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인사이트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광고마케팅 회사에서 망루 역할을 도맡아 전 세계를 살피면서, 개인적·사회적·마케팅 차원에서 나타나는 여러 변화의 단상으로부터 인사이트를 도출해왔다. 이번 책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더욱 강화하여, 주요 트렌드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거시적으로 조망한다.
이 책은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전달함으로써 급변하는 마케팅 현장에서 낙담하고 고심하는 수많은 동료 마케터들에게 지금 반드시 필요한 분별력과 판단력을 줄 것이다. 트렌드를 단지 유행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마케팅활동에 일시적으로 반영하는 수준에 그치기보다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 원인과 그 이면에 담긴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여 통찰을 도출해내기 때문에 소비자들과 더욱 긴밀하게 관계를 맺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저자
이노션 인사이트그룹
이노션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인사이트그룹은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문화적 변화의 흐름을 예측하고 소비자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클라이언트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적인 브랜드 방향성 수립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인사이트전략 1팀과 2팀, 데이터인사이트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노션 내의 다양한 부서와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차별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의 중장기적인 브랜드 관리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나연
마케팅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브랜드 마케팅 전략 컨설팅 조직인 인사이트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태원
광고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전략을 도출하며 데이터인사이트팀을 이끌고 있다.
이상길
모빌리티와 ESG에 관심이 많다. 브랜드 거버넌스 및 컨설팅을 담당하며 인사이트전략 1팀을 이끌고 있다.
류현준
풍부한 브랜드 컨설팅 경험에 기반한 브랜드 전략에 강점이 있으며, 현재 인사이트전략 2팀을 이끌고 있다.
황선영
영어영문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를 거쳐, 현재 브랜드 조사를 담당하고 있다.
천민철
경영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 현재 현대자동차 고객 소통 채널 ‘H-ear’를 운영중이다.
전준석
브랜드 전략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해 다양한 산업의 브랜드&마케팅 전략, 스토리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정승철
심리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사이트전략 2팀에서 전략 플래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윤현중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정다운
사회학을 전공했고 마케팅 리서치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브랜드 전략 도출 업무를 하고 있다.
김효상
경제학, 소비자학을 전공했으며, 서비스디자인 석사학위를 받았다. 소비자 니즈 기반 브랜드 전략을 도출한다.
김유영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브랜드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사람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많다.
박창기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데이터로 전략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있으며 사람을 탐구하는 것을 즐긴다.
신채영
예술학을 전공하였고 새로운 시각에서 세상과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것에 관심이 많다.
김우리
마케팅 리서치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현재 소비자 조사 기반의 브랜드 전략 도출 업무를 맡고 있다.
이우빈
소비자 및 광고심리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전략 플래닝 업무를 즐기고 있다.
정원선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 경영학 전공으로 마케팅 전략 수립 업무에 즐겁게 참여하며 관련 역량을 함양중이다.
■ 차례
추천사
프롤로그
Part 1 놀이
Chapter 1 팝플레이스: 시간제한 놀이터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된 팝업스토어/팝업스토어가 새로운 핫플이 된 이유/앞으로의 팝업스토어 진화 방향
Chapter 2 핫플 내비게이션: 요즘 찐핫플 탐색법
달라진 정보 탐색 트렌드/찐핫플을 찾는 방법
Chapter 3 컨행일치: Z세대의 컨셉 놀이
Z세대의 일상은 컨셉/내 삶의 완벽한 주인공으로 변신/앞으로의 컨셉 잡기
Chapter 4 MZ의 주류 사회: 취향에 취하다
이전과는 다른 주(酒)인공, MZ세대의 등장/MZ세대의 주(酒)류 문화/MZ세대가 만드는 주류 문화에 대응하는 시장과 브랜드
Part 2 일상
Chapter 1 두번째 지구생활: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일상/변화한 일상을 대하는 브랜드의 태도/위드 코로나 이후 시대 엿보기
Chapter 2 나의 갓생일지: 일상의 작은 노력 응원하기
갓생은 어디에서 왔는가?/기존의 자기계발과 다른 갓생 살기/갓생 열풍이 꾸준하게 확산되는 원인/갓생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사례
Chapter 3 오히려 좋아!: 웰컴 투 셀프 라이프
일상이 된 셀프사회/셀프가 대세가 되어가는 이유/셀프시대를 향한 기업의 대응
Chapter 4 위대한 딴짓: 사이드 프로젝트
사이드 프로젝트란?/직장인의 각양각색 사이드 프로젝트 도전기
Part 3 세상
Chapter 1 쓰면 뭐하니?: 돈짠돈짠 절약 챌린지
짠테크의 정의와 방법/소소한 수입 만들기/짠테크는 어쩌다 대세가 되었나?
