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팩터
 
지은이 : 김영준
출판사 : 스마트북스
출판일 : 2020년 02월




  • 베스트셀러 『골목의 전쟁』의 저자 김영준은 『멀티팩터-노력으로 성공했다는 거짓말』을 통해 성공에 대해 잘못 알려진 우리의 통념을 재점검하고, 프리츠 커피 컴퍼니에서 무신사까지 요즘 핫한 국내 기업의 알려진 성공 요인 뒤에 어떤 맥락이 있는지, 그들이 성공의 멀티팩터(Multi Factor)를 어떻게 획득하고 연결하며 활용하고 통제했는지를 보여준다.


    멀티팩터


    정말로 그게 성공의 비법이긴 한 겁니까?

    운인가, 실력인가? : 말콤 글래드웰 vs. 피터 틸

    비즈니스 세계에서 오랜 화제 중 하나는 성공이 운에 좌우되는가, 실력이 좌우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이 주제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은 실력이라는 시각이었다.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성취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능력들은 비범하기 그지없다. 누가 보아도 워런 버핏은 투자에 관한 한 전 세계에서 가장 비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며, 빌 게이츠나 스티브잡스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비범한 실력이 성공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감히 누가 이들의 재능에 대해 의심을 가질 것인가?


    운 만능주의

    대중적인 차원에서 ‘비범한 실력이 성공을 만든다’는 굳건한 인식에 균열을 낸 것이 바로 말콤 글래드웰의 대표 저서 중 하나인『아웃라이어』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재능이 성공을 만든다는 것은 허상’이라고 주장한다. 그 예시로 스포츠에서의 ‘월령효과 상대적 나이 효과라고도 한다’를 든다


    *유소년 선수단의 월령효과 - 출생월의 행운

    월령효과는 성적이나 기록 등이 상대적 나이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각 스포츠의 유소년 선수들을 살펴보면, 출생월이 선수 선발 기준일에 가까운 선수들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출생월이 선수 선발 기준일에 가까울수록 신체적, 정신적으로 좀 더 성장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릴 때는 나이가 같아도 출생월에 따라 성장이 차이가 난다. 즉,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가 아니라 출생월이 빨라서 좀 더 성장한 아이가 유소년 선수로 발탁되어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 - 비틀스와 빌 게이츠의 행운

    1만 시간의 법칙은 K. 앤더스 에릭슨과 랄프 크람페, 클레멘스 테쉬뢰머의 연구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어느 분야든 최고 수준의 실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말콤 글레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 소개하는 에릭슨의 연구 내용은 이렇다. 우선 베를린음악아카데미의 학생들은 ‘장래에 세계적인 솔로 주자가 될 수 있는 학생’, ‘잘하는 학생’, ‘미래의 음악교사가 될 학생’ 등 세 부류로 나누고 이들의 연습시간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세계적인 솔로 주자가 될 엘리트 그룹은 1만 시간, 그냥 잘하는 그룹은 8천 시간, 미래의 음악교사들은 4천 시간을 넘게 연습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재능이 아니라 연습시간에 따라 퍼포먼스의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은 누구나 노력하면 재능에 관계없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어떻게 ‘운’을 대표하는 예가 되느냐고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1만 시간의 법칙’은 말콤 글래드웰의 본래 의도와는 정반대의 뜻으로 알려졌다.


    앞에서 설명했다시피, 월령효과는 출생월이 빠른 아이들이 늦은 아이들보다 ‘먼저 태어난 행운 덕분에’ 더 많은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다. 또한 비틀스나 빌 게이츠의 예에서 보듯이 ‘환경이라는 운 때문에 1만 시간의 연습을 축적할 기회의 차등이 발생하고, 이것이 성과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환경의 차이로 인해 운이 따르지 못한 이들은 1만 시간의 훈련을 축적할 기회가 없다. 즉 글래드웰은 환경이라는 운의 요소와 성과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성공에 관한 한 ‘운 만능주의자’라고도 볼 수 있다.


