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육강식(弱肉强食), 강자존(强者存)이 상식인 세상. 그렇다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약자는 희망이 없다는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현실 세계에서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사례가 가끔 발생한다. 우리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환호한다. 왜 이런 기적이 특정한 개인, 조직, 국가에서만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가 밝혀내지 못한 승리의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닐까?
전쟁사례뿐만 아니라 정치와 문화, 스포츠, 경영 분야의 사례를 활용하여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승리 방정식, ‘V = WE MISS’. 이 방정식이야말로 약자가 자신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승리전략이자, 제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충분히 통용되는 솔루션(Solution)이다. 강자극복을 소망하는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국가의 지도자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 안보 분야에서 조국의 미래를 짊어질 꿈나무들이 읽기를 권장한다.
■ 저자 임종득
저자 임종득은 1963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다. 1986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올드도미니언대학교에서 국제관계 석사, 경남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나토(NATO) 국방대를 졸업하였고, 동티모르 평화유지군에 참여하기도 했다. 장군이 되어서는 국정원 국방보좌관, 합참 전략기획차장, 합참의장 비서실장, 17사단장, 대통령 국방비서관, 교육사 교육훈련부장을 역임했다. 군 생활의 많은 부분을 청와대, 국방부, 합참에서 정책과 전략을 기획하고 시행했다. 또한, 육군대학교 전쟁사를 가르치며 역사 속에서 약자가 어떻게 강자를 맞아 싸워 이겼는지를 연구했다.
현역시절, 안보분야 주요 정책/전략문서인 ‘국가안보전략지침서’, ‘국방기본정책서’, ‘합동군사전략서’, ‘국방백서’ 작성에 주무 역할을 했다. 국방부에서 발간한 ‘국방개혁 2020과 국방비’를 공저하였다. 주요논문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과 교육훈련 혁신방안’(2019), ‘탈냉전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변화요인에 관한 연구’(2010), ‘국방개혁2020과 향후 육군의 과제’(2007) 등 다수가 있다. 현재, 육군협회 지상군연구소 국방정책실장이며, 영산대학교 자문교수, 국방연구원(KIDA) 평가위원을 맡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Ⅰ. 약자에게는 그들만의 전략이 있다
-전략이 도대체 뭘까?
1. 전략, 장군이 구사하는 화려한 술(術)
2. 전략의 여섯 가지 특성
3. 부전승(不戰勝), 약자의 전략!
-반드시 이기는 약자만의 전략
4. 약자의 승리 방정식, V = WE MISS
5. 전략의 세 기둥: 목표, 가용수단, 방책
6. 약자에게 요구되는 두 기둥: 정보, 끈기
7. 약함! 그 위장된 축복
Ⅱ. 방책(Ways) : 약자의 강점을 강자의 약점에 집중하라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라
1. 정면대결을 피하라
2. 결정적 시간과 장소에서 상대적 우위를 달성하라
3. 신속한 결심과 시행이 중요하다
-우회할 수 없는 길목을 지키라
4. 테르모필레 전투, 300 전사 페르시아 대군을 막다
5. 핀란드의 모티 전술, 소련군을 곤경에 빠뜨리다
6. 이순신의 명량해전, 전쟁의 국면을 전환하다
-차별화로 승부하라
7. 스티브 잡스, 다르게 생각하라
8. 흑인 해리스, 미국 첫 여성 부통령이 되다
9. 아라비아의 로렌스, 예상 밖의 방향으로 공격하라
-계산된 모험을 하라
10. 한신의 배수진, 20만 대군을 무찌르다
11. 트라팔가르 해전, 적의 단열진 중앙을 돌파하라
12. 무사시, 매번 다른 방법으로 싸운다
Ⅲ. 목표(Ends) : 명확하고 결정적이며 달성가능해야 한다
-명확한 목표, 위기를 극복하는 힘
1. 사마천, 궁형의 치욕을 통쾌하게 복수하다
2. 정약용, 유배 중 쓴 책으로 재평가되다
3. 베토벤, 운명에 도전하다
-대의명분,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
4. 칭기즈칸, 4맹견과 4준마로 대제국을 건설하다
5. 흙수저 유방, 금수저 항우를 이기다
6. 마틴 루터 킹,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전투에 지고 전쟁에 이기다
7. 구정 대공세, 베트콩은 잃었으나 전쟁에서 이기다
8. 알리, 로프 어 도프 전략으로 포먼을 잡다
9. 호설암, 성공의 기회는 고난을 통해 주어진다
Ⅳ. 가용수단(Means) : 당신이 숨겨놓은 무기는 무엇인가
-비장의 무기, 게임의 룰을 바꾸다
1. 데이브 캐럴, SNS를 통한 우아한 복수
2. 아테네의 삼단노선, 강자 페르시아를 침몰시키다
3. 다윗, 왜 갑옷과 창을 거절했을까?