Chapter 2 버추얼 유튜버: 디지털 가면을 쓰는 사람들
버튜버의 등장/버튜버의 특징/MZ세대는 왜 버튜버에 열광하나?/버튜버 비즈니스의 전망
Chapter 3 패셔너블 X: 여전히 기분이 조크든요
패션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X세대/패션에서 X세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X세대만의 패션 소비 행태/X세대 취향을 고려한 패션 플랫폼
Chapter 4 미술관 옆 거래소: 예술에 투자하는 개미들
변화하고 있는 미술 시장/디지털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 NFT/아트테크에 열광하는 MZ세대/아트테크: 해결해야 할 과제
Part 4 마케팅
Chapter 1 미미(美味)를 찾아서: 테이스팅 럭셔리
명품 브랜드, F&B 비즈니스로의 확장/명품 브랜드 F&B, 왜 주목받는가?
Chapter 2 혜택이 머니?: 멤버십 구독 서비스
구매 대상이 된 멤버십/멤버십 구독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멤버십 구독 서비스 설계를 위한 체크리스트
Chapter 3 퍼포먼스 마케팅 2.0: 브랜딩과 만나다
마케팅 주류로 부상한 퍼포먼스 마케팅/퍼포먼스 마케팅 2.0으로의 진화
Chapter 4 에코 시프트: 착함은 기본, 힙하게 달라지다
친환경 마케팅의 변신/친환경 마케팅의 변화 배경/ESG 2.0 시대의 친환경 마케팅 방향성
스페셜 리포트
So Far So Cool 2023: 쿨함에 대하여
‘쿨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쿨한 브랜드는 무엇이며,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이노션 싱크탱크 ‘인사이트그룹’이 16가지 키워드를 통해 위드 코로나 시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디지털 기반의 시대 변화를 탐색, 의미 있는 시사점과 혜안을 드립니다.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2023)
놀이
컨행일치: Z세대의 컨셉 놀이
Z세대의 일상은 컨셉
-관심이 증가하는 컨셉 잡기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때에는 두근거리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해낸 것처럼 잘 해내고 싶거나, 이전과는 달라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마음가짐을 다잡곤 한다. 1990년대 중반과 201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흔히 Z세대라고 불리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작은 보통 새로운 학교에 진학하거나 새 학기를 맞는 것, 또는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것이다.
Z세대의 새로운 시작에서는 나만의 ‘컨셉’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스스로 컨셉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어떤 컨셉을 하면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컨셉을 잡는 것은 MBTI와 같이 현재 자신의 성격 유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과는 다르다. 컨셉을 잡는 것은 동경하는 모습, 즉 이상향에 다가가기 위한 도구이다. 컨셉은 본래 모습과 성격이나 행동이 같을 수도 있지만 완전히 다를 수도 있어 미래지향적인 동시에 과시적이고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컨셉을 잡고 하는 행동을 낮추어 ‘컨셉질’이라 일컫는다.
실제로 이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컨셉을 온라인에서 언급하고, 컨셉을 서로 추천·공유하거나 후기를 검색해서 똑같이 실천에 옮겨보기도 한다. 컨셉질 키워드의 온라인상 언급량 변화를 보면, 2019년 이후 버즈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또한 최근 1년간 ‘컨셉 추천’ 검색에 대한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12세 이하 초등학생이 14.7%를, 13~19세의 중고등학생이 47.7%를 차지하고 있으며, 20대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도 17.9%로 비중이 상당하다. 특히 ‘새 학기 컨셉’ 검색에 대한 연령대별 비중의 경우 12세 이하가 16.2%를, 13~19세가 68.8%를 차지하고 있어 Z세대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컨셉 잡기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 틱톡 등의 플랫폼에서도 컨셉을 잡는 것과 관련된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어 주목이 필요하다.
