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GE의 혁신 DNA》는 2011년에 GE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해왔던 약 10여 년의 여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혁신이 기존의 식스 시그마(Six Sigma)를 넘어 패스트웍스(FastWorks)를 중심으로 한 전사적인 프로세스 변화를 통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안내하며, 그에 따른 자금 배분, 조직 변화 및 종업원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냈는지도 소개한다.
이 책은 세 명의 저자들이 의기투합해 5년여의 연구를 통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GE라는 중후장대한 제조 기업의 변화를 통해 국내 제조 기업들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응하려면 ‘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구할 것을 제시한다.
■ 저자 임채성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생산관리 석사, 영국 SPRU at University of Sussex에서 기술혁신경영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 기술경영경제학회 회장,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방문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와 미국의 산업인터넷컨소시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즈옵스’ 그룹 공동 의장,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IIC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다. 저서로 《4차 산업혁명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와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제조업의 시대》가 있으며, 미국의 산업인터넷컨소시엄에서 발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 보고서 3권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 차례
추천사
머리글
GE의 임원 연수, 그 변화의 현장을 가다
1장. 경영 혁신의 역사를 써내려 간 GE
01_GE를 혁신으로 이끈 DNA
02_GE의 한계 인식과 새로운 혁신의 시작
2장. 디지털화에 도전하고 있는 GE
01_산업의 디지털화가 부른 무한경쟁의 시대
02_새로운 기회를 포착한 GE의 도전
03_제조 기업의 인터넷 비즈니스 예시
04_GE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
3장. GE의 인터넷 비즈니스 과제와 해법
01_변신을 위한 GE의 6대 도전 과제
02_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는 GE
03_인터넷 비즈니스 제조 공장, 브릴리언트 팩토리
4장. GE의 새로 일하는 방식, 패스트웍스
01_빠른 프로토타입을 접목한 패스트웍스
02_패스트웍스 진화과정
5장. 빠른 대응을 위한 수평적 조직화
01_수평적 조직화를 위한 시스템 구축
02_무엇을 위한 수평적 조직화인가?
6장. GE의 혁신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01_GE는 정말 실패한 기업일까?
02_GE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글을 마치며
저자 후기
참고 문헌
부록
이 책 《GE의 혁신 DNA》는 2011년에 GE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을 해왔던 약 10여 년의 여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혁신이 기존의 식스 시그마(Six Sigma)를 넘어 패스트웍스(FastWorks)를 중심으로 한 전사적인 프로세스 변화를 통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안내하며, 그에 따른 자금 배분, 조직 변화 및 종업원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냈는지도 소개한다.
GE의 혁신 DNA
경영 혁신의 역사를 써 내려간 GE
GE의 한계 인식과 새로운 혁신의 시작
GE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산업 표준을 100년 이상 설정하고, 지배해 왔다. 또한 GE가 추진해온 혁신 방법과 사업 전략은 미국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글로벌 제조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다. 그런 GE가 최근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과연 GE는 과거의 화려한 영화를 뒤로하고 몰락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혁신을 통해 폭풍 성장을 할 것인가? 전 세계의 경영계와 기업을 비롯해 투자자 및 컨설턴트 등 많은 사람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그동안 GE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시대 변화 수용이 더딘 제조업의 특성
잭 웰치는 “변화 이전에 변화하라”고 강조하며 시대의 변화보다 빠른 선제적인 내부 혁신을 추진해 왔다. 제프리 이멜트 역시 선제적인 내부 혁신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급속한 디지털 기술 및 시장 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과 다른 형태의 디지털화된 제조 기업으로 변신해야 하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서비스업의 디지털화를 주도한 구글, 아마존과 IBM 등의 엄청난 성장과 영향력은 제조 기업 GE로 하여금 위기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들 기업이 제조업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일부 기업은 이미 진입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기존의 디지털화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제조업 분야의 혁신적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컸다. GE는 전통적인 제조 기업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혁신적인 제품 및 서비스 제공에 더딜 수 있었다. 결국 이로 인해 GE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GE의 달라진 혁신 방식
GE는 앞서 설명한 이유들로 인해 기존과 다른 형태의 디지털화된 제조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게 된다. 큰 방향은 디지털 혁신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요약할 수 있다. GE는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그러한 대전환이 없이는 제조 기업의 유지와 성장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조직 내에 전파하고, 이를 구현할 디지털 리더와 소프트웨어 인력의 확충으로 디지털 마인드를 혁신하고자 하였다. 또한 제조업의 아날로그적이고 폐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의 요구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스타트업 방식으로 업무 방식을 바꾸는 것도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GE는 패스트웍스라는 툴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GE Belief’라는 직원 행동 가이드도 제공하였으며, 업무 방식의 변화에 장애가 되는 기업의 제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물론 제조 기업에 생소한 비즈니스 모델까지 혁신을 시도하게 되었다.
