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는 추상적 구호도 마케팅 키워드도 아니다. ESG 워싱과 ESG 쇼잉, ESG 버블과 ESG 회의론을 뚫고 나가야만 ESG가 바꿀 경영의 미래, 기업의 미래를 만날 수 있다. ESG는 잠시 부는 열풍도 트렌드도 아니다. 패러다임을 넘어 자본주의의 주요 코드로 자리 잡을 문화다. ESG는 자본주의가 선택한 미래 생존 전략이자,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이루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는 한, ESG는 절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회나 NGO가 말하는 ESG가 아니라, 정치가 말하는 ESG가 아니라, 학계나 법제도가 말하는 ESG가 아니라, 자본과 기업이 말하는 ESG를 이해해야 한다. 기회와 위기는 모두 거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ESG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 되었다.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는 ESG 투자와 경영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는 2020년 이후에야 ESG 경영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에겐 착한 ESG가 아니라 합리적 ESG가 필요하고, 방어적 ESG가 아니라 공격적 ESG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ESG를 ‘ESG 2.0’으로 명명한 이 책은 ESG 열풍 속에 숨겨진 다양한 위험 신호와 ESG의 실체, 기업과 정치, 사회가 ESG를 다룰 방향성 등 ESG를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기존의 ESG에 대한 문제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ESG 2.0 화두 속에서 더 나은 ESG를 모색하고, 이후 ESG 3.0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점검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저자 김용섭
저자 김용섭은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다.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전략 컨설턴트, 비즈니스 창의력 연구자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신세계, CJ 등 대기업 그룹사 주요 계열사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외교부 등 정부기관에서 2,500회 이상의 강연과 비즈니스 워크숍을 수행했고, 200여 건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한국경제신문’, ‘한겨레신문’, ‘주간동아’,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등 다수 매체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KBS 1라디오 ‘최경영의 경제쇼’, ‘박종훈의 경제쇼’, ‘함께하는 저녁길 정은아입니다’, ‘생방송 오늘’, ‘성공예감’, ‘생방송 토요일 아침’, KBS월드라디오 ‘생생코리아’, ‘한민족 네트워크’, CBS 라디오 ‘뉴스로 여는 아침’, SBS CNBC ‘경제, 굿앤노굿’, 평화방송 ‘신부님 신부님 우리 신부님’, TBS FM ‘유쾌한 만남’, ‘김갑수의 마이웨이’ 등의 프로그램에서 트렌드 관련 고정코너를 맡아 방송했다. SERICEO에서 트렌드 브리핑 ‘트렌드 히치하이킹’을, 휴넷CEO에서 ‘트렌드 인사이트’를 통해 대한민국 CEO들에게 최신 트렌드를 읽어주고 있으며, 다수 기업들을 위한 자문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저서로 ‘ESG 2.0 : 자본주의가 선택한 미래 생존 전략’, ‘라이프 트렌드 2022 : Better Normal Life’, ‘결국 Z세대가 세상을 지배한다’, ‘프로페셔널 스튜던트(Professional Student)’, ‘라이프 트렌드 2021 : Fight or Flight’, ‘언컨택트(Uncontact)’, ‘펭수의 시대’, ‘라이프 트렌드 2020 : 느슨한 연대(Weak Ties)’,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 대한민국 세대분석 보고서’, ‘라이프 트렌드 2019 : 젠더뉴트럴(Gender Neutral)’, ‘라이프 트렌드 2018 : 아주 멋진 가짜(Classy Fake)’, ‘실력보다 안목이다’, ‘라이프 트렌드 2017 : 적당한 불편’, ‘라이프 트렌드 2016 : 그들의 은밀한 취향’, ‘라이프 트렌드 2015 : 가면을 쓴 사람들’, ‘라이프 트렌드 2014 : 그녀의 작은 사치’, ‘완벽한 싱글’,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엄마의 상식’, ‘트렌드 히치하이킹’, ‘페이퍼 파워’, ‘날카로운 상상력’, ‘대한민국 디지털 트렌드’, 공저로는 ‘코로나 사피엔스, 새로운 도약’, ‘집요한 상상’, ‘디자인 파워’, ‘소비자가 진화한다’ 등이 있다.