    재능 만능주의

    피터 틸은 일론 머스크와 더불어 페이팔의 공동창업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의 성과는 페이팔 창립 이후에 더욱 빛났다. 그는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한 후에 또 다른 기술기업들을 창업하고 벤처 투자자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런데 피터 틸은 ‘모든 것은 운의 결과물’이라는 말콤 글래드웰의 주장이 몹시 거슬렸던 것 같다. 실제로 2012년 스탠퍼드대학에서 한 강의를 정리한 책인『제로 투 원』을 보면, 한 챕터를 할애하여 글래드웰의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은 로또가 아니다’라는 챕터에서 운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내며, 성공에서 배경의 영향을 배제한다. 심지어 성공에서 운의 역할을 강조하는 사람들에 대해 ‘전략적인 겸손’이라고 하며, 그런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은 의심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또한 만약 글래드웰의 주장대로라면 페이스북의 성공은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가 자라온 환경 덕분이라는 것인데, 이는 검증 불가능한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피트 틸은 불운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아마 본인이 벤처투자에서 종종 실패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행운의 존재에 대해서는 부정한다. 이러한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틸 장학금이다. 틸 장학금은 창업을 희망하는 23세 이하의 대학생들에게 대학 중퇴를 조건으로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그는 고등교육은 운을 과대평가하도록 가르치고 창의를 거세하며 성공을 제한하기에 불필요하다고 본다. 이처럼 그는 운의 역할을 철저하게 부정하며, 재능이 성공을 결정한다는 전통적인 관점을 지지한다. 비록 마크 주커버그,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들이 불운 때문에 흔들릴 수는 있지만, 결국은 재능으로 성공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재능 만능주의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


    생각보다 복잡한 세상

    세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단순화는 이 복잡한 세상을 쉽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지만, 지나친 단순화는 그 과정에서 놓치는 것들이 너무 많아지기에 오히려 세상을 잘못 이해하게 만든다. 또한 성공에 대한 오해와 오독을 일으키고, 성공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림은 물론이다.


    지나친 단순화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성공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노력이나 재능, 혹은 운이라는 하나의 렌즈로 볼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우위의 전쟁 : 그들은 어떻게 성공을 이루었는가?

    공차 : 비즈니스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30대 초반 평범한 주부의 340억 대박 신화

    공차 열풍이 불던 2013년과 2014년, 당시 대표였던 김여진 전 대표에 관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미디어가 주목한 포인트는 30대 초반, 평범한 주부 등이었다.


    알려진 대로 김여진 전 대표가 공차의 대만 본사로부터 한국의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따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본사 설득에 들인 기간만 1년이었고, 그 기간 동안 치밀하게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으며, 제안사항이 있을 때는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대만 본사를 찾아가는 정성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따내고 국내에서 바로 영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대만의 매장에서 6개월간 일을 해보고 국내에서 1호점을 오픈했다. 이는 자영업에 뛰어드는 40대 이상의 창업자들에게 모범 사례로 권해도 부족함이 없다.


    당시 공차는 본사가 위치한 대만뿐만 아니라 이미 싱가포르를 비롯한 중화권 아시아 국가들에 진출해 있었다. 김 대표는 싱가포르를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들이 공차 매장 앞에 줄을 선 것을 보고,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기회를 김 대표만 알아본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공차의 성공 가능성을 알아본 사람들은 그녀 외에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얻기 위해 대만의 공차 본사에 제안한 대기업과 외식업체들이 여럿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김 대포에게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허가한 것은 공차 본사가 한국으로 확장할 마음이 그다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확장이 목표였다면 김 대표보다 좋은 선택지가 많았다. 한편 김 대표의 계획은 한국에 매장을 소규모로 여는 것이었고, 바로 그 점이 자신이 작점 받은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매장을 소규모로 운영한다면 점포를 너무 많이 열었을 때의 질적 하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성공 신화의 이면

    그런데 김 대표가 들인 대단한 정성은 사실 정말로 평범한 주부라면 시도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가 이후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공차의 창업에는 ANZㆍ시티은행ㆍ바클레이ㆍ스탠다드차타드 등에서 일했던 남편의 도움이 매우 컸다. 애초에 그녀가 2007년 싱가포르에서 공차를 처음 접하게 된 것도 남편인 마틴 베리가 시티은행에서 아시아 - 태평양 디렉터로 발령받아 싱가포르로 이사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공차코리아의 지분은 100% 남편인 마틴 베리의 소유였고, 김 대표는 전문 경영인으로 했다. 이는 마틴 베리가 없었다면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경영자인 김 대표가 해외 브랜드의 공차를 한국에 안착시키는 데 많은 노력과 공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과연 이것을 ‘평범한 가정주부의 성공’으로 볼 수 있을까? 소유지분에서도 알 수 있듯, 공차는 김 대표가 아니라 부부의 기업이었다. 또 공동창업자인 남편의 커리어도 매우 비범하다. 대부분의 평범한 가정주부에게는 그런 남편이 없다.