내 삶의 완벽한 주인공으로 변신
-컨셉은 삶을 살아가는 나만의 방식
요즘 시대의 컨셉질은 과거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만 하는 행동이나 이유 없이 따라 하기가 아니다. 일상에서 주어진 과제를 컨셉이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마치 게임의 퀘스트를 깨듯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의 컨셉질은 2018년 이후 웹툰과 웹드라마 속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이 인기를 얻고, 이들을 따라 공부를 하는 등 생활 습관을 바꿔본 후기들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얻으며 대두되었다.
어떤 컨셉을 잡아야 남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보이면서도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까? Z세대의 컨셉 대상은 대개 실존 인물이 아니다. 유명인의 모습을 따라 하는 것은 사실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컨셉 대상은 여러 콘텐츠 속 주인공이나 인상 깊었던 인물일 수도 있고, 스스로가 여러 이상향을 조합해서 만든 완전히 창작된 인물일 수도 있다.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여러 콘텐츠를 통해 인물의 중요한 행동과 선택, 온라인에서 공유된 컨셉 실천 후기 등을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실존 인물보다 더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다.
Z세대가 컨셉을 잡고 하는 행동은 자신만의 이상향을 설정하고 일상화된 패턴을 만들어 성취를 돕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과거부터 형성된 컨셉의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이 역시 비난받기도 한다. 컨셉질이라는 단어 자체가 컨셉을 잡는 행동을 비하하여 일컫는 말인 만큼 ‘남을 속이는 것이다’, ‘흉내만 낸다’는 비판이 있어, 적어도 오프라인에서는 자신이 컨셉질을 한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다.
-컨셉을 돕는 아이템
최근 콘텐츠 속 가상인물들의 성격이나 행동과 연계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연계 상품들은 이야기나 등장인물의 성격과 어긋나는 난데없는 PPL이 아니라, ‘늘 수수하고 단정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주인공의 하나뿐인 애착 화장품’과 같이 등장한다. 따라서 실제로 컨셉을 잡고 따라 하는 사람들이라면 PPL 제품까지 사용해야 완벽하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광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기 위한 특별편 콘텐츠를 공개하는 방식도 있다. 웹드라마와 웹툰의 주요 스토리에서 벗어난 이야기로 번외편을 만들어 일종의 재미있는 광고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웹드라마 전문 유튜브 채널 플레이리스트 오리지널은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에서 친구와 함께 쇼핑하며 서로에게 가방을 골라주는 특별편 영상을 공개했으며, 웹드라마 <연플리>에서는 배려심 넘치는 여자친구가 일회용품 없이 음식 배달 어플을 이용하는 특별편 영상을 공개했다. 그 외에도 향수, 화장품, 진통제, 드러그스토어, 통신사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녹여 콘텐츠 형식으로 제공했다.
특별편 콘텐츠는 웹드라마 채널에서만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품 광고로도 사용된다. tvN의 웹콘텐츠 전문 유튜브 채널 tvN DSTUDIO의 웹드라마 <소녀의 세계>의 등장인물이 주로 사용하는 헤어 기기 브랜드는 웹드라마의 일부 내용을 활용하여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그리고 영상 하단에 ‘소녀의 세계 속 바로 그 무선 고데기’로 판매 링크를 함께 게재하여 판매와 바로 연계될 수 있도록 했으며, 온라인 판매 페이지 내 상세 내용에도 영상을 함께 게시했다.
본래 콘텐츠와 연계된 상품은 아니었으나,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며 등장인물의 성격과 습관을 담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있다. 뷰티 플랫폼 파우더룸은 웹툰 <여신강림>을 활용한 제품 라인업을 출시했다. 메이크업을 통해 외모 콤플렉스를 이겨내고 성장하는 웹툰 주인공의 이미지를 단순히 활용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사용할 법한 제품들을 구현해 상품화했으며 주인공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화장법도 공개했다. 원작의 웹툰 작가가 제품 개발 과정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함께 제작하여 웹툰과의 연관성을 적극적으로 알렸으며, 출시 후 3개월 만에 목표 대비 300% 이상의 매출액 성과를 달성했다고 한다.