■ 차례
ESG MAP
ESG 연대기
프롤로그
착한 ESG가 아니라 합리적 ESG가 필요하다
방어적 ESG가 아니라 공격적 ESG가 필요하다
Part 1 기업의 존재 가치, 기업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왜 BP는 250억 달러 손실을 감수하려 했을까?
왜 일론 머스크와 빅테크가 나섰을까?
기업은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 존재하지는 않는다
전쟁에서 드러난 ESG 경영의 가치
노동조합 싫어하던 일론 머스크는 왜 마음이 바뀌었을까?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던 기업들에서 왜 최근에 노조가 결성되는 걸까?
과연 일론 머스크가 ESG 경영을 하는 걸까?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강제 노동은 정말 없었을까?
사람 일자리를 로봇, 자동화로 대체하면 ESG 경영에 어긋날까?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ESG다
Part 2 투자자본의 존재 가치, 투자기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투자자본은 왜 여성 이사를 요구하는가?
사내이사 2.7%, 사외이사는 43.3%가 의미하는 것은?
한국거래소도 코스피 상장사에 다양성 이사를 요구할 것인가?
왜 ESG 성과지표와 임원 보상을 연계하는 걸까?
CEO vs. 일반 직원, 임금 격차는 왜 계속 늘어났을까?
왜 글로벌 투자자들이 직원행동주의를 지지할까?
투명성을 비즈니스에서 주목해야 하는 이유 : 투명성지수(Transparency Index)
한국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을까?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왜 ESG 투자 열풍을 이끌었는가?
왜 투자자본은 저탄소를 투자 기조로 삼을까?
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기후변화 관련 공시 의무화를 추진할까?
러시아 전쟁으로 돈을 버는 월스트리트는 사악한가?
Part 3 ESG, 견고하게 구축된 금융자본의 리스크 관리 체계
UN은 왜 ESG 어젠다를 주도했는가?
TCFD는 기후변화가 초래할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다
GRI와 SASB, 그리고 ISSB : 과연 글로벌 표준은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가?
ESG보고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글로벌 금융위기와 ETF, 그리고 지수업계의 성장
CSR, 워라밸, ESG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본주의는 왜 ESG를 미래로 선택했을까?
오염 엘리트 : 기후위기에 대한 경제 선진국의 책임
만약 애덤 스미스가 ESG 열풍을 본다면?
Part 4 ESG 2.0 : 본격적 ESG 투자와 비즈니스 전환 단계
왜 ESG 2.0이 필요한가?
ESG 1.0과 ESG 2.0은 무엇이 다른가?
누가 ESG 2.0 화두를 제기하는가?
매킨지(McKinsey), 넷제로 2050을 위해 275조 달러 필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극대화한다
탄소국경세와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탄소배출권 사업, 돈을 낼 것인가 돈을 벌 것인가?
SBTi, 넷제로 표준(Net-Zero Standard)
ESG 요소에서 환경을 넘어 사회적 책임 부각
ESG 2.0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긴밀한 관계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이 팬데믹 이후 급속도로 진화하고 위기가 심화된 세상에서 ESG에 대한 인식과 대응의 진화, 한국 기업들의 ESG 경영의 질적 진화를 모색하는 방향을 제시합니다.
