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라이어
 
지은이 : 와이즈먼(역:이수경)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출판일 : 2019년 02월




  • 리더십 전문가인 저자는 글로벌 기업 35개사의 150명 이상의 임원을 대상으로 20년 동안 연구한 결과, 다른 사람의 능력과 역량을 2배로 끌어올리는 멀티플라이어 효과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하였다. 저자는 150명 이상의 리더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멀티플라이어의 5가지 원칙을 밝혀냈다. 이들 원칙과 연결되는 강점들은 선천적인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학습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심지어 완고한 디미니셔도 배울 수 있다. 이들 5가지 원칙을 실제 기업세계와 조직에서 얻은 생생한 사례연구 및 실용적인 조언과 함께 소개한다. 


    멀티플라이어


    왜 멀티플라이어인가?

    멀티플라이어의 사고방식

    디미니셔의 사고방식

    디미니셔의 관점은 엘리트주의와 희소성에 바탕을 둔다. 이들은 ‘정말로 똑똑한 사람은 매우 드물고 내가 바로 그 소수에 속한다’고 믿는다. 때문에 자기 자신은 특별하고 ‘자기가 없으면 사람들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미니셔는 지적 능력을 희소한 자질로 여길 뿐만 아니라 웬만해선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즉 지적 능력은 고정된 것이며 시간 흐름이나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없다고 믿는다. 이런 관점은 저명한 심리학자 겸 저술가 캐럴 드웩이 말한 ‘고정 마인드셋’에 해당한다. 개인의 능력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 관점이다. 디미니셔는 이런 두 단계 논리로 생각한다. ‘지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영영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내가 그들 대신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디미니셔의 세계에서 똑똑한 사람들은 쉴 틈이 없다!


    멀티플라이어의 사고방식

    멀티플라이어의 관점은 매우 다르다. 디미니셔가 지적 능력을 흑백 색깔의 이분법으로 바라본다면 멀티플라이어는 총천연색 관점으로 본다. 멀티플라이어는 지적 능력에 관해 폭넓은 관점을 견지한다. 소수의 몇 명만 사고력을 발휘할 자격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또한 지적 능력을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은 드웩이 말하는 ‘성장 마인드셋’이다. 지능 같은 기본 자질을 노력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견해다. 멀티플라이어는 ‘사람들이 똑똑하고 문제 해결력을 갖고 있다’고 가정한다.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인재들이 조직에 가득하다고 믿는다.


    멀티플라이어는 복잡한 기회와 도전 과제를 마주하면 ‘이 문제의 해법을 찾고 그 과정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할 팀원들이 사방에 있다’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적 역량을 이끌어내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적절한 팀원들을 모으는 것, 그런 다음 자신은 한발 물러나 그들 스스로 해내도록 이끄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여긴다.


    멀티플라이어의 5가지 원칙

    1. 재능을 끌어당겨 최대한 활용한다.

    멀티플라이어는 ‘재능 자석’이다. 누구에게 속한 인재인지 상관없이 그 인재를 끌어당겨 최대로 활용한다. 사람들은 멀티플라이어 옆에 있으면 성장하고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그와 함께 일하려고 모여든다. 반면 디미니셔는 ‘제국 건설자’처럼 행동하면서, 생산적 성과를 내려면 자신이 모든 자원을 통제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은 자신이 소유한 인적 자원과 그렇지 않은 인적 자원 사이에 분명한 선을 그으며, 이런 인위적 구분이 자원의 효과적 활용과 발전을 방해한다. 사람들은 처음엔 디미니셔와 함께 일하고 싶을지 몰라도 결국 그들의 경력에 전혀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


    2. 최고의 사고력을 요하는 열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멀티플라이어는 의욕을 자극하는 근무 환경을 만들어 모든 구성원이 생각하고 의견을 내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해방자’가 되어 편안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사람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지적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모두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열정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이에 반해 디미니셔는 ‘폭군’처럼 행동하고, 주변 사람들은 평가받는 것이 두려워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얼어붙는다. 디미니셔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아이디어를 요구하지만 얻어내지 못한다.


    3. 도전 의식을 북돋운다.