    김 대표 부부의 확실한 우위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것을 과연 ‘평범한 주부의 성공신화’로 볼 수 있을까? 물론 김 대표가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획득하기 위해 들인 노력과 공이 컸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초기의 획득과정과 이후 매각에까지 남편이 큰 역할을 했음을 감안하면, ‘평범한 주부의 성공신화’라는 이야기는 다분히 과장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대표가 공차 대만 본사를 설득하기 위해 들인 노력과 추진력을 보면 누구에게나 귀감이 될 만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사업의 성패가 결정되지 않는다. 실제로 남편인 마틴 베리의 비즈니스와 투자금융에 대한 이해력, 협상력, 자금지원 등은 사업가 개인의 차원에서 보자면 어지간한 사람이 범접하지 못할 우위였다.


    김 대표만 보자면 우위라고 말할 요소들이 부족하다. 그러나 부부로 묶어서 보면 김 대표 부부는 시작에서 어떤 사람들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우위를 잘 이해하고 활용했고, 여기에 적당한 운이 더해져 극대화된 성과를 얻어낸 것이다. 결코 평범한 주부의 노력과 열정만으로 거둔 결과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공차의 성공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우선 멋져 보이는 성공 스토리에 섣불리 감동하기보다는 한 번 더 의심하는 게 좋다는 것, 그리고 사업가와 그 가족은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것도 없이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성공을 이루었다는 사람이 있다면 유심히 살펴보자. 대부분 자신이 가진 자원의 우위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거나 숨기는 경우이다.


    프릳츠 커피 컴퍼니 : 인적자본의 축적에도 적절한 시기라는 행운이 필요하다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프릳츠 커피 컴퍼니는 독특하기 그지없는 곳이다. 일단 위치가 매우 독특하다. 프릳츠 본점이라고 할 수 있는 도화점은 높은 고층건물과 오피스텔, 호텔에 둘러싸여 있다. 그렇지만 프릳츠 도화점은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카페 중 하나이다.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있는 카페를 다들 알아서 찾아간다. 한번 찾은 사람들은 왜 그런지 이해한다.


    프릳츠 도화점은 원래 갈비집으로 쓰였던 낡은 단독주택을 개조한 건물이다. 아울러 오타처럼 보이지만, 오타가 아닌 프 ‘릳’ 츠라는 브랜드명과, 도대체 커피와 무슨 관계일지 궁금해지는 귀여운 물개 로고는 인상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그 덕분인지 수많은 이용객들이 이곳을 방문한 흔적을 인스타그램 등 SNS에 남기곤 한다.


    화려한 인적자본

    성공의 원인을 ‘무엇을 했는지’에서 찾는다면, 프릳츠는 그 ‘무엇’을 발견하기가 참 쉬운 기업이다. 훌륭한 커피와 빵, 멋진 입지, 이제는 프릳츠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멋진 디자인, 트렌드를 정확히 반영한 인테리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스페셜티 시장을 내다본 혜안, 직원들에 대한 훌륭한 처우와 교육, 조직문화 등 모든 것이 다 좋아 보인다. 하지만 프릳츠가 다른 카페들과 비교해서 출발점에서 가장 우위에 있었던 자원은 다름 아닌 인적자본이었다.


    프릳츠는 여섯 명의 공동대표가 차린 기업으로 그 면모를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우선 김병기 대표는 스페셜티 업계의 스타이다. 김도현 대표는 커피리브레와 카페 뎀셀브즈를 거친 로스터이고, 박근하 대표는 2014년 세계 바리스타 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바리스타이며, 송성만 대표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파이널리스트로 항상 이름을 올리는 바리스타이다. 그리고 전경미 대표는 최고의 원두를 가리는 ‘Cup Of Excellence COE’의 심사위원이자 뛰어난 커피 감별사인 커퍼이다.