ESG 2.0
기업의 존재 가치, 기업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전쟁에서 드러난 ESG 경영의 가치
러시아에서 자동차 판매 중단을 선택한 자동차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에서 현대기아자동차보다 다 낮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는 러시아 기업 라다(22.3%)이고 2위는 기아자동차(12.3%) 3위는 현대자동차(10.3%) 순이지만,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으로 보면 22.6%로 현지의 라다를 앞설 정도다. 어렵게 이룬 점유율 선두의 위치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공장 가동과 판매를 중단하면 라다가 가장 반사이익을 많이 볼 것이다. 사업이니 평판이냐에 대한 대책회의도 숱하게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쉽지 않은 선택이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는 러시아 공장도 있고, 2014년 러시아 경제위기 때 영업점과 생산거점을 유지하며 현지 호감과 신뢰를 구축한 점도 러시아 제재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한국이 외교적으로 EU와 미국의 힘을 가진 것도 아니고, 한국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에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의 입장은 현실적으로 계산기를 더 많이 두드릴 수 있는 상황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건 분명하다. 이를 계기로 ESG 경영을 한다고 강조하는 한국 기업들은 E에만 지나치게 편중된 모습에서 벗어나, S의 요소가 될 전쟁이나 무력 도발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계산해둬야 한다. 기업에 ESG와 지속가능성은 점점 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기 때문이다.
불의에 맞서며 손해를 감수하느냐, 손해 보지 않으려고 불의를 눈감아주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이 이런 선택 앞에서 모두가 불의에 맞서 손해를 감수하라고 할 수 있겠는가? 개인보다 기업의 선택은 더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경영자는 선택을 해야 하고, 그에 따른 결과도 감수해야 한다. 러시아에 적극 협조하며 전쟁에 기여하는 기업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러시아 소비자에게 소비재를 팔거나 우크라이나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나쁜 기업이라 할 수는 없다. 단지 중립적인, 엄밀히 말하면 회피하는 태도를 취하려는 것일 뿐이고, 기업의 안위나 주주의 이익을 위해선 이런 태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사실 힘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도 있다. 러시아로부터 보복당하지 않고 설령 손해를 봐도 감수할 여력이 있는 기업으로선 상대적으로 과감한 선택과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의 행동주의가 되었건, ESG 경영이 되었건 크고 힘 있는 기업들이 좀 더 여력이 많다. 그래서인지 ESG 평가에서도 거대 기업들이 유리한 점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평가지표에 대해 개선을 위한 투자 여력이 더 많기 때문이다.
과연 일론 머스크가 ESG 경영을 하는 걸까?
과연 테슬라가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건 인류애와 전쟁 반대라는 명분만 있을까? 분명 일론 머스크가 순수한 의도로 선택했다고 믿고 싶다. 하지만 베타 서비스 중인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위성 인터넷의 효용성을 가장 잘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쇼케이스도 없다. 일론 머스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우크라이나 편을 들며,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바로 응답하여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분명 ESG 경영의 가치를 보여준 일이 맞다. 일론 머스크가 어떤 의도로, 어떤 생각을 가진 채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결과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한 것은 맞으니까. 그리고 선택에 따른 결과가 비즈니스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친다.
일론 머스크는 미래의 테슬라 자동차 모델을 비건 자동차로 만들겠다고 이야기했다. 왜 그랬을까? 일론 머스크가 비건이어서? 아니다. 일론 머스크도 비즈니스의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 친환경과 동물윤리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지지받는 흐름임을 알고 있다. 개인의 취향과 성향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한 게 아니다. 테슬라는 모델3에서 천연가죽을 없앴으며, 파인애플 잎과 줄기로 만든 비건 레더로 시트를 만든 적 있다.
2022년 5월, 테슬라는 S&P 500 ESG 지수에서 퇴출되었다. 전기차의 대표주자이자 친환경 에너지 기업을 표방하는 테슬라가 지수업계 대표주자인 S&P가 평가하는 ESG 지수에서 빠지게 된 사건은 두 가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첫째는 테슬라가 E에선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기차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S와 G에서 문제가 많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한 발언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테슬라의 주가를 급락하게 만들기도 했고, 독단적으로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가 돌연 결정을 유보하면서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낼 우려도 생겼다. 분명 테슬라는 주식회사이지만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의 독단적이고 돌발적인 발언과 행동을 전혀 제지하지 못하는 지배구조의 문제가 있다. 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리스크가 된다. 여기에 테슬라의 자산이 급증한 기간 동안 일론 머스크의 기부는 거의 없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차량 안전 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고, 흑인노동자에 대한 조직적인 인종차별과 성희롱 혐의로 고소당하고, 인권과 노동조합 등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사실 테슬라는 E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 목표에 대해선 자료 공개가 투명하지 않기도 하다.