4. 빅데이터, 약자도 강자가 될 수 있다
5. 현무2, 비장의 무기를 갖게 되다
-비장의 무기는 제대로 활용될 때 빛을 발한다
6. 몽골의 말, 승리의 일등공신
7. 십호제, 항산의 뱀이 되다
8. 판옥선, 임진왜란 시 조선 수군의 승리비결
-약소국의 동맹, 양날의 검!
9. 금나라와 타타르의 동맹
10. 나당 동맹,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
11.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약자 전략의 모범
12. 미국과 베트남 동맹, 그 씁쓸한 마무리!
Ⅴ. 정보(Intelligence) : 약자이기에 더 절실하다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손자병법」
1. 지피지기(知彼知己), 전략의 시작
2. 용간(用間), 정보의 출처를 다양화하라
3. 적은 드러내고 내 모습은 숨겨라
4. 피실격허(避實擊虛), 정보 없이는 불가능!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채라
5. 김춘추는 어떻게 당 태종을 설득했을까?
6. 서희, 거란의 약점을 건드려 강동 6주를 얻다
7. 루즈벨트 대통령의 기만, 일본을 안심시키다
-지형과 기상을 활용하라
8. 연하리의 총성! 친구를 잃다
9. 디엔비엔푸 전투, 불가능을 가능케 하다
10. 조조에 승리한 연합군의 비밀병기, 동남풍
11. 약자의 승리비결, 청야 전략
Ⅵ. 끈기(Strongly Stand) : 포기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조직문화, 끈기의 인큐베이터
1. 삼국통일의 주역, 신라의 화랑도
2. 핀란드의 시수(SISU) 정신, 끈기로 한계를 넘어서다
3. 이스라엘의 후츠파(CHUTZ PAH) 정신, 혁신을 이끌다
-끈기, 사랑으로 함께 이겨내는 것이다
4. 에밀리의 사랑, 크리스 놀튼을 일으켜 세우다
5.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마크와 리드의 동료애
6. 특전용사의 자부심, 천리행군과 공수훈련
-끈기,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7. 대장정, 중국 공산혁명의 용광로
8. 보응우옌잡의 3불 전략, 강자를 손들게 하다
9. 루악 동티모르 독립군사령관, 대통령이 되다
약육강식(弱肉强食), 강자존(强者存)이 상식인 세상. 그렇다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약자는 희망이 없다는 것인가? 다행스럽게도 현실 세계에서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사례가 가끔 발생한다. 우리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환호한다. 왜 이런 기적이 특정한 개인, 조직, 국가에서만 반복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가 밝혀내지 못한 승리의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약함 너머
약자에게는 그들만의 전략이 있다
전략이 도대체 뭘까?
