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3월 3주차

BOOK SUMMARY
 인문 

리추얼의 힘

저자 캐스퍼 터 카일(역:박선령)
출판 마인드빌딩
출간 20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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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힘


나와의 연결을 위한 리추얼

‘모든 관계의 첫 단계는 본인의 자아와 진정으로 연결되는 경험이다.’ 매일 수백 개의 광고 메시지를 접하고 소셜 미디어의 홍수로 인해 우리는 주의력이 고갈된 몸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화장실에 가거나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도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애니 딜러드라는 작가는 우리가 하루를 보내는 방식이 곧 인생을 보내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생활 방식을 오래 지속할 수는 없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2016년 미국 의학협회저널 에 보고된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성인 여섯 명 중 한 명은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항정신병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결과는 개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활동을 강요하면서 압박감을 주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많은 걸 말해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본인이 하는 일을 속속들이 정직하게 되돌아볼 공간을 마련할 수 있을까? 자신의 자아와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실천 방안인 독서와 안식의 시간에 관해 얘기할 생각이다. 이 두 가지 실천 방법은 우리에게 일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고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 리추얼의 힘을 키워주는 데 대단히 유용한 도구이다.


난 십 대 시절에 <해리 포터> 시리즈를 열심히 읽었다. 열세 살 때 파리에서 온 교환 학생에게 프랑스어로 된 <해리 포터> 박스 세트를 선물 받고 처음 접하게 되었다. 몇 페이지를 읽어보고는 영어로 읽는 편이 낫다는 걸 깨닫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내 사랑에 빠졌다.


아마 당신도 아끼는 책을 통해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책 속의 세상으로 빠져드는 느낌,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것뿐인 등장인물과 풍경이 친밀하게 느껴지는 기분 말이다. 또 책이 끝나버리는 게 싫어서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읽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기분 역시 알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락을 읽을 때면, 단순히 지금까지 읽은 이야기에 작별 인사를 하는 것 이상의 상실감과 그리움이 밀려온다.


이러한 느낌은 중요한 걸 말해준다. 독서는 단순히 세상에서 탈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더 깊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우리는 좋아하는 책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과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책을 단순히 텍스트가 아닌 그 이상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우주의 신비를 설명해주기 때문이 아니다. 타인에 대해 좀 더 친절하고 연민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며, 호기심 많고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하는 행동 뒤에 숨어 있는 동기를 성찰할 수 있는 거울을 제공한다. 이건 독서를 일상의 의식으로 삼았을 때 생기는 리추얼의 힘이다. 독서는 우리가 누구인지 깨닫거나,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와 연결되는 4단계

독서는 우리 경험의 다양한 부분을 온전한 자아와 통합시킬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는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다. 재미나 현실 도피를 위해 책을 읽는 것도 괜찮긴 하지만(때로는 필요하기도 하고), 온전한 자아와의 통합을 위해서는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개별적인 종교의식도 일상적인 관행에 의미를 불어넣는 데 유용한 도구다. 문자 그대로 영적 독서를 의미하는 ‘렉시오 디비나(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수행ㆍ옮긴이)’ 도 그런 의식 중 하나다.


12세기의 귀고 2세가 영적 독서법을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얇은 책(사실 팸플릿에 가까운)을 썼다. 그는 이 책을 <스칼라 클라우스트랄륨>이라고 불렀는데, 라틴어로 ‘수도승의 사다리’라는 뜻이다. 귀고는 이 책에서 사다리를 타고 천국을 향해 올라가는 것처럼 몇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영적 독서 지침을 자세히 기술하고, 텍스트를 네 단계로 구분해서 읽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독서’, ‘명상’, ‘기도’, ‘사색’이라고 명명했다. 바네사와 나는 <해리 포터와 신성한 텍스트>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이 네 가지 단계를 네 개의 질문으로 바꿨다.


