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3월 1주차

BOOK SUMMARY
 인문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

저자 웃따(나예랑) (지은이)
출판 다산북스
출간 2023.02
힘 빼고 유연하게, 모든 순간을 파도 타듯 즐기는 심리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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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


가면을 벗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_ 가짜 자기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제가 아는 9살짜리 여자아이는 동생에게 양보도 잘하고 착하고 부모님 말씀을 엄청 잘 들어요. 같이 문구점에 가면 엄마가 사라는 것만 사고, 사지 말라는 것은 한 번 투정을 부려보지도 않고 내려놓더라고요. 그렇게 사온 것을 엄마가 동생에게 빌려주라고 하니까 “응, 엄마” 하면서 아무런 불편한 기색 없이 빌려주고요. 제가 볼 때 그건 결코 당연하지 않거든요. 그 마음이 편안하고 가벼울 리가 없거든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 아이가 엄마 없는 자리에서 저에게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저는 동생에게 빌려주기 싫었어요. 그리고 아까 문구점에서 다른 물건을 사고 싶었어요.”

“그랬어? 그럼 왜 그걸 샀어? 동생에게는 왜 빌려줬고?”

“그래야 엄마가 저를 예뻐하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마 말을 안 들으면 저를 미워해요.”


사랑받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자기

‘가짜 자기’는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어진 거짓 자아(false self)를 뜻합니다. 앞에서 살펴본 ‘눈치 보는 나’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아이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양육자에게 사랑을 받으려고 해요. 우리는 보통 부모는 무조건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는 부모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예요.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필수적이지 않지만 아이는 부모를 사랑하는 것이 생존과 연결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부모의 사랑으로 먹고 자고 안전을 보장받고 뇌가 발달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사랑을 구합니다. 그래서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부모가 아이를 존재 자체로,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지 않고 조건적으로만 사랑을 주면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조건에 맞추기 위해 가짜 자기를 가질 수 있어요. 또 아이의 자율성을 억압하고 부모의 주관적인 틀에 맞춰서 과도하게 통제하며 잔소리를 하거나, 아이를 무관심하게 방치하는 경우에도 가짜 자기를 갖게 됩니다.


실제로 앞에서 소개한 여자아이의 엄마는 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지시했으며 화도 잘 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했고요. 잘한 것은 딱히 칭찬하지 않으면서 못한 것이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은 바로 지적했어요. 그 밑에서 크는 아이는 엄마에게 사랑을 받고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본능에 의해 가짜 자기를 만들 수밖에 없었죠.


부모 사이에 끼어버린 존재

물론 그 엄마도 다 사정이 있어요. 일단 부부 사이가 굉장히 좋지 않았고 본인의 자존감이 무척 낮았습니다. 부부 사이가 안 좋은 게 아이의 가짜 자기랑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부부가 자주 싸우거나 서로 건강한 교류와 친밀감 없이 정서적인 이혼 상태에 있는 경우 자녀는 부모 사이에 끼입니다. 부부가 둘 사이로는 안정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둘 사이에 무엇을 끼우는 경우를 가족치료 이론에서는 ‘삼각관계’라고 해요. 삼각관계로 끼우는 것 중에는 텔레비전, 스마트폰, 반려동물, 과도한 업무, 과도한 취미생활, 심지어 내연관계도 있어요.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많이 끼이는 삼각관계가 바로 자녀입니다.


부부의 삼각관계 안에 끼인 아이는 성인이 되어도 그 삼각관계에서 빠져나오기가 아주 힘들어집니다. 부모를 보호하고 위로해야 하는 역할에서 빠져나온다는 건 스스로 불효자식이 되는 거고 비인간적이며 부모를 배신하는 일이라고 인식하거든요.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도 부모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사람은 보통 삼각관계에 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분화가 안 된 것이죠.


그렇게 부모가 원하는 자아로 그들을 만족시키면서 사는 착한 자녀가 됩니다. 부모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 되고, 부모를 절대로 실망시켜서는 안 돼요. 부모를 슬프게 만들어도 안 돼요. 그래서 부모가 원하는 가짜 자기로 살아가요. 그리고 커서도 그런 식의 관계 패턴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부모가 원하는 모습이 진짜 내 자아는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부모는 내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가짜 자기들은 이것을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꼭두각시놀이를 해왔기 때문에 가짜를 진짜라고 생각하며 그 둘을 구분하지 못하죠. 그래서 자기의 감정이 무엇인지, 취향이 무엇인지, 욕구는 무엇인지, 꿈은 무엇인지 잘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야말로 진짜 나를 잃어가는 거예요.


