이라는 사마천(司馬遷)의 지적은 참으로 핵심을 찌른 말이 아닐 수 없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권세와 이해관계는 날이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사 변화와 변질의 가장 강력하고도 추악한 요인 역시 사마천이 첫머리에 지적했던 권세와 이익일 것이다. 누가 이해관계에 집착하는지 눈여겨볼 일이다.
언격(言格)이 인격(人格)이다
간신이란 역사 현상과 한국 ‘언간(言奸)’들의 민낯
통치자가 무능하고 정치가 부패하면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이 다름 아닌 ‘간신(奸臣)’이다. 간신들은 예외 없이 우두머리 간신, 즉 대간(大奸)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패거리를 짓는다. 새끼 간신, 즉 소간(小奸)들은 ‘대간’의 권력 유지를 위해 온갖 패악(悖惡)질을 다 저지르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여론을 조작하여 ‘대간’을 어마무시한 인물로 만드는 것이다.
명분을 뒷받침하는 실질
우리 주위를 둘러봐도 명성이 실제를 앞지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자들은 마치 양파 같아 벗기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실속 없는 화려한 겉모습,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는 현란한 언변, 확인할 길 없는 자질구레한 스펙(spec) 따위에 현혹되어 이들에게 너무 많은, 지나친 명성을 우리가 갖다 바친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평가하고 되돌아볼 때다.
옛사람들의 언격(言格)
언론의 근거 없는 헐뜯기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심지어 검찰과 결탁하여 온갖 가짜 뉴스와 조작 뉴스를 내놓는다. 정권 흔들기는 기본이고, 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 언어도 저질이고 천박하기 이를 데 없다. 저질 유튜버들은 한술 더 뜬다. 모두가 사리사욕 때문이다. 언어의 격이 곧 인격이다. 언론인과 정치가, 그리고 새로운 매체로 떠오른 유튜버들은 하루빨리 입과 말만으로도 자신의 인격이 판단당한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좀 알자, 중국
중국 지도자들과 인문학 소양
시진핑 주석은 집단 자위권 행사 등 일본 군사적 도발에 대해서는 사마천의 남긴 ‘전사지불망(前事之不忘), 후사지사야(後事之師也)’라는 명언을 이용하여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은 뒷일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사를 망각하고 또다시 군사적 야욕을 드러내는 일본에 대한 심각한 경고의 메시지였다.
시진핑은 물론 중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고전의 명구나 명인들의 어록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나 입장 등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그 행간에 내포된 진짜 의도나 비유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지식이 해방된 시대
보복과 복수의 경계선에서
사마천은 《사기》 곳곳에서 원한과 복수의 드라마를 아로새기고 있다. 춘추시대, 아버지와 형님을 무고하게 살해한 초나라 평왕(平王)에게 복수하기 위해 오자서(伍子胥)는 깊은 한을 품고 오나라로 망명했다. 그러고는 오나라 군대를 이끌고 조국 초나라로 쳐들어가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시체에다 채찍질을 가했다. 이것이 저 유명한 ‘굴묘편시(掘墓鞭屍)’라는 고사다.
사마천은 ‘술왕사(述往事), 지래자(知來者)’라고 했다. ‘지난 일을 기술하여 다가올 일을 안다’고 했다. 또 ‘전사불망(前事不忘), 후사사야(後事師也)’라고도 했다. ‘앞일을 잊지 않는 것은 뒷일의 스승이 된다’는 것이다.
역사는 그 자체로 뒤끝이다. 역사의 복수 앞에 누가 감히 저항할 수 있단 말인가? 부끄러움을 알고 역사 앞에 사죄하는 길만이 살길임을 경고하고 싶다. 지금 우리는 또 한 번 역사의 복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번 복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는 진 빚을 반드시 받아낸다.
군자론(君子論)과 리더십
제대로 된 리더라면 한순간 잘못을 할 수 있지만 이내 잘못을 알고 바로잡는다. 반면 어리석거나 못난 리더는 잘못을 하고도 잘못한 것인지 모르거나 알고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 특히 명성이 높거나 존경받는 사람의 잘못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 누구나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한순간이라도 바로 고치지 않으면 크게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치면 모두가 그를 우러러본다고 한 것이다. 잘못하면 온 세상이 다 아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도 어찌 된 일인지 잘못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잘못이 가져올 결과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배운 사람과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누리는 특권을 인정하는 분위기는 동양이 서양에 비해 훨씬 강하다. 그런데 이들의 사회적 위치와 부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책임감은 과거에 비해 크게 추락했다. 특히 잘못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리더들이 넘쳐나는 현실이다. 전통 사회의 소중한 가치를 충분히 되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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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