프리빗가 4번지에 사는 더즐리 부부는 “우리는 완벽하게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고마워요”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1단계: 이 이야기에서는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우리는 이야기의 어느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는가?

마법 세계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우린 아직 이 첫 줄밖에 모르니까 말이다. 분명한 건, 지금 더즐리 부부란 이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프리빗가 4번지에 산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든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그들의 자기만족적인 무뚝뚝한 태도 때문에 우리는 금방 그들을 경계하게 된다. 첫 번째 단계는 대부분 가장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으며, 일상적인 독서를 할 때도 벌어지는 과정이다.


2단계: 어떤 우화적인 이미지나 이야기, 노래, 비유가 떠오르는가?

이 문장을 읽자마자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프리빗(Privet)’이라는 단어는 ‘프라이빗(private)’과 발음이 비슷하다. 그래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한다는 느낌을 준다. 프리빗은 또 울타리 대용으로 자주 심는 쥐똥나무를 가리키는 말로, 더즐리 가족과 독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장벽을 암시한다. 하지만 프리빗은 러시아어로 ‘안녕’이라는 인사를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모스크바에서 온 손님들은 기꺼이 경계를 뛰어넘을 의향이 있지 않을까?


귀고는 첫 번째 단계는 음식을 입에 집어넣는 단계이고, 두 번째 단계는 음식을 꼭꼭 씹어서 작은 조각으로 쪼개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마음이 열리면서 갑자기 텍스트의 경계를 훨씬 넘어서는 이미지와 단어에 사로잡힌다. 예상치 못한 점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연관성이 층을 쌓는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여러 개의 아이디어를 뭉텅이로 즐기는 셈이므로, 다음 단계에서는 하나하나 더 깊이 살펴보면서 영적인 의미를 찾아야 한다. 세 번째 질문에서는 텍스트를 자신의 삶과 명시적으로 연결한다.


3단계: 살면서 한 여러 가지 경험 가운데 어떤 경험이 떠오르는가?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더즐리 부인과 더즐리 씨가 부부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여기서 이 문장을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그 사람이 부부를 대표해서 말하는 걸까, 아니면 한쪽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주도권을 잡은 걸까? 과연 자신들이 평범한 정상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이 더즐리 부부뿐일까?


우리는 벌써 등장인물에 대해 많은 걸 파악했고, 자신에 대한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진실과 마주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에 겹쳐서 보면 더즐리 부부의 상황을 훨씬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우리의 아이디어와 성찰을 텍스트에 적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4단계: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때로 텍스트는 우리에게 삶을 변화시키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오래된 상처를 잊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야 새로운 책임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 지금 바로 사랑하는 이에게 내가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다. 텍스트 내용과 거기에서 영감을 받은 행동이 관계가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많은 용기와 사랑, 진실성을 발휘하며 살도록 유도하는 텍스트가 유쾌하고 신비스러운 방법으로 우리 마음을 움직일 때도 있다.


이 짧은 성찰을 수년간 읽어온 다양한 텍스트에 적용하면서, 나 자신을 보다 깊이 알게 해준 많은 생각과 감정을 발견했다. 이런 통찰이 반드시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그런 통찰과의 접촉이 끊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특별한 독서를 하는 동안, 나의 타고난 이기적인 태도를 계속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람들을 생각하지 못하게 된다.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려면 시간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걸 기억하자.


리추얼과 안식일

갈수록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지문 인식으로 모든 걸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안부를 물으면 늘 “바쁘다”는 말이 가장 먼저 튀어나온다. 심지어 자신의 내적 삶이나 스스로 느끼는 감정을 인식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고대부터 이어지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휴식 관습인 샤바트(안식일)는 자기 자신과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현대적인 리추얼을 만들 때 아주 유용한 모델을 제공한다. 안식일은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영혼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꼭 종교적인 의미의 안식일이 아니어도 좋다. 내면의 세계와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한 의식(리추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만의 안식일을 갖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언제 일을 하고 언제 하지 않을지 규칙을 정해야 한다. 또 스크린을 들여다보는 시간(종류에 상관없이)을 제한하는 등 정신적인 삶에 명확한 기둥을 세워야 한다.