둘째는 과연 S&P의 ESG 평가지수가 ESG를 얼마나 투명하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테슬라가 퇴출되자마자 일론 머스크는 석유기업 엑슨모빌이 지수에 포함된 것을 들며 “ESG는 사기다. 거짓된 사회 정의 투사들에 의해 무기화되었다”라며 트위터에서 발언하기도 했다. 엄밀히 일론 머스크는 저런 말을 할 자격은 없어 보인다. 환경 측면에서만 내세울 게 있을 뿐, 테슬라의 ESG 전반에서 문제되는 요소는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ESG의 목적은 기업의 지속적 경영이지 기업의 청산이 아니다. 바로 이것이 ESG의 본질이다. ESG는 기업을 위해, 투자자를 위해, 자본주의를 위해 존재할 수밖에 없다. ESG 평가는 사회 정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오해하지 말자. S&P 500 ESG 지수는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ESG 지수와 함께 많이 활용되는 ESG 지수이기도 하다. 어떤 ESG 평가지수도 기업의 투자자와 투자자본을 가장 우선할 수밖에 없다. 지구를 위해서? 북극곰을 위해서? 사회 정의를 위해서? 결코 이런 이유로 ESG를 바라봐선 안 된다.
사람 일자리를 로봇, 자동화로 대체하면 ESG 경영에 어긋날까?
아니다. 일자리 전환, 자동화 대체 자체를 이분법적으로 좋다 나쁘다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노동의 관점에선 다른 판단일 수 있지만, 경영의 관점에선 효율성과 생산성 중심으로 선택할 문제다. 기업 경영에서 일자리는 복지일 수 없다. 정부나 정치의 입장에선 일자리를 복지로 연결할 수 있지만, 기업은 효율성과 생산성, 비즈니스 문제로 봐야 한다. 다만 일자리 전환과 자동화 대체에 따른 대안 모색은 필요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모든 기업의 사활이 걸린 미션이 된 시대라는 것은, 비즈니스 구조와 일하는 방식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일자리에 변화는 불가피하다. 전면적으로 로봇과 자동화 대체는 불가능하지만, 부분적인 대체는 가능하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필요한 인재는 더 충원해야 한다. 기존 인력이 새로운 환경에 필요한 인재로 진화할 경우라면 문제는 좀 더 수월해진다.
노동집약형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 생산라인의 인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라인이 전환되는 과정에서도 크게 줄어들고, 생산라인의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에서도 줄어든다.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기존 인력이 퇴사하는 길은 열어 두고, 새로운 인력의 충원은 제한하는 식으로 이미 생산라인의 인력 숫자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아울러 일부 자동차 기업에선 전기차 배터리를 내재화하는 선택을 하면서, 자동차 생산라인의 인력을 배터리 생산라인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법으로 일자리 전환을 하기도 한다. 분명한 건 기존 인력을 아무런 변화 없이 그대로 가져가진 못한다. 급속도로 자동차 산업에서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고,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가며 모빌리티 비즈니스가 중요해지고 있기에 인력도 당연히 그 방향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산업 전환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다. 자동화에 따른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의 인력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 그리고 노동자 개인과 얼마나 원활하게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느냐가 기업 경영에선 중요한 과제다.
ESG, 견고하게 구축된 금융자본의 리스크 관리 체계
UN은 왜 ESG 어젠다를 주도했는가?