    멀티플라이어는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도록 끊임없이 재촉하는 ‘도전 장려자’다. 기회가 있는 곳으로 이끌고, 구성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킬 과제를 던져주며, 해낼 수 있다는 믿음과 열정을 형성하도록 한다. 반면 디미니셔는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 명령하는 ‘전지전능자’다. 디미니셔는 방향을 정해주지만 멀티플라이어는 사람들이 방향을 찾게 유도한다.


    4. 토론으로 결정한다.

    멀티플라이어는 철저한 토론을 통해 합리적 결정을 도출하는 ‘토론 조성자’다. 또한 구성원들이 결정 사항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 포함시킨다. 멀티플라이어는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하는 토론에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이로써 모두가 충분히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결론에 도달한다. 반면 디미니셔는 ‘결정자’로서, 핵심 인물 몇몇하고만 상의해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과정을 알리지 않으며, 사람들은 결정 사항의 실행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 타당성을 따지고 논쟁하느라 에너지를 허비한다.


    5. 주인 의식과 책임감을 심어준다.

    멀티플라이어는 구성원 모두에게 높은 기대치를 심어줌으로써 훌륭한 성과를 내고 유지한다. 그는 ‘투자자’가 되어 성공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또한 구성원들에게 일의 책임을 지게 한다. 시간이 흘러도 멀티플라이어의 높은 기대치는 계속해서 강한 힘을 발휘해 사람들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게 하며, 그들은 리더의 개입 없이도 자립적으로 해내게 된다. 반면 디미니셔는 자기가 주인이 되어 통제하고 사사건건 간섭하며 직접 성과를 관리하는 ‘간섭형 관리자’다.


    놀라운 발견

    멀티플라이어는 냉철한 현실감각을 지닌다

    우리가 얻은 가장 중요한 통찰력 중 하나는 멀티플라이어가 매우 냉철한 현실감각을 지녔다는 점이다. 이들은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기대하고 탁월한 결과를 내도록 이끈다. 단순히 성과 중심주의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구성원들에게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까다롭고 엄격한 리더다. 멀티플라이어는 사람들에게 똑똑해진 기분을 느끼게 하지만, 그저 기분을 맞춰주는 ‘사람 좋은 스타일’의 리더가 아니다. 사람들의 능력을 알아보고 최대한 끌어내 활용하고자 한다. 커다란 능력이 보이므로 당연히 그것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멀티플라이어는 자신의 능력을 아끼지 않는다

    멀티플라이어가 한 걸음 물러나야 주변 사람들이 빛날 수 있다고, 그가 능력을 조금만 발휘해야 사람들이 역량을 제대로 펼쳐 돋보일 수 있다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멀티플라이어는 남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능력도 남김없이 발휘한다.


    멀티플라이어는 유머 감각이 탁월하다

    우리는 리더십 설문 조사에 ‘탁월한 유머 감각’을 즉흥적으로 집어넣었는데 결과적으로 우리의 추측이 옳았음이 드러났다. 유머 감각은 멀티플라이어의 두드러진 특성인 동시에, 디미니셔와 가장 거리가 먼 특성이기도 하다. 멀티플라이어가 코미디언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그들이 자기 자신이나 상황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멀티플라이어는 자신의 능력을 애써 방어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잠시 웃음거리가 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고 실수나 인간적인 약점에서 유머를 발견할 줄 안다. 그들의 유머 감각은 사람들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뛰어난 인재를 탁월한 인재로 키운다

    제국 건설자 vs. 재능 자석

    멀티플라이어는 재능 자석처럼 움직인다. 인재를 끌어당기고 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한다. 멀티플라이어가 최고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꼭 채용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인재가 그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디미니셔는 인재를 쌓아놓고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하는 제국 건설자의 행태를 보인다. 이들은 거창한 전망을 제시하며 최고 인재를 영입하지만, 그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시키지 못하고 그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준다. 왜일까? 자기 과시와 이득을 위해 인적 자원을 모으기 때문이다. 제국 건설자는 능력을 배가하지 않고 쌓아놓기만 한다. 사람들을 진열장의 수집품처럼 전시해놓고 정작 활용하지는 못한다.