전략, 장군이 구사하는 화려한 술(術)
서양에서 전략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이다. 전략이 사용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전술의 개념과 자연스럽게 구분되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전반적인 방법이나 책략은 전략, 전쟁·전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기술·방법은 전술로 구분된 것이다. 그러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국가 총력전 개념이 등장하게 되고, 단순한 군사적 책략을 의미하는 전략의 상위 개념으로 대전략(Grand Strategy)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그럼, 동양에서는 전략의 어원이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전략은 한자로 ‘싸움할 전(戰)’자와 ‘꾀 략(略)’이 합쳐진 용어로 즉, ‘싸움하는 꾀’라는 뜻이다. 이 말은 고대 중국의 주나라 병서인 「육도(六韜)」와 「위료자(尉繚子)」등에서 사용된 전권(戰權), 전도(戰道), 병법(兵法), 병도(兵道)라는 용어에서 발전된 것으로 지략(智略), 모략(謀略) 등의 말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전략이라는 용어는 주(周) 왕조 초기에 ‘무인의 행동에 대한 순수한 군사적 의미’로 한정적으로 사용되다가 춘추전국 시대에 접어들면서 무력과 권모를 구사하여 정치를 행하는 패자(覇者)의 정치수단으로 확장된다.
1960년대에 이르러 전략은 군사가 아닌 다른 분야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은 연합군에서 활용한 ‘란체스터 법칙’을 기업 경영에 응용하기 시작한다. 란체스터 법칙은 전력의 차이가 있는 양자가 전투를 벌인다면, 초기 전력 차이의 제곱만큼 그 전력 격차가 더 커지게 된다는 법칙이다. 즉, 성능이 같은 아군 전투기 5대와 적군 전투기 3대가 공중전을 벌인다면, 최종적으로 살아남는 아군 전투기는 2대가 아니라 그 차이의 제곱인 4대가 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을 기업 경영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일본의 수많은 기업가들이 란체스터 법칙을 연구하여 마케팅이나 경영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약한 기업이 강자를 맞아 승리하는 경영전략이다. 일본 중소기업 경영전략 컨설턴트인 다케다 요이치는 란체스터 법칙을 기업 경영에 응용한 선구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란체스터 법칙에 바탕을 둔 경영전략 교재를 200권 넘게 출간했다. 이 교재를 다루는 모임이나 강연 등에 참석해 ‘다케다식 란체스터 경영’을 배운 사람들을 합산하면 지난 40년간 십 수만 명이 넘는다. 란체스터는 이런 오늘날의 모습을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군사전략과 경영전략 사이에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이라는 점에서 많이 닮아 있다. 국가 간에 벌어지는 전쟁이든 기업 간 벌어지는 경쟁이든 모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대가 있고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늘날 사회 많은 분야에서 전략을 사용하면서 그 정의도 다양하다. 전략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다. 다만, 일반적으로 공감하는 전략의 정의는 ‘목적과 방법 및 가용수단 사이에서 작용하는 함수관계’이다. 이 책에서는 전략에 대한 다양한 정의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전략이란 목표(Ends)를 달성하기 위하여 제반 가용 수단(Means)을 활용하여 방책(Ways)을 구사하는 술’이라고 정의한다.
