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와 시장을 거머쥔 슈퍼 컨슈머 Z, 과연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책은 Z가 주도하는 트렌드 속 컬처 코드를 한눈에 보여주고, 그 속에 담긴 그들의 진짜 메시지와 욕구를 분석했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마케팅 스킬뿐만 아니라 NFT, 메타버스 속 새로운 소비패턴과 소통문화까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렸다. 마케팅 관점을 넘어선 인문학적 인간 이해와 시대 변화의 흐름을 짚어준 이 책은, Z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기획자와 마케터는 물론이고, Z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기업 임직원, 오피니언리더 등 모두에게 귀중한 인사이트를 줄 것이다.
■ 저자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 분야별 경계를 넘나드는 브랜드 기획자이자 마케터.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본질을 통찰하여 브랜드의 비전, 헤리티지, 스토리를 구축하고, 사람들의 취향과 트렌드, 문화를 브랜드와 연결한다. 잠재고객을 발굴해 관계를 구축하고 팬덤을 형성하는 일을 한다.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광고홍보학 석사)에서 공부했으며, 2006년 국내 최초로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전문 회사를 설립했다. 애플코리아 국내 시장 런칭부터 헤지스, SK텔레콤, 한화그룹, GS SHOP, HP 등 다양한 브랜드를 컨설팅 및 마케팅했다.
현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비상임이사,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융합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 창업센터에서 브랜드와 마케팅 관련 자문 활동도 하고 있다. 2011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표창을 받았고, 같은 해 대한민국 건설문화대상 마케팅 부문을 수상했다. 기업 경영진, 임직원 대상 강연 및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건국대, 숙명여대 등에서 다수의 특강과 워크숍을 진행했다. 최근 2022년 DMS(Digital Marketing Summit)에서 ‘NFT 마케팅의 성공 요소: 커뮤니티와 팬덤’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 차례
프롤로그_ Z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Part 1. Z의 손가락 끝에 ‘시장의 열쇠’가 있다
1. 리얼 Z라이프, 그들이 사는 세상
불확실함 속에서 삶을 확신하는 ‘요즘 애들’의 등장
인스타그램의 ‘나’와 페이스북의 ‘나’는 한 팀이다
‘기승전 MBTI’로 끝나는 대화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자주 혼자 있고 싶고, 항상 함께하고 싶은
스마트폰은 스마트하게, 일상을 지키는 ‘진화된 도구’로 사용한다
건강한 루틴을 추구하는 삶, #프로갓생러와 #K-댓걸의 탄생
우리가 말하는 공정은 그런 게 아니고요
2. ‘밀어서 잠금 해제’ Z의 스마트폰 속으로
스마트폰이 만들어낸 ‘경계 없는’ 삶
왜 하필 스마트폰일까?
소비의 최전선에서 일어나는 일들
바탕화면을 글씨 대신 ‘이것’으로 정리한다
Z의 스마트폰 속에 나타난 앱
‘유튜브’는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아니다
카메라 앱을 SNS 앱과 같은 폴더에 넣는 이유
Part 2. Z의 진심이 향하는 곳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
1. ONE & ONLY 세상에 하나뿐이고 유일한 ‘나’를 찾아서
닮고 싶은 연예인이 아니라 ‘나와 닮은’ 뷰튜버를 찾는다
교복을 입기도 전에 화장부터 배우는 이유
‘센 언니’부터 ‘공부 잘하는 날라리’까지, 콘셉트 잡기의 대가들
‘#’을 잘 쓰면 ‘Z’가 보인다
인플루언서는 되고 싶지만, 똑같아지긴 싫어
타고난 내 톤을 알고, 가장 빛내줄 컬러를 찾는다
꼭 살 게 있어야 올리브영에 가나요
2. DO IT MYSELF 소유보다 경험이 더 중요하다
‘나만’ 아는 것, 내가 ‘처음’ 해보는 것
Z의 여행에 한계란 없다
열심히 배우고, 확실히 즐기고, 제대로 자랑하기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필요한 부담은 NO!