ESG는 시민사회가 정의한 것이 아니다. 엄밀히 금융자본이 중심이 되어 정의했다. 이 보고서에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를 기업 및 투자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ESG 이슈로 제시하며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각기 세부적인 요소들도 언급했다. 재무적 지표가 기업을 판단하는 전통적 지표였다면, 비재무적 지표인 E, S, G가 기업을 판단하는 새롭고도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기업이 지속가능하게 경영하려면 비재무적 지표도 중요하게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비재무적 지표로만 보던 E, S, G는 기업의 성과와 재무적 지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상했고, 이는 시대의 변화이자 자본주의의 진화에 따른 결과다.
가령, 환경(Environmental)에서는 탄소배출, 기후변화와 관련한 리스크, 독성 방출 및 폐기물 감소 필요, 제품과 서비스에서 환경적 책임 강화, 친환경 관련 시장의 성장, 환경 관련 평판 관리 등을, 사회(Social)에선 사업장의 건강과 안전, 지역사회와의 관계, 회사 및 공급 업체, 계약자 사업장의 인권, 노동 등을,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에선 이사회 구조 및 책임, 회계 공개, 감사위원회 구성 및 감사인의 독립성, 부패 및 뇌물 문제 관리 등이 기업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 것이다.
유엔글로벌콤팩트의 보고서는 ESG를 금융과 투자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권장한다.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ESG가 필수라고 봤고, 투자자들이 투자할 기업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ESG 항목에 대한 구체적 평가를 통해 체계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투자자와 기업, 연기금, 금융기관, 정부 등에서 ESG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건 자본주의다. 정치도 자본주의와 이해관계를 같이한다.
유엔글로벌콤팩트와 UN PRI 모두 UN이 관여해서 만들어졌고, 모두 지속가능성이자 ESG를 위해 존재한다. 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ESG 투자, ESG 경영이 보편적으로 확산되는 데 뿌리가 된 것이 바로 UN인 셈이다.
자, 그럼 여기서 순진한 질문을 하나 해보자. UN은 왜 그랬을까? 왜 UN이 금융기관들, 엄밀히는 금융자본, 투자자본들과 이 문제를 풀어가야 했을까? UN은 미국의 재정과 협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국제기구다. 미국을 움직이는 힘은 자본주의에서 나오고, 그 중심에 금융자본이 있다. 결국 UN을 움직이는 힘은 금융자본이다. 금융자본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 UN도 이런 체제의 한 요소일 뿐이다. 유엔글로벌콤팩트와 UN PRI 역시 UN이 전면에 나섰지만 핵심 세력은 다 금융자본인 것도 이런 이유다. ‘UN은 왜 ESG 어젠다를 주도했는가?’라는 질문은 ‘왜 금융자본이 ESG를 주도했는가?’로 다시 해야 한다.
소련의 붕괴로 냉전시대가 종식된 후 본격화된 것이 세계화다. 세계화는 자유무역과 글로벌 공급망을 키웠고, 금융자본의 힘도 키웠다. 고속 성장한 금융자본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을 겪었고, 그 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유럽 재정위기까지 수년간 겪었다.
세계 경제의 위기 요소들이 다 해소되기 전에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았다. 팬데믹은 보건건강의 악재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경제위기를 심화하는 악재도 된다. 팬데믹 이전부터 금융자본들이 ESG를 적극 주창했는데, 팬데믹 되고 나서 더더욱 ESG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ESG 투자 열풍도 유도했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팬데믹이 초래한 경제위기 상황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세계화의 위기,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 에너지 안보의 위기, 식량 안보의 위기 등 위기 상황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악화되고,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도 현실이 되었다. 결국 경제위기는 심화된 셈이다. 이렇기에 ESG에 대한 요구는 더더욱 강경해지고, ESG 2.0으로의 질적 전환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아니 ESG 2.0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압박이자, 기업이 겪을 손실과 위기는 커질 수밖에 없다.
ESG 2.0 : 본격적 ESG 투자와 비즈니스 전환 단계
왜 ESG 2.0이 필요한가?