반드시 이기는 약자만의 전략
약자의 승리 방정식, V = WE MISS
약자의 승리 방정식, ‘V = WE MISS’는 전략의 정의에서 방책(Ways), 목표(Ends), 가용수단(Means) 세 가지 요소를 뽑고, 여기에 정보(Intelligence)와 끈기(Strongly Stand)를 더해 약자가 승리하는 데 필요한 다섯 가지 핵심요소를 도출하였다. 약자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다섯 가지 핵심요소들을 잘 조합하여 상황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 정보(Intelligence)와 끈기(Strongly Stand)를 추가한 이유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정보가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워야 하는 약자에게 정보는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자와의 경쟁에는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므로 약자는 정면대결을 피하고 지구전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불리한 여건에서 견디기 위해서는 끈기가 필수적이다. 끈기가 있어야 오래 참을 수 있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WE MISS’는 다섯 가지 핵심요소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약자인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WE MISS), 그러나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WE MISS)’이란 의미이다. 이 안에 약자의 승리비결이 숨어 있다. 승리를 간절히 바란다면 이 다섯 가지 요소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전략적 적용의 비법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약자의 승리 방정식은 이 다섯 가지 요소의 함수관계이다. 방책(Ways), 목표(Ends), 가용수단(Means), 정보(Intelligence)와 끈기(Strongly Stand)라는 다섯 가지 핵심요소의 특징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강자의 약점을 집중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전략의 세 기둥: 목표, 가용수단, 방책
먼저 다섯 가지 핵심요소 중에서 일반적인 전략의 3요소를 살펴보자. 전략을 구상하고 시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목표, 가용수단 및 방책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전략을 정의하기를 ‘목표달성을 위해 가용수단을 활용하여 방책을 구상하는 술’이라고 정의한다.
목표(Ends)는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모든 가용수단을 집중해야 할 결승점이다. 명확하고, 결정적이며, 달성 가능해야 한다. 명확해야 모든 개인과 조직이 공감하고 그 목표를 향해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자는 가용수단이 제한되기 때문에 강자를 상대할 때는 목표를 낮게 잡아야 한다. 목표를 수 개로 구분하여 조그마한 중간목표를 달성하고 그 여세를 몰아 보다 큰 승리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그마한 승리의 누적을 통해 상대적 열세를 만회하는 것이 약자가 목표를 결정할 때 명심해야 할 요소이다.
가용수단(Means)은 목표달성에 중요한 역량이다. 군사적 가용수단은 적의 물리적 공격이나 방어에 대응하는 중요한 역량으로 병력, 물자, 전략, 군수지원, 자금 등을 의미한다. 그중에서 가용수단을 대표하는 무기체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전에 사용되지 않았던 무기를 사용하면 상대보다 월등한 전투력을 발휘하여 쉽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례를 살펴보면 비장의 무기를 기습적으로 사용하여 쉽게 승리한 경우가 많다.
방책(Ways)은 목표달성을 위해 가용수단을 활용하여 어떠한 옵션을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전투력의 운용방법을 의미한다. 전투력 운용은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라고 하는 육하원칙을 적용하여 최적의 방책(Course of Action)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술적 수준에서는 METT+TC 요소를 분석하고 전략적 수준에서는 PMESII 요소를 검토한다. 양측이 유사한 수준의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전력을 운용하는 방법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목표달성을 위해 동일한 군사력을 사용하더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쟁 양상은 달라진다. 그래서 대부분 국가는 다양한 군사력의 운용방법을 창의적으로 고안하여 적용하고 있다.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많지 않다. 그래서 약자에게 전략이 중요한 것이다. 지피지기한 상태에서 면밀하게 상황변화를 관찰하며 약자의 강점을 강자의 약점에 지향하는 것이 방책의 핵심이다. 지형과 기상을 활용하고,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며, 예상치 못한 기습을 통해 방책을 다양하게 하여 결정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상대적 우위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자에게 요구되는 두 기둥: 정보, 끈기
경쟁과 전쟁에서 주변환경과 상대방에 대해서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정보(Intelligence)는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모든 전략활동의 출발점이 정보이다. 정보 없이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전략을 기획할 때 먼저 환경과 상대방의 능력을 평가하고 그것이 쌍방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
끈기(Strongly Stand)는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힘’이다. 즉, 어려움과 역경, 슬럼프가 있더라도 그 목표를 향하여 꾸준히 정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불우한 가정환경, 예상치 못한 좌절 가운데서도 놀라운 성공을 이루어낸 사람들은 하나같이 불리함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랫동안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조그마한 승리들을 누적해 왔다. 약한 조직이나 국가가 강한 상대로 승리한 경우를 보면 리더를 중심으로 끝까지 참고 참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목표(Ends): 명확하고 결정적이며 달성가능해야 한다
명확한 목표, 위기를 극복하는 힘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모르거나, 자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른다면, 혹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성공할 수 없다.”