Z가 참여한 라이프스타일 랩과 파일럿 팀을 만들어보자
3. PLAY CONTENTS 콘텐츠 놀이터 안에서 창작과 놀이를 동시에
‘판’을 깔아주면 마음껏 놀면서 새롭게 만들어낸다
모바일과 와이파이만 있다면, 어디서든 크리에이터
일하듯이 놀고, 놀 듯이 일하는 ‘플로우 라이프’
하나의 스토리로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까지 만든다
고구마 100개 먹은 신데렐라보다 사이다 복수하는 악녀
스토리와 세계관으로 무장한 브랜드에 손이 간다
Part 3. Z가 만들어낸 세상 속에 ‘다음 세계’가 있다
1. FANDOM ENERGY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고, 키워내고, 소유한다
‘BTS’부터 ‘미스터트롯’까지… 주류문화가 된 팬덤
아티스트보다 팬튜브가 더 유명하다
핵심은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만드는 것
능동적인 팬덤에서 배우는 Z와의 소통법
덕질로 꽃피는 ‘X세대’ 엄마와 ‘Z세대’ 딸의 대통합
‘힙스터’라는 새로운 스펙을 장착하다
느리고 불편한 소비, 그럼에도 핸드메이드를 찾는 이유
교감하고, 소장하고, 감상하는 즐거움에 돈을 쓴다
내가 산 물건을 특별하게 만드는 모든 것
2. META CONNECTING 경계가 사라진 세계의 새로운 연결
혼자 있고 싶지만 연결되고 싶어
왜 얼굴도 모르는 DJ에게 돈을 쓸까?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브랜드로 달려가 충성 고객이 된다
Z가 선택한 ‘오디오 기반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은 뭘까?
게임, Z세대 트렌드 만드는 ‘힙한’ 주류문화가 되다
현실의 욕망을 구현하는 나만의 공간
메타버스를 사는 Z, 우린 그런 거 모르는데?
3. 개인의 시대, 세상에 없던 세계가 열린다
지금까지의 세상에는 없던 것을 소유한다
크리에이터 경제,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세상에서 새로 쓰이는 예술
“당신의 미래가치가 궁금해서 투자합니다”
국경을 넘어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부족’
에필로그_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
감사의 글
메타버스, NFT 등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이끄는 Z세대! 이들은 이미 슈퍼 컨슈머로 부상하며 전 세계 기술과 비즈니스의 판을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Z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300명 Z의 스마트폰을 직접 열어 이들 세대를 분석해봅니다.
Z의 스마트폰
프롤로그_Z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이로 인한 세대갈등은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는 전혀 다른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세대갈등 수준을 뛰어넘는 전 지구적 변화를 이들이 주도하기 때문입니다.
사고방식, 소통방식, 일하는 방식,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 경제활동 방식, 소비패턴 등에서 Z는 기존 세대와 너무나 다른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Z에게 스마트폰은 하루 9시간 이상을 보내는 나만의 공간이자, 신체의 일부입니다. 이것이 제가 Z의 스마트폰을 열어보고, 관찰하고, 그들을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누는 긴 여정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그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앱을 살피는 것은, 그들의 일상 전체를 현미경으로 당겨보는 것과 같습니다.
소비문화의 주체이자 여론형성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Z. 이들과 공명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Z를 이해하는 것은, 끊임없이 출현하고 진화해나가는 새로운 세대들과 미래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Z의 손가락 끝에 ‘시장의 열쇠’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디지털 이민자라면 Z세대는 온전한 디지털 원주민입니다. 따라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하나로 묶어 통칭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실제로 두 세대는 매우 다른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디지털 수용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Z세대라고 부르지만, 이들은 ‘세대’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고유성을 가진 개개인으로 봐주길 원하죠. 그리고 이들의 특성을 형성한 공통적인 배경은 ‘모바일 라이프’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스마트폰을 처음 접한 시기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도구 활용도와 가치관, 소비방식, 그리고 디지털 세계에서의 언어와 놀이, 소통방식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Z의 인구수는 얼마나 될까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7.6%인 910만 명을 차지합니다. 밀레니얼 세대까지 합산하면 총 2,000만 명에 가깝죠. 전체 국민의 38%에 이르는 숫자입니다. 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인구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디지털에서 여론을 형성하고 신속하게 유행을 확산시킬 수 있기에 인구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대비 실제로 체감되는 영향력을 더욱 큽니다. 특히 디지털 세계에서 사는 법은 이들에게 배워야 합니다.