GE는 2017년 기준으로 매출 130조 원, 임직원 수 30만 명을 기록했다. 많은 사업부 중 대체로 GE 애비에이션(GE Aviation)과 GE 헬스케어(GE Healthcare)가 캐시 카우(Cash Cow)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GE Capital 사업)와 시장 트랜드 변화(GE Power 사업)로 경영 실적이 악화되어 미래를 위한 포트폴리오 변화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E는 미래를 위한 준비로 잘 하던 것을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적 선택을 감행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회사를 인수하거나 전문가를 영입해 사내의 사업 부문에서 시범적으로 활용했다. GE 어디티브와 GE 디지털이 대표적이다.
GE 어디티브는 약 20년 동안 적층제조 기술을 검토해 이를 2012년 항공기 신형 엔진(Leap Engine)의 연료 노즐 개발 때부터 활용하기 시작했다. 2016년 사업부를 신설하고 콘셉트 레이저(Concept Laser)와 알캠(Arcam)을 인수한 후, 내부에서 적용 가능성을 확인해 조만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GE 디지털은 GE 연구소 내 GE 소프트웨어(GE Software)로 출발하여 2015년 사업부로 독립했다. 대표적 제조 사업인 GE 애비에이션의 엔진 유지 및 보수로 시작한 GE 디지털은 2011년 시스코(Cisco) 출신의 빌루(Bill Ruh)를 영입하면서 사전 준비 작업을 했고, 회사 내 적용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후 외부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화에 도전하고 있는 GE
새로운 기회를 포착한 GE의 도전
새로운 기회 포착의 배경
기술 혁신을 통한 성장을 추구함에 있어 GE는 선도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경험한 서비스 업종 기업에서 새로운 모델을 찾았다. 1990년대에 서비스 업종은 전자상거래의 출현과 같은 디지털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구현이 이루어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GE는 바로 거기서 혁신의 추진 모델을 찾았다. 대표적인 기업이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경우, 고객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 이것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였다.