    재능 자석의 4가지 특징

    1. 인재 탐색 범위에 한계가 없다

    모든 유형의 재능을 인정한다

    재능 자석은 천재적 능력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안다. 어떤 사람은 정량 분석이나 언어적 추리에 뛰어나다. 이는 IQ 검사나 SAT, 여타 전통적인 인지적 지능검사에서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어떤 사람은 참신하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내는 창의력이 뛰어나다. 비판적 안목이 남달라서 계획에 숨어 있는 문제점이나 지뢰를 즉각 찾아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뢰밭을 피해 안전한 터널을 뚫을 방법을 천재적으로 고안하는 사람도 있다. 기업 CEO 경력이 있는 도쿄의 한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기술 스타트업 경영진의 투자 유치 피칭을 들을 때 원칙으로 삼는 것이 있다. 경영진 구성원 모두가 엔지니어이면 사업 계획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그는 구성원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어떤 분야의 창업에서든(기술회사라 할지라도) 반드시 다양한 유형의 인재가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경계를 무시한다

    재능 자석은 조직도를 무의미하게 여긴다. 조직도는 누가 어떤 상사 밑에서 일하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데는 편리하다. 하지만 진짜 인재를 찾을 때는 그런 구분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재능 자석에게는 조직도가 큰 의미가 없다. 왜일까? ‘누구나’ 그를 위해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가 재능을 발굴해내는 사람은 누구나 그렇다. 멀티플라이어는 ‘뛰어난 인재를 발견하면 그 능력을 발휘시켜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2. 타고난 재능을 찾아낸다

    재능을 콕 집어 알려준다

    타고난 재능은 본능적으로 발휘되는 것이라 정작 당사자는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물고기는 자기가 물속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재능을 자각하지 못하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힘들다. 사람들에게 재능을 알려줌으로써 자신감을 높이고 능력을 십분 발휘하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


    래리 겔윅스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하이랜드고등학교 럭비팀을 이끈 감독이었다. 이 팀에서 뛴 선수들은 그가 다른 어떤 감독보다 선수들의 뛰어난 능력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냈다고 입을 모은다. 래리의 팀에 오기 전에 존은 스스로 괜찮은 선수라고는 생각했지만 뛰어난 선수라고 느끼지는 않았다. 그런데 래리의 말이 존이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 놓았다. 존은 회상한다. “감독님은 내 스피드가 훌륭하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존은 감독이 다른 선수들 앞에서 자신을 빠르다고 칭찬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는 내 스피드가 괜찮은 편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뛰어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그걸 콕 집어서 인정해주자 ‘나는 빠른 선수다’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경기 중에 빠른 스피드가 필요해질 때마다 그걸 떠올리고 내 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존은 그냥 빠른 선수가 아니라 엄청나게 빠른 선수가 됐다.


    3. 사람들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한다

    재능 자석은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면 그것이 발휘될 기회를 찾는다. 그 기회는 쉽게 보이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사업이나 조직을 바라보는 참신한 관점이 필요하다. 재능 자석은 사람들의 재능을 끌어낸 뒤에는 스포트라이트를 비춰 모두가 볼 수 있게 한다.


    4. 방해꾼을 제거한다

    독불장군을 제거한다

    뛰어난 개인은 경영자의 판단을 흐릴 수 있다. 처음에는 출중한 슈퍼스타를 내보내는 것이 큰 손해처럼 느껴진다. 설령 그가 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파괴적 영향력을 지닌 천재 때문에 치러야 하는 높은 비용은 간단한 계산으로도 알 수 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디미니셔 곁에 있는 사람은 능력을 약 50퍼센트 밖에 발휘하지 못한다. 뛰어난 직원이나 관리자를 내보내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그만큼 커다란 보상이 따른다. 팀원 11명 중에 디미니셔 1명을 없앰으로써 10명이 자기 능력의 절반이 아닌 100퍼센트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결과적으로 5명에 해당하는 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 1명을 잃고 5명을 얻는 셈이다.



    변화와 도전을 즐긴다

    전지전능자 vs. 도전 장려자

    디미니셔는 전지전능자가 되어 움직이면서, 자신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되어 구성원들에게 지시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은 전지전능자 위주로 돌아간다. 사람들은 상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려고, 그리고 거기에 맞춰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쓴다. 결국 디미니셔는 사람들의 성취 능력을 제한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지식에만 과도하게 집중하기 때문에 그 테두리를 넘어 구성원들이 발전하기 힘들다.