    프릳츠의 또 다른 축인 빵을 담당한 이는 허민수 대표이다. ‘폴앤폴리나’, ‘오월의 종’등과 함께 빵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던 ‘오븐과 주전자’의 대표였다. 각기 자기 사업을 차려도 될 만한 인물들이 뭉쳐서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프릳츠가 가진 무시무시한 인적자본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뭉치게 된 데에는 처음에 무슨 대단한 비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박근하 바리스타가 고생 끝에 세계 바리스타 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했고, 그의 세계대회 준비를 위해 평소 친분이 있었던 이들이 뭉치게 되었다.


    프릳츠 대표들의 조합은 창업 당시 화제가 될 정도로 화려했고 코어 팬들이 있었다. 또한 사람들이 훌륭한 커피와 바리스타를 찾아 방문할 만큼 시장이 발전하고 있었다. 여기에 힘을 더한 것이 빵을 담당한 허미수 대표의 합류이다. 이렇게 대표들의 인적자본과 그에 기반한 팬층은 허름한 단독주택을 고층건물과 현대적 건물 사이에 위치한 환상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프릳츠 매장은 단순히 빵과 커피를 파는 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원두 판매를 위한 쇼룸의 성격도 있다. 애초에 원두 농가와의 직거래가 프릳츠 커피의 핵심이므로 매장 소비뿐만 아니라 도소매로 팔지 못할 이유가 없다. 김병기 대표가 원래 이 사업을 해왔던 터라 시작부터 방향성은 결정되어 있었던 셈이다.


    인적자본의 시너지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높은 실력과 명성을 가진 대표가 창업한 곳에는 그만큼 경쟁력 있는 인력들이 몰린다. 업계의 스타와 함께 일하면 훌륭한 레퍼런스가 되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에 열의가 넘치는 인력들이 오기 때문이다.


    프릳츠도 마찬가지였다. 대표들의 화려한 경력과 잘 축적된 인적자본을 보고 커피에 남다른 열의를 가진 인력들이 몰렸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소기업일수록 인력풀이 크지 않아 좋은 직원을 채용하기 어렵고, 직원의 열의가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은 매우 큰 강점이다. 여기에 더해 대표들의 주도로 진행되는 교육은 직원들의 역량 향상으로 이어져 더욱 강력한 인적자본을 구축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뛰어난 역량을 가진 대표들의 동업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동업은 종종 분쟁을 낳는다. 의견, 책임, 권한, 주도권의 차이 등으로 인해 감정의 골이 생기고 서로 다투고 분열하기도 쉽다. 그래서 동업, 특히 공동대표의 경우 대표 간의 조직화가 필수적이다.


    프릳츠는 이 점에서 매우 재미있는 곳이다. 공동대표가 한 명도 아니고 여섯 명이나 되지만, 분업과 책임분담이 매우 잘 되어 있다. 분야에 따라 가장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믿고 따른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는 김병기 대표가 맡고 있으며, 매장에서 트는 음악의 선곡은 박근하 대표가 담당하는 식이다. 여기에 더해 대표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중요시하여 의사전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한다.


    프릳츠의 성공 사례는 꽤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대표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바닥에서부터 일을 배우며 역량을 쌓아왔고, 이들이 하나로 뭉친 사업은 매우 성공적으로 커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것도 없던 맨바닥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존재들이 아니다. 국내 커피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인물들이다. 그래서 프릳츠의 성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커피시장의 발전을 대략적으로나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프릳츠의 성공을 통해 알 수 있는 것

    프릳츠는 대표들의 인적자본과 이를 통한 직원들의 인적자본 양성 뛰어난 조직문화를 강점으로 삼고 있다. 월 1회 진행하는 ‘잘 되어 가시날’이라는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모두 한곳에 모여 서로를 확인하며 지난날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일을 준비하며 원활한 의사소통을 해나가는 자리이다.


    프릳츠가 성장을 초기하고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이런 수평적이고 훌륭한 조직문화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규모가 커진다면 필연적으로 관리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들이 관리할 수 없는 영역이 발생하고, 위임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고, 책임관리 직원과 일반직원이라는 위계가 탄생한다.