반면 GE와 같은 중공업 분야의 산업재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고, 데이터의 크기도 크고 복잡하다. 아마존의 일반 소비자와는 달리 고객사의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해도 그 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수집 가능한 정보도 한계가 있다. 고객사에 데이터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어려운 반면, 고객사에 공급하는 제품에서 자동적으로 데이터가 흘러들어오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는 고객사에게 공급하는 엔진이나 가스터빈 등에 센서를 달아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모이게 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면 고객사에 있는 기계와 부품들이 GE의 컴퓨터나 클라우드에 데이터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모인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보았을 때 산업 인터넷 비즈니스는 소비자 인터넷 비즈니스의 창조적 모방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GE는 시스코에서 부사장으로 ‘첨단 서비스 및 솔루션(Advanced Services and Solutions)’ 개발을 담당했던 빌루를 영입한다. 고객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 제조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서비스 기업의 인터넷을 활용한 서비스를 모방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와 함께 인터넷 연결 환경에서, 기존 서비스 기업에 존재하지 않았던 물건을 만들어 공급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판단 아래 GE는 제조업의 데이터 중심 서비스화를 추구하는 산업용 사물인터넷과 개별 고객의 요구에 맞춘 제품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적층제조(3D 프린팅 기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화의 진통
제조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의 출발은 GE 내부 상황상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여야 할 필요성을 자각하면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점차 진행되면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진통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동안 GE가 만든 솔루션은 많았지만 소프트웨어 간 시너지도 존재하지 않았고, 중복된 부분도 많았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의 카림 라카니 교수 등은 “GE는 2010년경 5,000명이 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었고, 소프트웨어로부터 얻는 수입이 250억 달러에 이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기술적 선택이나 상업적 제공을 가이드하는 전략이 없었다. 각 사업부는 현장 여건에 맞는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선택하고, 기술 및 상업적 성공에서 커다란 이질성을 갖고 있었다”라고 기술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소프트웨어를 모듈화하고, 공통된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최근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온라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아키텍처를 온라인 플랫폼과 연결해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까지는 선도적인 제조 기업이라면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이다. 여기서 플랫폼화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GE 입장에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화를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제조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 GE의 경쟁우위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GE의 제조 관련 지식에다 소프트웨어 지식을 융합하여 비즈니스 범위를 확장한다면 오히려 기존의 강점을 살려 경쟁우위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
그렇다면 GE의 산업 인터넷 비즈니스는 어떤 형태일까?
소비자 인터넷 비즈니스는 고객과 인터넷으로 실시간 연결된 비즈니스다. 소비자는 주문 과정에서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제품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SNS 망을 통해서도 자신의 정보를 제공한다. 제조업은 이것이 쉽지 않다. 고객사가 정보 제공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조업의 경우에는 고객사로부터 정보를 받기보다 고객에게 판매한 제품에서 데이터를 직접 받는 접근을 취한다. 하지만 고객사는 이러한 데이터 제공 역시 꺼린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고객사가 제공한 데이터가 자사의 이익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제품으로부터 데이터를 받고 분석하여 고객의 성과에 보탬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협조를 얻을 수 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소비자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들은 대부분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경쟁한다. 이들의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한다. GE는 이를 벤치마킹해 고객사로부터 흘러들어오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활용하는 플랫폼으로 프리딕스(Predix)를 운영한다. GE는 자사의 가스터빈, 풍력 발전기 등의 제품이 프리딕스 OS와 호환되고, 연결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자사 제품의 예지 정비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고객사가 그들의 고객에게 들어오는 데이터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까지 갖추고자 하였다.
GE의 인터넷 비즈니스 과제와 해법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는 GE
제조업의 구글 : 제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제시
OBB 모델
OBB(Outcome Based Business) 모델은 CSA 모델이 확대되고 체계화되어 앞선 디지털 기술 활용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고객이 구매한 GE 제품(예: 엔진, 터빈)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아 제품의 사용 현황과 문제 발생 사항 등을 분석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사항을 파악하고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 바로 디지털 트윈이다. 자사가 공급한 제품의 디지털 트윈에 실물 데이터와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면 제품의 사용 현황과 문제 발생 사항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GE는 디지털 트윈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행사를 2015년 ‘마인즈 플러스 머신(Minds + Machine) 컨퍼런스’에서 시연한 바 있다. 시연한 디지털 트윈은 가스터빈의 과거 데이터와 실시간 상황 데이터를 분석하여 향후 일어날 문제를 미리 알리고 선택 가능한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는 디지털 트윈 가운데 현재까지 시연 가능한 가장 성숙된 형태의 것이었다. 통상적으로 언급되는 디지털 트윈은 이 정도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GE의 디지털 모델은 실물과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디지털 구현(Digital Representation)’이 가능한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GE는 2016년 기준 약 55만 개의 디지털 트윈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OBB 모델은 장비와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GE 제품을 연결하고, 필요한 기술을 적용해 고객사의 재무 및 운영 데이터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것의 대표적인 모델이 바로 GE 에비에이션이다. GE 애비에이션은 고객에게 성과를 보장하고, 그 결과에 대한 수입을 얻는다. 즉, GE의 엔진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성공적인 성과를 파는 비즈니스 모델인 것이다. GE의 엔진을 사용하는 고객(고객사)은 항공사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있어서 성공적인 엔진 사용의 성과로는 무엇을 들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고장 없는 엔진 사용을 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고객사는 비행기의 지연 출발이나 결항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하루 수억 원 혹은 수십억 원의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있게 된다. 둘째로 유류비를 절감하는 엔진 사용이다. 비행기의 항로 및 착륙 경로는 유류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런던에서 뉴욕까지의 유류비를 대략 23,600유로(2,360만 원)라고 가정하자. 이때 최적 항로 및 착륙에 따라 연료 사용량이 1% 줄어든다면 비행당 23만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1년에 200번으로 가정하면 연간 4600만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GE는 이를 통해 무엇을 얻게 될까?