    멀티플라이어는 근본적으로 접근법이 다르다. 그는 답을 알고 지시하는 역할이 아니라 도전을 장려하는 역할을 한다. 조직이 성장할 기회를 찾아내고 사람들이 그 기회를 붙잡도록 이끌고 도전하게 한다. 멀티플라이어는 자신이 아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자신의 지식을 팀원들이 뛰어넘을 수 있게 독려한다. 결과적으로 도전의 기회를 제대로 이해하고 거기에 뛰어들 집중력과 에너지를 가진 조직이 된다.


    도전 장려자의 3가지 특징

    1. 기회의 단서를 제공한다

    멀티플라이어는 도전이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것을 안다. 능력을 시험받는 상황을 거치면서 지적 능력이 한층 도약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따라서 자신이 방향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어도 그냥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멀티플라이어는 답을 주지 않고 대신 발견의 과정을 거치게 한다. 즉 적당량의 정보만 제공해 생각을 자극하고 사람들 스스로 기회를 발견하게 이끈다.


    기본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멀티플라이어는 기본적인 가정을 의심하고 모두가 당연하다고 믿는 관점을 뒤흔드는 질문을 던진다. 경영전략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C. K. 프라할라드는 조직의 기본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접근법으로 유명했다. 그는 전략 수립이란 결국 근본 가정을 이해하고 거기에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라고 믿었다. 그는 유수 기업들의 경영진과 일할 때면 그들이 갖고 있는 기본 관점을 뒤흔드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곤 했다. 시장의 기회와 위협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2. 도전 과제를 보여준다

    멀티플라이어는 기회의 씨앗을 뿌리고 지적 에너지에 불을 붙인 뒤에는 커다란 노력을 요하는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디미니셔는 자신의 지식과 사람들의 지식 사이에 격차를 벌리려고 애쓰지만, 멀티플라이어는 어려운 질문을 던져 사람들이 현재 아는 것과 앞으로 알아야 할 것 사이에 공백을 만들고 그들을 도전으로 이끈다. 멀티플라이어가 제시하는 도전은 건설적인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사람들은 자신이 쏟아야 할 노력의 크기와 긴장감 앞에서 호기심을, 때로는 얼떨떨한 기분을 느낀다.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멀티플라이어가 도전으로 이끄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하기’라는 짐을 사람들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리더가 구체적인 도전 과제를 보여주는 단계에서는 그 짐이 리더 본인의 어깨에 있다. 그러나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그들 스스로 답을 찾게 함으로써 생각하기라는 짐을 그들에게 넘겨주게 된다. 이제 사람들에겐 도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찾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로써 멀티플라이어는 지적 능력과 에너지를 생성시킨다.


    도전 과제를 보여준다는 것은 할 일을 지시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리더가 아직 아무도 답을 모르는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것, 그리고 한 발 물러나 사람들이 주인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생각해 답을 찾을 시간을 주는 것이다.


    3. 믿음을 심어준다

    기회의 단서를 보여주고 도전을 제시하면 사람들은 해낼 수 있는 목표에 흥미를 갖는다. 그러나 진정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려면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멀티플라이어는 믿음, 즉 불가능해 보이지만 실제로 가능하다는 믿음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이 필요한 노력의 크기를 이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실제로 그만큼의 노력을 쏟아야만 의미가 있다.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춘다

    믿음을 만들어내는 한 가지 방법은 도전의 수위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블룸에너지 CEO 인 K. R. 스리다르는 전통적인 시스템보다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 가정용 및 기업용 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만든다는 비전을 추구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루기 힘들어 보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은 목표를 잡아야 한다. 3만 피트(약 9,100미터) 상공이 아니라 1,000피트(약 300미터) 수준에 있어야 한다. 리더가 3만 피트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팀원들에게 해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도전의 수위를 아래로 끌어내려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길을 보여주고 왜 그것이 가능한지도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한 번만 하면 믿음을 심어줄 수 있다.” 멀티플라이어는 목표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춤으로써 대담한 도전이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뜻하지 않은 디미니셔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보면 디미니셔가 무조건 강압적이고 독재적인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들 모두가 악당인 것은 아니며 어떤 리더들은 정말로 좋은 품성을 갖고 있다. 자아도취에 빠진 고약한 리더는 비교적 소수이고, 사실 조직 내의 디미니셔들은 대부분 뜻하지 않게 디미니셔가 된 경우다. 이들은 좋은 의도를 갖고 있으며 스스로 리더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믿는다.