내 삶에 안식을 주자

나는 전통적인 시간대에 맞춰서 안식일을 지키고 있지만, 안식일을 반드시 금요일 밤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 전통은 규칙적인 리듬을 따르라고 권하지만, 우리는 원할 때 언제든 안식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자제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한데, 내가 집 밖에 있을 때 가장 지키기 힘든 게 이거다.


안식일을 지킬 때는 “싫다”고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무도 우리에게 안식일을 지키라고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고용주들은 우리가 정해진 시간보다 많이 일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니 우리가 직접 안식일을 정해야 하는데,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던 일을 멈추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경쟁이 심하고 전진을 중요시하는 문화권에서 하던 일을 멈춘다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에, 멈출 경우 뭔가에 실패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된다. 그러나 휴식과 새로운 삶, 변화된 세상에 대한 약속은 언제나 진실이다. 결국 자신과 연결되려면 어떤 형태로든 안식일이 필요하다.


안식일을 보내는 모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주변 사람을 돌봐야 하는 책임의 정도와 삶의 리듬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진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촛불이나 음악을 이용한 작은 리추얼을 하나 만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안식일을 지키면, 모든 일이 잘될 것이고 우리는 세상 모든 것과 보이지 않는 연대를 맺고 있다는 걸 기억하게 된다. 또 우리가 사랑받는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도. 안식일은 우리가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훌륭하다는 걸 상기시켜서 자기 내면과 다시 연결되도록 도와준다.



타인과의 연결을 위한 리추얼

나와 함께 ‘신성한 디자인 랩’을 설립한 수 필립스는 자아와의 연결은 타인과의 연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설명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은 필연적으로 ‘나는 누구에게 속해 있는가?’라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는 본질적으로 우리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80년간의 연구 끝에, 과학자들은 연구 참여자들이 친구, 가족, 파트너와 맺은 관계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들은 온갖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나중에는 연구 참가자의 배우자나 자녀들과도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집에서 일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 연구팀의 리더를 맡아 수십 년 동안 연구팀을 이끈 로버트 윌딩거 하버드 의대 정신과 교수는 이 연구에서 얻은 세 가지 핵심 결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사회적 인맥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미국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외롭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가족과 친구, 그리고 폭넓은 공동체와의 관계는 인간이 더 오랫동안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준다. 둘째,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살면서 맺은 관계의 수가 아니라 ‘관계의 질’이다. 갈등 관계 속에서 사는 것은 건강에 매우 해로운 반면, 좋은 관계 속에서 살면 건강에 이롭다. 연구진은 수십 년 동안 수집한 자료를 통해,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건강과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셋째, 원만한 관계는 신체만 보호하는 게 아니라 뇌도 보호한다. 힘들 때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다고 느끼면 기억력이 더 오랫동안 온전하게 유지된다.


이렇듯 인간에게 있어 원만한 관계는 정신적 건강뿐만 아니라 육체적 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관계를 잘 돌봐야 한다. 그런데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최신 기술이 관계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타인과 교감을 형성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함께 식사하기의 위대함

공동체를 만드는 데 함께 식사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은 음식을 나눠 먹었다. 처음에는 생물학적 필요성 때문에 채집과 사냥의 전리품을 나눠 가졌고, 나중에는 연대감을 표현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 같은 그릇을 공유하면, 잠재적 경쟁자들끼리 서로를 독살하지 않으리라는 걸 증명할 수 있었다.