이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유동하는 삶’을 삽니다. Z는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물 흐르듯 유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TV를 넘나들며, 플랫폼과 플랫폼, 콘텐츠와 콘텐츠 사이를 넘나들고 있죠. 이에 이들에게 SNS는 나의 존재를 인증하는 시간입니다.
Z는 소셜 미디어에 어디를 갔는지, 무엇을 샀는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를 숨 쉬듯 공유합니다. 셀피를 올리기도 하고요, SNS 속 일상이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줍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와 ‘댓글’ 같은 피드백 장치는 타인을 통해 나를 바라보게 하죠. 자아정체성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확인하고 인정하는 과정이기에 외부로 시선이 향해 있습니다.
Z는 또한 어려서부터 스마트폰과 연결된 세상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정보를 검색하면서 자랐습니다. Z가 다른 세대에 비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혼자 있는데 익숙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Z는 복잡한 인간관계 유지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신, 그 시간에 나를 지키고,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Z는 개인이 미디어인 시대, Z가 주인공인 시대에,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혼자 있지만 동시에 같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Z가 가장 우선하는 가치는 바로 공정함입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지만,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와 보상이 따르지 않는 것에는 매우 민감하죠. Z가 생각하는 공정함의 대상은, 놀이문화부터 브랜드 소비, 기업의 채움과 성과급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입니다.
물론 Z도 인생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은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노력과 결과가 공정하지 않은 것은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공정에 대한 Z의 이러한 시각은 기업의 윤리적, 사회적 책임,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태도 등에 브랜드 액티비즘을 요구합니다. 브랜드 액티비즘은 브랜드가 실제 인격체로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을 뜻합니다. Z는 가치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사회적 신념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자신의 소비가 사회와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죠. 다만 브랜드 액티비즘은 Z와 소통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지만 반드시 소비로 연결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사회와 환경을 위한 브랜드의 윤리적 행동에 대한 요구는 앞으로 더욱더 커질 것이란 사실입니다.
Z에게 스마트폰은 세상과의 연결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소통뿐만 아니라 여가, 쇼핑, 금융, 여행, 건강, 자기계발 등 일상의 모든 영역을 즉각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이들이 선호하는 앱 분야의 양상이 X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일상의 놀이와 여가를 모바일 앱에서 즐기고 있습니다. OTT 서비스, 게임, 소셜 네트워크, 팟캐스트, 오디오, 홈트레이닝 같은 놀이와 여가, 건강관리 앱을 많이 다운로드했다는 것은 이들이 여가시간을 어떤 방식으로 채우고 있는지를 말해줍니다.
그렇다면 Z는 어떤 앱을 깔고 지우고 또 이용하고 있을까요? Z세대 300명의 스마트폰에서 자주 이용하고 있는 80개의 앱을 11개 카테고리로 분류해보았습니다.
11. 창작 -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앱, 직접 디자인한 굿즈를 제작할 수 있는 앱, 자작곡이나 커버곡을 공유할 수 있는 앱 등
그리고 이 중 소셜네트워크, 금융, 사진 및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게임이 Z세대가 가장 많은 시간 동안 사용하는 앱 카테고리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Z세대에게 유튜브는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유튜브를 단순히 영상 콘텐츠와 정보 검색 미디어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커뮤니티처럼 활용하고 있습니다.