ESG의 개념을 이해하고, 리스크 대응이자 방어 차원에서 탄소 감축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 나서기 시작한 것을 ESG 1.0이라고 한다면, ESG 2.0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공격적인 ESG 경영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본이 요구해서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하던 ESG 1.0에선 어떻게 하면 덜 나쁜 기업이 되느냐가 관심사였다. ESG를 위해 쓰는 돈을 비용으로 봤다. ESG 2.0에선 더 나은 기업이 되느냐가 관심사다. ESG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본다. 당연히 더 적극적인 ESG 전략을 펼치게 되고, ESG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성장을 도모한다.
ESG라고 해놓고선 E에만 집중하고 S와 G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던 ESG 1.0과 달리, S와 G에 대한 활동도 대폭 늘려서 궁극엔 E, S, G 모두 중요 비중으로 다루는 것이 ESG 2.0이다. 왜 이렇게 진화하는 걸까? 결국 ESG이자 지속가능성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해서다. 잘 모른다고 변화가 멈춰주지 않듯, 거부한다고 변화가 피해가지도 않는다. 변화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건 결국 도태와 위기를 부를 뿐이다.
ESG 1.0과 ESG 2.0은 무엇이 다른가?
ESG 1.0 : ESG 개념 이해와 체계 구축, 목표 선언 단계
경영진과 이사회에서 ESG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일부 실무자만 열심이다. CSR의 연장선상에서 ESG를 다룬다. CSR 부서가 ESG 부서로 탈바꿈하거나, ESG 위원회를 만들어도 위원 구성이 ESG에 식견 있는 전문가들이라기보다 인지도 있는 교수와 관료, 법조인 출신 중심이다. ESG를 탄소배출 감소 정도로만 제한적으로 보거나, 하고 싶진 않지만 하긴 해야 하니 최소한으로 소극적으로 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만들기는 하지만, 보고서는 보고서일 뿐 경영에서 보고서 내용이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ESG를 대외 홍보 관점으로 보기도 하고, ESG에 소요되는 예산을 비용 정도로만 본다. 어떻게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데 관심 있고, ESG 쇼잉과 ESG 워싱을 할 수밖에 없는 경영 환경이다. ESG 중에서도 E에만 편중되는데, 그 또한 예산은 제한적이다. S, G는 최소한의 수준이다.
ESG 2.0 : 본격적 ESG 투자와 비즈니스 전환 단계
기업 간 ESG 격차가 새로운 기업 경쟁력으로 부각되는 단계이며, 자사 외에 협력사와 공급망까지도 다 관리하기 시작한다. 탄소 배출 감축 대상이 직접 배출량(Scope 1)과 간접 배출량(Scope 2)을 넘어, 간접 총배출량(Scope 3)까지로 확대된다. 탄소배출 말고 S, G 영역에서도 협력사와 공급망까지 다 관리해야 한다. 리스크 관리 범위가 확대되는 셈이다. 경영진과 이사회에서 ESG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ESG 개선을 위한 예산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한다. ESG를 활용하는 실질적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주목하고, ESG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발굴한다. 투자기관이 주도하는 ESG에 대응해 방어적인 ESG를 하는 것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ESG 경영이 시작되는 단계다.
전사적인 ESG, 곧 모든 부서가 모든 업무에서 ESG를 직접 관계 있는 영역으로 인식하고 대응한다. ESG 전담부서에서 조직 내 주요 부서에서 각기 해야 할 ESG 활동에 대한 정보 수집과 평가를 구체적으로 하고, 이를 토대로 공시한다. ESG 정보 공시 체계 구축도 필수적이다. ESG 워싱과 쇼잉을 지양하고, ESG와 연결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도 나선다. ESG 중에서 S, G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E에 대한 투자는 아주 적극적이다.