전설에 따르면, 사람들이 식사 전에 서로 잔을 부딪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유리잔이나 맥주잔이 닿아 안에 있는 액체가 상대방의 잔으로 흘러 들어가면, 우리 모두 안전을 확신할 수 있다. 이렇듯 함께 식사하는 건 언제나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는 방식이었다. 함께 모일 장소와 시간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고, 먹는 행위 자체가 대화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며, 첫 만남의 어색함도 완화해준다. 가장 중요한 종교의식 중에는 함께 먹거나 마시는 일에 중점을 둔 것도 있다. 함께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곧 서로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리추얼은 우리를 일상적인 습관에서 벗어나게 해서 더 깊은 존재로 이끌어 준다. 이 경우, 우리 존재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게 된다. 함께 식사를 하면 더 깊은 관계를 경험하게 된다.


운동을 통한 관계 구축

함께 식사하는 행위가 다른 사람들과 깊은 유대 관계를 맺기 위한 검증된 방법인 것처럼 함께 운동하며 땀을 흘리는 것도 커뮤니티를 통한 관계구축에 대단히 유용한 방법이다. ‘요가, 춤, 영성, 문화적 가치의 실천을 통해 치유, 균형, 평화, 모든 인류의 고도화를 촉진한다’는 보스턴의 ‘아프로 플로 요가’를 예로 들어보자. 이 단체의 설립자인 레슬리 새먼 존스와 제프 존스는 수련자들이 함께 모여 몸을 움직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같이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내가 참여했을 때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다들 동그랗게 모여 짤막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참가한 이유를 얘기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자신의 얘기를 나누는 부분이었다. 아프로 플로 요가는 매트 위에서 참가자들 간의 유대 관계를 형서하기 위해 서로 속마음을 나누도록 하고, 레슬리와 제프는 모두가 환영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따스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미 연결된 상태

이 책이 두 가지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첫째, 당신은 이미 많은 리추얼(영적 수행)을 행하고 있다. 그것을 리추얼이라고 표현한 적이 없더라도 말이다. 읽고, 걷고, 먹고, 쉬고, 반성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당신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을 가치가 있는 타당한 행동이며 깊은 연결을 이룬 삶의 토대가 될 수 있다. 둘째, 당신이 과거의 전통을 새롭게 해석해서 현대적인 관행을 향상시키고 옛것과 새것을 창의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느끼길 바란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잘하고, 더 많이 벌고, 더 많은 일을 하라며 한계 이상으로 몰아붙인다. 그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약을 목용하면서 우울감과 불안감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과 소비자 자본주의가 불러온 급격한 변화 속도는 모든 영적 환경과 공동체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사람은 세상이 정해 놓은 엄격한 기준에 자신의 능력이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힘들어 한다. 그 때문에 의미 있는 순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이런 구조적 불평등이 우리의 행복과 기쁨을 앗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에는 끌려 들어온 함정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이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페이스북 계정을 없애고, 자신의 학습을 이끌어줄 새로운 해법을 만들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주택 소유 구조를 바꾸고 있다. 시대를 정의하는 이런 변화 속에서 의미와 연관성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던 오래된 해답과 리추얼, 사회 구조는 더 이상 우리 삶의 경험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영적 삶을 해체하서 재구성하고, 자기 자신과 타인, 자연, 초월자와 연결되도록 도와주는 수행 방법을 다시 만들려는 이들이 많다. 이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조상들이 물려준 위대한 전통이 있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와 체계, 새로운 관습을 만들어서 따를 수도 있지만, 전통으로 돌아가 그것을 내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면 풍부한 의미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인간에게는 자라면서 체득했거나 배운 관행을 바탕으로, 그 관행을 구현하는 자신의 모습이 진실하고 명예롭고 가치 있다고 주장할 권한이 있다.


노력으로 완성되는 리추얼

습관(기술 문명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든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하기로 결심하는 것이든)을 확실하게 들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엄격한 노력이 필요하다. 영적 수련은 쇼핑이나 호화로운 스파 데이트가 아닌 운동처럼 느껴져야 한다. 마음 내킬 때만 연습을 한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 달라이 라마는 평소에는 하루에 한 시간씩 명상을 하지만, 특별히 바쁜 날에는 반드시 두 시간씩 명상을 한다는 유명한 얘기가 있다.