첫째로 ‘무고장 엔진관리’의 사용료를 받는다. GE 애비에이션은 판매한 비행기에서 수신되는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사전 예지 정비가 필요한 시기를 미리 파악해 항공사가 고장 없이 엔진 사용을 하게 되면, ‘무고장 시간을 파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로 ‘저연비 엔진 관리하기’에 대한 요금을 청구하여 수입을 얻는다. 이는 엔진으로부터 수신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보다 유류비를 1% 절감할 수 있는 비행기 항로 및 착륙 경로를 고객사에 알려줌으로써 수입을 얻을 수 있다.
GE의 새로 일하는 방식, 패스트웍스
빠른 프로토타입을 접목한 패스트웍스
린스타트업과의 결합: 고객 검증 체계화
에릭 라이스가 개발한 린스타트업의 핵심 포인트는 빠른 프로토타이핑으로 혁신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그려보거나 고객에게 물건을 만들어 보여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정을 검토하고 빠른 디자인 반복을 통해 완성하는 데 있다. 빠른 프로토타이핑을 강조한 것이 물론 린스타트업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기술혁신경영에 관한 많은 문헌에서 이를 강조해왔고, 기술혁신경영을 다룬 교과서에서는 혁신경영툴로 논의될 정도였다. 에릭 라이스의 린스타트업이 지닌 의의는 프로토타이핑 마인드 세트를 적용하고, 제품 개발 단계에 피봇(Pivot)이라는 개념 등을 넣으면서 더욱 체계화시켰으며, 이것들을 스타트업 회사의 제품 개발과 생산, 판매에 이르는 과정과 관련하여 정리했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GE가 프로토타이핑 마인드 세트를 거대 기업의 전사적인 차원에서 적용한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제품 개발 방식은 완벽성 추구로 인해 실패 시 극복할 시간 확보가 어렵고, 고객 검증이 취약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체계화된 거대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전통적인 제품 개발 방식은 먼저 시장 조사를 통해 고객의 요구 사항을 정리하여 개발 제품에 대한 사양(Specification)을 확정하고, 제품에 대한 컨셉트를 개발·설계·제작·테스트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다. 이러한 방식은 제품의 완벽성에 중점을 두다 보니 개발한 제품이 정말 고객이 원하는 것인지를 검증하는 프로세스가 취약한 측면이 있었다. 제대로 검증하려면 제품의 구체적인 모습이 프로토타입으로 나와야 하는데, 이는 관련 부서 간에 의사소통 프로세스를 거쳐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소비한 상태에서 만들어졌다. 프로토타입이 나왔을 때는 수많은 검토와 논의 끝에 내부적으로 제품의 디자인, 구조, 기능, 성능 등이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정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즉,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개발되는 제품이 정작 고객에게는 구체적인 디자인을 보여주지 않은 상태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고객 입장에서는 원하는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지는지 검토할 수 있는 과정이 없었고, 있더라도 의미가 적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면 실패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품 개발 초기부터 고객에게 ‘완성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제품의 모습’을 프로토타입으로 미리 보여주고, 그 후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자는 생각에 도달했다. 이처럼 디자인으로 구현 가능한 실물이나 버추얼(Virtual) 프로토타입을 고객에게 미리 보여주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지속적으로 시도되어 왔다. 그중 하나가 프론트 로드 문제해결(Front Loaded Problem Solving) 접근이다. 이러한 발상이 기업에 널리 퍼지게 된 기폭제가 바로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된 3D CAD 기술의 확산이다. 3D CAD는 컴퓨터 화면에 개발 중인 제품을 실물과 비슷한 3차원의 모습으로 나타낼 수 있게 해줌으로써 버추얼 프로토타입 제작을 가능하게 하였다. 그와 더불어 아이데오와 이를 창시한 톰 켈리(Tom Kelly) 등이 강조한 디자인 싱킹도 프로토타이핑 활용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접근은 고객이 원하는 것에 대한 이해와 가정을 바탕으로 ‘솔루션 제품 또는 해결책)의 모습’을 만들어 고객에 보여주고, 그들의 반응을 통해 완성해가자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일단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놓고 점검하는 최소 기능 제품을 통한 접근이다. 이는 해당 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평가하고 측정한 후, 그에 대한 피드백을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에 대한 이해를 진척시키면서 제품을 완성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고객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바로잡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구체화시켜 개발 제품의 실패 위험을 빨리 줄이려는 데 목적이 있다.