- 미국 작가 노먼 빈센트 필
명확한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는 ‘바람은 목적지가 없는 배를 밀어주지 않는다’라고 했다. 명확한 목표는 성공의 필수요소이다. 노력을 집중해야 할 목표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명확하고 결정적이며 달성 가능한 목표를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 꼭 해야 할 일과 방해 요소, 주위 환경 그리고 나의 가용수단을 비교하여 결정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하는 대의명분이 있는 목표라면 최선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이 있다면 어떤 난관에도 함께 꿈꾸게 하고 결국은 성공한다.
그래서 명확한 목표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약자가 겪게 되는 시련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 속에서 인내하며 추구할 명확한 목표가 매우 중요하다.
베토벤, 운명에 도전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만날 때 사람들은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체념하며 처한 현실이 자신의 능력이나 잘못된 선택이 아닌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패배의식이나 책임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명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베토벤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이 운명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위대한 작품이 탄생했다.
베토벤은 아직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믿었다. 소명의식, 목표의식이 그의 삶을 이끌었던 것이다. 그의 예술적 재능과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귓병마저도 극복할 정도로 대단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길 때 희망의 끈을 놓는다. 절망에 굴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존재 이유를 인식한다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믿는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베토벤은 일기와 편지에서 ‘나는 운명에 복수할 것이다. 그것은 나를 결코 쓰러뜨리지 못한다’고 쓰고 있다.
베토벤이 자신의 목표에 대하여 얼마나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1808년, 빈이 나폴레옹군에 점령당했을 때, 베토벤의 유력한 후원자 중 하나인 리히노프스키 공작은 자신의 궁에 나폴레옹군의 장교들을 초대했고 베토벤을 불러 이 자리에서 연주해 주기를 청했다. 반나폴레옹파였던 베토벤은 연주를 거절하고 억수같은 비를 맞으며 공작의 궁을 뛰쳐나와 다음 날 공작에게 편지를 보낸다.
“명십하십시오, 공작님. 당신들 귀족들은 수백, 수천 명이 있지만 베토벤은 저 한 사람뿐입니다.”
왜 자신을 후원하는 공작의 요구를 거절했을까? 이 일로 공작의 후원이 끊길 위험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사실 베토벤은 프랑스혁명의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굳게 믿고 이를 실현하는 것으로 보였던 나폴레옹을 오랫동안 존경하였으나, 나폴레옹이 왕이 되려고 하자 그에 대한 숭배가 분노와 반감으로 바뀌게 되었다.
비록 공작의 후원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지만, 조국을 침략한 점령군 장교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연주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스스로 최고의 음악가라고 자부하는 베토벤 입장에서는 연주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으리라. 예술에 대한 가치와 자부심, 목표가 분명했기에 눈앞에 손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NO’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베토벤의 작품 속 주인공은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 운명의 파도에 온몸으로 저항하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영웅은 계몽주의자로서 베토벤이 세상에 선물한 메신저인 동시에 베토벤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미켈란젤로가 만년의 대작 ‘최후의 심판’에서 그려냈듯이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은 인간이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통렬하게 외치고 있다.
‘고난을 뚫고 환희로’
운명에 복수하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끈기(Strongly Stand): 포기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조직문화, 끈기의 인큐베이터
우리는 현실세계에서 작지만 강한 조직과 국가를 발견한다. 유독 이들 작은 조직과 국가가 강한 비결은 무엇일까? 공통점은 그 조직, 국가의 특유한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문화가 조직원들을 소통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힘든 역경도 함께 인내하여 이겨내게 한다.