ESG 3.0 : ESG 중심의 비즈니스 단계
ESG 2.0이 완결이 아니기에 그다음 단계에 대해서도 방향성은 언급해둘 필요가 있다. ESG 3.0 단계에선 경영진과 이사회에서 ESG를 직접 챙기고 책임감을 갖는다. 경영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한다. 특히 CEO와 이사회 의장은 ESG에 아주 정통하고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된다. ESG를 모든 경영 활동과 사업에서 내재화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과 함께 경영 성과도 개선시킨다. ESG 관련 공시는 아주 투명하고 성실하게 한다. E, S, G 모두 중요하게 다루고, 예산 투자도 적극적이다. ESG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실현해가는 단계다. ESG로 본격적으로 돈 버는 단계, ESG가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는 단계다. ESG 2.0 단계를 제대로 이행해야 ESG 3.0 단계로 갈 수 있다. 결국 투자기관이나 기업 경영이나 다 이 단계를 지향한다. 이것이 ESG가 가진 궁극의 방향이다.
글로벌 선두 기업의 초격차 전략이 되는 ESG 2.0
테크 기업의 ESG 리스크, 결국 격차를 만든다
CES는 테크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시 이벤트 중 하나다. 테크 기술과 비즈니스의 방향이 가장 잘 보이는 전시이기 때문이다. CES 2022에서 ESG가 주연이었다. 기조연설을 맡은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제품이 아닌 지속가능성을 얘기했는데, CES에 참가한 거의 모든 빅테크 기업이 넷제로 목표를 얘기하거나, 전시 부스를 친환경 코드로 만들거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을 정도다. 분명 CES는 테크 기업이 자사의 진전된 IT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이고, 로봇과 AI, 모빌리티 기술이 CES 2022에서도 부각되었다. 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ESG였다.
CES 2021에서 디지털 헬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로봇/드론, 모빌리티, 5G 연결, 스마트 시티가 핵심 테크 트렌드였는데, 주요 참가 기업이 ESG를 강조했고, 탄소감축 계획도 잇달아 발표되었다. ESG가 전시의 숨은 주연이었다. 특히 CES 2021 기조연설자 9명 중 5명이 여성 CEO였다. 역대 처음으로 CES 기조연설 무대가 여성의 우위였다. 확실히 테크 기업에서 유리천장이 깨지고, 능력 위주 발탁과 다양성이 강조되는 인재상임을 확인한 셈이다. 이 또한 ESG 이슈다.
모건스탠리가 2010년대는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이 산업적 주도권을 장악했으나, 그다음 10년인 2020년대는 ESG가 장악할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걸 가장 실감하는 건 FAANG 자신들이다. 메타(페이스북)가 위기를 맞아 주가가 급락한 것도 ESG 이슈에 해당되고, 아마존, 애플도 노동과 공급망 문제에서 ESG 리스크가 있다. 넷플릭스, 구글을 비롯해 세계적 테크 기업들 상당수가 ESG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테크 기업의 ESG 리스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력 에너지 사용량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은 막대한 에너지를 쓰게 되는데 이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서버와 반도체의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도 중요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통해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도 필수적이다. 본사 사옥이자 사무공간, 영업공간 등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신재생 에너지로 바꾼다. 테크 기업의 상품은 디바이스건 서비스건 소비자가 사용하면서 전력을 소모하기에 간접 총 배출량인 Scope 3 대응도 중요하다.
탄소배출 관련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테크 기업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다. 탄소포집과 활용,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것도 이런 리스크 대응 차원이다. 탄소배출 외에도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사용하는 물, 대기오염과 폐기물 유발도 리스크가 되고, 일회용 플라스틱과 제품 폐기 후 재활용까지 선순환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원 공급망에서 인권, 노동, 환경 이슈도 리스크다. 제조 공급망, 물류에서의 노동, 환경 이슈만큼이나 이 부분이 중요하다. 책임 있는 원자재 소싱과 공급망 관리를 위해 RMI(Responsible Mineral Initative) 협의체에 가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테크 서비스의 특성상 데이터와 사이버 보안 리스크가 크고, 신기술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리스크가 된다. 기술이 악용되지 않도록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인간이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사이버 보안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물론 ESG 리스크 중에서 가장 큰 것은 기후변화 리스크다. 가장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가장 시급한 분야기도 하다.