    프릳츠는 지금까지 분명 잘해왔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어나갈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매장을 늘리거나 원두를 더 판매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더 많은 성장을 위해서는 가장 자랑스럽게 여겨왔던 장점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성장은 늘 그만한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프릳트의 성공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인적자본의 축적을 통한 실력의 증진은 사업과 경쟁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나의 인적자본으로 주도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는 시점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운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그만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순간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거나 열리지 않는다면 그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는 힘들다. 프릳츠의 대표들이 대단한 점은 그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성공을 가로막는 잘못된 조언들

    출발점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이야기

    비즈니스에서 노력은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수많은 기업가들이 성공을 이야기할 때 자신이 들인 노력을 빠뜨리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의외로 재능을 언급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은 자신의 평범성과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강조한다.


    성공한 사업가는 왜 자신의 출발점을 감출까?

    누가 뭐래도 출발점이 명확하게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 부모의 지원으로 사업자금을 확보하기에 유리한 사람도 있고, 주변의 인적자원이 남들보다 훨씬 풍부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이 출발점의 차이가 비즈니스에서 초반의 유불리를 가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학벌이 대표적이다. 가끔 언론이나 사석에서 “명문대 학벌? 그런 거 필요 없어~”라고 호기롭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학벌이 좋은 경우가 많다. 아마도 자기가 좋은 학벌을 가져봤지만, 딱히 이들을 얻은 것도 없다는 뜻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비즈니스가 미디어에 실리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당신이 고졸, 혹은 별로 이름 없는 대학 출신의 사업가라면, 미디어가 주목하는 시점은 당신이 운영하는 기업이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 알려진 이후일 것이다. 별 볼 일 없는 사업가가 차린 별 볼 일 없는 기업은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명문대 출신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특히 명문대 출신으로서 남들이 하지 않는 사업을 하면, 시작 단계부터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미디어 산업의 종사자들도 명문대 출신들이 많다 보니, 기왕이면 같은 명문대 출신이 벌이는 비즈니스가 기사 소재를 찾는 이들의 정보망에 걸리기 더 쉬울 것이다.


    남들보다 더 나은 출발점을 가졌다는 것은 명백한 우위이다. 따라서 자신의 출발점이 남들보다 앞서 있다는 것을 애써 부정하는 사업가, 앞선 출발점 자체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괴상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출발점이 다른 사업가들은 엄염한 출발점의 차이를 애써 감추거나 부정한다. 마치 자신이 거둔 성취가 부정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거부감이다. 심지어 노력이 과대평가되었다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종종 출발점이 다른 이들의 성공을 비판한다. 비즈니스에서 출발점이 다른 것을 우위로 받아들이지 않고, 반칙이나 불법 혹은 편법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시각이다.


    사람들은 마치 사업가 본인이 오롯이 혼자 이룬 성취가 아니면 모조리 폄하할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부터 성공을 평가하는데 예술 점수가 생겼는지 궁금하다. 이것은 망상이다.


    출발점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첫째, 이제 사람들은 과거처럼 노력을 과대포장하는 것에 그리 관대하지 않다. 다른 계층에 소속된 사람이라면 그런 주장의 문제점을 단번에 짚어낼 수 있다.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늘려도 모자랄 마당에 스스로 깎아 먹는 것은 매우 큰 문제이다.


    둘째,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믿음을 전파한다. 남들보다 더 나은 출발점에서 성공의 우위를 확보하고 성취를 이루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폄하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우위를 모두 자신의 공으로 돌리고, 잘못된 믿음을 널리 전파하는 것은 예비 사업가들로 하여금 무리할 정도로 큰 위험을 부담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이것은 분명 큰 문제이다. 물론 자신의 경제적, 사회적 위치를 완전히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스스로 유능한 사업가라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자신의 위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출발점의 차이는 분명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이 차이를 제대로 언급하지 않거나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신의 성공을 다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업가의 발언을 조심하자. 그가 밝히는 성공 이야기는 많은 부분이 자신의 노력과 자신이 겪은 고생으로 윤색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 사람도 자신의 성공 이유를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