남 대신 나를 만족시키는 연습

주어진 역할대로만 살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가면을 벗어야 해요. 진짜 자기는 가면 뒤에서 죽어가고 있잖아요. 어떻게 생겼었는지도 잊어버렸잖아요. 아니, 어쩌면 한 번도 본적 없을지도 몰라요. 진짜 자기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세요? 얼마나 가치 있고 사랑스러운지 아세요? 이제부터는 가면을 벗고 진짜 나로 숨 쉬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할게요.


가면 쓴 미숙이를 위한 처방

① 하루 10분 내 마음 보기

종이를 한 장 펼치고 오늘 내 마음은 어땠는지, 나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것들을 솔직하게 규칙 없이 써보세요. 원하는 게 떠오른다면 아주 작게라도 실천하고요. 진짜 나를 만나서 노는 거예요.


② 기분 나쁘지 않게 자기표현하기

나에게 닥친 상황을 과장되지 않게 객관적으로 설명하면서 그에 대한 나의 감정을 말해요. 그 자리에서 바로 말하기 힘들다면 기분을 가라앉힌 뒤에 문자로 해도 좋고, 혼자 할 말을 연습했다가 나중에 말해도 좋아요.


③ 상대방을 과소평가하지 않기

상대방을 실망시킬까 봐 두려운 마음에 혼자 속앓이를 하며 모든 감정을 책임지려 하지 마세요. 내가 실망시키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실망하는 겁니다. 슬픔도, 상처도 모두가 겪는 인생의 일부고, 상대방에게도 그것을 감당할 힘이 있답니다.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_ 완벽주의

“실수하면 틀림없이 버림받을 거야”

실수나 실패가 너무 두렵고 자기가 생각한 틀대로 완벽하게 이루어야만 안심하는 사람이 있어요.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으면 모두 망친 거라고 여기며 자신과 타인에게 높은 기준을 부과하는 사람입니다. 싫은 소리를 절대로 들어서는 안 되고 합리적인 비판이라도 견딜 수가 없어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매우 자연스럽죠. 그게 없다면 인류가 어떻게 발전을 하겠어요?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H.Maslow)의 5대 욕구를 보면 1단계가 생존의 욕구, 2단계는 안전의 욕구, 3단계는 애정의 욕구, 4단계는 인정의 욕구예요. 그리고 마지막 5단계가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아래 단계의 욕구가 채워져야 그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추구하게 돼요. 그러니 4단계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어느 정도 채워져야 5단계인 자아실현이 하고 싶어지겠죠.


내가 왜 자아실현을 못 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아래 단계 중 무엇을 채우길 원하는지요. 이처럼 인정받으려는 마음은 매우 본능적이기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인정받으려 애쓰셔도 됩니다.


존재 가치를 흔드는 인정 욕구

문제는 정상 범주를 넘어 강박적이고 신경증적으로 인정 받으려고 할 때예요. 정상 범주의 욕구는 인정받으면 좋고 인정받지 못하면 속상한 정도예요. 그런데 강박적이고 신경증적인 인정 욕구는 인정받지 못했을 때 자기 존재의 근본이 흔들려요.


“깐 데 또 까”라는 말 들어보셨죠? 밥 먹다가 혀를 깨물면 무척 아파요. 그래도 잠시 아파하고 난 뒤에는 즐겁게 밥을 벅을 수 있어요. 그런데 똑같은 데를 또 깨물면 어때요? 거의 울죠. 밥을 먹는 건지 혀를 먹는 건지 모를 혼란 속에서 침과 눈물을 닦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어떻게 밥을 먹을까요? 다시는 그 부분을 깨물지 않도록 매우 강박적이고 신경증적으로 먹게 됩니다. 더 이상 그 식사는 즐거움이 아닌 생존 현장이 되죠.


성장 과정에서 자존감에 상처가 자주 난 사람은 다시는 자존감이 다치지 않으려고, 그러니까 깐 데 또 까이지 않으려고 매우 강박적이고 신경증적으로 인정과 애정에 목맵니다. 그 사람에게 관계와 일은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 생존 현장이에요. 자기 가치감이 낮고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을 타인의 인정에 걸거든요. 내부에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면 산소 호흡기를 끼고, 그 호흡기를 빼면 죽잖아요. 그런 원리죠.