Z의 진심이 향하는 곳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
Z는 ‘나’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발견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Z의 화장 시작 시기가 빨라졌다는 점입니다. 심층 인터뷰에서 만난 대부분의 Z는 초등학교 때부터 화장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화장은 특히 페르소나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페르소나가 고대 그리스 배우들의 가면에서 유래했듯 화장하는 행위에는 여러 가지 함의가 있습니다. Z는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스타일이 어울리는지 적극적으로 탐색합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정보를 발견하는 데 능숙하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Z는 메이크업만 잘하는 뷰튜버를 찾는 것보단, 자신과 얼굴 특징이나 피부톤이 비슷한 뷰튜버를 찾습니다. 보편적인 미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Z는 정보를 탐색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세밀합니다.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죠. 대체로 자신의 외모적 특징이나 평소에 가지고 있던 콤플렉스 등을 태그로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무쌍메이크업 #겨울쿨톤 #여드름커버 #키작녀바지 #컬러렌즈 같은 키워드죠.
따라서 해시태그만 잘 봐도 Z가 어디에, 무엇에 관심을 가지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해시태그는 공통의 관심사, 공통의 취향을 발견하고 느슨한 연대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Z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서비스를 찾고, 기업은 고객의 마음을 알아봐주는 브랜드가 될 기회죠.
Z는 SNS뿐만 아니라 쇼핑몰에 옷 구매후기도 적극적으로 올립니다. 자기 신체 사이즈까지 작성하며 세세한 후기를 남깁니다. ‘착용샷’을 찍어 올리기도 하고요, 제품의 아쉬운 점과 좋은 점을 가감 없이 기록하며, 다른 구매자들을 위한 팁을 전합니다. 이전 구매후기가 단순히 쇼핑몰과 구매자 간의 소통 창구였다면, 요즘은 후기로 구매자와 구매자가 소통합니다. 즉 Z는 앱에서 물건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원합니다. 이용자 간의 소통과 연결에 기반한 커뮤니티가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입니다.
Z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패션을 통해 자기가 가진 고유의 개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나다운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고,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힙’하다고 느낍니다. 즉, 트렌드는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고유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이 알아봐주기를 원하는 것, 이것이 Z의 욕망입니다. 따라서 Z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교하게 세분화된 취향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앞으로 브랜드는 휘발성 콘텐츠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형성’과 ‘탄탄한 멤버십’을 통해 Z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연결은 Z에게 ‘동질감을 가진 무리에 속해 있으면서도 고유성을 인정받는 느낌을 줄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Z의 발견-연결-경험-구매의 여정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디서 시작되더라도 물 흐르듯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빅데이터 분석, 메타버스,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습니다만, 결국 이 모든 기술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고객경험(CX)’을 향해 있습니다.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가’가 핵심이죠. 그런 의미에서 빅데이터를 비롯한 각종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입니다.
뷰티뿐만 아니라 여행, 취미생활, 운동 등에 있어서도 Z는 무엇이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힙’하게 해석하고 새롭게 창작합니다. 이들에게 놀이의 즐거움을 주면서 성취감을 느낄 기회를 제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Z가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의미있는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러한 Z는 이제 기업의 새로운 인재이고, 영민한 소비자이며,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미래를 열어갈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입니다. 비즈니스 현장은 신인류인 알파세대, Z세대 고객을 맞이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존 사업방식이나 마케팅으로는 이들과 교감하기 어렵습니다. Z세대를 고객으로 둔 기업이나 단체에는 사회, 문화적 변화의 흐름과 시장 트렌드에 대한 감각을 내부에 축적해야 합니다. 특히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하거나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견하기 위해 디지털 네이티브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실질적인 소통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Z세대 개개인의 일상을 관찰하고, 축적하면서 브랜드의 연결지점에서 패턴을 찾고,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쌓아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열망과 니즈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기업은 비즈니스에, 비영리기관은 후원활동에, 정부와 지자체는 정책 등에 연결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Z가 좋아하는 앱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을 펼쳐주는 앱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Z는 운영자의 참여 없이도 스스로 놀거리를 잘 만듭니다. 정해진 틀, 이미 만들어진 매뉴얼 밖에서 놀거나 기능을 조합하여 새로운 놀이를 만드는 것을 즐기죠.
혁신적인 기술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도 중요하지만, Z에게는 주도권을 쥐고 맘껏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마련해주는 게 더 중요합니다. 서비스 완성도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핵심 기능과 소구점이 선명하다면 시작해보는 겁니다. 톡톡 튀는 Z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로 공간을 채우고, 자연스레 그들의 콘텐츠에 공감하는 또래 친구들이 모여 자유롭게 노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더 중요하죠.