    분명 좋은 의도를 갖고 행동하는데 어째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가르쳐주거나 도와주거나 모범을 보이려는 행동이 사람들에게 방해물이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뜻하지 않은 디미니셔 유형

    아이디어맨

    이 유형의 리더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이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들은 한마디로 아이디어의 샘이다.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솟아오르기 때문에 이런저런 새로운 생각을 잔뜩 들고 와서 빨리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어 한다. 이런 리더는 꼭 자신의 아이디어가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자기 생각을 더 자주 들려주며 의견을 주고받을수록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도 더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맨 주변에서는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가 제시하는 아이디어가 매력적으로 보이면 팀원들은 그것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진전을 보일라치면 리더가 이내 또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팀원들은 여러 프로젝트에 찔끔찔끔 손을 대게 된다. 그들은 결국엔 항상 처음으로 돌아가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힘이 빠진 그들은 점점 리더의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것에 소극적이 될 뿐만 아니라 그들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놓는 일도 줄어든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해지면 어차피 리더에게서 샘솟아 나올 테니까 말이다.


    구조자

    착하고 좋은 마음씨를 가진 이 리더는 사람들이 고생하거나 피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지르거나 실패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한다. 그래서 어려움에 빠진 것 같거나 조금만 불안한 낌새가 보여도 곧장 뛰어들어 도와준다. 가끔은 온몸을 내던져 정말 심각한 위기에 빠진 직원을 구해낸다. 도움을 제공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이 결승선을 통과하게 돕는다. 이는 뜻하지 않은 디미니셔의 가장 흔한 유형이다.

    구조자의 의도는 물론 훌륭하다. 그는 사람들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내길 바라고 그들의 평판을 지켜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일하고 성과를 내는 자연스러운 사이클에 개입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중요한 배움의 기회를 빼앗게 된다. 관리자가 너무 빨리, 너무 빈번하게 나서서 도와주면 사람들은 의존적이 되고 무력해진다. 임무를 완수하더라도 성취감을 경험하는 대신에 자신감이 고갈된 기분을 느끼기 쉽다.


    낙관주의자

    예전에 나는 동료와 함께 중요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저명한 학술지에 실릴 기회를 얻으려면 굉장히 짧은 기간에 논문을 완성해야 했다. 우리는 복잡한 분석을 하고 추가 자료 조사를 진행한 다음 본격적으로 논문 쓰는 작업에 들어가야 했다. 또 그 와중에 다른 몇 개의 프로젝트도 동시에 관리해야 했으며, 이 모든 걸 빠듯한 연구 자금으로 진행해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가 내게 말했다. “리즈, 난 당신이 그 말 좀 안 했으면 좋겠어!”


    “무슨 말?” 내가 물었다.


    “‘어려워봐야 얼마나 어렵겠어?’ 라는 말.”


    “어째서?” 내가 물었다. 그는 잠시 멈췄다가 나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는 ‘정말로’ 어려우니까.” 그리고 다시 멈췄다가 말했다. “난 당신이 그 사실을 인정했으면 해.”


    그는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반대하려는 게 아니었다. 단지 그 일이 어렵다는 사실과 그가 힘겹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주길 바랐던 것이다. 프로젝트의 어려움이 나의 낙관주의에 어물쩍 덮여버리는 게 싫었던 것이다.


    할 수 있다는 낙관적 태도가 좋은 리더가 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까? 낙관주의로 일관하는 리더는 팀원들의 노고와 분투를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리더를 보며 현실감각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그런 리더는 본의 아니게 실수와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일인데 실패한다면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자각할 줄 아는 리더가 돼라

    자각할 줄 아는 리더가 되는 출발점은 자신의 타고난 성향이나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인해 잘못된 길로 향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좋은 습관과 얼핏 바람직해 보이는 리더십 방식이 우리의 취약점이 되어 뜻밖의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아무리 훌륭한 리더라도 그런 사각지대가 있기 마련이다. 당신의 디미니셔 성향을 파악했다면, 팀원들과 함께 일련의 신호와 개선책을 만들어보라. 공통의 신호를 만들어 당신이 디미니셔 리더로 향하는 미끼를 덥석 물지 않고 피하게 한 다음, 개선책을 실행해 멀티플라이어의 길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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