세상
미술관 옆 거래소: 예술에 투자하는 개미들
변화하고 있는 미술 시장
-아트테크의 시작과 발전 요인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술 시장 규모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많은 화랑이 문을 닫고 경매와 아트페어가 취소되며 2019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1년에는 2020년 대비 약 3배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온라인 미술 시장 전문 보고서인 「히스콕스 온라인 거래 리포트」에 의하면, ‘미술품을 구매할 때 제일 중요한 동기 요소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제일 중요한 요소로 ‘정서적 이점’(93%)이 뽑혔으며 ‘사회적 기여’(66%), ‘잠재적 자산 가치’(62%)순으로 응답했다. 이렇듯 현재 온라인 미술품 구매자들은 ‘재정적인 이득’을 우선시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미술에 대한 관심의 변화는 이노션 인사이트그룹이 분석한 미술 관련 소셜데이터 분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미술과 관련된 버즈량과 검색량을 살펴보면 버즈량, 검색량 모두 미술 시장 규모와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전시에 참여하거나 작품을 구입하는 세대의 변화가 있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라 불리는 한국국제아트페어(이하 KIAF)에 의하면 2021년 KIAF를 찾은 사람의 절반(54%)이 신규 방문객이었으며, 이중 60.4%는 MZ세대였다고 한다. 또한 작품을 구매한 고객 연령도 MZ세대가 61.3%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온라인으로 들어온 미술 시장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아트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확장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이전에도 온라인에서 VR 기술을 이용하여 온라인 쇼룸을 진행하거나 온라인 경매로 작품을 거래하는 일이 가능했다. 하지만 팬데믹 동안에는 많은 프로페셔널 수집가와 아마추어 수집가가 불가피하게 온라인 전시, 온라인 경매로 눈을 돌렸고, 이에 따라 온라인 미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거래 방식 또한 변화했다. 이전에는 미술작품의 가격대가 높게 형성되어 있어 고액 자산가 이외의 사람들은 작품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주식 시장에서 비싸게 평가받고 있는 증권이나 음악 저작권을 분할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미술 시장도 유사하게 변화하고 있다. 즉 고가의 미술품 지분을 다수의 투자자가 나눠 구매를 하는 방식인 ‘공동구매’가 아트 시장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트 구매의 대표적인 앱인 ‘테사(TESSA)’와 ‘소투(SOTWO)’는 오프라인 경매, 아트페어와 달리 모바일에서 수시로 공동구매가 진행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또한 1,000원 단위의 소규모 지분 투자도 가능하기에 자본금이 적은 투자자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아트앤가이드’, ‘아트투게더’ 역시 웹사이트에서 공동구매가 가능하다. 그리고 플랫폼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작품의 지분을 쉽게 거래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공동구매 플랫폼이 생겨나며 온라인 미술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디지털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 NFT
최근 3년간 아트 시장에서 가장 떠오르는 이슈는 NFT다.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은 실물을 넘어서 디지털 자산인 NFT로도 확장되었다. NFT 내에서도 메타버스, 아트, 게임, 스포츠 등 다양한 시장이 존재하는데, 그중 아트는 메타버스에 이어 2위에 위치하고 있다.
2021년 12월, 세계적인 거리미술가 로버트 뱅크시의 작품 <사랑은 공중에(Love is in the air)>가 1만 조각으로 나뉘어 NFT 형태로 판매돼 화제가 되었다. 2021년 5월, 벤처기업 ‘파티클(Particle)’은 이 작품을 1,290만 달러(한화 약 183억 원)에 구매했다. 해당 작품의 원본은 파티클이 설립한 재단에 기증해 특정 인물이 원본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도록 계획을 세웠다. 파티클은 원본 자체가 실물로 거래되지 않는다면 발행한 NFT가 실제 원본과 유사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후 파티클은 작품을 가로세로 각 100개로 나누어 총 1만 개의 고유한 사각형 조각을 만들고, 각 조각 이미지에 해당하는 NFT를 발행해 개당 1,500달러(한화 약 213만 원)가량에 판매했다. NFT 구매자들은 이후 해당 NFT가 작품의 어느 부분인지 표시된 증명서를 발급받았고, 이를 다른 수집가에게 판매하여 수익을 얻을 수도 있었다. 실물 기반 NFT 판매라는 새로운 방식에서 주목할 점은 실물 작품을 NFT로 제작해 해당 조각의 소유권을 개인 간에 사고팔 수 있다는 것이다.