Z가 만들어낸 세상 속에 ‘다음 세계’가 있다
Z는 무엇이든 꽂히면 적당히 좋아하는 게 어렵습니다. Z가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좋아한 아이돌은, Z의 스마트폰 장착능력과 만나 꽃을 피웠습니다. 서브컬처였던 덕질이 크리에이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고, 팬데믹으로 온 가족이 함께 온라인 공연을 즐기면서 ‘방구석에서 다 같이 즐기는 문화’가 되었습니다.
‘덕후’라는 말은 일본어인 ‘오타쿠’의 한국식 발음 ‘오덕후’의 준말이죠. 70년대 일본에서 등장했을 땐 ‘집 안에만 틀어박혀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경시하는 뉘앙스로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매니아 이상으로 특정 분야를 즐기는 행위를 일컫는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대표적인 ‘성덕(성공한 덕후)’으로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을 꼽습니다.
서브컬처로 여겨졌던 덕질이 ‘취향 있는 문화활동’으로 대우받게 되었습니다. 같은 대상을 좋아한다는 공통점만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온라인 소통만으로 국경의 제약 없이 강한 유대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Z가 아티스트의 세계관과 개성에 주목하며 뚜렷한 취향을 드러내면서 더 이상 주류와 비주류의 구분이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Z에게 덕질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위한 행동일 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행복’하기 위한 행위입니다. 삶의 활력이 생겨서 오히려 자신을 위한 행동으로 느껴집니다.
즉, Z에게 덕질은 자기만족감을 느끼고, 아이돌과 같은 문화를 영위한다는 뿌듯함으로 현실의 불만, 우울함을 벗어나는 탈출구가 됩니다. 이런 감정적인 이점들 덕분에, 최근에는 덕질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베이비부머 세대도 덕질에 동참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팬들이 만들고 키운 아이돌 그룹인 워너원은 국민 프로듀서라는 권력을 일임받은 시청자들의 선택으로 결성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멤버마다 개인 팬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멤버의 광고를 게시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팬들은 자신들이 직접 미완의 보석들을 발굴하고 키워간다는 것에 강한 애착과 성취감을 느낍니다.
팬덤은 이제 K-POP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개인 창작자의 팬덤에서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기업의 브랜딩에 이르기까지 널리 적용되는 문화현상이죠. 팬덤이 생성되어 성장하는 과정, 아이돌과 팬의 소통과정, 팬의 능동적인 작품 생산과 참여 과정은 Z를 대상으로 소통해야 하는 모든 기업과 단체, 기관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커다란 자본력을 가졌다거나 훌륭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팬덤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Z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 중 하나가 ‘힙스터’입니다. 이 말은 1940년대 재즈신에서 쓰이던 햅(hep), 즉 재즈 연주자가 연주할 때 틈틈이 내는 소리, ‘쿨하다’, ‘멋지다’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 재즈신 슬랭입니다. 이 말이 ‘힙’으로 변형되어 힙한 사람을 ‘힙스터’라고 합니다.
Z가 사용하는 ‘힙하다’란 말에는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솔직하게 나를 표현한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들은 당당하고 자신 있게 스스로를 표현하고, 자신의 개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힙하다’고 말합니다. 옳고 그름,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 자신의 철학과 신념에 바탕을 둔 거침없는 표현과 태도에 호응합니다. 소비문화뿐 아니라 사회, 정치 전반에 디지털 세대들의 이러한 태도가 표출되어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Z는 자기표현 목적으로 음악과 시각예술을 즐기고, ‘내가 소비하는 브랜드가 나를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책임과 윤리, 공감능력은 이제 특별한 것이 아니라 ‘뉴 노멀(new normal)’입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체제에 염증을 느낀 이 새로운 세대는 ‘개인화’된 서비스와 물건에 마음을 뺏깁니다.