내가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내 안에서는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끌어와야 해요. 산소 호흡기를 껴야 해요. 그걸 빼면 자기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워요. 그렇게 타인이 인정해야만 가치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 사람이 됩니다.


타인의 인정이 ‘나의 행동과 성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나의 존재, 나의 근본’을 평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얼마나 사는 게 힘들고 스트레스가 심하겠어요? 타인의 평가가 나의 존재 가치를 좌우한다면 말이죠. 그래서 지적을 받거나 작은 실수라도 하면 멘탈이 붕괴됩니다. 그때마다 자기 존재의 근간이 흔들리니까요. 그래서 붕괴를 막기 위해 극도로 예민하게 성공에 집착하고 실수나 실패에 대한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그런 사람을 ‘완벽주의자’라고 불러요. 물론 모든 완벽주의의 원인이 인정 욕구는 아니에요. 불안이 높고 강박적인 사람의 경우 자신의 틀을 지키며 안정감을 얻기 때문에 타인의 평가와 상관없이 완벽주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완벽주의의 2가지 특징

완벽주의는 보통 완벽함이 주는 매력을 추구한다기보다는 불완전이 주는 불편과 불안에 괴로워하는 사람이에요. 즉 성공하면 기쁘고 보람 있기 때문에 성공하려는 게 아니라 실패나 실수가 너무 불편해서 성공하려는 사람이죠.


완벽주의는 크게 2가지 측면을 지니고 있어요. 첫째,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을 부과합니다. 업무적으로 그럴 수도 있고 도덕적으로 그럴 수도 있어요. 횡단보도에서 빨간불에 건너는 사람들, 엄청 거슬립니다. 또는 관계에 대해 높은 이상주의를 가지고 있을 수 있어요. 대체로 모든 면에 있어서 기준이 높고 거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망친 것. 보잘것없는 것, 실패한 것으로 자각합니다. 그래서 내가 설정한 그 기준에 못 미치면 나와 타인을 비난합니다. 아, 물론 속으로만요.


둘째, 작은 실수는 결점에 집착합니다. 시험에서 90점을 받았으면 90점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10점이나 틀렸다는 사실에 집중하면서 자신의 흠과 티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10점 때문에 열받아서 잠을 못 잘 겁니다. 옆에서 잘했다고 격려해도 전혀 들리지 않을 겁니다. 그 10점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미치겠거든요.


이러한 삶은 어떨까요? 진짜 사는 게 아닙니다. 좋은 순간보다 힘든 순간이 훨씬 더 많은 삶이죠. 물론 완벽주의가 주는 장점이 있어요. 남들보다 실수가 적고 업무나 학업에서 남들보다 좀 더 성과를 내죠. 그러나 그 성과를 위해 본인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참 혹독합니다.


게다가 그렇게 이루어냈어도 만족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또 결점을 찾아내서 스스로 비난하고요. 그러다 보면 자존감이 낮아집니다. 세상에 완벽은 존재하지 않는데 나의 목표가 완벽이면 언제나 나는 실패자가 되는 거잖아요. 남들이 보기에 잘했어도 나 스스로는 열등한 존재라고 여기니까 자존감이 떨어지겠죠.


그리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탈진할 수 있습니다. 일 중독과 번아웃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크고 우울증 단골손님이 될 수 있어요. 또 다른 사람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서 매우 비판적으로 보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도 갈등이 자주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 중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자신만의 엄격한 기준으로 타인을 비판하기 때문에 팀의 리더나 직장상사라면 동료들을 매우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아, 자기는 모를 수 있어요.


목표도, 결과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

그렇다면 이 완벽주의를 어떻게 고칠까요? 솔직히 성향 자체를 완전히 바꾸지는 못해요. 타고난 성향은 무엇이든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고칠 필요가 없기도 하고요. 다만 외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억지로 애쓰는 부적응적 완벽주의에서, 자기만의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며 만족을 얻는 적응적 완벽주의로 바꿀 수는 있습니다.