아트테크에 열광하는 MZ세대
-뭐든 따라 하고 싶어하는 MZ세대
MZ세대는 핫한 것들은 다 따라 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빅뱅의 지드래곤, BTS의 RM과 같이 큰 팬덤을 갖고 있는 셀러브리티들의 전시 방문 및 작품 구입 소식은 큰 화제가 된다. 이러한 셀러브리티들의 관심사는 곧장 MZ세대들의 관심사가 된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MZ세대는 아트 투자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MZ세대는 관심 있는 작가들의 SNS를 팔로우하고 직접 전시회에 방문해 그들과 작품에 관해 소통하려고 한다. 그리고 실제 경매장에 가서 미술품 경매에 참여하거나, 앱과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구매, 그리고 NFT 기반 아트 구입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아트테크를 실행하고 있다.
아트테크: 해결해야 할 과제
-미술품 & NFT 가치 무용론
아트테크에 기대하는 바가 큰 만큼 반대로 우려도 당연히 존재한다. 최근 1년간 사람들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과 메타버스 인기로 인한 관련 주식 상승으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자 새로운 투자처로 미술작품과 NFT에 열광했다. 하지만 제품의 공급이 많아지고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낮아지는 당연한 시장 논리에 따라 최근 다양해진 미술품이나 NFT 작품들도 수요가 없어 가격이 하락하게 되었다. 또한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한 비트코인 시세로 인해 NFT에 관심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트테크 미술품 & 저작권 문제
실제 미술품을 NFT로 제작할 때 소유권과 저작권 관련 문제도 있다. NFT를 제작할 때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서 NFT를 구성해야 한다. 국내 저작권법에 의하면 작가의 사후 50~70년까지는 저작권이 보호되기 때문에 저작권을 갖고 있는 유족들의 협의 없이는 만들 수 없다. 물론 작가 사후 50~70년 이후의 작품들은 문제되지 않지만, 이윤을 목적으로 판매하기에는 사회적·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마케팅
에코 시프트: 착함은 기본, 힙하게 달라지다
친환경 마케팅의 변신
-에코그래머블의 등장
에코그래머블은 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와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을 합친 신조어다. 기업들이 친환경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예쁜 굿즈나 새로운 서비스 등을 만들거나 자발적인 공유나 확산을 유도하는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마케팅 방법을 ‘에코그래머블 마케팅’이라고 한다.
친환경이 그동안 ‘착한’ 또는 ‘올바른’ 이미지 중심으로 인식되어왔기에 친환경 마케팅에 인스타그래머블이라는 단어가 결합되어 주목받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에코그래머블이라는 단어가 부상하고 있다는 것은 친환경 마케팅이 트렌드를 반영한 인기를 얻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각적인 신선함과 색다른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을 때 망설이지 않고 SNS에 올려서 공유하는 MZ세대는 이제 친환경 마케팅에서도 인스타그래머블한 경험을 하면 그 순간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예로 코카콜라는 2022년 5월 자원순환을 위한 ‘원더플 캠페인: 한 번 더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진행했다. 음료 페트병을 수거한 뒤 새로운 제품으로 업사이클링해주는 캠페인으로, 참가자가 투명 페트병을 코카콜라에 보내면 코카콜라는 이를 활용해 보냉백이 부착된 캠핑 의자를 제작해주는 것이다. 이 캠페인은 참가자들이 코카콜라로부터 받은 의자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화제가 되었다. 인스타그램 감성 가득한 예쁜 리사이클 의자가 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이 마케팅으로 환경친화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힙해지는 친환경
친환경이 ‘힙하다’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버즈량 분석 결과, ‘힙한’이 함께 언급된 버즈량이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하고 새로운 친환경 마케팅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친환경을 기존의 ‘의무’나 ‘선한 행동’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매력적인 트렌드에 가까운 개념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친환경도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삶의 멋으로서 매력적인 가치와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친환경과 관련된 소비자 인식은 커다란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친환경 마케팅의 변화 배경
-높아진 기후 문제에 대한 경각심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최근 들어 세계 곳곳에서 기후 재앙이 나타나면서 기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환경 파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거듭된 경고에도 계속해서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지구 환경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2022년 들어 예기치 않은 폭우와 태풍으로 기후 재난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주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장 나의 삶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은 소비자들에게 이제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대전제가 되었다.