Z세대에게 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받은 제품은, 제품이 아닌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Z세대에게 핸드메이드 제품을 주문하고 소비하는 일련의 경험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이렇듯 Z는 ‘나만을 위한 개인화된 물건’과 ‘특별한 기억과 경험을 가진 물건’에 애정을 가집니다. 재미 위주의 일회성 굿즈를 넘어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와 철학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굿즈를 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번 즐기고 잊히는 굿즈보다, 두고두고 ‘모셔두는’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굿즈가 더 많은 여운을 줍니다. 똑같은 것을 갖기보다 희소한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Z의 심리는 한정판 상품이나 구하기 어려운 상품에 웃돈을 얹어서 구입하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Z를 적극적인 팬으로 만들 방법은 그들을 브랜드의 여정에 참여시키는 겁니다. 이들은 기획단계에서는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 바라는 것, 브랜드가 가져야 할 도전 요소를 이야기해줄 겁니다.
2022년을 기준으로, Z세대는 10대 학생, 대학생 또는 사회초년생들입니다. 이에 이들의 소통은 개인적인 시간이 시작되는 저녁 8시 이후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해 새벽 2시에 절정을 이룹니다. Z가 주로 앱을 사용하는 피크타임은 잠들기 직전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입니다. 이에 9시부터 6시, 근무시간에만 열려 있는 기업의 소통방식으로는 이들과 관계 형성이 어렵습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Z와 의미있는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이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대에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편 Z세대는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삶의 무게중심이 디지털 세계로 더 많이 옮겨가 있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 즉, NFT(non-fungible token)가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디지털 콘텐츠는 누구나 복제가 가능한 데 비해, NFT가 적용된 창작물은 진본임을 인증하고 디지털 자산의 원작자와 구매자의 소유권을 보호하고 불법복제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해가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죠. NFT는 ‘원본 확인’과 ‘고유성’, ‘희소성’이라는 현대 사회의 소비가치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에 Z세대에게 ‘어떤 NFT를 소유하고 있는지’는 자신의 취향과 안목, 경제적 지위를 공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인증 장치입니다. 디지털 지갑의 기록이 곧 나의 아이덴티티라고 볼 수 있죠. NFT 아트를 소장하거나 인기 있는 NFT 프로젝트를 경험한 이력은 그들 사이에서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과 경제력을 보여주는 일종의 기호입니다.
NFT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문화는 트렌드 흡수가 빠르고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는 창작자로서, 투자자로서, 컬렉터로서 NFT 아트 생태계를 활발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Z는 자신의 재능과 창작능력을 활용해서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며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팬덤을 경험했죠. 스마트폰이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핵심 동력이자 도구입니다. 블록체인과 NFT를 기점으로 가상자산의 축적이 더해져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Z는 디지털 생태계의 원주민답게 NFT의 창작자로서, 컬렉터로서, NFT 프로젝트의 창시자로서, 커뮤니티 참여자로서 이 흐름이 중심에 올라타 있습니다. 우리는 웹1.0, 웹2.0, 웹3.0의 전환 과정을 경험했습니다. 미래 대전환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가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에필로그
가장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개인이 크리에이터가 되면서 본격적인 ‘개인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입니다. 크리에이터는 시각예술, 디지털아트를 하는 아티스트뿐 아니라 지식콘텐츠 생산자, 음악가, 웹소설 작가, 유무형의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창작자를 칭합니다. 즉, 개인이 하나의 독립된 경제주체로서 창작과 생산, 팬덤을 기반으로 한 소비를 모두 주도하게 되었습니다. 문명의 전환기에는 새로운 경제주체가 등장합니다. 자원의 핵심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물결에서는 개인의 핵심자원이 노동이 아닌 창조성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는 디지털 생태계에서의 생존력과 경쟁력이 가장 앞서 있는 세대입니다. 또 Z는 적극적인 메시지 발신자로서, 주체적 삶을 살고자 하는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우리는 Z가 인간의 근본 욕구와 자율성을 지닌 고유한 주체임을 인정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적극적으로 관여할 기회를 열어주어야 합니다. 세대 간의 이해와 존중, 헌신으로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 개인, 기업, 사회 모두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길이 열립니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