GE의 혁신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GE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지금의 제조 기업이 직면한 도전은 육지를 여행하다가 바다를 만난 것과 같이 가늠하기 어려운 여정을 눈앞에 둔 백마와 같다. ‘날개 단’ 백마가 되어야 바다를 건널 수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이드하는 산업인터넷컨소시엄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으로 비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날개’를 다는 것에 비유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다고 하겠다.
지금 GE의 혁신을 우리는 막 날개를 펼쳐 바다를 건너기 위한 ‘위대한 날갯짓’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GE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언한 후 수많은 기업들이 그 여정을 시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GE는 선구자로서 타 기업이 모방할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GE의 도전기를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단정하기보다는 ‘왜’, ‘무엇을’, ‘어떻게’의 시각으로 이해한다면 제조 강국을 추구하는 한국의 기업인들에게 많은 시사점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GE는 13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제조 기업이다. 산업의 역사와 함께해 온 GE가 4차 산업혁명을 기존의 생각과 방식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해 서비스형 인터넷 비즈니스 제조업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도전토록 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그 힘은 GE 내부에 있는 ‘혁신 DNA’가 아닐까?
‘GE의 혁신 DNA’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응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왜 -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주는 위기와 기회 요소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 무엇을 - 이러한 인식을 통해 제조업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착안했다.
* 어떻게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키기 위해 새로운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과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시대 변화(고객, 기술 등)를 읽고 ‘깨어 있는 기업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관점에서 ‘GE라는 애벌레’가 거쳐 온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GE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1. 조직에 혁신 DNA를 심는다
① 리더만이 DNA에 혁신의 칩을 심을 수 있다.
② 고객 지향적 리더십을 가진다.
③ ‘시간의 축복’을 선택하자. 아니면 ‘시간의 보복’을 받는다.
④ 변화 감지에 대한 감도를 높인다.
⑤ 도전 의식을 깨운다.
⑥ 고객에게 깨어 있는 디지털 마인드와 조직문화를 만든다.
2. 시대를 선도할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다
① 잘 하는 것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
② 전문가를 변혁 가능한 규모로 확충한다.
③ 미래를 선도할 비전을 가진다.
④ 시대를 선도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3. 시대와 사업의 특성에 맞게 실행한다
① 일하는 방식과 기존의 경영 시스템을 바꾼다.
② 조직의 시야를 생태계로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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