완벽주의 미숙이를 위한 처방

① 흑백논리 오류에서 벗어나기

결과의 척도를 객관적으로 말해보세요. “이번 시험은 완전히 망쳐버렸어”가 아니라 “70점을 받았어”라고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하는 거예요. 불필요한 자책과 좌절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② 실수 알레르기 버리기

실수했다는 사실에 집중하며 괴로워하기보다 다음에 보완할 부분을 생각해요. 오히려 실수를 탄탄하게 기초를 쌓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요.

③ 셀프 칭찬하기

잠들기 전에 오늘 하루 동안 내가 잘한 일, 나의 긍정적인 면을 떠올려 보세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좋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쌓이면 행동으로 이어지고 게으른 완벽주의를 벗어날 수 잇어요.


④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

애매하게 “오늘 책을 봐야지”가 아니라 “10~12시에 책을 3단원까지 봐야지” 이렇게 눈에 그려지는 목표를 세워요. 사소해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목표에 도달하는 경험을 쌓는 거예요.


⑤ 과정을 소중히 여기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떠올려보세요. 결과와 별개로 모든 경험은 내 안에 쌓여 인생에 보탬이 됩니다.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타인을 미워하기

“징징거리는 쟤가 너무 싫다”

외면하고 싶은 내 모습

유독 예민하게 거슬리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야말로 꼴 보기 싫죠. 그런데 누구에게나 그 사람이 별꼴일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내 눈에는 왜 그 사람이 유독 거슬리고 꼴 보기가 싫을까요?


몇 번 대화해 본 것도 아니고 잘 아는 사람도 아닌데 유독 짜증 나는 사람이 있나요? 다른 사람은 그 정도로 열 내지 않는 거 같은데 나만 그러는 거라면, 왜 그러는 걸까요? 무의식을 연구한 심리학자 칼 융은 이와 관련해 ‘그림자’라는 개념을 소개했어요.


그림자는 언제 생기죠? 사람의 앞에 빛이 있을 때 뒤로 그림자가 생겨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되고 싶은 모습이 있어요. 현재보다 더 나은 내 모습과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발전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빛을 따라 바쁘게 달려가요. 즉 부족한 점은 고치려고 하고, 좋은 점은 개발시키려고 하고, 이것저것 배우고 노력해요.


그런데 그렇게 빛을 향해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림자가 드리워요. 어디에 생길까요? 나의 뒤에요. 뒤에 있기 때문에 나는 나의 그림자를 보지 못합니다. 앞에 있는 빛만 보고 바쁘게 달려갈수록 더욱 그렇죠.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깊어집니다. 융이 말하는 그림자는 내가 너무 싫어하는 내 모습, 그래서 무의식에 집어넣고 외면해 버린 내 열등한 부분이에요.


그림자는 무의식에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잘 인지하지 못해요.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사람을 봤을 때, 어떤 사건을 만났을 때 굉장히 불쾌한 기분으로 내 그림자를 마주하게 됩니다. 참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 나는 그 사람과 닮은 거예요. 다 닮은 건 아니고 나의 무의식에 있는 내 단점을 가진 사람인 거예요(물론 직접적으로 나에게 상처를 입혔거나 싸웠거나 괴롭히는 사람이라면 해당하지 않겠죠).


내가 나를 제일 모른다

인정하기 어려운가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남들이 볼 때는 보여요.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기가 제일 모른다고 해요. 나는 앞에 있는 빛을 보고 있으니 뒤에 있는 그림자가 안 보이는데 옆에서 다른 사람이 보면 빛도 보이고 그림자도 보이거든요. 그래서 나를 정말 알고 싶다면 나랑 같이 사는 사람, 나랑 친한 사람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볼 때는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과 나의 닮은 부분이 보일 수 있어요.


꼭꼭 숨겨둔 장단점을 발견할 기회

이 그림자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융은 화해하라고 말합니다. 무조건 없애라고 하지 말고 ‘그 모습이 나에게 있었구나’ 이렇게 인정하고 안쓰럽게 여겨주라는 말이에요.


타인을 미워하는 미숙이를 위한 처방

① 투영의 법칙 이해하기:

누군가가 너무 밉다면 그 사람에게서 미숙한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요. 투영의 법칙을 이해하면 타인에게 화살을 돌리며 미워하는 대신 나를 이해하고 돌볼 수 있어요. 타인에게도, 나에게도 건강한 방법입니다.