-ESG 경영의 진화: ESG 2.0
그동안 기업들은 ESG 경영을 리스크 관리 혹은 방어 차원에서 접근하고 평가 대응에 집중하는 등 ESG 1.0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경영인 ESG 2.0을 시작하고 있다. 이전에는 ‘덜 나쁜’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더 나은’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ESG에 드는 예산도 ‘투자’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ESG 2.0 시대의 친환경 마케팅 방향성
-힙한 비주얼과 임팩트
ESG 2.0시대, 친환경 마케팅이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방향으로 진화하기 위해서 어떤 요소들이 필요할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점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큼 이목을 끄는 요소를 갖추고 있느냐이다. 이제 친환경 마케팅도 제품 형태든 친환경 캠페인 장소든 보기에 힙하고 다른 이에게 공유하고 싶은 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수많은 브랜드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의 눈에 띄고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친환경 마케팅 콘텐츠도 눈길을 끌 수 있는 매력과 세련된 이미지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은 2022년 7월 예쁜 디자인의 ‘업사이클링 솝 트레이’를 선보였다. 이 아이템은 베이킹 기법으로 폐플라스틱을 새로운 디자인의 리빙 오브제로 재탄생시키는 ‘플라스틱 베이커리’와 콜라보레이션하여 만들어낸 것으로, 인스타그래머블한 디자인의 아이템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록시땅은 2018년부터 전국 매장에서 공병을 수거해 다양한 업사이클링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진행하며 지속 가능한 뷰티 소비를 알리고 있다.
또한 스타벅스는 2022년 2월 대한한공과 협업하여 ‘대한항공 버클-업 카드’를 출시하여 인기를 끌었다. 이 카드는 비행기 좌석의 안전벨트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실제 안전벨트처럼 버클을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함께 제공되는 부속 카드는 대한항공 탑승권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미국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시애틀행 항공편명 ‘KE019’가 적혀 있어 코로나19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갈 수 없었던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이를 담을 수 있는 파우치를 실제 항공기에서 사용된 구명조끼 2,000장을 재활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친환경 가치를 어필하였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은 운행을 중단한 노후 항공기 자재로 만든 네임택과 골프 볼마커를 제작하여 완판을 기록하는 등 힙한 디자인의 업사이클링 제품 관련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차별화된 친환경 마케팅을 위해서는 기업의 진정성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업의 존재 이유와 연결되고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실체를 경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러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은 친환경 관점에서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를 다른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전파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자동차그룹의 ‘디어 마이 히어로(Dear My Hero)’ 캠페인이 있다. 새로운 기술로 지구 환경과 우리 이웃의 삶까지 개선하는 모습을 담아낸 ‘디어 마이 히어로’는 그동안 현대자동차그룹이 온라인에서 공개한 영상 중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파급력을 일으켰고, 캠페인 취지에 공감한 이들의 응원 댓글도 쏟아졌다. 이 영상은 다양한 장점을 지닌 친환경수소청소트럭이 환경미화원의 근무 환경을 어떻게 개선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우리 주변 이웃의 삶을 통해 친환경 기술의 혜택을 자연스럽게 조명하여 잔잔하고도 깊은 감동을 전했다.
소비자에게 진정성과 놀라움을 주는 차별화된 친환경 마케팅을 하려면 그 기업이 속한 산업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 및 자산을 최대한 동원해야 한다. 이러한 실질적인 노력을 통해 브랜드만의 진정성이 전달되고, 소비자는 해당 기업을 기억할 뿐 아니라 신뢰하며 우호적인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인식을 통해 그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여 기업의 비즈니스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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