건물이 넷제로를 지향해야 하는 시대, 누가 기회를 잡을까?
상업용 매장 건설에서 넷제로는 중요한 선택이 되고 있고, 향후 제도적으로 의무화될 수밖에 없다. 유통업계, 건설업계 모두가 이 문제를 비즈니스의 관점으로 다룰 수밖에 없다. 한국의 모든 상업 건물이, 기존의 건축물에서 적용할 방법을 찾는 것도 숙제고, 새롭게 건축할 건축물에서 넷제로를 기본으로 적용하는 것은 언젠가 맞이할 일이다. 누가 더 빨리 대비하느냐, 누가 비즈니스 기회를 잡느냐가 달렸다.
2022년 3월, 스타트업 블록파워(BlocPower)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1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블록파워는 건물의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건물에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유지보수 관리한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는 건 건물주에겐 중요한 문제다. 건물주라고 거대한 빌딩 소유자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 주택, 교회, 식당도 건물이다.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라는 얘기다. 실제 블록파워의 건물 에너지 절감 솔루션은 뉴욕시에서 1,200개 이상의 건물에서 사용 중인데, 에너지 비용을 최대 50%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은 최대 70%까지 절감했다.
블록파워는 아마존의 기후위기 대응 기금인 베이조스지구기금(Bezos Earth Fund)에서 5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미국 내 1억 2,500만 채 건물을 디지털로 지도화하고, 친환경 장비 설치 지도를 만들었다. 만약 1억 2,500만 채 건물 모두가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선택한다면 어떨까? 어마어마한 시장 규모가 된다. 개별 건물마다 선택하는 게 아니라, 도시 전체가 이런 선택을 의무화한다면 어떨까? 이미 정치는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명분과 실리 모두 갖춘, ESG 시대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이런 비즈니스는 미국만 할 게 아니다. 전 세계가 필요하고, 한국에서도 필요할 수밖에 없다. 건축, 건설 업계에서 새로운 경쟁력이자 중요한 비즈니스다. 선도 기업들이 격차를 벌일수록 유리하다. 이런 유망한 시장을 접근하는 건 돈 버는 일이다. 돈 쓰는 ESG만 생각하지 말고 돈 버는 ESG를 적극 모색해야 하는 게 기업과 경영자의 역할이다.
무료 반품이 지구를 망친다? 편리함을 버려야 기업이 산다!
소비자를 위한 선택이 오히려 세상을 망치는 선택이 되기도 한다. 무료 반품은 소비자 입장에선 너무 좋은 서비스다. 개인으로 보면 그런데, 이를 사회 전체로 확장하면 다르다. 미국 전국 소매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서 소매업체에 반품된 상품 가격이 7,610억 달러다. 이렇게 반품된 상품은 어떻게 될까? 모두 재판매되는 게 아니다. 반품 과정에서 제품 손상, 박스 손상 등 상품성에 문제가 생긴 것은 폐기된다. 기업으로선 재판매를 위한 노력과 투자보다는 그냥 폐기하는 게 더 경제적으로 이득일 때도 있을 것이다. 유통, 소매 업체들은 재고 관리를 위해서도 폐기한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고, 재고를 할인해서 재판매하지 않고 소각처리하는 기업들도 있다. 비즈니스의 관점만 봤을 때는 그럴 수 있지만, ESG 경영의 관점으로 볼 때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의 편리함에 대한 대가를 결국 환경이 치른다. 넷제로와 ESG 경영을 강조하는 유통업체와 소매업체가 무료 반품 정책을 유지하거나, 반품된 상품을 재판매나 기부하는 적극적 방법을 찾지 않고 쉬운 폐기를 선택한다면 ESG 워싱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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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