수행을 계속하기 힘들 때는, 수행을 오랜 친구처럼 생각해 보자. 때로는 함께 있는 시간이 자극적이고 영감을 주기도 한다. 이해와 배려를 받고 상대가 내 본모습을 봐준다고 느낀다. 하지만 어떨 때는 같이 어울리는 게 좀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진정한 옛 친구는 둘 사이의 관계가 별로 즐겁지 않거나 보람을 느낄 수 없을 때에도 계속 내 옆에 있어 줄 것이다. 하지만 서로를 아끼고, 언젠가는 평생 함께했다는 기쁨이 이런 결핍된 시간을 능가할 때가 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 대한 헌신을 유지한다.


그리고 새로운 리추얼을 탐색하고 전통을 만드는 것은 재미있고 창의적인 동시에 큰 의미가 있는 가장 오래되고 자주 반복되는 관행이다. 영적 관광객처럼 행동하지 말고, 표면의 거품을 걷어내고 그 밑에 숨겨진 진정한 자양분이 주는 즐거움을 한껏 들이키면서 느긋하게 즐기자. 칵테일처럼, 좋은 것은 바닥에 깔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아름답고 초월적인 일회성 경험을 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수행은 오랜 시간 반복해야만 한다. 연습을 계속 반복하려면 내면의 훈련이 필요한데, 특히 상황이 힘들어지거나 지치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더 그렇다. 그래도 조금만 참자. 결국 내가 연습한 것이 나의 일부가 된다.


연결은 사랑을 일깨우는 것

목표를 정하고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한 방법을 실천하면서 갈망을 채워나가다 보면, 어느새 이것도 해야 할 일 목록의 또 다른 항목처럼 느껴지기 시작할 수 있다. 심지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도 그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듯하다. 예를 들어, ‘공동체 구축’이라든가 ‘연결 형성’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 말은 업무적으로 들리고 어떤 면에서는 실제로 그렇다.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진정한 연결을 이루려면 힘든 작업과 전문적인 기술, 기획 도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영혼의 요구를 인정하고, 연결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고립을 치유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때는 일보다 유기적인 성장에 중점을 두도록 재구성할 수 있다.


우리는 연결을 제조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무처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자란다. 성찰 과정을 기계화하고 수많은 앱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런 건 겨울에 핀 장미처럼 뭔가 강제적인 느낌이 든다. 때로는 자기가 속한 관계에 암울할 정도로 무감각할 때도 있고, 관계의 씨앗을 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보상의 꽃이 거의 피지 않을 때도 있다. 대지처럼 인간도 심고, 수확하고, 때로는 휴경하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성장의 비유보다 훨씬 놀라운 것은 존 오도노휴가 연결에 대해 생각하도록 사람들을 이끄는 방식이다. “나는 공동체 구축과 관련해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다. 공동체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가 전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공동체는 이미 존재한다. 존재론적으로 거기에 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각성에 더 가깝다.” 그가 생각할 때 연결성이 기억되거나 드러나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친밀하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다. 이것이 연결이다. 우리는 다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오도노휴에게 연결이란 우리 삶에서 사랑을 일깨우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날이 며칠, 때로는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이어질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건 외로움뿐이다.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도 완전히 멀어지고, 평소에 느끼던 깊은 의미나 목적 의식도 사라진다. 신학자 폴 틸리히가 쓴 것처럼, “실존은 분리다.” 그리고 여기 역설적인 비밀이 있으니, 연결과 고립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잘 기억하자. 둘 다 사실이라는 걸 기억하자. 엄청난 공허감과 영원한 연결. 완전한 외로움과 상호의존적인 사랑.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역설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살펴본 모든 실천 방안과 이야기, 전략은 기쁨과 슬픔, 압도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에 당신이 이 사실을 기억하도록 도와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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