② 그림자와 화해하기:

남몰래 감춰두었던 미숙한 나를 보며 ‘내 뒤에 불쌍한 그림자 녀석이 하나 있지’하고 그대로 보듬어 주세요. 자책하며 수치심을 주는 대신 따뜻하게 끌어안는 거예요.


③ 나의 장점도 보기:

누군가가 너무 부럽고 매력적으로 보인다면 왜 그 사람을 부러워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내 안에 바로 그 장점이 이미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해요. 더 개발하고 싶은 자신의 장점입니다.



파도 타듯이 유연하게 살아가기 위해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_ 나를 용서하기

나에게 친절해지는 연습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스스로에게 자주 합니다.

“더 노력해야지.”

“더 나아져야지.”

“더 성장해야지.”


인간은 자신의 열등함과 나약함을 인지할 때 수치심을 느끼며 그것을 극복하고자 자신을 바꿔 나갑니다. 좋은 삶의 태도라고 생각해요. 인류는 열등감에 의해 발전하고, 수치심 때문에 성장하죠.


자기 비난 vs. 자기성찰

자기발전은 채찍질과 비난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성찰’로 해야 건강합니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살피며 자신이 실수한 부분을 다음에 어떻게 발전시킬지 생각하는 것이 성찰입니다. 자기발전은 스스로를 갉아먹고 깎아내리는 자극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아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자기를 용서하지 못하고 다그치면 당장은 발전하는 것 같지만 속은 건강하지 않습니다.


자기를 수용하고 성찰하면 전반적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두루 발전하게 됩니다. 심리적인 안정감과 여유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멀리 생각하는 안목을 갖추거든요. 경직된 사람은 눈앞의 것만 생각하지만 여유롭고 자율적인 사람은 훨씬 더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죠. 진짜 성숙한 사람의 자기발전은 그렇게 하는 겁니다.


내가 나의 둥지가 되도록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내가 싫어하는 나의 미숙한 모습이라도 외면하지 않고 마주 봐야 합니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죠. 굉장히 자존심 상하고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진짜 미숙한 사람은 자기 모습을 보며 화를 내고 인정하지 않으며 미숙함을 외면합니다. 그러면 성찰은 없는 거예요. 자기 비난, 타인 비난, 원망, 회피 등 원시적인 방어기제들로 돌려막기 하면서 스트레스 홍수 속에서 버티기를 할 뿐입니다.


자신의 미숙한 모습을 직면하는 것은 자기가 먹고 토한 것을 찬찬히 살피는 것과 같이 역겨운 일일 수 있지만, 그래야 진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계속해서 먹고 토하며 주변 사람과 나 자신을 힘들게 할 테니까요.


뭔가 기분이 나빠졌다면 무작정 스트레스를 풀지 말고 잠깐만 거기에 머물러 보세요. 술, 담배, 폭식, 넷플릭스, 유튜브는 나를 성찰시켜 주지 않습니다. 내 짜증을 잊게 해줄 그것들을 찾기 전에 잠깐만 내 마음을 보세요.


나의 성향과 성장 과정, 내가 걸어온 역사들을 생각하면서 나를 이해해 보세요. 그리고 아무것도 따지지 말고 그런 나를 그냥 안아주어야 해요. 나의 잘못이 아니라 내 역사의 결과물이잖아요. 손가락질할 수 없어요. 나의 미숙이를 그저 품어야 해요. 내가 나를 다그치고 혼내면 나는 진짜로 갈 데가 없어요. 둥지를 잃은 새처럼 열심히 날갯짓만 하고 어디하나 머무를 곳 없는 고단한 인생이 되죠. 그러니 내가 나에게 둥지가 되어 주세요. 나를 쉬게 해주세요.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_ 성격 활용하기

세상에 나쁜 성격은 없다

타고났기에 더욱 귀한

애초에 나쁜 성격이라는 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성격에서 문제를 끝없이 찾아 고치려 들고 성격 그 이상으로 자신의 존재를 한심하게 여기고는 해요. 성격은 성격이고 나는 나인데 성격을 나와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성격에 대해서 딱 결정하셔야 해요. 내가 내 성격에 끌려 다니면서 치이느냐, 아니면 내가 내 성격의 주인이 되어서 잘 사용하면서 살아가느냐. 성격은 나를 구성하는 내용 중에 하나고 내가 나로 살아가는 데 쓰는 도구 중에 하나입니다. 그것을 요리조리 필요할 때 쓰고 조절할 때 조절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 성격에 치이는 게 아니라 내가 성격을 적제적소에 쓰면서 다루는 것이죠.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요?