핀란드의 시수(SISU) 정신, 끈기로 한계를 넘어서다
“핀란드인에게는 그들이 ‘시수’라고 부르는 정신이 있다. 이는 무모함과 용기, 잔인함과 끈질김, 대부분이 포기한 뒤에도 이기겠다는 의지로 계속 싸우는 능력의 혼합체다. 핀란드인들은 시수를 ‘핀란드의 정신’이라고 번역하지만 이는 훨씬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핀란드는 우리나라보다 더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12세기 스웨덴왕국에 합병되어 1581년 잠시 핀란드 대공국으로 독립되었다가, 1634년 다시 스웨덴왕국에 합병된다. 스웨덴이 쇠퇴하자 러시아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결국, 1809년 핀란드는 러시아의 일부가 되었다. 그 후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혁명을 거치면서 독립의 토대를 마련하게 되고, 1917년 12월 6일 독립국이 된다. 길고 긴 고난의 시간이었다.
핀란드는 전쟁과 식민통치로 인해 폐허가 된 나라의 재건을 위해 한 가지 목표를 설정한다.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집중한다. 공교육제도를 시행하여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게 하고, 범국가적 차원에서 선생님들의 역량을 높여 수업의 질을 높인다. 이러한 핀란드의 노력은 오늘날 최고의 교육강국이라는 명성을 얻게 했다.
시수는 핀란드에서 적어도 500년 이상 존재해온 문화이다. 문자 그대로의 뜻은 ‘우리 몸속의 내장이며, 이는 힘의 근원인 배에서 우리의 확고한 투지가 생겨난다’는 고대의 믿음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대담함, 용기, 의지력, 끈기 및 회복력을 의미하며 활동 지향적인 사고방식이다. 시수는 역경을 만났을 때나 주위의 반대로 포기하고 싶을 때, 오직 자기 자신의 용기만으로 버티어야 할 바로 그때 진정으로 필요하다.
핀란드 어른들은 이러한 삶의 자세를 아이들에게 키워주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그들은 아이를 망설임 없이 어려움 속에 빠뜨린다. 아이들이 안전해야 하고, 보호받아야 할 약한 존재라고 여기지 않는다. 아이들이 그 도전을 해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준다. 그리고 아이들이 실수를 학습과정으로 이해하고, 불편함에서 즐거움을 찾게 가르친다. 이 부분은 이스라엘의 후츠파와 많이 닮아 있다. 자녀를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키운다. 이것이 핀란드 ‘시수’의 비결이다.
어떻게 하면 시수를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을까? 첫째, 자기 자비를 습관화하라. 텍사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크리스틴 네프는 자기 자비란 ‘우리가 곤경에 처한 친구를 대하듯 우리 자신을 대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신의 고통에 호의와 애정을 품고 자신을 대하라는 의미이다. 자기 자비는 힘든 시기를 뚫고 나아가는 데 필요한 구명보트를 제공해 준다. 자기 자비는 실수와 좌절 후에도 다시 일어날 회복력과 용기를 촉진한다.
둘째, 회복 탄력성을 가져라. 시수는 흔들리지 않는 자기 신뢰로 끝까지 버텨내는 마음가짐이다. 약점을 인정하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삶은 언제나 장애물이 가득 차 있고 실패하기 쉽기에 반복되는 실패 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탄력성을 가져야 한다.
셋째, 자연과 조화하라. 시수는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만족감을 찾고 건강을 개선한다. 자연은 휴식과 기분 개선에 최적의 장소다. 일상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공원 산책, 야외 식사 같은 활동을 통해 시수를 기를 수 있다.
넷째, 고독을 즐겨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시수에서 매우 중요하다. 리더는 고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주말을 자기 자신만을 위해 보내거나 하루 일상을 시작하기 전 명상하는 간단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시수는 핀란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든지 관심을 가지고 학습하고 자신의 삶에서 시수를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약함 가운데서 힘들어하는 사람이라면 생활 속에서 시수를 실천해보자. 머지않아 영원할 것만 같던 약함의 굴레를 벗어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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