일단은 내 성격을 확실히 알아야 해요. 성격 유형 검사도 도움이 되고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나는 나에게 별로 객관적이지 못하거든요. 그렇게 내 성격을 파악한 다음에 모든 성격 유형은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고 모두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해요. 모든 성격은 그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어요. 하나 하나의 퍼즐이 맞춰져서 ‘사회’가 되는 거죠.


성격은 내가 아니다

세상에는 나쁜 성격이 없습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 어떻게 다루느냐,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나쁘게 다루고 활용하면 나쁜 성격이 되는 거겠죠. 칼이 사람을 살리고 음식을 만드는 데 쓰이지만 때로는 사람을 죽이고 해치는 데 쓰이기도 하는 것처럼요.


내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좋은 성격도 되고 나쁜 성격도 되는 거지, 그 자체로 나쁜 성격은 없는 겁니다. 그러니 내 성격 안에 나를 가두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서 쓸모 없다고 생각하며 위축되고 자책할 필요 있나요? 성격은 내가 아니라 내가 쓰는 도구일 뿐인데요.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_ 아픔을 견디기

고통과 행복은 언제나 함께 있다

저는 인간이라면 누구도 이러한 고통을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는 날 동안 고통은 가져가는 거예요. 열심히 달리면 숨이 차고 피로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여러 면에서 건강해지죠. 고통은 그런 거예요. 숨이 안 찰 수 없어요. 힘들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은 초월하고 달리고,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지금을 견디고, 가슴이 아파서 숨을 쉬지 못할 때는 주먹으로 치면서 숨을 쉬고, 눈물이 흘러 잠을 자지 못할 때는 울면서 잠을 자고, 죽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때는 죽어야 할 이유가 수백 가지라도 살아야 하는 한 가지의 이유를 구태여 부여잡으면서, 그렇게 오늘만 버텨요. 딱 지금 만요.


그렇게 오늘의 고비를 넘기면 내일이 와요. 아무렇지 않게 태양이 뜨고 나무도 풀도 거기 그대로 있어요. 나도 그것들처럼 그대로 그냥 또 하루를 살아요. 그렇게 또 내일을 맞이해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요. 그 모든 과정이 터널을 지나는 중인거죠. 나는 제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다만 터널 안이 너무 어둡다 보니 앞이 잘 안보여서 나아가고 있는지 잘 모를 뿐이에요.


그렇게 터널을 지나고 나면

고통과 행복은 반대가 아니라 친구고 짝꿍이에요. 태양 옆에 구름이 있고 구름 옆에 태양이 있습니다. 고통 옆에 행복이 있고 행복 옆에 고통이 있어요. 슬픔 옆에 기쁨이 있고 기쁨 옆에 슬픔이 있습니다. 좌절 옆에 성공이 있고 성공 옆에 좌절이 있습니다. 사랑 옆에 분노가 있고 분노 옆에 사랑이 있습니다. 아주아주 먼 것 같지만 바로 옆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왔다 갔다 하며, 이렇게 저렇게 어우르며 살아갑니다. 기쁠 수만 없고 잘될 수만 없어요. 짝꿍을 외면하지 말고 거부하지 말고 그냥 받아주세요. 그래야 덜 고통스럽습니다.


나만 힘든 건 아닙니다. 우리 인생 다 그래요. 그리고 하늘을 보세요. 나보다 더 큰 세상이 있어요. 그 세상의 뜻에 따라 고통의 운명에 처해 있음을 받아들이고, 내가 계획한 것보다 더 나은 삶을 선사해 줄 그 숙명에 굴복하는 겁니다. 그렇게 터널을 천천히 지나고 나면 여러분은 굉장히 단단하고 큰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아직도 다 지나지 못한 저와 함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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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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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해미시 맥레이
출판 서울경제신문
출간 2023.01
유럽 최고의 미래학자가 예측한 30년 이후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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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1

저자 천위안 (지은이), 정주은 (옮긴이)
출판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출간 2023.02
천하를 움직인 책사 제갈량의 지략에서 불황의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법을 배우다
철학

틸리 서양철학사

저자 프랭크 틸리(역:김기찬)
출판 현대지성
출간 2020.03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쓰인, 서양 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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